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見草-[3]이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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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句麗] 月見草
리안이 하는 말로는 우리가 지금 머물고 있는 마을은 뭐더라..?? 아, 크라이덴이라고 했다. 뭐 복잡한 설명이 조금 길어서 머리에 모두 담고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신의 축복이 내린 국가에 속한 중도시급의 마을이라고 했다. 음... 아무리 봐도 대도시처럼 보이는데 말야...[참고로-_-; 시드는 고구려. 즉, 현재 서기 약 5세기에 살던 인물이므로 이정도는 엄청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정도가 중도시급이면.. 대도시는 어떻다는 건지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았다.
"어이~ 시드, 뭐하고 있는거냐?"
큭... 이 곳에 있는 걸 어떻게 알고 왔는지...
"그냥 이 마을을 감상 중이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찾아왔어요?"
"글쎄? 이곳이면 니가 있을 것 같단 느낌이 들어서일까?"
흥~ 이 사람 스토커 아냐?? 웃긴다. 그나저나 이렇게 산 중턱에 올라와 보는 마을은 정말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아... 내가 이곳을 온지 얼마나 됐지...? 언제부턴지 이블 레스틴 스워드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이블 레스틴 스워드 : 시드가 처음으로 이 세계{世界}에 와서 연결된 검. 종종 검에 깃든 것과 대화가 가능하였다.]
"그런데 앞으로 어떤 목적이 있나요?"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마을의 풍경을 보며 정적만이 흐르던 분위기를 내가 먼저 깨뜨렸다. 하지만 리안은 내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해서 마을을 보고 있었다. 쳇, 말 하지 말 거면 그런다고 말로 표현하지 무시하다니 너무하잖아.
"조만간 헤어져야할 것 같구나."
에엑!? 갑자기 왠 벼락같은 소리가....
"무, 무슨 소리에요!!?"
당황한 나머지 말까지 더듬어버렸다.
"자세한 건 말해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 하지만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설명해주마."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헤어져? 왠지 서운했다. 그래도 처음으로 알게된 사람? 이었는데...
"무슨 일이 생긴건가요??"
대답은 없었다.... 너무 서운하고 섭섭한 느낌이었다. 그 잠깐동안 무얼위해 내 곁에 있었는지...
"농담인데~크큭!!"
...?
순간 시간이 멈춘듯? 하였다. 뭔가가... 아주 놀림을 당했다는 기분이 들더니... 그것은 곧 노[怒]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뭐~에요!!"
지금 날 가지고 놀다니...으으윽!
"놀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너무 하잖아요!! 어떻게 그런 걸로 장난을 쳐요? 너무해요!!"
내가 이렇게 잘 삐지는 성격이었나...? 할 정도로 의심히 심하게 가도록 나는 요즘 자주 삐지곤 했다. 이상하단 말야.. 갑작스런 돌발적인 내 행동에 리안은 난처해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얼굴로 진땀을 빼고 있었다.
"아니~ 나는 그냥 너무 조용한 거 같길래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하하.."
그런 가증스런 얼굴로 그런 말을 하다니 역겹지도 않나? 이번에는 조금 타격이 컸다. 나는 더 들을 것도 없이 중턱에서 경공으로 마을을 향해 질주하였다.
"에..? 뭐, 뭐지...??"
갑자기 하늘을 나는 듯이 달려가는 내 모습을 보고 리안은 의아한 눈으로 멀어져가는 날 보고 있었다. 경공쓰는 사람 첨보나.. 아, 여기선 첨보는 거 겠구나... 쳇...
하필 그때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사용해버린 경공 덕에 나는 리안에게 수없이 많은 질문 세례를 받게 되어버렸다. 귀찮아 죽을지경으로...
"마법을 익힌 녀석같지는 않은데 정말 대단하군!"
"으휴.. 언제까지 그 말을 할 꺼에요. 정말... "
아까부터 계속해서 그 말만 되풀이하는 리안을 보며... 정말 어른 맞는지 하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었다. 아까 정말 리안이 어디론가 가버릴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불안했었는데 안심이 되었다. 장난이었다는게 쬐금?? 괘씸하긴 하지만... 킥..
"시드 어쩐지 조금 피곤하지 않어??"
"그렇죠. 누구 덕에 많.이. 피곤하네요?"
특히, 많이를 강조하며 말하였다. 그러자 내심 찔리는 게 있는지 아무 소리 않고 우리가 머물 숙소까지 오게 되었다. 하아... 그나저나 피곤하긴 무척 피곤하였다. 여행길에 올라서 쉬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런지 그동안 쌓인 피로가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숙소에 돌아와 누은 침대 위로 향한 내 시선은... 천장을 보면서 고구려에 있을 때가 생각이 나기 시작하였다. 어째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그게 궁금했지만, 기억을 내려고 해도 했지만 그게 말 같이 쉽지가 않았다. 꼭 중간에 모든 기억을 다 잃어버린듯 그 부분은 새하얀 백지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하아.... 정말 머리만 아프군..."
두근..! 두근!!
갑자기 내 심장에 큰 타격이 오는 듯한 고통이 왔다. 갑자기 정신이 멀어져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 입으론 작은 신음이 흩어져 나왔지만, 고통은 심해지지않고 유지되었다. 그리고는...
'' 천성[天星]님. ''
갑자기... 레스틴[이블레스틴 스워드의 준말]에서의 어떤 말? 아니 온 몸 속을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말이 울렸다.
" 뭐, 뭐지..??"
뭔가가 달랐다. 오래 전 잠시나마... 처음에 이 검을 쥐었을 때 대화하던 그것과는 달리 조금 거센 방법이었다.
'' 영겁[永劫]의 시간을 거쳐 다시 만나게 되었군요. ''
영겁..??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영겁이라면 얼마나 긴 세월인가... 한 세상의 시작에서 개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무한한 그 세월을 기다렸다고? 조금 웃긴 이야기긴 했지만 웃을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지금 내 앞에 있는 검이 날 찔러버릴 수도...하하..
"그러고보니 그 동굴 안에서도 내게 그렇게 말했지?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 주인님을 이곳으로 이끌어들인 것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흠... 그럼 이 곳으로 보낸 건 니가 한 거란 말이냐? 그럼 다시 돌아갈 방법은?"
왠지 무언지 모르게 내게 무거운 짐이 내려진 것 같아 기분이 영~ 꺼림칙 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솔직히 예를 들어 어느 누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란 짐을 짊어지겠는가. 뭐, 영웅심리가 발동되어 가끔 그런 미친 놈들이 나오긴 하지만 정상인이라면 미친 취급을 하며 회피할 것이며, 귀찮아서 하기 싫어할 것이다. 뭐하러 귀찮은 일을 사서하는 건지..크큭..
''돌아갈 방법은 있습니다. 다만, 주인님의... 재능에 달려있겠죠...''
내 재능..? 크.. 거 참 어렵게도 말하는군...후후.. 결국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소리였다.
"더 쉬운 방법은 없는건가??"
''아쉽게도...''
예상대로 였다. 으윽.. 귀찮은데... 고국에서의 일도 지금 백지처럼 새하얗다.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았던 것 같은 기억이 남아 있지만, 자세히는 모르겠다. 아, 그러고보니깐 아까 나보고 천성이라고 했던 것 같다.
"이봐. 내 이름이 천성이라고 했지? 그런데 어째서 나는 내 이름조차...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것들을 기억 못하는 거지?"
'' 죄송하지만... 차원을 넘어오면서 약간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것 때문인지... 저와 주인님의 인연의 끈에 손상이 가버린 것 같습니다.''
인연의 끈...이라? 어쨌든 잘못되었다 이거네..?
"그런데 그동안 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하게 있었지?"
''그 이유는... 리안이라는 자와의 충돌은 피하고 싶었기에... 저의 정체가 발탁되고 나면, 다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기에 자제하였습니다.''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레스틴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인가...?
처음 만난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대화하는 자리에서 서로 간에... 소개는 생략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개까지 할 만큼 거리가 먼 사이는 아닌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까 언급했듯이 강한 인연의 끈으로 이어진 나와 레스틴이라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레스틴은 내 바램대로 고국에서 사용했던 검[劍]의 모습으로 모양을 바꾸었고, 내 기억을 되살리는 일에 도움을 주기로 하였다. 고국에 있었던 것들을 자꾸 접하다 보면, 기억이 되살아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레스틴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이세계[異世界]에서만큼은 꽤 많은 자들이 노리고 있다는 절검이었기 때문이다. 검이라고 언급을 하기는 했어도 그 모습은 자유자재로 형태 변형이 가능하였다. 그렇기에 절검이란 거창한 호칭이 붙은 것이 아닐까?
후... 내 고국에 있었던 자세한 일이라...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다시 또 다른 의문이 들었다. 이 검에 정체는... 뭐지...?
"이름이 뭐지...?"
''저에겐 이름이 없습니다. 다만, 도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는 했습니다. 오랜 세월 전, 주인님과 함께 할 시절에...''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이름하나는 도연이라는 명칭을 썼다니 뭐, 그렇게 생각해야지. 음... 도연이라... 이 이름은... 확실히 고국에서 사용할 만한 이름이었다. 아, 그러고보니깐 아까부터 내 몸에 진동이 일어나면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혹시 이거...
'' 아, 죄송해요. 그냥 생각만으로도 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러고 있었는데 깜박했군요.''
어처구니가 없군... 아니아니, 이런 생각은 하지말자.
그래? 그런데 내가 이름하나 지어줄께. 그 이름은... 어쩐지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해서 말야. 나중에 고국에 갔을 땐... 그 이름을 사용하자.
''......네.''
으음.. 아, 리노아?? 이상한가..
''음... 나쁘진 않은 것 같네요. 어감도 괜찮은 듯 하구요.''
그렇다면 다행이지 후훗.. 그런데 이곳의 검들은 다 이상해. 양날검과 도와의 구분이 확실하니깐 말야.
''고국에선 그렇지 않았나봐요?''
그렇지. 안그랬어. 우리는 양날검이든 이곳의 도든 다 상관없이 검으로 생각했었으니깐. 이곳의 규칙같은 것도 많이 알려줘서 고마워. 음.. 리안의 마나장때문에 너와의 연락에 조금의 차질이 생기는 문제는 내가 노력해볼께. 다음에 내가 부르면 응답해줘.
''네...''
그렇게 내게는 더 이상의 파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파동이 끊길 때... 어렴풋이 어떤 한 사람의 형태가 희미하게 비췄을 뿐...
지금 바깥은 이미 태양은 서산으로 기울었고, 암흑이 세상을 두루 퍼져가고 있었다. 밤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때, 심상치 않은 움직임 여럿이 빠르게 이동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어느 한 건물에서 멈추었고, 동시에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은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 하나만 있었고 아무런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그냥 비어있는 집이었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어떤 또 다른 하나의 방이 나타났는데 그곳엔 어떤 물질인지는 모르겠지만 밝게 빛을 내고 있는 구 하나가 떠 있었고 그것을 중심으로 둥글게 5~6명 정도가 둘러 앉아서 무언가 회의를 하고 있었다.
"곧 이 크라이덴으로 본국의 부대가 도착할 겁니다."
둘러 앉은 자들 중 방금 들어온 듯한 검은 복장을 하고 있는 자가 말을 꺼내었다.
"크큭.. 좋아. 이제 크라이덴을 중점으로 우리의 계획을 실현해 나아간다. 가이아를 우리 마시넬 영토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저기 흉터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건장한 사내가 대장인 듯,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혼자서 웃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모두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엄숙한 분위기로 이 분위기를 계속 이끌었다.
"그럼... 우선 각자 마을 게이트로 가서 신호와 함께 이 크라이덴을 파멸시킨다."
한참을 혼자서 웃던 그는 곧 명령을 내렸고, 나머지 이들은 맞춘 듯이라도 한 듯, 혹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 동시에 대답을 하고서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크라이덴... 결코 그로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고통, 비극이 담긴 다신 기억하기 싫은 곳이었다. 지금 자신에게 무수히 나있는 이 흉터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아파왔다. 그리고 몇군데에선 피가 흘러나왔다. 언젠가 누가 이런 것 같았다. 원한이 많이 담긴 상처는... 그 흉터는 아물지 않고, 평생을 남아 있을 것이라고...
이제 곧 마시넬 국의 군대가 도착할 것이다. 대륙 평정을 위한 첫 걸음을 이곳 크라이덴을 시작으로 가이아 전체를 그리고 가이아를 시작으로 대륙 전체를!!
곧... 신호탄은 하늘에 수를 놓듯이 올려 퍼져갔다.
콰아앙!! 쿠구우웅! 퍼엉!
크라이덴 마을 입구 여기저기에서 피보다 붉은 화염이 치솟아 올라왔고,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마시넬 국의 본 부대가 도착하여 이 마을을 습격하기 시작하였다. 뒤늦게 알아차린 크라이덴 수비 경비대원들은 이 상황을 수습하느라 급급하였지만, 이미 늦었다. 분열되어가기 시작한 군대는 곧 뿔뿔히 흩어졌고, 마시넬 군대의 일방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다.
"으.. 너무 시끄럽군. 무슨 일이 일어났나...?"
한참을 신나게 자고 있던 날 깨우는 이상한 소리에 더 이상 자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일어났다. 흠... 무슨 일인진 몰라도 좀 조용히 하지는 아직 아침도 안됐구만... 이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리안이 들어왔다.
"?? 무슨 일이죠??"
"결국 이곳까지 쳐들어왔다. 어서 피하자!"
쳐들어오다니? 설마... 그때 보이던 그 연기... 침입군대?
순간 내 눈은 멍해졌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올 수가 있지? 하필이면 왜 이곳인지 제길...
속으로 난 있는 욕 없는 욕 다 해가며 빠르게 숙소를 빠져나왔다. 벌써 거리는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리안, 어떻게 하죠? "
"글쎄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곳에서 마법을 사용했다가는 적들의 눈에 쉽게 걸릴 것이다."
윽.. 그럼 어디에서 몰려오고 있는지 모르는 군대 포위망을 정면으로 뚫고 가자는 소리?? 그건 거의 미친 짓이었다. 난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거든... 으읏...
"어쩔수 없다. 일단, 갈 수 있는 곳까진 돌격이다."
"하.. 어쩔 수 없죠. 가요!"
나와 리안은 곧 포위망을 정면으로 뚫어보기로 하고 달려들었다. 크윽.. 꽤 버거운 일일 것 같은데...
얼마 가지 않아서 곧 무장병처럼 보이는 그리고, 침입군대처럼 보이는 그들이 보였다.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였고, 우리 역시 그 공격에 대항하여 나아갔다. 처음에는 버거울 듯 보였지만, 하면 할 수록 괜찮았다. 전장이라... 2년 만인가... 살수대첩 이후로 처음인 듯 하군... 을지문덕 장군의 전략은 정말 멋있었는데 고국의 하상선은 15세부터 전장에 나갈 수 있으니깐.. 후... 갑자기 또 고국이 그리워지는군...
"야! 시드!! 정신을 어디다 파는 거야!!"
"!!"
순간 난 옛일을 회상하다가 눈 앞에 보이는 거 롱 소드에 그대로 목이 날아갈 뻔하였다. 전장에서 정신을 다른데에 팔다니... 방심은 곧 죽음이란 전장에서 크윽... 나도 제대로 정신이 잡혀있지 않나보군.
"이익.. 하아앗!! 신.검.합.일!!"
도저히 이대로는 승산이 없을 것 같았다. 계속해서 몰려오는 병사들... 그들이 아무리 검법엔 허술하다 하여도 숫적으로 훨씬 우세하였다. 그리고 나도 사람이다. 지치는 건 당연지사...
한 3~4명 쓰러뜨리는데 체력을 거의 소모해버린 나는 조금 더 몸을 가볍하기 위하여 검과 내 의지를 하나로 뭉쳤다. 한쪽 날만 선 검은 어느새 푸른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검기..?!"
옆에서 리안이 뭐라고 한 것 같았는데 나는 잘 듣지 못한 채, 그 상태로 나는 장백검법을 실현하였다.
"장백검법 천검화령!!"
리노아! 제발 검기를 더 강하게 해줘!!
속으로 외친 내 염원이 리노아에게 전달되었는지 레스틴에 일어나던 붉은 검기는 한층 더 강력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공중으로 띄워진 난 땅을 향해 레스틴에 실린 검기를 병사들에게 던졌다. 붉은 검기는 꼭 불이 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 검기는 곧 병사들을 강타하였고, 대략 5명가까이 이 검기의 영향으로 타격을 조금 크게 받은 듯 보였다.
난 몸이 땅에 닿자마자 리안과 함께 뚤린 탈출구로 열심히 뛰어갔다. 그렇지 않으면 내 목이 날아가거든..킥.. 어쩔 수 없이 뛰는 거나 다름 없지만...한 번 뚫려버린 탈출구는 쉽게 메꾸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포위망으로부터 꽤 멀리 달려올 수 있었고 간신히 목숨은 부지할 수 있게되었다나? 어찌됐든 적들의 추격이 조금 잠잠해지자 나와 리안은 동시에 나무를 등지고 앉아버렸다.
"그런데 아까... 그거 검기 아니었나?"
문득 아무 말 없이 흐르던 정적을 깬 것은 리안이었다.
"네. 검기인데 왜 그래요?"
순간 할 말을 잃은 듯 보는 리안이었다. 왜이러지...??
리안이 하는 말로는 우리가 지금 머물고 있는 마을은 뭐더라..?? 아, 크라이덴이라고 했다. 뭐 복잡한 설명이 조금 길어서 머리에 모두 담고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신의 축복이 내린 국가에 속한 중도시급의 마을이라고 했다. 음... 아무리 봐도 대도시처럼 보이는데 말야...[참고로-_-; 시드는 고구려. 즉, 현재 서기 약 5세기에 살던 인물이므로 이정도는 엄청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정도가 중도시급이면.. 대도시는 어떻다는 건지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았다.
"어이~ 시드, 뭐하고 있는거냐?"
큭... 이 곳에 있는 걸 어떻게 알고 왔는지...
"그냥 이 마을을 감상 중이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찾아왔어요?"
"글쎄? 이곳이면 니가 있을 것 같단 느낌이 들어서일까?"
흥~ 이 사람 스토커 아냐?? 웃긴다. 그나저나 이렇게 산 중턱에 올라와 보는 마을은 정말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아... 내가 이곳을 온지 얼마나 됐지...? 언제부턴지 이블 레스틴 스워드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이블 레스틴 스워드 : 시드가 처음으로 이 세계{世界}에 와서 연결된 검. 종종 검에 깃든 것과 대화가 가능하였다.]
"그런데 앞으로 어떤 목적이 있나요?"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마을의 풍경을 보며 정적만이 흐르던 분위기를 내가 먼저 깨뜨렸다. 하지만 리안은 내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해서 마을을 보고 있었다. 쳇, 말 하지 말 거면 그런다고 말로 표현하지 무시하다니 너무하잖아.
"조만간 헤어져야할 것 같구나."
에엑!? 갑자기 왠 벼락같은 소리가....
"무, 무슨 소리에요!!?"
당황한 나머지 말까지 더듬어버렸다.
"자세한 건 말해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 하지만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설명해주마."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헤어져? 왠지 서운했다. 그래도 처음으로 알게된 사람? 이었는데...
"무슨 일이 생긴건가요??"
대답은 없었다.... 너무 서운하고 섭섭한 느낌이었다. 그 잠깐동안 무얼위해 내 곁에 있었는지...
"농담인데~크큭!!"
...?
순간 시간이 멈춘듯? 하였다. 뭔가가... 아주 놀림을 당했다는 기분이 들더니... 그것은 곧 노[怒]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뭐~에요!!"
지금 날 가지고 놀다니...으으윽!
"놀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너무 하잖아요!! 어떻게 그런 걸로 장난을 쳐요? 너무해요!!"
내가 이렇게 잘 삐지는 성격이었나...? 할 정도로 의심히 심하게 가도록 나는 요즘 자주 삐지곤 했다. 이상하단 말야.. 갑작스런 돌발적인 내 행동에 리안은 난처해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얼굴로 진땀을 빼고 있었다.
"아니~ 나는 그냥 너무 조용한 거 같길래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하하.."
그런 가증스런 얼굴로 그런 말을 하다니 역겹지도 않나? 이번에는 조금 타격이 컸다. 나는 더 들을 것도 없이 중턱에서 경공으로 마을을 향해 질주하였다.
"에..? 뭐, 뭐지...??"
갑자기 하늘을 나는 듯이 달려가는 내 모습을 보고 리안은 의아한 눈으로 멀어져가는 날 보고 있었다. 경공쓰는 사람 첨보나.. 아, 여기선 첨보는 거 겠구나... 쳇...
하필 그때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사용해버린 경공 덕에 나는 리안에게 수없이 많은 질문 세례를 받게 되어버렸다. 귀찮아 죽을지경으로...
"마법을 익힌 녀석같지는 않은데 정말 대단하군!"
"으휴.. 언제까지 그 말을 할 꺼에요. 정말... "
아까부터 계속해서 그 말만 되풀이하는 리안을 보며... 정말 어른 맞는지 하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었다. 아까 정말 리안이 어디론가 가버릴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불안했었는데 안심이 되었다. 장난이었다는게 쬐금?? 괘씸하긴 하지만... 킥..
"시드 어쩐지 조금 피곤하지 않어??"
"그렇죠. 누구 덕에 많.이. 피곤하네요?"
특히, 많이를 강조하며 말하였다. 그러자 내심 찔리는 게 있는지 아무 소리 않고 우리가 머물 숙소까지 오게 되었다. 하아... 그나저나 피곤하긴 무척 피곤하였다. 여행길에 올라서 쉬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런지 그동안 쌓인 피로가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숙소에 돌아와 누은 침대 위로 향한 내 시선은... 천장을 보면서 고구려에 있을 때가 생각이 나기 시작하였다. 어째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그게 궁금했지만, 기억을 내려고 해도 했지만 그게 말 같이 쉽지가 않았다. 꼭 중간에 모든 기억을 다 잃어버린듯 그 부분은 새하얀 백지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하아.... 정말 머리만 아프군..."
두근..! 두근!!
갑자기 내 심장에 큰 타격이 오는 듯한 고통이 왔다. 갑자기 정신이 멀어져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 입으론 작은 신음이 흩어져 나왔지만, 고통은 심해지지않고 유지되었다. 그리고는...
'' 천성[天星]님. ''
갑자기... 레스틴[이블레스틴 스워드의 준말]에서의 어떤 말? 아니 온 몸 속을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말이 울렸다.
" 뭐, 뭐지..??"
뭔가가 달랐다. 오래 전 잠시나마... 처음에 이 검을 쥐었을 때 대화하던 그것과는 달리 조금 거센 방법이었다.
'' 영겁[永劫]의 시간을 거쳐 다시 만나게 되었군요. ''
영겁..??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영겁이라면 얼마나 긴 세월인가... 한 세상의 시작에서 개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무한한 그 세월을 기다렸다고? 조금 웃긴 이야기긴 했지만 웃을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지금 내 앞에 있는 검이 날 찔러버릴 수도...하하..
"그러고보니 그 동굴 안에서도 내게 그렇게 말했지?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 주인님을 이곳으로 이끌어들인 것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흠... 그럼 이 곳으로 보낸 건 니가 한 거란 말이냐? 그럼 다시 돌아갈 방법은?"
왠지 무언지 모르게 내게 무거운 짐이 내려진 것 같아 기분이 영~ 꺼림칙 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솔직히 예를 들어 어느 누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란 짐을 짊어지겠는가. 뭐, 영웅심리가 발동되어 가끔 그런 미친 놈들이 나오긴 하지만 정상인이라면 미친 취급을 하며 회피할 것이며, 귀찮아서 하기 싫어할 것이다. 뭐하러 귀찮은 일을 사서하는 건지..크큭..
''돌아갈 방법은 있습니다. 다만, 주인님의... 재능에 달려있겠죠...''
내 재능..? 크.. 거 참 어렵게도 말하는군...후후.. 결국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소리였다.
"더 쉬운 방법은 없는건가??"
''아쉽게도...''
예상대로 였다. 으윽.. 귀찮은데... 고국에서의 일도 지금 백지처럼 새하얗다.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았던 것 같은 기억이 남아 있지만, 자세히는 모르겠다. 아, 그러고보니깐 아까 나보고 천성이라고 했던 것 같다.
"이봐. 내 이름이 천성이라고 했지? 그런데 어째서 나는 내 이름조차...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것들을 기억 못하는 거지?"
'' 죄송하지만... 차원을 넘어오면서 약간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것 때문인지... 저와 주인님의 인연의 끈에 손상이 가버린 것 같습니다.''
인연의 끈...이라? 어쨌든 잘못되었다 이거네..?
"그런데 그동안 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하게 있었지?"
''그 이유는... 리안이라는 자와의 충돌은 피하고 싶었기에... 저의 정체가 발탁되고 나면, 다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기에 자제하였습니다.''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레스틴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인가...?
처음 만난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대화하는 자리에서 서로 간에... 소개는 생략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개까지 할 만큼 거리가 먼 사이는 아닌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까 언급했듯이 강한 인연의 끈으로 이어진 나와 레스틴이라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레스틴은 내 바램대로 고국에서 사용했던 검[劍]의 모습으로 모양을 바꾸었고, 내 기억을 되살리는 일에 도움을 주기로 하였다. 고국에 있었던 것들을 자꾸 접하다 보면, 기억이 되살아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레스틴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이세계[異世界]에서만큼은 꽤 많은 자들이 노리고 있다는 절검이었기 때문이다. 검이라고 언급을 하기는 했어도 그 모습은 자유자재로 형태 변형이 가능하였다. 그렇기에 절검이란 거창한 호칭이 붙은 것이 아닐까?
후... 내 고국에 있었던 자세한 일이라...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다시 또 다른 의문이 들었다. 이 검에 정체는... 뭐지...?
"이름이 뭐지...?"
''저에겐 이름이 없습니다. 다만, 도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는 했습니다. 오랜 세월 전, 주인님과 함께 할 시절에...''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이름하나는 도연이라는 명칭을 썼다니 뭐, 그렇게 생각해야지. 음... 도연이라... 이 이름은... 확실히 고국에서 사용할 만한 이름이었다. 아, 그러고보니깐 아까부터 내 몸에 진동이 일어나면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혹시 이거...
'' 아, 죄송해요. 그냥 생각만으로도 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러고 있었는데 깜박했군요.''
어처구니가 없군... 아니아니, 이런 생각은 하지말자.
그래? 그런데 내가 이름하나 지어줄께. 그 이름은... 어쩐지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해서 말야. 나중에 고국에 갔을 땐... 그 이름을 사용하자.
''......네.''
으음.. 아, 리노아?? 이상한가..
''음... 나쁘진 않은 것 같네요. 어감도 괜찮은 듯 하구요.''
그렇다면 다행이지 후훗.. 그런데 이곳의 검들은 다 이상해. 양날검과 도와의 구분이 확실하니깐 말야.
''고국에선 그렇지 않았나봐요?''
그렇지. 안그랬어. 우리는 양날검이든 이곳의 도든 다 상관없이 검으로 생각했었으니깐. 이곳의 규칙같은 것도 많이 알려줘서 고마워. 음.. 리안의 마나장때문에 너와의 연락에 조금의 차질이 생기는 문제는 내가 노력해볼께. 다음에 내가 부르면 응답해줘.
''네...''
그렇게 내게는 더 이상의 파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파동이 끊길 때... 어렴풋이 어떤 한 사람의 형태가 희미하게 비췄을 뿐...
지금 바깥은 이미 태양은 서산으로 기울었고, 암흑이 세상을 두루 퍼져가고 있었다. 밤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때, 심상치 않은 움직임 여럿이 빠르게 이동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어느 한 건물에서 멈추었고, 동시에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은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 하나만 있었고 아무런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그냥 비어있는 집이었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어떤 또 다른 하나의 방이 나타났는데 그곳엔 어떤 물질인지는 모르겠지만 밝게 빛을 내고 있는 구 하나가 떠 있었고 그것을 중심으로 둥글게 5~6명 정도가 둘러 앉아서 무언가 회의를 하고 있었다.
"곧 이 크라이덴으로 본국의 부대가 도착할 겁니다."
둘러 앉은 자들 중 방금 들어온 듯한 검은 복장을 하고 있는 자가 말을 꺼내었다.
"크큭.. 좋아. 이제 크라이덴을 중점으로 우리의 계획을 실현해 나아간다. 가이아를 우리 마시넬 영토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저기 흉터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건장한 사내가 대장인 듯,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혼자서 웃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모두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엄숙한 분위기로 이 분위기를 계속 이끌었다.
"그럼... 우선 각자 마을 게이트로 가서 신호와 함께 이 크라이덴을 파멸시킨다."
한참을 혼자서 웃던 그는 곧 명령을 내렸고, 나머지 이들은 맞춘 듯이라도 한 듯, 혹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 동시에 대답을 하고서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크라이덴... 결코 그로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고통, 비극이 담긴 다신 기억하기 싫은 곳이었다. 지금 자신에게 무수히 나있는 이 흉터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아파왔다. 그리고 몇군데에선 피가 흘러나왔다. 언젠가 누가 이런 것 같았다. 원한이 많이 담긴 상처는... 그 흉터는 아물지 않고, 평생을 남아 있을 것이라고...
이제 곧 마시넬 국의 군대가 도착할 것이다. 대륙 평정을 위한 첫 걸음을 이곳 크라이덴을 시작으로 가이아 전체를 그리고 가이아를 시작으로 대륙 전체를!!
곧... 신호탄은 하늘에 수를 놓듯이 올려 퍼져갔다.
콰아앙!! 쿠구우웅! 퍼엉!
크라이덴 마을 입구 여기저기에서 피보다 붉은 화염이 치솟아 올라왔고,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마시넬 국의 본 부대가 도착하여 이 마을을 습격하기 시작하였다. 뒤늦게 알아차린 크라이덴 수비 경비대원들은 이 상황을 수습하느라 급급하였지만, 이미 늦었다. 분열되어가기 시작한 군대는 곧 뿔뿔히 흩어졌고, 마시넬 군대의 일방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다.
"으.. 너무 시끄럽군. 무슨 일이 일어났나...?"
한참을 신나게 자고 있던 날 깨우는 이상한 소리에 더 이상 자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일어났다. 흠... 무슨 일인진 몰라도 좀 조용히 하지는 아직 아침도 안됐구만... 이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리안이 들어왔다.
"?? 무슨 일이죠??"
"결국 이곳까지 쳐들어왔다. 어서 피하자!"
쳐들어오다니? 설마... 그때 보이던 그 연기... 침입군대?
순간 내 눈은 멍해졌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올 수가 있지? 하필이면 왜 이곳인지 제길...
속으로 난 있는 욕 없는 욕 다 해가며 빠르게 숙소를 빠져나왔다. 벌써 거리는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리안, 어떻게 하죠? "
"글쎄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곳에서 마법을 사용했다가는 적들의 눈에 쉽게 걸릴 것이다."
윽.. 그럼 어디에서 몰려오고 있는지 모르는 군대 포위망을 정면으로 뚫고 가자는 소리?? 그건 거의 미친 짓이었다. 난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거든... 으읏...
"어쩔수 없다. 일단, 갈 수 있는 곳까진 돌격이다."
"하.. 어쩔 수 없죠. 가요!"
나와 리안은 곧 포위망을 정면으로 뚫어보기로 하고 달려들었다. 크윽.. 꽤 버거운 일일 것 같은데...
얼마 가지 않아서 곧 무장병처럼 보이는 그리고, 침입군대처럼 보이는 그들이 보였다.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였고, 우리 역시 그 공격에 대항하여 나아갔다. 처음에는 버거울 듯 보였지만, 하면 할 수록 괜찮았다. 전장이라... 2년 만인가... 살수대첩 이후로 처음인 듯 하군... 을지문덕 장군의 전략은 정말 멋있었는데 고국의 하상선은 15세부터 전장에 나갈 수 있으니깐.. 후... 갑자기 또 고국이 그리워지는군...
"야! 시드!! 정신을 어디다 파는 거야!!"
"!!"
순간 난 옛일을 회상하다가 눈 앞에 보이는 거 롱 소드에 그대로 목이 날아갈 뻔하였다. 전장에서 정신을 다른데에 팔다니... 방심은 곧 죽음이란 전장에서 크윽... 나도 제대로 정신이 잡혀있지 않나보군.
"이익.. 하아앗!! 신.검.합.일!!"
도저히 이대로는 승산이 없을 것 같았다. 계속해서 몰려오는 병사들... 그들이 아무리 검법엔 허술하다 하여도 숫적으로 훨씬 우세하였다. 그리고 나도 사람이다. 지치는 건 당연지사...
한 3~4명 쓰러뜨리는데 체력을 거의 소모해버린 나는 조금 더 몸을 가볍하기 위하여 검과 내 의지를 하나로 뭉쳤다. 한쪽 날만 선 검은 어느새 푸른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검기..?!"
옆에서 리안이 뭐라고 한 것 같았는데 나는 잘 듣지 못한 채, 그 상태로 나는 장백검법을 실현하였다.
"장백검법 천검화령!!"
리노아! 제발 검기를 더 강하게 해줘!!
속으로 외친 내 염원이 리노아에게 전달되었는지 레스틴에 일어나던 붉은 검기는 한층 더 강력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공중으로 띄워진 난 땅을 향해 레스틴에 실린 검기를 병사들에게 던졌다. 붉은 검기는 꼭 불이 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 검기는 곧 병사들을 강타하였고, 대략 5명가까이 이 검기의 영향으로 타격을 조금 크게 받은 듯 보였다.
난 몸이 땅에 닿자마자 리안과 함께 뚤린 탈출구로 열심히 뛰어갔다. 그렇지 않으면 내 목이 날아가거든..킥.. 어쩔 수 없이 뛰는 거나 다름 없지만...한 번 뚫려버린 탈출구는 쉽게 메꾸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포위망으로부터 꽤 멀리 달려올 수 있었고 간신히 목숨은 부지할 수 있게되었다나? 어찌됐든 적들의 추격이 조금 잠잠해지자 나와 리안은 동시에 나무를 등지고 앉아버렸다.
"그런데 아까... 그거 검기 아니었나?"
문득 아무 말 없이 흐르던 정적을 깬 것은 리안이었다.
"네. 검기인데 왜 그래요?"
순간 할 말을 잃은 듯 보는 리안이었다. 왜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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