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견초[月見草]-[6]이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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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句麗] 月見草
지독하다... 아니 내 머리 속은 이미 전장에서의 잔혹함에 매료되어 이 전장이 온통 잔인
그자체였다. 하지만.. 나는 생각과는 달리 몸은 즐거워하였다. 비록 전쟁은 많이 진행되었지만
큭.... 대체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거지...?
끝도 안 보이는 벌판에서 격돌한 마시넬 국과 가이아국의 정면 대결.
그것은 벌써 1시간 째... 대충 내 예감이지만 그정도 된 듯 하였다. 그동안 싸워 가이아국은
총병력의 약 1/3이 피해를 입은 반면... 확실히 마시넬 국은 피해가 적었다. 마법인가?
뭐 이상한 사술로 전투력을 높힌다거나 이동속도나 공격속도를 높혀준다거나 하는
이상한... 사술이었다. 후... 아무튼 나는 아직까진 무리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다만,
오래간만에 나온 전장터라 그런지 흥분되었을 뿐이었다. 그것도 불리해져가는 상황 속에서
강국이라 불리우는 마시넬 국을 상대로 더욱 전율을 느꼈다. 대부분이 불리해져가는 상황
속에서 뒷걸음을 치며 점점 후퇴를 하고 있을 때, 날 포함해 몇 안되는 기사들이 적의 진격을
간신히 막으면서 후퇴하는 것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덕이 있었는지 후에 굵은 인연이 되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찌됐든간에 후퇴를 거듭해 겨우 마시넬 국의 진격을 저지시킨 우리 부대는 성의 주변에 산지를
이용해 잠복하였다. 다행히 흔적은 남기지 않아서 여기까지 추격을 당하는 추격부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마시넬! 그 국가는 마법으로도 유명한 국가이다. 마법의 전파는 그곳에서 시작되었으니깐...
큭.. 정말 한심한 녀석들이군. 아무리 적이 강하더라도 끝까지 늘어져야지. 정말 하나같이 멍청
한 녀석들이야. 이래선 이 전쟁에서 승리를 얻어낼 확률이 그만큼 줄어들잖아.. 그것도 모르나?
하도 한심한 것 같아 한마디 하기 위하여 같이 잠복한 몇몇 병사들에게 말하였다.
"이대로 후퇴만 하다간 승산이 없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려고...."
"미친새끼. 그렇게 죽고 싶나?!"
"살고 싶으면 얌전히 닥치고 있어!"
헐... 말은 끝까지 들을 줄로 예상했건만... 중간에 끊어먹고... 그것도 욕질을 해? 욕질을 하는 것까지는 그래도 참겠다. 하지만.... 내 말을 중간에 끊다니... 고국에선 이런 일이 없었다.
그 중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내 신분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아무리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중간에 말을 끊거나 하지 않았건만... 난 뭔가가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닥치고 있으라고..? 지금 여기서 죽고 싶나..?"
내가 들어도 섬짓한 낮은 톤의 목소리었고, 꽤 깊은 내력을 싫어서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퍼뜨렸다. 내력이 담긴 목소리 답게 들은 자들은 겁에 질린 표정을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니 뒤로 뒷걸음질 치는 자들도 있었다.
"오호~ 대단한 실력이군. 자네 기사로서 소질이 있는 것 같아."
엥?? 내력이 담긴 소리를 듣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다니!!? 난 당황한... 아니 당황한 정도가 아닌 황당함의 극에 달해있었다. 그렇다면 이자는 지금 내 내력보단 높다는 뜻이었다. 이곳에 와서 기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자는 그렇게 많이 만나지 못했는데.. 후후.. 재밌군.
"당신은....?"
"아, 내 소개를 하죠. 난 가이아 국 레드 이글[Red Eagle:붉은 독수리] 소속의 프란츠 리트란슈라고 하오. 프란츠라고 불러주시오. 그럼 그쪽은...?"
말투를 보니 왠지 귀족층의 인물 같은데?
"아, 전 시르드란이라고 합니다. 시드라고 불러주세요. 이번 전쟁에 징병되어 온 검사입니다."
캬캬캬!! 내 얼마나 친절한가. 친히 이 전장에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까지 말해주지 않는가.하하하!
"흠.. 그런가? 그런데 난 그런걸 묻지 않았네만..."
쿵... 이런.. 무안하잖아...으윽..
"흐흠! 그럼.. 무슨 용건으로...?"
"다름이 아니라... 자네 실력이 갑자기 궁금해졌네."
으윽.. 이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흐윽...
"무, 무슨 말씀인지...하, 하.."
능청스럽게 연기해보려고 했지만... 어색했는지 금방 들통나고 말았다.
"그렇게 숨길 필요 없네. 그럼 전장에서 보겠네. 아!, 악수라도 하고 가겠네."
흐음... 왠지 이 인간 수상해... 하지만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청하는 악수에 응하여
손을 잡는 순간...손을 통해서 무언가가 내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듯 하였다. 이건... 상대의
기를 알아낼 때 사용하는.... 이런 노망날 자식을 봤나!! 오냐.. 받아주마.
난 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기를 내 몸에 융화시켜라다가 위험할 거란 생각이 들어 상대의 기에
서 느껴지는 순수함정도가 나보다 좋지 못하여 내 기를 역류시켜 프란츠란 자에게 돌려보냈다.
"큭!.. "
내 기를 받았는지 온 몸의 고통을 느끼며 신을 내뱉는 프란츠를 보면서 나는 아까 실패했던 능청
스러운 연기를 다시 하였다.
"괜찮으세요?"
하하하! 이번만큼은 능청스럽다는 것을 나도 느낄 수 있을만큼 자연스럽게 연기되었다.
후훗. 왠지 나 연기에 소질이 있나본데? 이왕 시작한거 연기쪽으로 나가봐??쿠쿡..
"자네 정말 대단하군. 내 기를 밀어내고 다시 내게 돌려보내다니...."
에? 무슨 소리래요..? 난 내 기를 밀어넣는데.. 내 기를 자신의 기로 착각할 정도라면 내 수준보다 한참은 뒤떨어지는 자임에 분명하였다. 그렇지만 겉으로 표출하지는 않았다. 그랬다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다행이 그자는 그것을 끝으로 자신의 대열로 돌아갔고, 우리는 잠시간 잊고 있던 전쟁에 정신을
쏟아부었다. 그야말로 초긴장에 초집중의 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마치
폭풍전야처럼... 매우 고요하고.. 풍요로웠다. 전쟁이 일어날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할 정도
로...하지만.. 그것은 그야 말 그대로 폭풍전야였고, 결국은 찾아올 폭풍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그와 같이 하늘로 치솟은 불화살을 신호로...
와아아아아아!!!! 두두두둥!!!
행진 함성과 함께 산지쪽으로 돌격해오는 마시넬 국 기사들.. 그리고 마법을 받았는지 그
이동속도는 무척 빨랐다. 그리고 산지로 날아드는 번개!!!
콰아앙!!!
내 예감이 맞다면 이럴 것이다. 조금 전의 폭풍전야같은 고요한 상황의 연출은... 다만 마시넬
국 측의 마법사들의 캐스팅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고위 마법이라 불리워지는
마법! 체인 라이트닝 볼트가 산지를 직격하였고 곧 거대한 폭음과 함께 피해를 많이 입은 산지
들이 속속 등장하였다. 다행이 우리 부대가 있는 이곳은 살짝 빗겨가 그리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부상자는 있는 듯 하였다.
무섭다... 마법이라는 것... 왠지 그런 파괴적인 모습에 호감이 갔다. 하지만... 지금 내 몸에
돌고 있는 기가 그것을 거부라도 하는 듯 온 몸의 전율을 일으킴으로서 신호를 보냈다.
으휴... 이렇게 된 이상!!
"이봐요! 잘 보고 계세요!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훗날 분명히 주어지는 댓가가 있을겁니다!
그리고 제 행동이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네요. "
"이봐!! 혼자 뛰어들려고...."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다 듣지 못하였다. 지금 내 몸은 온 세포가 다 감각이 살아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문구...''사람은,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가능 한 일을 실현 한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있어서 과연 불가능하단 일이 뭐가 있을까...?'' 어디선가 읽었던
문구였다. 그렇다. 사람에게 있어서 불가능하단 말은 맞지 않는다.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리고 난 다시 내 온 몸 속에서 깨어나는 세포 하나하나에 감각을 실었다.
이런 것을 보고 어떤 사람은 재능이라고 하고 천성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 것은.... 바로 본능이라 생각한다. 전장에서의 살의... 그것이 왠지 나를 끌어들이는 듯
하였고, 그것에 몸을 맡겨 달려들었다. 강한 적을 앞에 두고 나타나는 내 어렸을 적부터 있던
습성이었다. 그리고 또 다시 찾아온 의식의 끈의 갈림길!! 그것은 몇 일 전 리안과 같이 어떤 자와 싸울 때의 경우가 비슷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의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하여 바락을 하며 정신을 집중하였다. 하지만 힘들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그냥 정신을 잃고 편하게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괴로웠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알고 싶었다. 전에 넋을 잃어버린 듯한 리안의 표정이 과연
무엇을 보앗길래 그런 것인가를...
이 전쟁은 왠지 나와 내 자신과의 전쟁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찾아온 평안은...
그것이 어찌그렇게 편안할 수 있을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그런 평안함이 내 온몸을 짓누르
던 고통을 밀어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전과는 다르게 의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 씩 내 감각기관이 인식하기 시작한 풍경... 그것은 조금 전 내가 달려나갈 때의 풍경과 다를 게 없었지만... 내 자신.. 즉 내 몸은 변화가 일어났다. 드디어 내 몸의 기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광활한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이미 내 몸 안에 쌓을 수 있는 기는 다 쌓아서 더 쌓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번의 경험으로 인해 나는 새로운 사실을 감안할 수 있었다. 내 몸 주위로
기를 덮을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지금 내 몸 주위에 흐르는 기들이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게 된 것이다. 그것 때문인지 내 입가엔 미소가 걸렸고, 곧이어 시작된 내 검무는 적진을
향해 들어갔다.
드디어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의 승패가 갈릴 때였다.
지독하다... 아니 내 머리 속은 이미 전장에서의 잔혹함에 매료되어 이 전장이 온통 잔인
그자체였다. 하지만.. 나는 생각과는 달리 몸은 즐거워하였다. 비록 전쟁은 많이 진행되었지만
큭.... 대체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거지...?
끝도 안 보이는 벌판에서 격돌한 마시넬 국과 가이아국의 정면 대결.
그것은 벌써 1시간 째... 대충 내 예감이지만 그정도 된 듯 하였다. 그동안 싸워 가이아국은
총병력의 약 1/3이 피해를 입은 반면... 확실히 마시넬 국은 피해가 적었다. 마법인가?
뭐 이상한 사술로 전투력을 높힌다거나 이동속도나 공격속도를 높혀준다거나 하는
이상한... 사술이었다. 후... 아무튼 나는 아직까진 무리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다만,
오래간만에 나온 전장터라 그런지 흥분되었을 뿐이었다. 그것도 불리해져가는 상황 속에서
강국이라 불리우는 마시넬 국을 상대로 더욱 전율을 느꼈다. 대부분이 불리해져가는 상황
속에서 뒷걸음을 치며 점점 후퇴를 하고 있을 때, 날 포함해 몇 안되는 기사들이 적의 진격을
간신히 막으면서 후퇴하는 것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덕이 있었는지 후에 굵은 인연이 되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찌됐든간에 후퇴를 거듭해 겨우 마시넬 국의 진격을 저지시킨 우리 부대는 성의 주변에 산지를
이용해 잠복하였다. 다행히 흔적은 남기지 않아서 여기까지 추격을 당하는 추격부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마시넬! 그 국가는 마법으로도 유명한 국가이다. 마법의 전파는 그곳에서 시작되었으니깐...
큭.. 정말 한심한 녀석들이군. 아무리 적이 강하더라도 끝까지 늘어져야지. 정말 하나같이 멍청
한 녀석들이야. 이래선 이 전쟁에서 승리를 얻어낼 확률이 그만큼 줄어들잖아.. 그것도 모르나?
하도 한심한 것 같아 한마디 하기 위하여 같이 잠복한 몇몇 병사들에게 말하였다.
"이대로 후퇴만 하다간 승산이 없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려고...."
"미친새끼. 그렇게 죽고 싶나?!"
"살고 싶으면 얌전히 닥치고 있어!"
헐... 말은 끝까지 들을 줄로 예상했건만... 중간에 끊어먹고... 그것도 욕질을 해? 욕질을 하는 것까지는 그래도 참겠다. 하지만.... 내 말을 중간에 끊다니... 고국에선 이런 일이 없었다.
그 중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내 신분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아무리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중간에 말을 끊거나 하지 않았건만... 난 뭔가가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닥치고 있으라고..? 지금 여기서 죽고 싶나..?"
내가 들어도 섬짓한 낮은 톤의 목소리었고, 꽤 깊은 내력을 싫어서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퍼뜨렸다. 내력이 담긴 목소리 답게 들은 자들은 겁에 질린 표정을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니 뒤로 뒷걸음질 치는 자들도 있었다.
"오호~ 대단한 실력이군. 자네 기사로서 소질이 있는 것 같아."
엥?? 내력이 담긴 소리를 듣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다니!!? 난 당황한... 아니 당황한 정도가 아닌 황당함의 극에 달해있었다. 그렇다면 이자는 지금 내 내력보단 높다는 뜻이었다. 이곳에 와서 기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자는 그렇게 많이 만나지 못했는데.. 후후.. 재밌군.
"당신은....?"
"아, 내 소개를 하죠. 난 가이아 국 레드 이글[Red Eagle:붉은 독수리] 소속의 프란츠 리트란슈라고 하오. 프란츠라고 불러주시오. 그럼 그쪽은...?"
말투를 보니 왠지 귀족층의 인물 같은데?
"아, 전 시르드란이라고 합니다. 시드라고 불러주세요. 이번 전쟁에 징병되어 온 검사입니다."
캬캬캬!! 내 얼마나 친절한가. 친히 이 전장에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까지 말해주지 않는가.하하하!
"흠.. 그런가? 그런데 난 그런걸 묻지 않았네만..."
쿵... 이런.. 무안하잖아...으윽..
"흐흠! 그럼.. 무슨 용건으로...?"
"다름이 아니라... 자네 실력이 갑자기 궁금해졌네."
으윽.. 이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흐윽...
"무, 무슨 말씀인지...하, 하.."
능청스럽게 연기해보려고 했지만... 어색했는지 금방 들통나고 말았다.
"그렇게 숨길 필요 없네. 그럼 전장에서 보겠네. 아!, 악수라도 하고 가겠네."
흐음... 왠지 이 인간 수상해... 하지만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청하는 악수에 응하여
손을 잡는 순간...손을 통해서 무언가가 내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듯 하였다. 이건... 상대의
기를 알아낼 때 사용하는.... 이런 노망날 자식을 봤나!! 오냐.. 받아주마.
난 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기를 내 몸에 융화시켜라다가 위험할 거란 생각이 들어 상대의 기에
서 느껴지는 순수함정도가 나보다 좋지 못하여 내 기를 역류시켜 프란츠란 자에게 돌려보냈다.
"큭!.. "
내 기를 받았는지 온 몸의 고통을 느끼며 신을 내뱉는 프란츠를 보면서 나는 아까 실패했던 능청
스러운 연기를 다시 하였다.
"괜찮으세요?"
하하하! 이번만큼은 능청스럽다는 것을 나도 느낄 수 있을만큼 자연스럽게 연기되었다.
후훗. 왠지 나 연기에 소질이 있나본데? 이왕 시작한거 연기쪽으로 나가봐??쿠쿡..
"자네 정말 대단하군. 내 기를 밀어내고 다시 내게 돌려보내다니...."
에? 무슨 소리래요..? 난 내 기를 밀어넣는데.. 내 기를 자신의 기로 착각할 정도라면 내 수준보다 한참은 뒤떨어지는 자임에 분명하였다. 그렇지만 겉으로 표출하지는 않았다. 그랬다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다행이 그자는 그것을 끝으로 자신의 대열로 돌아갔고, 우리는 잠시간 잊고 있던 전쟁에 정신을
쏟아부었다. 그야말로 초긴장에 초집중의 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마치
폭풍전야처럼... 매우 고요하고.. 풍요로웠다. 전쟁이 일어날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할 정도
로...하지만.. 그것은 그야 말 그대로 폭풍전야였고, 결국은 찾아올 폭풍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그와 같이 하늘로 치솟은 불화살을 신호로...
와아아아아아!!!! 두두두둥!!!
행진 함성과 함께 산지쪽으로 돌격해오는 마시넬 국 기사들.. 그리고 마법을 받았는지 그
이동속도는 무척 빨랐다. 그리고 산지로 날아드는 번개!!!
콰아앙!!!
내 예감이 맞다면 이럴 것이다. 조금 전의 폭풍전야같은 고요한 상황의 연출은... 다만 마시넬
국 측의 마법사들의 캐스팅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고위 마법이라 불리워지는
마법! 체인 라이트닝 볼트가 산지를 직격하였고 곧 거대한 폭음과 함께 피해를 많이 입은 산지
들이 속속 등장하였다. 다행이 우리 부대가 있는 이곳은 살짝 빗겨가 그리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부상자는 있는 듯 하였다.
무섭다... 마법이라는 것... 왠지 그런 파괴적인 모습에 호감이 갔다. 하지만... 지금 내 몸에
돌고 있는 기가 그것을 거부라도 하는 듯 온 몸의 전율을 일으킴으로서 신호를 보냈다.
으휴... 이렇게 된 이상!!
"이봐요! 잘 보고 계세요!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훗날 분명히 주어지는 댓가가 있을겁니다!
그리고 제 행동이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네요. "
"이봐!! 혼자 뛰어들려고...."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다 듣지 못하였다. 지금 내 몸은 온 세포가 다 감각이 살아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문구...''사람은,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가능 한 일을 실현 한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있어서 과연 불가능하단 일이 뭐가 있을까...?'' 어디선가 읽었던
문구였다. 그렇다. 사람에게 있어서 불가능하단 말은 맞지 않는다.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리고 난 다시 내 온 몸 속에서 깨어나는 세포 하나하나에 감각을 실었다.
이런 것을 보고 어떤 사람은 재능이라고 하고 천성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 것은.... 바로 본능이라 생각한다. 전장에서의 살의... 그것이 왠지 나를 끌어들이는 듯
하였고, 그것에 몸을 맡겨 달려들었다. 강한 적을 앞에 두고 나타나는 내 어렸을 적부터 있던
습성이었다. 그리고 또 다시 찾아온 의식의 끈의 갈림길!! 그것은 몇 일 전 리안과 같이 어떤 자와 싸울 때의 경우가 비슷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의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하여 바락을 하며 정신을 집중하였다. 하지만 힘들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그냥 정신을 잃고 편하게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괴로웠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알고 싶었다. 전에 넋을 잃어버린 듯한 리안의 표정이 과연
무엇을 보앗길래 그런 것인가를...
이 전쟁은 왠지 나와 내 자신과의 전쟁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찾아온 평안은...
그것이 어찌그렇게 편안할 수 있을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그런 평안함이 내 온몸을 짓누르
던 고통을 밀어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전과는 다르게 의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 씩 내 감각기관이 인식하기 시작한 풍경... 그것은 조금 전 내가 달려나갈 때의 풍경과 다를 게 없었지만... 내 자신.. 즉 내 몸은 변화가 일어났다. 드디어 내 몸의 기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광활한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이미 내 몸 안에 쌓을 수 있는 기는 다 쌓아서 더 쌓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번의 경험으로 인해 나는 새로운 사실을 감안할 수 있었다. 내 몸 주위로
기를 덮을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지금 내 몸 주위에 흐르는 기들이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게 된 것이다. 그것 때문인지 내 입가엔 미소가 걸렸고, 곧이어 시작된 내 검무는 적진을
향해 들어갔다.
드디어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의 승패가 갈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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