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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귀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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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르스네 전역에 강하한지 7개월이 넘었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수많은 전우들이 죽었고, 또 전혀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들이 보충병으로 들어왔다. 전엔 보충병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고역이었다. 그들은 아무 것도 할 줄 몰랐고, 작전에 투입되면 곧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의 죽음을 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군대라는 기계의 부품에 불과한 우리의 눈에도 드디어 공화국군의 패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카틀라시에 연방 육군 제 2 공수보병연대 소속 제럴드 오닐 상병의 기록에서 발췌-


제 2 공수보병연대의 임무가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들의 원래 임무는 적진 후방에 강하해 교두보를 확보하고 육로로 진격하는 우군 부대가 올때까지 적의 공격을 막아내며 버티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화국군의 패배가 장군부터 말단 이병의 눈에 확실히 들어오자, 이들의 임무는 점령군으로 바뀌었다.
장교들은 전투에서 부하들을 지휘하는 대신 공화국군이 물러난 마을의 주민들과 입씨름을 하는 일이 더 잦아졌고, 부사관들은 할 일이 없어진 사병들이 주민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온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다.
그러나 스베일라흐 공화국의 마지막 저항은 발악으로, 발악에서 다시 광기로 바뀌어 갔다. 연방군의 공세를 막을 정규군이 사라지다시피 하자 공화국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전 국민을 징집해 부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국민병"으로 불렸고, '위대한 조국을 수호하고,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짓밟는 연방군을 내쫓는' 막중한 부담이 지워졌지만 그 실상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보병의 필수 장비였던 강화장갑복은 거의 지급받지 못했고, 무장도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맨 처음 국민병과 조우한 연방군은 얼스터 평원의 북동쪽에 있는 슬라스타히 시(市)를 공격 하고 있던 제 21보병사단 예하 제 8 보병연대이었다. 최소한 공화국 정규군 2개 대대가 주둔하고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받고 바싹 긴장한 제 8 보병연대는 신중하게 시가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적의 저항이 예상 외로 약하자 그들은 작전을 바꾸어 도시를 단숨에 제압한 다음 포로를 잡아 심문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국민병이란 존재 자체를 몰랐던 카틀라시에 연방군은 포로에게서 얻은 정보에 경악했다. '국민병'이라는 개념 자체도 충격을 주었지만 그들을 지휘하는 자들이 하나 같이 공화국에 열광하는 장교들이었던 것이다. 그 사실은 국민병들이 "전투"라는 방법에 의한 대량 학살을 당할 것임을 의미했다.

제 2 공수보병연대의 병사들도 그 소식을 들었지만, 자기들이 그 불쌍한 국민병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죽을 만큼 죽은 공화국에 싸울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는 투였다. 하지만 연대 정보부가 입수한 정보는 그들의 예상을 산산조각내버렸다. 공화국의 수도로 통하는 주요 요충지인 1304 고지에 국민병 1개 사단이 배치되어 있다는 정보였다.


렉미안은 중대 본부에서 나와 참호에 들어앉아 있는 중대원들을 격려하고 있었다.

"중대장님. 진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지붕만 있으면 좋을텐데요."

기관포를 잡고 전방을 주시하던 커던힐이 렉미안이 오자 노골적으로 참호 생활로 돌아간 것을 비꼬았지만, 렉미안은 픽 웃으며 그에게 알밤을 쥐어박을 뿐이었다. 중대원들은 바로 어제만 해도 마을에서 주민들을 내쫓고 그 집에서 잠을 잤기 때문이었다.

"하루만 견디라구."
"아. 중대장님. 커피 한 잔 하고 가십시오."

기관포 진지 구석에서 꼼지락거리던 부사수 들레이르가 캔틴에 끓인 커피를 렉미안에게 내밀었다. 렉미안은 캔틴을 받아 한 모금 마시고 그에게 돌려주었다. 그러자 들레이르가 다시 캔틴을 내밀며 말했다.

"아뇨. 다 가지고 가셔서 나중에 돌려주시면 됩니다."
"고마워."

따뜻한 커피까지 받아들자, 렉미안은 군용 진지에 있는게 아니라 보이스카우트 뒤뜰 야영에 온 기분이 들었다.. 그는 월터 병장과 어제 막 들어온 보충병인 헨드릭스 일병이 있는 관측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관측소는 전방에 있었기 때문에, 헨드릭스가 가기 싫어했지만 월터가 억지로 끌고 간 걸 기억하고 있는 렉미안은 분명 불안해 하고 있을 헨드릭스가 조금 걱정되었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guns."

렉미안이 암구어를 읊자 관측소에서 곧 대답이 들려왔다.

"roses."

예상대로 헨드릭스는 초조해하고 있었다. 월터는 렉미안과 눈이 마주치자 자신은 아무 죄도 없다는 듯 딴청을 피웠다.

"헨드릭스."
"그냥 지미로 부르십시오."

총은 전방을 겨누고 있지만 눈은 계속 뒤에 있는 아군의 진지를 보고 있던 헨드릭스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렉미안이 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월터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목소리를 낮추어 렉미안을 불렀다.

"중대장님. 정면을 보십시오. 관측용 카메라로 보셔야 할 겁니다."

렉미안은 월터가 가리키는 곳을 장갑복에 달린 카메라의 줌 인 기능으로 살펴보았다. 아까전만 해도 어둠에 묻혀 있던 산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헨드릭스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헨드릭스. 진정해."

월터가 헨드릭스를 붙잡고 그를 어떻게든 안정시키려고 애쓰는 동안 렉미안은 대대까지 통신 채널을 열고 무전을 날렸다.

"바텐더 나인. 여기는 파이어플라이 식스. 적 발견."
-바텐더 나인이다. 민간인과 구별이 가능한가? 확인하라.

렉미안이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다른 중대에서 쏘아올린 조명탄이 어둠을 쓸어냈다.

수많은 병사들이 중대로 진격해오는 것이 렉미안의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렉미안은 대답 대신 채널은 중대 채널로 돌렸다.

"전 중대원 전투 테세로, 적이 접근한다."

총구를 겨누고 사거리 안으로 접근하기를 기다리던 월터가 이상하다는 듯 렉미안에게 말했다.

"정규군이 맞습니까? 아무도 강화장갑복을 입지 않았습니다."

렉미안이 구석에 기대어 놓았던 소총을 집어 들고 씁쓸하게 대답했다.

"정규군의 탈을 쓴 민간인이지."

그가 중대 본부로 뛰어가자 그제야 마음을 가라앉힌 헨드릭스가 중얼거렸다.

"세상에."
"......"

국민병 1개 연대가 돌격해오고 있다는 소식은 제 2 공수보병연대의 진지에서 3km 떨어진 곳에 있는 제 8 기갑사단 예하 89 포병대대에게도 전달되었다. 좌표를 송신받은 자주포와 야포들이 포각을 맞춘 뒤, 일제히 불을 뿜었다. 포구에서 내뿜어지는 섬광에 포대를 둘러싸고 있던 어둠이 일순간 걷혔다.

첫번째 포탄이 국민병의 전열 한가운데에 작렬했다. 백린탄이었다. 백린탄은 파괴력은 일반 고폭탄보다는 떨어지지만, 물체의 수분을 모두 흡수하기 전까지는 절대 불이 꺼지지 않는 화상을 남기는 포탄이었다. 몸에 불이 붙은 사람들이 땅에 널부러져 비명을 질렀다.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와 껍질이 벗겨지는 모습을 본 아직 멀쩡한 국민병들은 그 끔찍한 모습에 진격을 멈추고 두려움에 질려 몸을 떨었다. 그러나 이어서 떨어지는 포탄의 소나기는 그들의 육신을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신을 부르며 기도하는 목소리는 파열음에 묻히고, 파편과 흙더미 사이로 사라진 형을 부르는 동생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광신도마냥 진격을 억지로 독려하던 장교들은 자신들이 먼저 진지로 내빼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달음박질도 포탄의 마수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용케 진지 앞으로 접근한 국민병들도 기관총과 박격포의 탄막에 휩쓸려 고깃조각이 되었다.

"...그라운드 제로."

렉미안이 그 광경을 지켜보며 내뱉었다.


제 16 국민병 사단의 45연대는 전투가 개시된지 1시간 만에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사단장인 공화국군의 오스트로프 소장은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내렸다. 대기하고 있는 44연대마저 공격에 투입하라는 명령이었다. 참모들이 반발했지만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단장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44연대는 배치된지 2시간 만에 극소수를 제외하고 전멸했다.


렉미안은 그 날의 침통한 심정을 자신의 일기장에 적었다.

'약 5천명 가량의 민간인들이 국민병이라는 되먹지도 못한 딱지를 달고 학살을 당했다. 도대체 공화국의 고위 장교와 정치인들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인가? 패배로 끝나가고 있는 전쟁을 빨리 끝내지는 못할 망정, 그들은 국민들의 충성심을 이용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게다가, 징집된 사람들 중의 태반은 소년이나 노인이다. 우리의 본국에서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나이인데, 그 사람들은 포탄과 총탄에 휘말려 시체조차 추리지 못할 정도로 비참하게 죽어나갔다.

전투가 끝난 후 남은 적을 수색하기 위해 1 소대원들을 보냈다. 소대장 폴리는 그답지 않게 감정이 울컥 솟았는지 보고를 하면서 몇 번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중대장님. 그들은 아무 것도 가진게 없었습니다. 방어구, 제대로 된 무기, 탄약, 아무 것도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가 나가고 난 뒤 2 소대장 라미아가 너무 커서 헐렁한 군복을 입고 온 소년을 데리고 왔다. 1 소대가 수색을 나가서 찾은 국민병의 유일한 생존자였다. 얼굴을 보니 기껏해봤자 열다섯도 안되어 보였다. 다행히도 그는 상처 하나 없었다. 나는 전투 식량에 들어있는 비스켓과 어제 지나온 마을에서 얻은 우유를 아이에게 주었다. 며칠을 굶었는지 그는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소년은 실컷 먹은 뒤, 우리에게 국민병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름은 소벨센 안다르후. 나이는 열 넷인 그는 전쟁에 나가 전사한 아버지 대신 열두살 먹은 동생,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전쟁통에서도 나름대로 풍족하게 살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약 한 달전, 시내에 먹을 것을 배급받으러 가는 도중에 트럭을 타고 지나가던 공화국군에게 강제로 끌려가 국민병 제 16 사단에 징집되었다.

병영 생활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무장이라곤 남아도는 구식 소총과 조잡한 수류탄이 전부였고, 식량은 아직 온전하게 남아있는 정규군에게 최우선으로 보급되었기 때문에 식사도 형편 없었다고 그는 전했다. 보름 간 최소한의 훈련을 마친 부대는 수도로 가는 길목인 1304 고지(그들은 그 고지를 켕드메쉬라고 불렀다)에 배치되었다. 희망 따위는 이미 없었다. 모두 카틀라시에 연방군에게 항복하거나 도망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들 중 몇몇이 탈영을 감행했지만, 곧 뒤쫓아온 헌병대에 의해 즉결처분을 당했다. 헌병대는 총살당한 시체를 진지의 중앙에 늘어놓았고, 그 후 아무도 도망치지 않았다.

탈영 사건이 있은지 이틀 뒤에, 연방군이 이 지역에 들어왔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장교들은 모두 쓸어버리자고 자기네끼리 모여 발광하듯 외쳐댔지만 국민병들은 죽음을 예감하며 대부분은 체념했다.

그리고 전투가 시작되었고, 자신은 아무 것도 모르는 동생의 손을 꽉 잡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몇번이나 말했다. 하지만 포격을 맞고 정신 없이 도망치는 도중에 그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동생은 온데간데 없고, 자신은 동생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얘기가 여기까지 이르자 소년은 탁자에 엎드려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 말했다. 왜 자신의 동생이 죽어야 하냐고. 착한 일만 하고 이웃에게 늘 사랑받던 그 동생이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야 하냐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지켜보고 있던 라미아도 마찬가지였다. 거대한 재앙에 휩쓸린 힘없는 사람의 슬픔을 위로조차 할 수 없는 나의 무력함이 혐오스러웠다.

라미아는 소년을 데리고 나갔다. 나는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다.'


날이 밝자 연대장 도르펜 대령은 제 8 기갑사단의 24 기계화 보병 연대와 함께 고지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전투는 어젯밤과 마찬가지로 "전투"라고 부르기에는 부끄러웠다. 대원들은 싸우려는 적보다 항복하려는 적을 안심시키고 달래느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몇몇 장교에게 이끌려 억지로 싸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곧장 제압되거나 사정을 알고 있는 연방군이 장교만 사살하자 곧장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기 위해 우르르 달려들었다.

렉미안은 중대를 이끌고 고지를 오르다가 얕은 참호에 뛰어들었다. 대충 수색하고 나가려던 차에, 누군가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가 뒤를 돌아보자 가슴에 총탄을 맞은 청년 한 명이 피 묻은 펜던트를 들고 누워 있었다. 황급히 붕대를 꺼내던 렉미안에게 청년이 뭐라고 말했지만 너무 작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청년의 펜던트를 건네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청년은 곧 축 쓰러졌다.

3시간 만에 고지는 점령되었다. 연방군의 사망자는 없었다. 국민병 44,45연대를 전멸로 몰아넣은 제 16 국민병 사단장 오스토르프는 전용차를 타고 허겁지겁 도망치다가 차가 뒤집혀 간신히 기어나오다가 포로로 사로잡혔다. 그러나 그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제 8 기갑사단장 토르히 소장에게 두들겨 맞았다. 아무도 소장을 말리지 않았다.

렉미안은 고지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시 적었다.

'전투는 끝났다. 살아남은 46 국민병 연대의 사람들은 포로가 되어 포로 수용소로 옮겨질 것이다. 하지만 이 고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들은 포로 수용소보다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곧 연대 본부에서 그들의 처분에 대해 회의가 열릴 것이다.

아까 전에 웬 꼬마 아가씨가 고지에 힘겹게 올라왔다. 아이는 자신의 아버지를 찾는 듯 했다. 늘어서서 앉아 있는 포로들을 감시하고 있던 초병이 아이를 막았지만, 나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아이는 곧 아버지를 찾아 그의 품에 안겼다. 아이를 막던 초병이 그 광경을 보고는 쑥쓰러웠는지 그만 고개를 돌려버렸다.

전투 중에 얻은 펜던트도 제 주인을 찾았다. 그 주인은 젊은 여자였다. 숨을 헐떡이며 고지로 올라온 그 여자는 몇몇 병사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다가 나에게 다가왔다. 혹시 머리가 검고 키 큰 남자를 본 적이 없느냐고. 나는 아까 전 나에게 펜던트를 준 그 청년을 떠올렸다. 주머니를 뒤져 그녀에게 펜던트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온 몸을 떨며 펜던트를 받더니, 곧 자리에 쓰러져 울기 시작했다. 측은하게 바라보던 젤턴 상사가 나에게 말했다.

"차라리 알려주시지 않는게 더 나을 뻔 했습니다."
"평생 실종자로 알고 기다리는 것보다...이게 나을지도 몰라."'


며칠 뒤 그 고지에서 국민병에 대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연방의 정치적인 의도였다. 하지만 그 자리에 참석한 제 2 공수보병연대 대원들은 진심으로 명복을 빌어주었다. 그들은 그 전투에서 죽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도르펜 대령은 그 자리의 막바지에, 옛날 지구의 한국이란 나라에서 지어진 시를 읽었다.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

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구비구비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


-미당 서정주, 귀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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