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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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사랑하고..
한 여신을 사랑하고..
끝내 헤어진 이야기..
영원히 사랑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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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하지, 이모르.”
어느 정도 야영을 할 수 있을만한 크기의 공터를 발견한 남자가 말했다. 20세 중반정도로 보이는 얼굴이었다. 어깨근처 쯤에서 한데 모아 묶은 검은 흑발이 인상적이었다. 눈도 역시 깊은 흑색이었다.
“그래요 벌써 해가지고 꽤 시간이 지났으니.”
남자 뒤에서 가벼운 걸음걸이로 따라오던 여자가 말했다. 17살 정도 되었을까. 남자와는 다르게 어려보이는 외모였다. 입가에 지은 미소가 귀여웠다. 여자는 남자의 말에 동의했다. 산 속에 들어선 지도 꽤 되었지만 아직도 산길은 많이 남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짐을 풀고 불 피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흠.. 케이이치, 역시 산 아래 있던 마을에서 하루 묵을 걸 그랬죠?”
공터 주위에서 불을 피울 장작을 주워오며 여자가 말했다. 여관의 침대를 아쉬워하는 말투였지만 노숙하는 것에 대해 불평은 없어 보였다.
“가끔은 이런 것도 좋지, 가을이잖아 별도 많고”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 이미 마을에서 이른 저녁식사를 했기 때문에 식사준비는 필요 없었다. 여자가 모닥불 위에 물을 올려 두었다. 두 사람은 모닥불 가까이에 모포를 깔고 그 위에 주저앉았다.
밤공기가 적당히 서늘한 것이 기분 좋은 느낌을 주었다. 아직은 가을의 초입이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서서히 높아지고 있었다. 구름 한점 없기는 밤하늘도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달도 뜨지 않은 밤이었다. 작은 별빛이 검은 밤하늘에 빽빽하게 박혀 있었다. 밤공기를 느끼며 손장난을 하던 여자가 끓는 물을 잔에 부었다. 두개의 잔 중 하나를 남자에게 내밀며 여자가 말했다.
“여기요, 그리 춥진 않지만 자기 전에 한잔해요.”
무료함을 달래려 단검을 손질하던 남자가 잔을 받았다.
“웬 거야?”
“홍차예요, 아까 조금 사 놓았어요.”
여자의 말에 남자가 작게 미소 지었다.
조용히 홍차를 홀짝이며 타오르는 불빛을 바라보던 여자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장난스럽게 킥킥대며 웃음기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막 떠올라요.”
“나를 보면? 어째서?”
단검 손질을 마치고 별 생각 없이 불길을 바라보던 남자가 문득 고개를 돌려 여자를 쳐다보았다.
“내가 당신이랑 함께 다닌 게 벌써 7년도 더 되었는데 당신은 당신에 관해선 아무 말도 안 해 줬잖아요 궁금해서 이 생각 저 생각이 막 떠올라요.”
여자가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남자가 홍차를 다 마시고 빈 컵을 내려놓으며 궁금하다는 듯 말했다. 재미있어 하는 미소를 입가에 띠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그렇게 재미있어?”
여자가 이불로 쓰려던 모포를 끌어다 어깨에 걸쳤다. 피부에 와 닿는 까칠한 느낌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하던 여자가 말했다.
“정말 말해도 돼요? 오늘 밤만으로는 부족 할지도 모르는데?”
남자의 미소가 짙어졌다. 밝고 명랑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옛날의 상처 따위는 자취도 남지 않은 듯 했다.
“상관없어”
후훗.. 여자가 작게 웃었다.
“내 이야기에는.. 내가 본적이 없는 것들도 나와요 신이나 오고, 아, 여신이요 후후.. 마족도 나와요 백성을 하나하나 사랑할줄 아는 대의를 위한다고 소의를 무참히 버리지도 않는 아직은 아니지만 장차 훌륭한 왕이 될 왕자도 나오고..”
여자의 말을 듣던 남자는 여자의 과거를 생각했다. 역시 그래도 아직은 의식하고 있는 것인가.. 여자의 말이 계속 되었다.
“......당신은 여신을 사랑하게 되는..그런 역할이예요.. 어때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
기대감에 찬 남자의 대답에 여자가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내었다.
“나중에 이런 생활이 끝나고 한곳에 정착하게 된다면 시로 만들어야지. 케이이치 당신한테 가장 먼저 해주는 거예요”
그냥 떠올랐다던 이야기가 어느새 그만큼이나 발전했는지 여자는 그 이야기를 시로 만들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하는 거예요.. 바로 이 숲 속에서..”
한 여신을 사랑하고..
끝내 헤어진 이야기..
영원히 사랑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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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하지, 이모르.”
어느 정도 야영을 할 수 있을만한 크기의 공터를 발견한 남자가 말했다. 20세 중반정도로 보이는 얼굴이었다. 어깨근처 쯤에서 한데 모아 묶은 검은 흑발이 인상적이었다. 눈도 역시 깊은 흑색이었다.
“그래요 벌써 해가지고 꽤 시간이 지났으니.”
남자 뒤에서 가벼운 걸음걸이로 따라오던 여자가 말했다. 17살 정도 되었을까. 남자와는 다르게 어려보이는 외모였다. 입가에 지은 미소가 귀여웠다. 여자는 남자의 말에 동의했다. 산 속에 들어선 지도 꽤 되었지만 아직도 산길은 많이 남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짐을 풀고 불 피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흠.. 케이이치, 역시 산 아래 있던 마을에서 하루 묵을 걸 그랬죠?”
공터 주위에서 불을 피울 장작을 주워오며 여자가 말했다. 여관의 침대를 아쉬워하는 말투였지만 노숙하는 것에 대해 불평은 없어 보였다.
“가끔은 이런 것도 좋지, 가을이잖아 별도 많고”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 이미 마을에서 이른 저녁식사를 했기 때문에 식사준비는 필요 없었다. 여자가 모닥불 위에 물을 올려 두었다. 두 사람은 모닥불 가까이에 모포를 깔고 그 위에 주저앉았다.
밤공기가 적당히 서늘한 것이 기분 좋은 느낌을 주었다. 아직은 가을의 초입이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서서히 높아지고 있었다. 구름 한점 없기는 밤하늘도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달도 뜨지 않은 밤이었다. 작은 별빛이 검은 밤하늘에 빽빽하게 박혀 있었다. 밤공기를 느끼며 손장난을 하던 여자가 끓는 물을 잔에 부었다. 두개의 잔 중 하나를 남자에게 내밀며 여자가 말했다.
“여기요, 그리 춥진 않지만 자기 전에 한잔해요.”
무료함을 달래려 단검을 손질하던 남자가 잔을 받았다.
“웬 거야?”
“홍차예요, 아까 조금 사 놓았어요.”
여자의 말에 남자가 작게 미소 지었다.
조용히 홍차를 홀짝이며 타오르는 불빛을 바라보던 여자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장난스럽게 킥킥대며 웃음기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막 떠올라요.”
“나를 보면? 어째서?”
단검 손질을 마치고 별 생각 없이 불길을 바라보던 남자가 문득 고개를 돌려 여자를 쳐다보았다.
“내가 당신이랑 함께 다닌 게 벌써 7년도 더 되었는데 당신은 당신에 관해선 아무 말도 안 해 줬잖아요 궁금해서 이 생각 저 생각이 막 떠올라요.”
여자가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남자가 홍차를 다 마시고 빈 컵을 내려놓으며 궁금하다는 듯 말했다. 재미있어 하는 미소를 입가에 띠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그렇게 재미있어?”
여자가 이불로 쓰려던 모포를 끌어다 어깨에 걸쳤다. 피부에 와 닿는 까칠한 느낌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하던 여자가 말했다.
“정말 말해도 돼요? 오늘 밤만으로는 부족 할지도 모르는데?”
남자의 미소가 짙어졌다. 밝고 명랑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옛날의 상처 따위는 자취도 남지 않은 듯 했다.
“상관없어”
후훗.. 여자가 작게 웃었다.
“내 이야기에는.. 내가 본적이 없는 것들도 나와요 신이나 오고, 아, 여신이요 후후.. 마족도 나와요 백성을 하나하나 사랑할줄 아는 대의를 위한다고 소의를 무참히 버리지도 않는 아직은 아니지만 장차 훌륭한 왕이 될 왕자도 나오고..”
여자의 말을 듣던 남자는 여자의 과거를 생각했다. 역시 그래도 아직은 의식하고 있는 것인가.. 여자의 말이 계속 되었다.
“......당신은 여신을 사랑하게 되는..그런 역할이예요.. 어때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
기대감에 찬 남자의 대답에 여자가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내었다.
“나중에 이런 생활이 끝나고 한곳에 정착하게 된다면 시로 만들어야지. 케이이치 당신한테 가장 먼저 해주는 거예요”
그냥 떠올랐다던 이야기가 어느새 그만큼이나 발전했는지 여자는 그 이야기를 시로 만들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하는 거예요.. 바로 이 숲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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