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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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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 capo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5건 조회 338회 작성일 05-02-0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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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ㅂ-; 2일 만입니다... 아주 빠른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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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이 열리고 베르단디가 들어왔다.

 케이이치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윤기 있는 갈색 머리칼과 하얀 피부가 달빛을 받아 어두운 방안

에서도 빛나 보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리스가 떠올랐다. 케이이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꾸만 떠오르는 기억을 쫓아버리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어색한 동작으로 머뭇거리는 베르단디에게 이모르가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또 만났네요”


 그제야 베르단디가 이모르를 쳐다보았다. 이모르가 살짝 미소지었다.


 “아, 그때 그..”


 베르단디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몰리스예요, 이름은 얘기 안했었죠? 그냥 편하게 이모르라고 불러요”


 “반가워요, 이모르”


 베르단디가 이모르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 그때 케이이치에게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

분이 안 좋은 듯 굳은 어조였다.


 “나를 찾았다고”


 케이이치의 말에 베르단디가 고개를 돌렸다. 케이이치와 그녀의 눈이 마주쳤다.

 보석같은 아름다운 흑안..

 잠시 동안 케이이치를 바라보던 베르단디의 표정이 급격하게 변했다. 놀란 것 같기도 하고 기

쁜 것 같기도 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아.. 케이이치..”


 베르단디가 말을 잇지 못한 채 울먹거렸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모습에 놀란 이모르가 베르단디

에게로 다가왔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예요?”


 “아니.. 아무일도 아니예요, 죄송해요..”


 이모르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베르단디가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흘러내린 눈

물을 다 닦아낸 베르단디가 무릎을 꿇으며 다소곳한 자세로 앉았다. 그녀의 이상한 행동에 어리

둥절한 표정을 한 이모르에게 미소를 띠운 베르단디가 케이이치를 바라보았다.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잠시 간격을 두고 말을 멈춘 베르단디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천상계 유그드라실의 여신 구원사무소에서 근무하는 1급 비한정 여신이자 12명의 최고

위신 가운데 한명인 베르단디라고 합니다.”


 “......여신..이라고?!”


 베르단디의 말에 이모르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리쳤다. 그러나 곧 그녀의 표정이 서

서히 굳어졌다. 잠시 동안 방안에 적막이 흘렀다.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크큭...크하하하...하하하하”


 가만히 베르단디를 주시하던 케이이치가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베르단디가 갑작스

러운 그의 웃음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모르도 굳은 표정을 풀지 않은 채 케이이치

를 돌아보았다. 케이이치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는 참을 수 없

다는 듯 고개까지 젖혀 가며 웃어댔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한손으로 눈

을 가린 채 미친 듯이 입으로만 웃고 있었다.

 이모르에게는 그 웃음이 슬픈 흐느낌으로 들려왔다.


 “여신이라..크크큭..하하하하”


 케이이치는 그 동안의 궁금증이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이상해졌던 이유, 자신의 의지를 무시한 채 이유없이 떠오르던 이리

스의 기억..

 그녀는 신이었다. 이리스를 죽게 만든, 그녀가 증오해 마지않는 신이었다.

 하지만 쉽게 인정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그에겐 신은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부정

해야만 하는 대상이었다.

 케이이치가 웃음을 멈췄다. 그러자 베르단디가 입을 열었다.


 “왜 웃는거죠?”


 궁금하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당사자를 앞에 두고 그렇게 웃어댔음에도 전혀 화난 기

색 없이 그저 웃은 이유가 궁금하다는 듯한 어조였다. 그런 그녀를 바라 본 케이이치가 입을 열

었다.


 “왜 웃냐고? 후후.. 난 이제까지 신이 인간 앞에 이런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난 네가 신이라는 말을 믿을 수 없어“


 “하지만 전 1급신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 없는데요”


 “그럼 증명해봐”


 말을 하는 케이이치의 어조가 약간 높아졌다. 베르단디는 그런 케이이치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

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케이이치는 그런 베르단디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잠시 동안

케이이치를 바라보던 베르단디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가리키며 이모르에

게 말했다.


 “이모르, 저것 좀 가져다주겠어요?”


 아까 그 화초였다.

 처음보는 케이이치의 모습에 놀라 있던 이모르가 베르단디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케이이

치가 신을 증오한다는 건 자신도 알고 있던 일이었다. 이리스가 죽게 된 상황도 알고 있던 일이

었다. 케이이치는 그녀에게만은 뭐든지 말해줬으니까 그렇지만 케이이치의 저런 모습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정신을 차린 이모르가 창가에 놓인 화초를 가져다 베르단디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베르단

디가 눈을 감으며 말라버린 화초위로 손을 가져갔다. 그녀의 입에서 작은 흥얼거림이 새어나왔

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손에서 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


 이모르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미 말라버렸던 화초가 점점 살아나고 있었다. 잠

시 방안에 베르단디의 작은 노랫소리가 퍼졌다. 이윽고 베르단디의 노래가 멈추자 손에서 뿜어

져 나오던 빛이 사라졌다. 이미 화초는 처음 피어난 것처럼 생기를 머금고 있었다. 베르단디가

눈을 떠 케이이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받은 케이이치가 입을 열었다.


 “분명 죽은 생명을 살리는 일은 신관이나 마법사 따윈 흉내도 낼 수 없는 일이지”


 “화초는 완전히 죽은 게 아니었어요”


 “그래, 아무래도 상관없어 믿기로 하지, 그럼 신께서 나를 찾은 용건은 뭐지?”


 케이이치가 비난섞인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베르단디는 여전히 화난기색 따윈 보이지

않았다. 잠시 뜸을 들이던 베르단디가 입을 열었다.


 “저는... 당신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찾아왔어요”


 베르단디의 말이 끝나자 방안에 다시 적막이 흘렀다. 그리고 잠시 후 케이이치에게서 다시 웃음

이 터져나왔다.


 “크큭, 하하하하.. 또 한번 웃게 만드는군.. 그래, 나 같은 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그러기위

해 찾아왔다고?”


 케이이치의 목소리 점차 커져갔다. 베르단디가 그런 케이이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여전히

케이이치에겐 기분 나쁜 시선이었다.


 “난 소원 따윈 없어 그만 사라져”


 케이이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고는 그녀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베르단디는 그런 케

이이치의 모습에 마음이 서글퍼지는 것을 느꼈다. 슬픈 마음에 눈썹을 살짝 찌푸린 채 베르단디

가 다시 케이이치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전.. 당신이 진심으로 원했기 때문에 찾아온 거예요..”


 “닥쳐!! 네가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야!!”


 다시 고개를 돌린 케이이치가 베르단디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케이이치는 그녀의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이리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도 그

를 쳐다보는 시선에서 느껴지는 슬픈 듯한 눈동자도 그런 시선은 용납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무

엇보다 그녀는 신이었다. 그가 증오하는 대상이었다. 굳이 증거 따위 내밀지 않아도 느낄 수 있

었다.

 케이이치가 다시 소리쳤다.


 “내가 너를 원했다고?? 네가 내 소원을 들어주길 진심으로 원했다고!!”


 분명.. 원했었다. 7년전 과거에..


 “난 신에게 빌 소원이라면 흔해 빠진 것조차 없는 놈이다. 널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할 가식적

인 소원조차 빌지 않을 그런 놈이다!! 그런데 내가 널 원했다고!! 난 신 따위에게 내 소원을 들어

달라고 원한 적 없어 그러니 돌아가, 너를 보고 있으면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어!!!”


 쾅!


 베르단디를 향해 피를 토해내 듯 내뱉은 케이이치가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방을 나섰다.

 케이이치가 거칠게 닫은 방문이 부서질 듯 흔들렸다. 그러자 이모르도 베르단디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한 차례 쳐다보곤 케이이치를 따라 방을 나섰다.


 “케이이치..”


 방안에 혼자 남겨진 베르단디에게서 슬픈 음성이 흘러나왔다.

-------------------------------------------------------------------------------------

하아.. 이번엔 그나마 좀 빨리올렸습니다 =ㅂ=~;;

아마 #10 이 끝나면 외전 하나 들어가지 않을까 싶군요..;;

갑자기 쓰고 싶은게 생겨서;;

그럼...

p.s 피카 님이 드디어 코멘을 달아주셨더군요 -ㅂ-;
 
    사실 그동안 피카님 코멘이 안달리길래 어떻게 해석해야 하난 고민을....[-ㅂ-?;;]
   
    뭐 칭찬이든 비판이든.. -태클이란 말은 듣는 사람이나 쓰는사람이나 별로 안좋죠 -ㅛ-;-

    아무튼 코멘트가 많이 달리면 자극도 되고 쓰는 맛도 나고 ~ㅂ~;; 그런거죠;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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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넨님의 댓글

노르넨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흐흐흐... 외전은 케이이치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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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capo님의 댓글

da capo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러니까.. 아쉽게도........;;;;;;;;

문득 -ㅅ-;; 과거를 외전으로 만들어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다른걸 써보려고;;;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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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님의 댓글

ki♡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밌어요 ^0^ 앞으로도 많이 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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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⅓님의 댓글

┌아오이⅓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케이 그렇게 잘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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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보디가드님의 댓글

신의보디가드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상하군요 뭐엇이그를 저렇게 만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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