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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멸(幻滅)의 시간-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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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뢰(暴雷)..."

 울드의 손에서 강한 스파크가 번뜩였다. 그녀의 주특기가 시전되고 있었다.

 "강림(降臨)...!"

 순간적으로 그려진 오망성진의 마법진에 천계(天界)의 벼락이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해지는 무시무시한 광경이었다, 적어도 울드는 파괴력만큼은 타 1급신에 비해
무척이나 월등했다.

 -파샷!

 짧은 섬광과 함께 순간적으로 시야가 마비되자 스쿨드는 부들부들 떨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의 적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게 한계인가요?"

 섬광이 겆히자 조용한 목소리와 함께 한 여인이 저벅거리며 걸어오기 시작했다. 인간의 것이 아닌 듯한 미모. 맑은 눈동자에 이마에 비치는 금강석계 문양. 그리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황금빛 블론드 머리칼. 그 모든 것이 가리키는 이는 단 한 사람... 아니 여신(女神)밖에 없었다.

 "베, 베르단디 언니..."

 스쿨드는 몸을 떨었다. 처음으로 느끼는 진실된 공포였다. 그 동안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스쿨드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건 - 그녀의 우상인 베르단디가 그녀 곁에 있었던
까닭이었다. 그러한 그녀가...

 "마음이 편하지는 않군요."

 베르단디가 희미한 미소를 띄었다.

 "그러니 조용하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케이는 주저앉아서 허탈한 웃음만을 흘리고 있었다.

 '저게... 베르단디라고...?'

 과연 그가 알던 베르단디와 저 여인이 동일인물일까? 그녀는 분명히 말했다. 그와 함께
지냈던... 아니, 천계의 신으로서 존재했던 모든 시간들이 거짓이었다고. 단순히, 세계의
파멸을 위한 거짓이었다고 말이다. 믿고 싶었다. 그녀의 의지가 아니라고. 단순히 세뇌되었을
뿐이라고. 하지만 믿기에는 너무나도 상황이 명백했다.

 "아무런 바이러스도 아니고 마의 기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아. 어디까지나 순수한 베르단디
 자신의 의지이며 기운이야."

 페이오스의 한마디에 울드는 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녀가 으르렁거렸다.

 "그 말에 책임질수 있나?"

 페이오스는 입술을 깨물 뿐 대답을 회피했다.

 "대답해...!!"

 울드가 그녀의 멱살을 집고 던져버렸다. 페이오스는 비행술로 가벼이 설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 스스로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친자매. 아니 친자매라
'여겨왔던' 그녀에게 배신당한 기분이 어떨까...

 "홀리벨(Holybell)."

 미성과 함께 천사가 날아올랐다. 아무 것도 변한 것은 없었다. 단지... 원하는 것이 세상의
파멸과 무(無)로서의 귀화라는 베르단디의 목적이 밝혀진 것 뿐. 그러면 그 모든 것이
연기였단 말인가? 그들 자매와도.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도. 그리고... 케이와의 사랑도...

 "질 줄 알고...!!!"

 분노에 타오르는 울드의 등 뒤로 반신반마의 천사가 나타났다. 베르단디는 빙긋 웃었다.

 "어머, 언니도 제 힘에는 상대가 안되는 것을 아실 텐데요... 하지만 신력 싸움이라면 상당히
 오래 끌테니..."

 그녀는 손가락을 살며시 만지작거렸다. 무언가 생각할 때의 그녀의 버릇이었다.

 "뭐, 그럼 마력(魔力)이면 충분하겠네요."

 베르단디의 손에 살포시 모여드는 붉은 기운. 그녀의 입이 열린다.

 "암흑 속에 깃든 공포여... 태초의 바다 속에 깃든 혼돈이여...."

 "...!!!"

 "마, 말도 안돼... 설마 마신(魔神)계 최상급 주문인 Blade Of Nightspirit?"

 케이오스가 대경실색한채로 중얼거렸다.

 "적어도 신족인 이상 마계의 힘을 빌리면 상당한 타격을 받아야 정상일 텐데... 특히나
 저 주문은 마신의 힘을 빌리는 것... 그렇다면 적어도..."

 그녀의 경악한 모습에 베르단디가 살포시 웃었다.

 "소멸치까지는 가야 한단 말씀이시죠? 이걸 어쩌죠? 마신 베이리는 전데요? 자신의 힘을 빌린다고 소멸까지 가지는 않아요."

 그녀의 장난스러운 모습에 울드가 이를 갈았다.

 "결국은 우리 모두를 가지고 놀았다는 건가, 베르단디!"

 베르단디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금 정신을 집중했다.

 "그 속에 숨겨진 파괴의 본능을 꺼내 나의 적들을 파멸의 길로."

 베르단디의 손에 붉은 핏빛 구체가 집결되었다. 그녀가 눈을 찡긋했다.

 "안녕 - 내 사랑들...!"

 -콰과과광

 거센 폭음과 함께 파멸의 주문은 그렇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 주문 속에서 원한의 기운 역시
깊고 은밀하게 쌓여갔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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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_Star님의 댓글

Lonely_Sta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베르단디 양에게 무슨 짓거리를 해놓은 건가...........[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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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넨님의 댓글

노르넨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호!! 괭장히 잼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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