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eply Blue, Glass Mo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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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뭐 연재 텀(Term)은 길지만, 거의 하루에 쓴 듯.
필 꽃히면 5kb, 안 받으면 0.7kb를 하루에 쓴다는 건...뭔가 대단한 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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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에요, 라고 그는 말했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때의 그의 말에는 반대다.
ㅡ순수 앞에, 치부란 무가치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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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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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인가. 세월 참 빠르군.」
눈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녀석ㅡ'보석의 짐승' 루크에게
가까스로 인사를 건넨다. 지금이 만월에다, 옆에 풀 무장 상태
의 차차마루가 있다거나...적어도 이 몸의 저주가 풀려 있다면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녀
석이 무의식적으로 내뿜고 있는 사기(死氣)를 받아내는 것마
저도 나한테는 버겁다. 녀석이 나를 찾아온 진의를 알 수 없으
니 일단은 경계를 하자...
고 생각하던 찰나.
「뭐, 대충 그렇지요. 그런데 어쩐지 17년이 아닌, 70년 전의 당
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녀석의 대답 한 번에 이성이 날아가 버렸다. 주위를 압도하
는 강한 위압감도 녀석이 쉼없이 내뿜는 사기도,순간적으로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너 이 자시익- 말을 해도 꼭 그렇게 사람의 역린을 건들어야 직
성이 불리는 거냐?」
봉인 중임에도 불구하고 주먹만한 얼음덩어리가 양손에 맺힌다.
예상했던 것보다 내 반응이 격렬했던 것일까, 녀석이 포커 페이
스에 순간적으로 놀람과 공포가 스쳤다.
「우...에에...죄송해요! 이곳에 봉인되어 계신 동안 혹시 성격이
바뀌셨나 해서 한번 시험해 본 것 뿐이니까, 한 번만 용서해주
세요-네?」
금방 고개를 꾸벅 숙여 사죄하는 녀석. 봉인되어 있든 어린아이의
몸이 되어 있든, 설령 영겁의 시간이 지나더라도 나는 이 녀석에
게 범접치 못할 존재인 것일까 하는 생각에, 화내던 것도 잊은 채
피식 웃어 버렸다.
「하여튼, 여긴 대체 무슨 일이야? 내가 사우전드 마스터 녀석에게
봉인당해 이 공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정도는 정보에 강한 너
라면 이미 알고 있을 텐데.」
「뭐 일단은...'집회'의 명령입니다. 저한테 명령이라...어지간히도
주제 파악이 안 되는 사람...아니 흡혈종들이네요.」
생글생글 웃으며 자못 천진한 어조로 말을 건네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세간에서 들려 오는 녀석에 대한 공포스러운 소문이
전부 사실이 아닐 것만 같다.
......다른 자들을 대할 때의 모습이 내게 보여주는 모습의 반만 닮
았어도 말이지. 아무리 피가 이어져 있다지만ㅡ'보석의 짐승'이 되
기 전의 루크를 알고 있는 것이 나 혼자라지만ㅡ녀석이 나에게 보
이는 태도는 각성하기 전 루크의 태도보다 더 심각하다.
이런저런 딴 생각을 하는 동안, 녀석은 본론을 시작해버린 듯 싶었다.
「...결국 '집회'에선, 당신을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피
를 빨고도 이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피맛을 알고 피를 갈구한다는
점에서 당신은 이미 타락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나요. 게다가 지금
은 이런 모습으로 봉인되어 있기까지 하니...」
결국은 예상했던 답이다. 멸족당한 진조 중 자연 상태로 부활한 녀
석들이나 새로 생겨난 다음 세대의 진조들로 이루어진 '집회'...그곳
에서 철저히 유리되어 마법에만 열중하고 있던 나에 대한 숙청은 이
미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했다.
「그래서...루크 넌 결국은 자객이었던 건가? 어차피 힘도 없는 몸.
죽일 거면 빨리 죽여버리지 왜 지금까지 지체하고 있었어?」
루크는 빙긋이 웃었다. 녀석의 오른손으로부터 선홍색의 음침한 기
운이 공간을 물들였다. 오른손에 주먹만한 크기로 응축되어 마치 핏
덩이같이 변해 버린 그것은, 어느 순간 자신의 광채를 사방에 흩뿌
렸다. 그리고,
한순간, 시계가 핏빛으로 반전했다. 녀석이 자신의 고유결계ㅡ'Sty
x Of Blood(스틱스 오브 블러드)'를 광장 전역에 둘러친 것이다.
「저 이외에 다른 감시자가 있을 지도 모르니까, 결계를 쳤어요. 저
기...에반젤린상. 설마 '집회'의 손에 죽임을 당하실 생각은 아니시
겠죠?」
의지와는 상관 없이, 내 입에 냉소가 번졌다. 지금 녀석은 나를 죽일
생각이 없지만, 다음 자객이 왔을 때 나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내 봉인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더 자세한 정보를 지니고 있을 녀석
의 말은, 나를 놀리고 있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럼 어쩌라고? 봉인되어 있는 시점에서 나는 진조로서의 육체적
능력도 마력도 없어.그리고 아무리 너라도, 집회에 적대하는 일을 할
수는 없을 거 아냐?」
물론, 녀석이 지금 이 사실을 알려준 것만 해도 집회에 대한 적대 행
위임에는 틀림없지만......녀석 이외에 다른 자객이 파견된다면 녀석
이 할 수 있는 일은 말 그대로 '없다'. 내가 살해당하더라도, 녀석은 가
만히 앉아 구경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녀석이 1대 1이
라면 진조를 초월하는 전투력을 지닌 사도라고 해도, 집단적으로 행
동하는 진조들에게 맞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테니까. 결국, 이것은
녀석이 이승에서 나한테 하는 마지막 인사가 될 수도 있었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녀석은 어두운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저는...당신을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당
신에게 이런 시덥잖은 저주를 건 술자ㅡ나기 스프링필드는 이미 죽
었으니까.」
잠깐.
지금 이 녀석이 뭐라고 한 거야?
나기가...사우전드 마스터 나기 스프링필드가...
죽...어?
그 바보가? 아무 말 없이?
거짓말!
「무...무슨 농담이야? 녀석, 그나마 인간 마법사들 사이에선 사우
전드 마스터로 유명하다고. 물론 죽었다는 소문이 돌긴 하지만 이
쪽에는 그 녀석의 지인들이 산더미같은데, 정말로 죽었다면 그 소
식 정도는 이미 내 귀에 들어왔어야 되는 것 아냐? 그리고...」
'녀석이 죽었다면 내 몸에 걸린 저주도 풀려야 하잖아?'라는 말을
하려다, 자연스레 말이 끓겨버렸다. 태연함을 가장해 자연스럽게
녀석의 말이 거짓임을 밝히던 내 행동 역시도, 얼어붙듯이 정지해
버렸다.
몸이, 어른의 것으로 돌아와 있다.
어린아이의 것이었던 목소리 역시, 어느 순간부터 예전의 목소리
로 바뀌어 있다.
오래간만의 몸에는 오래간만의 마력 역시도 함께 용솟음친다.
그렇군...아까 루크가 나에게 농담 반의 인사를 건네었을 때, 그렇
게 커다란 얼음 덩어리를 만들어 낸 것은 내가 이성을 잃어서가 아
니었다.
그 이유는...이.미.봉.인.이.풀.려.있.었.기.때.문....
그렇다면...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는 게 당연하지요. 그를 죽인 건...바로 저거든요.」
쓴웃음을 지으며, 루크가 환상처럼 살짝, 고개를 흔든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뇌성과도 같이 머릿속을 파고든다.
머리가...아프다.
루크가 무어라 말하는 것 같지만, 들리지 않는다.
오만 가지의 사념들의 혼돈 속에서, 구체화한 한 가지가 나머지 사념
들을 하나씩 먹어 치운다...
마지막으로 남은, 끓어지기 일보 직전의 의식이 지금의 이 몸ㅡ최고
상태의 이 몸으로, 눈 앞에 있는 루크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다
고 외치고 있었다.
「인간들의...원수갚기는 취미가 아닌데 말이지.」
머릿속이, 백지를 펼친 것처럼 새하얗게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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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꽃히면 5kb, 안 받으면 0.7kb를 하루에 쓴다는 건...뭔가 대단한 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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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에요, 라고 그는 말했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때의 그의 말에는 반대다.
ㅡ순수 앞에, 치부란 무가치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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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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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인가. 세월 참 빠르군.」
눈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녀석ㅡ'보석의 짐승' 루크에게
가까스로 인사를 건넨다. 지금이 만월에다, 옆에 풀 무장 상태
의 차차마루가 있다거나...적어도 이 몸의 저주가 풀려 있다면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녀
석이 무의식적으로 내뿜고 있는 사기(死氣)를 받아내는 것마
저도 나한테는 버겁다. 녀석이 나를 찾아온 진의를 알 수 없으
니 일단은 경계를 하자...
고 생각하던 찰나.
「뭐, 대충 그렇지요. 그런데 어쩐지 17년이 아닌, 70년 전의 당
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녀석의 대답 한 번에 이성이 날아가 버렸다. 주위를 압도하
는 강한 위압감도 녀석이 쉼없이 내뿜는 사기도,순간적으로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너 이 자시익- 말을 해도 꼭 그렇게 사람의 역린을 건들어야 직
성이 불리는 거냐?」
봉인 중임에도 불구하고 주먹만한 얼음덩어리가 양손에 맺힌다.
예상했던 것보다 내 반응이 격렬했던 것일까, 녀석이 포커 페이
스에 순간적으로 놀람과 공포가 스쳤다.
「우...에에...죄송해요! 이곳에 봉인되어 계신 동안 혹시 성격이
바뀌셨나 해서 한번 시험해 본 것 뿐이니까, 한 번만 용서해주
세요-네?」
금방 고개를 꾸벅 숙여 사죄하는 녀석. 봉인되어 있든 어린아이의
몸이 되어 있든, 설령 영겁의 시간이 지나더라도 나는 이 녀석에
게 범접치 못할 존재인 것일까 하는 생각에, 화내던 것도 잊은 채
피식 웃어 버렸다.
「하여튼, 여긴 대체 무슨 일이야? 내가 사우전드 마스터 녀석에게
봉인당해 이 공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정도는 정보에 강한 너
라면 이미 알고 있을 텐데.」
「뭐 일단은...'집회'의 명령입니다. 저한테 명령이라...어지간히도
주제 파악이 안 되는 사람...아니 흡혈종들이네요.」
생글생글 웃으며 자못 천진한 어조로 말을 건네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세간에서 들려 오는 녀석에 대한 공포스러운 소문이
전부 사실이 아닐 것만 같다.
......다른 자들을 대할 때의 모습이 내게 보여주는 모습의 반만 닮
았어도 말이지. 아무리 피가 이어져 있다지만ㅡ'보석의 짐승'이 되
기 전의 루크를 알고 있는 것이 나 혼자라지만ㅡ녀석이 나에게 보
이는 태도는 각성하기 전 루크의 태도보다 더 심각하다.
이런저런 딴 생각을 하는 동안, 녀석은 본론을 시작해버린 듯 싶었다.
「...결국 '집회'에선, 당신을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피
를 빨고도 이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피맛을 알고 피를 갈구한다는
점에서 당신은 이미 타락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나요. 게다가 지금
은 이런 모습으로 봉인되어 있기까지 하니...」
결국은 예상했던 답이다. 멸족당한 진조 중 자연 상태로 부활한 녀
석들이나 새로 생겨난 다음 세대의 진조들로 이루어진 '집회'...그곳
에서 철저히 유리되어 마법에만 열중하고 있던 나에 대한 숙청은 이
미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했다.
「그래서...루크 넌 결국은 자객이었던 건가? 어차피 힘도 없는 몸.
죽일 거면 빨리 죽여버리지 왜 지금까지 지체하고 있었어?」
루크는 빙긋이 웃었다. 녀석의 오른손으로부터 선홍색의 음침한 기
운이 공간을 물들였다. 오른손에 주먹만한 크기로 응축되어 마치 핏
덩이같이 변해 버린 그것은, 어느 순간 자신의 광채를 사방에 흩뿌
렸다. 그리고,
한순간, 시계가 핏빛으로 반전했다. 녀석이 자신의 고유결계ㅡ'Sty
x Of Blood(스틱스 오브 블러드)'를 광장 전역에 둘러친 것이다.
「저 이외에 다른 감시자가 있을 지도 모르니까, 결계를 쳤어요. 저
기...에반젤린상. 설마 '집회'의 손에 죽임을 당하실 생각은 아니시
겠죠?」
의지와는 상관 없이, 내 입에 냉소가 번졌다. 지금 녀석은 나를 죽일
생각이 없지만, 다음 자객이 왔을 때 나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내 봉인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더 자세한 정보를 지니고 있을 녀석
의 말은, 나를 놀리고 있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럼 어쩌라고? 봉인되어 있는 시점에서 나는 진조로서의 육체적
능력도 마력도 없어.그리고 아무리 너라도, 집회에 적대하는 일을 할
수는 없을 거 아냐?」
물론, 녀석이 지금 이 사실을 알려준 것만 해도 집회에 대한 적대 행
위임에는 틀림없지만......녀석 이외에 다른 자객이 파견된다면 녀석
이 할 수 있는 일은 말 그대로 '없다'. 내가 살해당하더라도, 녀석은 가
만히 앉아 구경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녀석이 1대 1이
라면 진조를 초월하는 전투력을 지닌 사도라고 해도, 집단적으로 행
동하는 진조들에게 맞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테니까. 결국, 이것은
녀석이 이승에서 나한테 하는 마지막 인사가 될 수도 있었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녀석은 어두운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저는...당신을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당
신에게 이런 시덥잖은 저주를 건 술자ㅡ나기 스프링필드는 이미 죽
었으니까.」
잠깐.
지금 이 녀석이 뭐라고 한 거야?
나기가...사우전드 마스터 나기 스프링필드가...
죽...어?
그 바보가? 아무 말 없이?
거짓말!
「무...무슨 농담이야? 녀석, 그나마 인간 마법사들 사이에선 사우
전드 마스터로 유명하다고. 물론 죽었다는 소문이 돌긴 하지만 이
쪽에는 그 녀석의 지인들이 산더미같은데, 정말로 죽었다면 그 소
식 정도는 이미 내 귀에 들어왔어야 되는 것 아냐? 그리고...」
'녀석이 죽었다면 내 몸에 걸린 저주도 풀려야 하잖아?'라는 말을
하려다, 자연스레 말이 끓겨버렸다. 태연함을 가장해 자연스럽게
녀석의 말이 거짓임을 밝히던 내 행동 역시도, 얼어붙듯이 정지해
버렸다.
몸이, 어른의 것으로 돌아와 있다.
어린아이의 것이었던 목소리 역시, 어느 순간부터 예전의 목소리
로 바뀌어 있다.
오래간만의 몸에는 오래간만의 마력 역시도 함께 용솟음친다.
그렇군...아까 루크가 나에게 농담 반의 인사를 건네었을 때, 그렇
게 커다란 얼음 덩어리를 만들어 낸 것은 내가 이성을 잃어서가 아
니었다.
그 이유는...이.미.봉.인.이.풀.려.있.었.기.때.문....
그렇다면...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는 게 당연하지요. 그를 죽인 건...바로 저거든요.」
쓴웃음을 지으며, 루크가 환상처럼 살짝, 고개를 흔든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뇌성과도 같이 머릿속을 파고든다.
머리가...아프다.
루크가 무어라 말하는 것 같지만, 들리지 않는다.
오만 가지의 사념들의 혼돈 속에서, 구체화한 한 가지가 나머지 사념
들을 하나씩 먹어 치운다...
마지막으로 남은, 끓어지기 일보 직전의 의식이 지금의 이 몸ㅡ최고
상태의 이 몸으로, 눈 앞에 있는 루크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다
고 외치고 있었다.
「인간들의...원수갚기는 취미가 아닌데 말이지.」
머릿속이, 백지를 펼친 것처럼 새하얗게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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