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あっ!女神さまっ 53화 작은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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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잇..."
아쉬움이 섞여있는 소리.. 자신의 공격을 얼려버린 발드르를 보자 나온 세르핀의 혀 차는 소리였다.
"저 녀석... 원래대로 돌아간 건가? 별 수 없지.. 이곳에 묻어버리는 수밖에..."
그러면서 그녀는 몰모크를 엎은체 순간이동을 해, 흐릿한 잔상만 남긴체 사라져 버렸다.
그 다음 순간, 그녀가 사라진 것이 스타트를 끊기라도 한듯 건물 전체가 커다란 진동소리와 함
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케이와 카르마는 재빨리 여신님들이 잠든 곳으로 날아갔고, 그들을 본 발드르는 작고 힘없이 입
을 열었다.
"면목이 없습니다....."
"그런 건 나중에 따지고! 지금은 어서 베르단디와 나머지 여신님들을..."
"그건 나에게 맡기라고!"
그러면서 카르마는 자신의 등에 일행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드르를 올려 놓으려
고 했을 때...
"헷... 미안하지만 먼저가라 저 뒤에 손님들이 엄청나게 많거든..."
크르르... 어두운 복도 저편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 가라르가 키운 발록무리였다.
그것들은 흉폭한 몬스터답게 지독한 살기를 내뿜으며 때를 지어 몰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르마가 브레스로 그들을 날려버리려고 했지만, 발드르가 그를 저지했다
"이런말 할 자격 없는 건 알지만... 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어서 피해"
진지한 발드르의 눈빛. 카르마는 그의 눈을 지긋이 바라봤다. 어둠에 물들어 혼탁해져 있던 아까
와는 다르게 총명한 빛을 되찾은 그의 갈색 눈동자. 그 눈동자에는 일행을 데리고 대피하라는 녀
석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러자 카르마는 못이긴 척 그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음... 좋아! 무사히 돌아와라. 그때 다시 겨루자"
파아앗!! 펄럭! 펄럭!! 정말 커다란 날개. 카르마의 날개짓에 방안에는 일순간 강풍이 몰아쳤다.
그리고 케이는...
"자, 잠깐!! 발드르를 그냥 두고가면 어떡해?!"
"걱정마. 여신님들만 안전한 곳에 두고 다시 올테니까."
파앗!!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카르마. 케이는 엄청난 속도로 인해 여신님과 다크엔젤이 떨어지
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낑낑거리며 모두를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눈을 뜨는 베르단디.
그녀가 처음으로 눈을 떳을 때 본 것은 안간힘을 쓰며 모두를 붙잡고 있는 케이였다.
두아앙! 카르마의 등에 생성되는 작은 결계. 자신을 때리던 세찬 바람이 갑자기 없어지자 케이
는 옆을 바라봤다.
"베르단디!"
"다행이에요 케이... 모두 무사한 것 같-..."
갑자기 사색이 되버린 베르단디의 얼굴. 그녀는 저 멀리 보이는 순백의 장벽과, 그것을 만들고
있는 발드르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점점 멀어지는 그의 뒷 모습...
"케이 씨!! 발드르는!!"
"미안... 오지 않고 적들을 막겠다고 해서... 하지만 걱정마! 다시 데리러 올테니까"
"그렇지만... 지금 건물이 무너지고 있어요.. 그리고 밀리나 씨도...!!"
"밀리나?"
그때, 밀리나란 말을 들은 다크엔젤을 속으로 경악을 했다. 밀리나가 왔었다니... 위험해... 이대
로 잡히면 여행도 못다니고 집에서 청소만 해야 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사라진 밀리
나가 걱정 되기도했다. 그리고 어느새 발드르의 모습은 그녀와 케이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발드르가 있는 쪽을 바라보는 베르단디. 그녀는 발드르가 무사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그때, 카르마의 눈을 찌르기 시작한 빛.. 열려있는 문 사이로 삐져 들어온 빛이었다.
"좋아 거의 다왔다~!!"
한편, 발드르는 거대한 얼음 장벽을 만들어 몬스터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쿵! 쿵!! 콰직! 몬스터
들은 얼음을 부수고 앞으로 나가길 원했고, 그들이 얼음을 조금씩 부술 때마다 발드르는 얼음을
계속해서 만들어 냈지만, 시간이 갈 수록 그의 힘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으으... 힘이 얼마 없나...? 졸립네..."
그때였다. 꽈직!! 쿠우웅!!! 발드르의 귓속으로 들어오는 육중한 소리와, 그의 주위에 날아드는
퀘퀘한 먼지 구름. 바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난감하기 그지없는 발드르. 앞은 자신을 죽이려는 몬스터들, 양 옆으론 무너져 내리는 건물.
그때, 동물적인 감각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감지한 몬스터들은 더 이상 발드르가 만들
어 놓은 장벽을 부수지 않고, 각자 안전한 곳을 찾아 피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발드르는 대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까 전에 많은 힘을 낭비했기 때문에, 일행을 대피시키면서 그는 마지막 남은 힘을 이용해 몬스
터들이 넘어 올 수 없는 장벽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지금 그에게 남아있는 힘은 거의 제로...
발드르는 가물가물한 눈을 애써 치켜뜨며 잠을 쫓아내려고 해봤지만, 잠 도깨비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헤헤... 모두들 무사히 탈출 했겠지?.. 난 도저히 아가씨를 뵐 면목이 없어... 그러니까 이제..."
털썩! 그대로 주저 앉아 잠이들어 버리는 발드르. 그와 함께 그의 주위에 서있던 건물들이 기다
렸다는 듯, 일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건물의 변화는 밖에서도 일어났다. 쿠구구구구!!! 그 거대한 건축물이 늪에 빠져드는 것 처럼 땅
속으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
에메랄드캐슬을 빠져나온 카르마는 빠르게 그 주위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지독한 것들!! 몬스터로 우리의 발목을 잡아 놓고, 건물체로 생매장 시키려고 했던 거구만!"
"발드르!!"
케이와 베르단디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온 녀석의 이름. 순간 녀석의 일을 까먹고 있던 카르마
는 아차한 마음에 빠르게 일행을 땅으로 내려 놓으며, 무너져 내리는 에메랄드캐슬 쪽을 바라봤
지만, 이미 입구는 무너진 뒤 땅속으로 잠겨버린 후였다.
"입구는 사라진 건가? 별 수 없군 뚜껑을 날려버리는 수밖에!!"
두아앙!!! 카르마의 쫙 벌어진 입으로 모이기 시작하는 화염들. 그는 점점 사라져 가는 성의 윗
부분에 구멍을 내고 그 안으로 들어가 발드르를 구해오는 도박을 할 심산이었다. 그런데 그때...
"악의 힘에 의하여 그 모습을 잃어가는 자여, 지금 나 1급신 베르단디의 힘으로 그 본래 빛과 모
습을 되찾아라"
그러자, 쿠우우... 무너져 내리던 건물의 붕괴가 멈췄다. 쿠궁!! 쿠우!! 쿠우웅!!! 그리고 다시 땅
위로 거대한 몸체를 상승시키며 그 본래 모습을 되찾아가기 시작한 에메랄드캐슬.
카르마는 자신의 입에 모여있던 브레스를 수그러트렸다.
"역시.. 파괴만 할 줄 아는 우리들의 힘에 비해, 부숴진 것을 고치고, 창조를 할 수 있는 신의 힘
은...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쿵!! 무너져 내린 옆 건물의 일부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에메랄드캐슬은
그 장엄하고, 신비스러운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건물이 거대했던 만큼 원래대로 만드는데 드
는 힘 또한 많이 들었을 터... 베르단디는 많이 지쳐있었다.
카르마는 성이 제 모습을 되찾자 발드르를 구하기 위해 성으로 날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두앙!
갑자기 일행의 옆에 공간의 일그러 짐이 나타났다. 당황한 모두들. 카르마와 케이, 베르단디가
재빨리 경계 태세를 갖췄다. 그리고 공간속에서 나타나는 놀라운 인물...
"무사했군요... 그리고 당신도 다시 살아난 것 같고..."
"당신은!!!"
재빨리 케이의 앞을 가로막는 베르단디. 그들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뮈르였다.
그를 보자 케이와 베르단디는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털썩! 뮈르가 그들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숙여 입을 열었다.
"용서 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염치 불구하고 당신들께 부탁드리고 싶은게 하나 있습니다.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제 목숨도 내 놓지요..."
그 소리에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행. 적이었던 그가 갑자기 왜 그러는 것일까... 의구심이 생겼
다. 그리고 고개를 계속 푹 수그리고 있는 뮈르. 대답을 듣기 전까진 전혀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
이는 듯 했다. 그러자 베르단디는 조심스래 입을 여는데...
"어째서 이러는 거죠?"
"이 아이 때문입니다."
두아앙!! 또 다른 공간의 일그러짐. 그리고 뮈르가 팔을 뻗어 누군가를 빼냈다.
그 속에서 나온 누군가를 본 일행의 얼굴엔 놀라움과 함께 약간의 화색이 돌기 시작하는데...
"발드르!"
기쁜 듯 그의 이름을 외치는 케이, 베르단디, 카르마. 뮈르가 데려온 사람은 무너지는 건물 속에
있던 발드르였다. 그리고 죽을 죄를 지은 죄인 마냥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여는 뮈르...
"이미 여러분은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저는 발드르의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저는... 발드르를 마
족으로 만드는 것이 그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세상을 바꾼 뒤
그에게 제가 당당히 아버지임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마족이 됬지만, 마음속 한구석
만큼은 여전히 따스한 저 아이에게... 과연 내가 한 행동은 옳은 것인가 하고 고민을 하게 되었습
니다."
"그렇다면..."
"예, 제가 잘못 됬다는 것을 깨달았죠. 지금의 발드르가 진짜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천상
계... 벨제뷔트에 의해 뒤바껴 버린 세상이 아닙니다."
"당신을 벨제뷔트를 배신한 것인가요?"
"표면적으론 아니지만, 마음은 이미 그를 배신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제발 저 아이를 받아 주
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모자란 다면 제 목숨도 드리죠."
스아앙!! 검은색 마기를 자신의 손에 표면화 시킨 뒤, 그 손을 자신의 머리에 갔다대는 뮈르.
갑작스런 그의 행동이었지만, 일행은 그가 발드르를 위해 말한 것이 거짓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
다.
베르단디는 살며시 그의 곁으로 다가가 마기로 타오르는 그의 손을 저지하며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잘 알겠어요... 그리고 발드르는 원래 저희의 동료! 그를 외면 한다
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죠!"
"... 역시.. 저는 한 없이 모자란 아버지이자, 바보같은 악마군요..... 헌데, 죄송한 말이지만, 마지
막 한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뭐죠?"
"발드르에게.. 제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히지 말아 주셧으면 좋겠습니다."
"어째서? 그는 아버지를 찾고 있기도 한데..."
"저는 지금 제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도저히 그의 앞에 모습을 나타낼 수 없습니다. 언젠가 그
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 때가오면 그때 제 스스로 아버지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언젠가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그럼 이만..."
스앙! 사라져 버린 뮈르. 하지만 일행은 알 수 있었다. 벨제뷔트를 배신하면서 까지 발드르를 구
해낸 뮈르가 얼마나 그를 위하는지... 아버지의 마음이란 걸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카르마는 잠든 발드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복 받은 녀석이군... 물론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겠지만....."
아쉬움이 섞여있는 소리.. 자신의 공격을 얼려버린 발드르를 보자 나온 세르핀의 혀 차는 소리였다.
"저 녀석... 원래대로 돌아간 건가? 별 수 없지.. 이곳에 묻어버리는 수밖에..."
그러면서 그녀는 몰모크를 엎은체 순간이동을 해, 흐릿한 잔상만 남긴체 사라져 버렸다.
그 다음 순간, 그녀가 사라진 것이 스타트를 끊기라도 한듯 건물 전체가 커다란 진동소리와 함
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케이와 카르마는 재빨리 여신님들이 잠든 곳으로 날아갔고, 그들을 본 발드르는 작고 힘없이 입
을 열었다.
"면목이 없습니다....."
"그런 건 나중에 따지고! 지금은 어서 베르단디와 나머지 여신님들을..."
"그건 나에게 맡기라고!"
그러면서 카르마는 자신의 등에 일행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드르를 올려 놓으려
고 했을 때...
"헷... 미안하지만 먼저가라 저 뒤에 손님들이 엄청나게 많거든..."
크르르... 어두운 복도 저편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 가라르가 키운 발록무리였다.
그것들은 흉폭한 몬스터답게 지독한 살기를 내뿜으며 때를 지어 몰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르마가 브레스로 그들을 날려버리려고 했지만, 발드르가 그를 저지했다
"이런말 할 자격 없는 건 알지만... 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어서 피해"
진지한 발드르의 눈빛. 카르마는 그의 눈을 지긋이 바라봤다. 어둠에 물들어 혼탁해져 있던 아까
와는 다르게 총명한 빛을 되찾은 그의 갈색 눈동자. 그 눈동자에는 일행을 데리고 대피하라는 녀
석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러자 카르마는 못이긴 척 그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음... 좋아! 무사히 돌아와라. 그때 다시 겨루자"
파아앗!! 펄럭! 펄럭!! 정말 커다란 날개. 카르마의 날개짓에 방안에는 일순간 강풍이 몰아쳤다.
그리고 케이는...
"자, 잠깐!! 발드르를 그냥 두고가면 어떡해?!"
"걱정마. 여신님들만 안전한 곳에 두고 다시 올테니까."
파앗!!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카르마. 케이는 엄청난 속도로 인해 여신님과 다크엔젤이 떨어지
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낑낑거리며 모두를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눈을 뜨는 베르단디.
그녀가 처음으로 눈을 떳을 때 본 것은 안간힘을 쓰며 모두를 붙잡고 있는 케이였다.
두아앙! 카르마의 등에 생성되는 작은 결계. 자신을 때리던 세찬 바람이 갑자기 없어지자 케이
는 옆을 바라봤다.
"베르단디!"
"다행이에요 케이... 모두 무사한 것 같-..."
갑자기 사색이 되버린 베르단디의 얼굴. 그녀는 저 멀리 보이는 순백의 장벽과, 그것을 만들고
있는 발드르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점점 멀어지는 그의 뒷 모습...
"케이 씨!! 발드르는!!"
"미안... 오지 않고 적들을 막겠다고 해서... 하지만 걱정마! 다시 데리러 올테니까"
"그렇지만... 지금 건물이 무너지고 있어요.. 그리고 밀리나 씨도...!!"
"밀리나?"
그때, 밀리나란 말을 들은 다크엔젤을 속으로 경악을 했다. 밀리나가 왔었다니... 위험해... 이대
로 잡히면 여행도 못다니고 집에서 청소만 해야 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사라진 밀리
나가 걱정 되기도했다. 그리고 어느새 발드르의 모습은 그녀와 케이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발드르가 있는 쪽을 바라보는 베르단디. 그녀는 발드르가 무사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그때, 카르마의 눈을 찌르기 시작한 빛.. 열려있는 문 사이로 삐져 들어온 빛이었다.
"좋아 거의 다왔다~!!"
한편, 발드르는 거대한 얼음 장벽을 만들어 몬스터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쿵! 쿵!! 콰직! 몬스터
들은 얼음을 부수고 앞으로 나가길 원했고, 그들이 얼음을 조금씩 부술 때마다 발드르는 얼음을
계속해서 만들어 냈지만, 시간이 갈 수록 그의 힘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으으... 힘이 얼마 없나...? 졸립네..."
그때였다. 꽈직!! 쿠우웅!!! 발드르의 귓속으로 들어오는 육중한 소리와, 그의 주위에 날아드는
퀘퀘한 먼지 구름. 바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난감하기 그지없는 발드르. 앞은 자신을 죽이려는 몬스터들, 양 옆으론 무너져 내리는 건물.
그때, 동물적인 감각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감지한 몬스터들은 더 이상 발드르가 만들
어 놓은 장벽을 부수지 않고, 각자 안전한 곳을 찾아 피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발드르는 대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까 전에 많은 힘을 낭비했기 때문에, 일행을 대피시키면서 그는 마지막 남은 힘을 이용해 몬스
터들이 넘어 올 수 없는 장벽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지금 그에게 남아있는 힘은 거의 제로...
발드르는 가물가물한 눈을 애써 치켜뜨며 잠을 쫓아내려고 해봤지만, 잠 도깨비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헤헤... 모두들 무사히 탈출 했겠지?.. 난 도저히 아가씨를 뵐 면목이 없어... 그러니까 이제..."
털썩! 그대로 주저 앉아 잠이들어 버리는 발드르. 그와 함께 그의 주위에 서있던 건물들이 기다
렸다는 듯, 일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건물의 변화는 밖에서도 일어났다. 쿠구구구구!!! 그 거대한 건축물이 늪에 빠져드는 것 처럼 땅
속으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
에메랄드캐슬을 빠져나온 카르마는 빠르게 그 주위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지독한 것들!! 몬스터로 우리의 발목을 잡아 놓고, 건물체로 생매장 시키려고 했던 거구만!"
"발드르!!"
케이와 베르단디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온 녀석의 이름. 순간 녀석의 일을 까먹고 있던 카르마
는 아차한 마음에 빠르게 일행을 땅으로 내려 놓으며, 무너져 내리는 에메랄드캐슬 쪽을 바라봤
지만, 이미 입구는 무너진 뒤 땅속으로 잠겨버린 후였다.
"입구는 사라진 건가? 별 수 없군 뚜껑을 날려버리는 수밖에!!"
두아앙!!! 카르마의 쫙 벌어진 입으로 모이기 시작하는 화염들. 그는 점점 사라져 가는 성의 윗
부분에 구멍을 내고 그 안으로 들어가 발드르를 구해오는 도박을 할 심산이었다. 그런데 그때...
"악의 힘에 의하여 그 모습을 잃어가는 자여, 지금 나 1급신 베르단디의 힘으로 그 본래 빛과 모
습을 되찾아라"
그러자, 쿠우우... 무너져 내리던 건물의 붕괴가 멈췄다. 쿠궁!! 쿠우!! 쿠우웅!!! 그리고 다시 땅
위로 거대한 몸체를 상승시키며 그 본래 모습을 되찾아가기 시작한 에메랄드캐슬.
카르마는 자신의 입에 모여있던 브레스를 수그러트렸다.
"역시.. 파괴만 할 줄 아는 우리들의 힘에 비해, 부숴진 것을 고치고, 창조를 할 수 있는 신의 힘
은...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쿵!! 무너져 내린 옆 건물의 일부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에메랄드캐슬은
그 장엄하고, 신비스러운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건물이 거대했던 만큼 원래대로 만드는데 드
는 힘 또한 많이 들었을 터... 베르단디는 많이 지쳐있었다.
카르마는 성이 제 모습을 되찾자 발드르를 구하기 위해 성으로 날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두앙!
갑자기 일행의 옆에 공간의 일그러 짐이 나타났다. 당황한 모두들. 카르마와 케이, 베르단디가
재빨리 경계 태세를 갖췄다. 그리고 공간속에서 나타나는 놀라운 인물...
"무사했군요... 그리고 당신도 다시 살아난 것 같고..."
"당신은!!!"
재빨리 케이의 앞을 가로막는 베르단디. 그들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뮈르였다.
그를 보자 케이와 베르단디는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털썩! 뮈르가 그들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숙여 입을 열었다.
"용서 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염치 불구하고 당신들께 부탁드리고 싶은게 하나 있습니다.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제 목숨도 내 놓지요..."
그 소리에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행. 적이었던 그가 갑자기 왜 그러는 것일까... 의구심이 생겼
다. 그리고 고개를 계속 푹 수그리고 있는 뮈르. 대답을 듣기 전까진 전혀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
이는 듯 했다. 그러자 베르단디는 조심스래 입을 여는데...
"어째서 이러는 거죠?"
"이 아이 때문입니다."
두아앙!! 또 다른 공간의 일그러짐. 그리고 뮈르가 팔을 뻗어 누군가를 빼냈다.
그 속에서 나온 누군가를 본 일행의 얼굴엔 놀라움과 함께 약간의 화색이 돌기 시작하는데...
"발드르!"
기쁜 듯 그의 이름을 외치는 케이, 베르단디, 카르마. 뮈르가 데려온 사람은 무너지는 건물 속에
있던 발드르였다. 그리고 죽을 죄를 지은 죄인 마냥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여는 뮈르...
"이미 여러분은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저는 발드르의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저는... 발드르를 마
족으로 만드는 것이 그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세상을 바꾼 뒤
그에게 제가 당당히 아버지임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마족이 됬지만, 마음속 한구석
만큼은 여전히 따스한 저 아이에게... 과연 내가 한 행동은 옳은 것인가 하고 고민을 하게 되었습
니다."
"그렇다면..."
"예, 제가 잘못 됬다는 것을 깨달았죠. 지금의 발드르가 진짜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천상
계... 벨제뷔트에 의해 뒤바껴 버린 세상이 아닙니다."
"당신을 벨제뷔트를 배신한 것인가요?"
"표면적으론 아니지만, 마음은 이미 그를 배신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제발 저 아이를 받아 주
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모자란 다면 제 목숨도 드리죠."
스아앙!! 검은색 마기를 자신의 손에 표면화 시킨 뒤, 그 손을 자신의 머리에 갔다대는 뮈르.
갑작스런 그의 행동이었지만, 일행은 그가 발드르를 위해 말한 것이 거짓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
다.
베르단디는 살며시 그의 곁으로 다가가 마기로 타오르는 그의 손을 저지하며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잘 알겠어요... 그리고 발드르는 원래 저희의 동료! 그를 외면 한다
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죠!"
"... 역시.. 저는 한 없이 모자란 아버지이자, 바보같은 악마군요..... 헌데, 죄송한 말이지만, 마지
막 한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뭐죠?"
"발드르에게.. 제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히지 말아 주셧으면 좋겠습니다."
"어째서? 그는 아버지를 찾고 있기도 한데..."
"저는 지금 제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도저히 그의 앞에 모습을 나타낼 수 없습니다. 언젠가 그
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 때가오면 그때 제 스스로 아버지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언젠가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그럼 이만..."
스앙! 사라져 버린 뮈르. 하지만 일행은 알 수 있었다. 벨제뷔트를 배신하면서 까지 발드르를 구
해낸 뮈르가 얼마나 그를 위하는지... 아버지의 마음이란 걸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카르마는 잠든 발드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복 받은 녀석이군... 물론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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