Canvas#5
페이지 정보
본문
-인연의 사슬(Legme)-
토요일은 셋이서 일찍 아침을 차려먹고 다 같이 외출을 했다. 여름같은 날씨, 페데레카가 사는 케르렐로 거리는 조용하지만 시간이 뒤쳐져 있는 듯한 거리다.
현제 페데레카 혼자 지내고 있는 집은 예전에 이모들과 엄마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라고 한다. 고풍스럽고 커다란 저택.
앞뜰에는 등나무 꽃과, 색깔이 선명해 보이는 베고니아 꽃이 푸른 잔디와 조화롭게 펼처진 정원이 있다.
어렸을때, 내가 7살때 여기에 와서 잠시 지냈던 전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휴가겸 해서 들른 곳이다. 하지만 아직도 여기는 내개 익숙치 않은 공간이다.
이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약간 한기가 느껴지지만 장 정돈 되어 있는 실내가 보였다.
.
.
.
"세분 모두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군요."
페데레카가 레모네이드 를 따라주면서 말했다.
"베르단디 아가씨는 안오셨나봐요? 렌 아가씨만 오신걸 보니."
울드 이모가 말했다.
"사정이 있어서 베르단디는 못왔어요. 좀 어때요? 요즘들어 이쪽에 온건 이번이 처음이니까..."
"항상 똑같죠. 울드 아가씨 방은 아직 그대로에요. 한번 가보세요. 실험도구들 아직 정리 안했으니까요."
울드 이모가 피식 웃었다.
"뭘... 그런걸 다..."
파스타로 점심을 먹고 정원의 밴치로 자리를 옴겼다.
"건강해 보이시네요. 머리가 많이 자라셨어요. 남자친구 랑은 잘 돼가시나요?"
"에?"
페데레카의 질문에 작은 이모가 약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Si(네)"
라고 짧게 이모가 대답했다.
페데레카는, "잘됐네요. 언제 한번 얼굴이라도 봤으면 좋겠네요."
언젠가는요, 이라고 대답하고 이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제 방좀 보고 올께요."
.
.
.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작은 방.
이모는 그 방 침대에 앉아 있었다.
내가 문 앞에서 노크를 하자 안에서 소리죽여 울던 소리가 사라졌다.
-이야기(La Storia)-
소리가 사라지고 방문이 열렸다.
"어.... 렌이구나...미안 눈에 뭐가 들어가서..."
"그 사람 때문이야?"
이모는 약간 놀란 눈치였다.
"뭐?"
"그때 파스타 병에서 봤어."
"신경 쓰지마 옛날 일이야."
.
.
.
봉환의 기억. 뚜껑을 닫아 종이로 싸고, 끈으로 묶어 버렸던 기억...
그 기억을 지금 이 자리에서 풀어버렸다.
지금과 같이 화창하고 아무 일도 없을거 같은 하루...
그날도 어김없이 혼자서 집을 청소하고 있었다.
"이걸 보고 좋아할까?"
병원에서 나온 서류 봉투를 보면서 중얼거리고 있을때, 낮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의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아!"
현관 앞에는 여자가 있었다.
"아. 센다와 동거하고 있다던 그 아가씨군요."
.
.
"길게 말하지 않겠어요."
여자는 초음파 사진과 주의사항이 들어있는 서류봉투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기쁘겠지만... 우리측에선 그리 기쁜소식은 아니군요. 물론 센다는 내가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결혼도 안한 상태에서..."
나는 커피잔을 만지작 거렸다. 심문받는 죄인이라도 된 마냥 나는 센다의 새어머니 앞에서 잔뜩 움츠려 있었다.
"센다는 아직 회사에서 할 일도 많아요. 솔직히 난 이번 약혼식이나 앞으로 있을 결혼식도 한참 미뤘으면 좋겟는데."
여자가 원하는 답변은 중절에 관한 답변... 하지만 센다는 자책할 필요가 없다. 수술은 나 스스로 결정한 일이었다.
아직 센다 에게 알리진 않았지만 나 자신도 기뻐하지 못하면서, 센다가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서웠다.
'수술해'
센다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듣게 된다면 견딜수 없을 것 같았다.
- 왜 그런 짓을 했지.
차라리 그 말으 듣는 편이 백만 배나 나았다.
하지만 예상은 정 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수술 자체는 잠들어 있는 사이에 끝났다. 기억하는 것은 마스크에서 산소가 슉슉 거리며 나오는 소리와 서늘한 감촉...
- 왜 그런 짓을 한거야.
그때 센다는 울고 있었다.
- 난 너를 용서할 수 없어. 앞으로도 영원히 용서할 수 없을거야. 너란 애는 정말...
나는 그를, 그런 식으로 상처를 주고 말았다.
상처입힐 뜻은 없었다. 단지...
끔찍하도록 서로를 사랑했는데,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았는데,
내내 함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
.
.
"어처구니 없지?"
이모는 그렇게 말하고 씁슬히 웃었다.
고개를 저었다.
"그만 나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을꺼야. 눈물좀 닦어. 얼룩지면 안되잖아. 기분이라도 풀러가자."
.
.
.
"헉...헉...으아...더워...잠깐...야...좀 쉬자."
몬테 거리에서 브레라를 돌아 두오모 광장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커다란 쇼핑백을 세개나 들고 있었다.
"휴...죽겠다..."
큰이모는 벤치에 주저앉으면서 가쁜 숨을 토했다.
"쇼핑하는거 너무 신나지?"
나는 작은 이모를 의식하고 있었다. 괜히 파스타 병을 들춰내 아픈 기억을 생각하게 한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다. 지금 이렇게 쇼핑하고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날씨 참 덥다."
미술관의 벽에 기대어, 이마 위로 올린 선글라스 너머로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사랑할수 있을까?"
거대하고 장엄한 두오모의 대성당을 올려다보며 작은이모가 말했다.
"예가... 너 계절타는거니?"
큰이모는 못말리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몰라 당황했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사랑할 수 있는건 아니겠지."
"Maybe(그렇겠지.)"
광장에서 모이를 주워먹던 비둘기가 일제히 날아 오르고, 시보가 울렸다.
"하지만 상관없어."
날아오르는 비둘기를 보며 말했다.
"그만 가자. 나 들르고 싶은데가 또 있거든."
"에엑! 또? 그만 집에좀 가자.야!"
"좀더 둘러보고 가자. 아직 볼거 많단말야."
"으...내가 못살어 증말...."
- 흐음...날려써서 이상하군요...점점 이런 노선으로 가다보면...언젠간...언젠간...끄아아아!>0< -
토요일은 셋이서 일찍 아침을 차려먹고 다 같이 외출을 했다. 여름같은 날씨, 페데레카가 사는 케르렐로 거리는 조용하지만 시간이 뒤쳐져 있는 듯한 거리다.
현제 페데레카 혼자 지내고 있는 집은 예전에 이모들과 엄마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라고 한다. 고풍스럽고 커다란 저택.
앞뜰에는 등나무 꽃과, 색깔이 선명해 보이는 베고니아 꽃이 푸른 잔디와 조화롭게 펼처진 정원이 있다.
어렸을때, 내가 7살때 여기에 와서 잠시 지냈던 전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휴가겸 해서 들른 곳이다. 하지만 아직도 여기는 내개 익숙치 않은 공간이다.
이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약간 한기가 느껴지지만 장 정돈 되어 있는 실내가 보였다.
.
.
.
"세분 모두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군요."
페데레카가 레모네이드 를 따라주면서 말했다.
"베르단디 아가씨는 안오셨나봐요? 렌 아가씨만 오신걸 보니."
울드 이모가 말했다.
"사정이 있어서 베르단디는 못왔어요. 좀 어때요? 요즘들어 이쪽에 온건 이번이 처음이니까..."
"항상 똑같죠. 울드 아가씨 방은 아직 그대로에요. 한번 가보세요. 실험도구들 아직 정리 안했으니까요."
울드 이모가 피식 웃었다.
"뭘... 그런걸 다..."
파스타로 점심을 먹고 정원의 밴치로 자리를 옴겼다.
"건강해 보이시네요. 머리가 많이 자라셨어요. 남자친구 랑은 잘 돼가시나요?"
"에?"
페데레카의 질문에 작은 이모가 약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Si(네)"
라고 짧게 이모가 대답했다.
페데레카는, "잘됐네요. 언제 한번 얼굴이라도 봤으면 좋겠네요."
언젠가는요, 이라고 대답하고 이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제 방좀 보고 올께요."
.
.
.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작은 방.
이모는 그 방 침대에 앉아 있었다.
내가 문 앞에서 노크를 하자 안에서 소리죽여 울던 소리가 사라졌다.
-이야기(La Storia)-
소리가 사라지고 방문이 열렸다.
"어.... 렌이구나...미안 눈에 뭐가 들어가서..."
"그 사람 때문이야?"
이모는 약간 놀란 눈치였다.
"뭐?"
"그때 파스타 병에서 봤어."
"신경 쓰지마 옛날 일이야."
.
.
.
봉환의 기억. 뚜껑을 닫아 종이로 싸고, 끈으로 묶어 버렸던 기억...
그 기억을 지금 이 자리에서 풀어버렸다.
지금과 같이 화창하고 아무 일도 없을거 같은 하루...
그날도 어김없이 혼자서 집을 청소하고 있었다.
"이걸 보고 좋아할까?"
병원에서 나온 서류 봉투를 보면서 중얼거리고 있을때, 낮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의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아!"
현관 앞에는 여자가 있었다.
"아. 센다와 동거하고 있다던 그 아가씨군요."
.
.
"길게 말하지 않겠어요."
여자는 초음파 사진과 주의사항이 들어있는 서류봉투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기쁘겠지만... 우리측에선 그리 기쁜소식은 아니군요. 물론 센다는 내가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결혼도 안한 상태에서..."
나는 커피잔을 만지작 거렸다. 심문받는 죄인이라도 된 마냥 나는 센다의 새어머니 앞에서 잔뜩 움츠려 있었다.
"센다는 아직 회사에서 할 일도 많아요. 솔직히 난 이번 약혼식이나 앞으로 있을 결혼식도 한참 미뤘으면 좋겟는데."
여자가 원하는 답변은 중절에 관한 답변... 하지만 센다는 자책할 필요가 없다. 수술은 나 스스로 결정한 일이었다.
아직 센다 에게 알리진 않았지만 나 자신도 기뻐하지 못하면서, 센다가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서웠다.
'수술해'
센다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듣게 된다면 견딜수 없을 것 같았다.
- 왜 그런 짓을 했지.
차라리 그 말으 듣는 편이 백만 배나 나았다.
하지만 예상은 정 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수술 자체는 잠들어 있는 사이에 끝났다. 기억하는 것은 마스크에서 산소가 슉슉 거리며 나오는 소리와 서늘한 감촉...
- 왜 그런 짓을 한거야.
그때 센다는 울고 있었다.
- 난 너를 용서할 수 없어. 앞으로도 영원히 용서할 수 없을거야. 너란 애는 정말...
나는 그를, 그런 식으로 상처를 주고 말았다.
상처입힐 뜻은 없었다. 단지...
끔찍하도록 서로를 사랑했는데,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았는데,
내내 함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
.
.
"어처구니 없지?"
이모는 그렇게 말하고 씁슬히 웃었다.
고개를 저었다.
"그만 나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을꺼야. 눈물좀 닦어. 얼룩지면 안되잖아. 기분이라도 풀러가자."
.
.
.
"헉...헉...으아...더워...잠깐...야...좀 쉬자."
몬테 거리에서 브레라를 돌아 두오모 광장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커다란 쇼핑백을 세개나 들고 있었다.
"휴...죽겠다..."
큰이모는 벤치에 주저앉으면서 가쁜 숨을 토했다.
"쇼핑하는거 너무 신나지?"
나는 작은 이모를 의식하고 있었다. 괜히 파스타 병을 들춰내 아픈 기억을 생각하게 한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다. 지금 이렇게 쇼핑하고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날씨 참 덥다."
미술관의 벽에 기대어, 이마 위로 올린 선글라스 너머로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사랑할수 있을까?"
거대하고 장엄한 두오모의 대성당을 올려다보며 작은이모가 말했다.
"예가... 너 계절타는거니?"
큰이모는 못말리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몰라 당황했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사랑할 수 있는건 아니겠지."
"Maybe(그렇겠지.)"
광장에서 모이를 주워먹던 비둘기가 일제히 날아 오르고, 시보가 울렸다.
"하지만 상관없어."
날아오르는 비둘기를 보며 말했다.
"그만 가자. 나 들르고 싶은데가 또 있거든."
"에엑! 또? 그만 집에좀 가자.야!"
"좀더 둘러보고 가자. 아직 볼거 많단말야."
"으...내가 못살어 증말...."
- 흐음...날려써서 이상하군요...점점 이런 노선으로 가다보면...언젠간...언젠간...끄아아아!>0< -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