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기]The Deeply Blue, Glass Mo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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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간만에 복귀한 태상군입니다.
PDA로 쓴 거라 제가 보기 좋게 글자 크게를 맞춰버렸네요-_-;;;
일단 자유게시판에 쓴 대로 시험 기간 내로 다 쓰면 쓰는 거고, 못 쓰면 연중이라...
이거 배수진을 친 느낌이네요(笑)
=============================
하늘에, 달이 떠 있다.
ㅡ버림받은 창공의, 푸른 달.
갓 태어난 그녀의 암록색 눈동자에, 처음으로 비쳤던 기다림과 슬픔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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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1
=============================
ㅡ그리고, 눈을 떴다.
「하아,하아,하아-.」
진조ㅡ흡혈귀로서는 절대 용납되지 못할 꿈의 영역을 넘나들었던 것일까,
한번 거칠어진 호흡은, 어지간해서는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않을 듯 싶다.
「괜찮으십니까, 마스터...?」
계속 내 침대 옆을 지키고 서 있었던 것인가, 시종ㅡ차차마루와 그 머리 위
에 올라타고 있는 인형ㅡ차차제로는 걱정스러운 듯, 흐린 내 시야를 자꾸만
어지럽힌다. 평소대로라면 이미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녀들을 몰아내고 일
상을 시작했어야 할 나지만, 오늘의 나에게는 그럴 만한 힘도, 의지도 부족
할 뿐이다.
「아아...단지 악몽을 꾼 것 뿐이야. 차차마루, 물 좀.」
짧게 예, 라고 대답하고 그녀는 침대 옆의 작은 테이블 위에 있는, 유리잔을
집어든다. 내가 잠기운을 떨치기 위해 머리를 붕붕 흔드는 동안, 이미 차차
마루는 유리잔에 물을 담아 조심스레 내게 건넨다.
처음의 한 모금이 말라 있던 입술을 촉촉히 적시자, 어제 마셨던 피의 촉촉함
이 다시금 머릿속에 떠오른다. 천성적인 마력으로 가득 차 있는, 최상급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피ㅡ
「네기...스프링필드인가. 뭐어, 녀석의 피가 맛있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그
피에 집착하고 있다는 건...역시 녀석 때문일까.」
혼잣말을 내뱉고서, 나는 조금은 진지하게 '그 녀석'에 대해 고찰하기 시작한
다. 내가 요즘에 훈련시키고 있는 덜 된 마법사 네기 녀석의 아버지 '사우전드
마스터'. 이제 얼마 남지도 않은 진조 흡혈귀ㅡ이 에반젤린 A.K. 맥도웰을 이
런 웃기지도 않은 학원에 봉인해버린 말도 안되는 바보 마법사...이자, 봉인하
는 김에 진조의 마음까지 빼앗아 간 대단한 녀석. 녀석의 얼굴을 생각하면 나
도 모르게 호흡이...좀 빨라진다.
「악몽이라...그렇다면 '기억이 아닌 꿈'을 꿨다는 거야, 마스터?」
역시나, 조금이라도 감상에 빠져 있을라치면 이렇게 방해하는 목소리가 있게
마련. 차차마루의 머리 위에서 침대 한켠으로 옮겨진 차차제로가 내 머릿속을
원론인 '꿈'으로 돌려서, 주제넘은 참견을 해 온다. 뭐, 덕에 난 다시금 평소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내가 그 내용을 인형에 불과한 너한테 꼭 말해줘야겠냐? 등교할 거니까, 거기
가만히 틀어박혀 있기나 해!」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다운 성격으로 돌아가서 나는 차차제로에게 쿠션 한 개를
던져준 후, 교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차차제로는 제
입을 막은 쿠션을 어찌어찌 치운 후에, 말 한마디로 교복을 입고 있던 내 동작을
확실히, 동결시켜 버렸다.
「하지만 마스터, 오늘은 일요일이야.」
......정곡. 표정의 변화까진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길 망정이지. 웃을 수 있게 만
들어 놓았다면 이 녀석, 확실히 지금쯤 '풋'하고 자기 마스터를 비웃었을 것이다.
「오...오늘은 그냥, 학교 중앙 광장에서 바람을 쐬고 싶을 뿐이야! 혼자 갈 테니
그 동안 차차마루는 일주일간 쌓인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좀 처리하라구.」
「알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마스터.」
차차마루의 배웅을 뒤로 하고, 붉어진 얼굴을 가리듯 후다닥 집을 뛰쳐나갔다. 자
기 인형에게 웃음거리나 되고, 인형사로서는 실격이군, 실격이야.
=============================
아침부터 일주일에 단 한 번뿐인 전일 휴업을 맞아 바깥 나들이를 하는 마호라 학
원의 학생들로 거리는 쉴 틈 없이 북적대고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곳보다는
어둡고, 음습하고, 인적이 드문 곳을 좋아하는 게 어쩔 수 없는 나의 본성인지라,
내 눈은 그 북새통에서도 냉철히 나의 기호에 맞는 장소를 찾고 있었다.
어디 보자...공원은 이미 만원이고, 인적이 드문 찻집도 없는 것 같고...구석진 곳에
아는 술집이 있긴 하지만......역시 이 조그만 몸으로 거기 가는 건 조금...아니 엄청
무리겠지. 그렇다고 방금 나온 집으로 돌아간다면, 깎일 만큼 깎인 마스터로서의
체면은 이번에야말로 시공의 먼 저편으로 모습을 감추어버리고 말 거다!
「...할 수 없군. 애초에 얼버무린 대로 학원의 중앙 광장에라도 가 볼까.」
솔직히 일주일동안 질리도록 본 학원의 정경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
금같이 학생 전체가 바깥에 나와 있는 시점에서 교사 내부는 오히려 조용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차피 중앙 광장에 바람쐬러 간다고 했으니, 나한테 보고할 일이 있
으면 차차마루도 그곳으로 올 것 같고...한번쯤은 시종을 헤메게 하지 않는 좋은 마
스터가 되어주어도, 별로 나쁠 것은 없겠지.
학원 쪽으로 가는 길은 이 인산인해의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깨끗하게 뚫려 있다. 자아, 그럼 느긋하게 한번 움직여 볼까?
=============================
ㅡ그런 이유로, 오늘은 한적한 광장에서 일광욕.
흡혈귀가 일광욕이라니, 뭔가 모순된 말이라고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내 경우는 흡
혈종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진조(眞祖). 강한 태양광이라면 좀 기분나쁠지 모
르겠지만 이런 약한 태양광이라면 일광욕도 꽤나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정적에 싸
여 있는 이 곳. 학원 건물이나 도서관 쪽에서는 부활동을 하는 듯한 학생들이 눈에
띄지만 아무도 광장 쪽으로는 오지 않는다.
「따뜻해...」
산들산들 불어오는 봄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질인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 알맞게 따뜻한 주위의 공기가 햇빛의 따뜻함을 배가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에 걸
맞는 이 조용함.
광장에는 그저 지나가던 도둑고양이와 참새 몇 마리, 그리고 붉은 색 눈동자를 가
지고 있는 귀여운 검은 강아지뿐이다. 어떻게 보아도 대단히 평온한 학원의 정경이
아닐 수 없었....잠깐?
붉은, 피보다 붉은 원초의 적(赤).
창세에 신이 흘린 한 방울의 피(聖血).
최초의 보석, 주얼즈 비스트(Jewel's Beast)...
「붉은 색 눈동자...네, 네 녀석이었냐!」
(예에, 오랜만입니다, 에반젤린상.)
개의 몸체가 요동치더니 수많은 검은 점으로 나뉘어진다.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
기던 고양이와 참새는 개로부터 폭사되기 시작한 강한 사기(死氣)에 놀라 저 멀리
도망쳐버린다. 검은 점들이 공기 중에 흩날려 검은 안개를 이루고, 개의 눈동자ㅡ
붉은 색의 보석은 안개의 중심에서 천천히 회전하고 있다. '그것'은...서서히 인간
의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순백의 머리칼과 홍적(紅赤)색 눈동자를 지닌, 예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소년은 계단의 난간에 걸터앉아, 변함 없는 미소로 내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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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A로 쓴 거라 제가 보기 좋게 글자 크게를 맞춰버렸네요-_-;;;
일단 자유게시판에 쓴 대로 시험 기간 내로 다 쓰면 쓰는 거고, 못 쓰면 연중이라...
이거 배수진을 친 느낌이네요(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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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달이 떠 있다.
ㅡ버림받은 창공의, 푸른 달.
갓 태어난 그녀의 암록색 눈동자에, 처음으로 비쳤던 기다림과 슬픔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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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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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그리고, 눈을 떴다.
「하아,하아,하아-.」
진조ㅡ흡혈귀로서는 절대 용납되지 못할 꿈의 영역을 넘나들었던 것일까,
한번 거칠어진 호흡은, 어지간해서는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않을 듯 싶다.
「괜찮으십니까, 마스터...?」
계속 내 침대 옆을 지키고 서 있었던 것인가, 시종ㅡ차차마루와 그 머리 위
에 올라타고 있는 인형ㅡ차차제로는 걱정스러운 듯, 흐린 내 시야를 자꾸만
어지럽힌다. 평소대로라면 이미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녀들을 몰아내고 일
상을 시작했어야 할 나지만, 오늘의 나에게는 그럴 만한 힘도, 의지도 부족
할 뿐이다.
「아아...단지 악몽을 꾼 것 뿐이야. 차차마루, 물 좀.」
짧게 예, 라고 대답하고 그녀는 침대 옆의 작은 테이블 위에 있는, 유리잔을
집어든다. 내가 잠기운을 떨치기 위해 머리를 붕붕 흔드는 동안, 이미 차차
마루는 유리잔에 물을 담아 조심스레 내게 건넨다.
처음의 한 모금이 말라 있던 입술을 촉촉히 적시자, 어제 마셨던 피의 촉촉함
이 다시금 머릿속에 떠오른다. 천성적인 마력으로 가득 차 있는, 최상급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피ㅡ
「네기...스프링필드인가. 뭐어, 녀석의 피가 맛있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그
피에 집착하고 있다는 건...역시 녀석 때문일까.」
혼잣말을 내뱉고서, 나는 조금은 진지하게 '그 녀석'에 대해 고찰하기 시작한
다. 내가 요즘에 훈련시키고 있는 덜 된 마법사 네기 녀석의 아버지 '사우전드
마스터'. 이제 얼마 남지도 않은 진조 흡혈귀ㅡ이 에반젤린 A.K. 맥도웰을 이
런 웃기지도 않은 학원에 봉인해버린 말도 안되는 바보 마법사...이자, 봉인하
는 김에 진조의 마음까지 빼앗아 간 대단한 녀석. 녀석의 얼굴을 생각하면 나
도 모르게 호흡이...좀 빨라진다.
「악몽이라...그렇다면 '기억이 아닌 꿈'을 꿨다는 거야, 마스터?」
역시나, 조금이라도 감상에 빠져 있을라치면 이렇게 방해하는 목소리가 있게
마련. 차차마루의 머리 위에서 침대 한켠으로 옮겨진 차차제로가 내 머릿속을
원론인 '꿈'으로 돌려서, 주제넘은 참견을 해 온다. 뭐, 덕에 난 다시금 평소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내가 그 내용을 인형에 불과한 너한테 꼭 말해줘야겠냐? 등교할 거니까, 거기
가만히 틀어박혀 있기나 해!」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다운 성격으로 돌아가서 나는 차차제로에게 쿠션 한 개를
던져준 후, 교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차차제로는 제
입을 막은 쿠션을 어찌어찌 치운 후에, 말 한마디로 교복을 입고 있던 내 동작을
확실히, 동결시켜 버렸다.
「하지만 마스터, 오늘은 일요일이야.」
......정곡. 표정의 변화까진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길 망정이지. 웃을 수 있게 만
들어 놓았다면 이 녀석, 확실히 지금쯤 '풋'하고 자기 마스터를 비웃었을 것이다.
「오...오늘은 그냥, 학교 중앙 광장에서 바람을 쐬고 싶을 뿐이야! 혼자 갈 테니
그 동안 차차마루는 일주일간 쌓인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좀 처리하라구.」
「알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마스터.」
차차마루의 배웅을 뒤로 하고, 붉어진 얼굴을 가리듯 후다닥 집을 뛰쳐나갔다. 자
기 인형에게 웃음거리나 되고, 인형사로서는 실격이군, 실격이야.
=============================
아침부터 일주일에 단 한 번뿐인 전일 휴업을 맞아 바깥 나들이를 하는 마호라 학
원의 학생들로 거리는 쉴 틈 없이 북적대고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곳보다는
어둡고, 음습하고, 인적이 드문 곳을 좋아하는 게 어쩔 수 없는 나의 본성인지라,
내 눈은 그 북새통에서도 냉철히 나의 기호에 맞는 장소를 찾고 있었다.
어디 보자...공원은 이미 만원이고, 인적이 드문 찻집도 없는 것 같고...구석진 곳에
아는 술집이 있긴 하지만......역시 이 조그만 몸으로 거기 가는 건 조금...아니 엄청
무리겠지. 그렇다고 방금 나온 집으로 돌아간다면, 깎일 만큼 깎인 마스터로서의
체면은 이번에야말로 시공의 먼 저편으로 모습을 감추어버리고 말 거다!
「...할 수 없군. 애초에 얼버무린 대로 학원의 중앙 광장에라도 가 볼까.」
솔직히 일주일동안 질리도록 본 학원의 정경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
금같이 학생 전체가 바깥에 나와 있는 시점에서 교사 내부는 오히려 조용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차피 중앙 광장에 바람쐬러 간다고 했으니, 나한테 보고할 일이 있
으면 차차마루도 그곳으로 올 것 같고...한번쯤은 시종을 헤메게 하지 않는 좋은 마
스터가 되어주어도, 별로 나쁠 것은 없겠지.
학원 쪽으로 가는 길은 이 인산인해의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깨끗하게 뚫려 있다. 자아, 그럼 느긋하게 한번 움직여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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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그런 이유로, 오늘은 한적한 광장에서 일광욕.
흡혈귀가 일광욕이라니, 뭔가 모순된 말이라고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내 경우는 흡
혈종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진조(眞祖). 강한 태양광이라면 좀 기분나쁠지 모
르겠지만 이런 약한 태양광이라면 일광욕도 꽤나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정적에 싸
여 있는 이 곳. 학원 건물이나 도서관 쪽에서는 부활동을 하는 듯한 학생들이 눈에
띄지만 아무도 광장 쪽으로는 오지 않는다.
「따뜻해...」
산들산들 불어오는 봄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질인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 알맞게 따뜻한 주위의 공기가 햇빛의 따뜻함을 배가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에 걸
맞는 이 조용함.
광장에는 그저 지나가던 도둑고양이와 참새 몇 마리, 그리고 붉은 색 눈동자를 가
지고 있는 귀여운 검은 강아지뿐이다. 어떻게 보아도 대단히 평온한 학원의 정경이
아닐 수 없었....잠깐?
붉은, 피보다 붉은 원초의 적(赤).
창세에 신이 흘린 한 방울의 피(聖血).
최초의 보석, 주얼즈 비스트(Jewel's Beast)...
「붉은 색 눈동자...네, 네 녀석이었냐!」
(예에, 오랜만입니다, 에반젤린상.)
개의 몸체가 요동치더니 수많은 검은 점으로 나뉘어진다.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
기던 고양이와 참새는 개로부터 폭사되기 시작한 강한 사기(死氣)에 놀라 저 멀리
도망쳐버린다. 검은 점들이 공기 중에 흩날려 검은 안개를 이루고, 개의 눈동자ㅡ
붉은 색의 보석은 안개의 중심에서 천천히 회전하고 있다. '그것'은...서서히 인간
의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순백의 머리칼과 홍적(紅赤)색 눈동자를 지닌, 예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소년은 계단의 난간에 걸터앉아, 변함 없는 미소로 내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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