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사역마XHALO] -제6화 : 미열의 큐르케/무기가게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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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무기를 사러 가요!!"
"무기?"
어리둥절한 치프는 허무의 요일이라며 얼른 나가자고 재촉하는 자신의
주인을 보며 의아하게 여겼다. 루이즈는 전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검이라면서 치프에게 항명은 용서치 않겠다며 따라 오라고 말하였고.
치프는 이 주인이 무슨 꿍꿍이가 있나 의아해했다.
"대체 왜. 난 무기 같은 것은 필요 없다. 이미 멋진 무기를 여러개 가지고 있지."
휘릭 척.
그렇게 대꾸한 치프는 자신의 허벅지 파트에서 M6G 피스톨 권총을 뽑아 보였다.
치프에겐 가볍고 뽑을 때 경쾌한 소리가 나는 이 무기만 있으면 코버넌트분대와의
전투 시 매우 훌륭한 전공을 세울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루이즈가 제시한
검을 사러 가자고 할 때 그는 루이즈를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 무기는 12.7mm 철갑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왠만한 위험장애물은 이것으로
박살낼 수 있다. 이 세계에서라면 이 정도 무기로도 충분하다."
"그, 그거 무슨 무기에요? 그 조그만게 무기라고요?"
"너희들 세계의 권총과 똑같다. 다만 내 쪽이 더욱 강력하고 최첨단이란 점이지."
".....그거 들어 봐도 돼요?"
루이즈가 손을 내밀며 주라고 요구를 하자 치프는 민간인에겐 총을
주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총을 든 손을 올리며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루이즈는 볼을 부풀리면서 한번만 만지는 것도 안되냐고 대꾸했다.
그러나 치프는 끝까지 안된다고 부인하였고 루이즈는 볼맨소리로 흥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럼 전에 기슈와 싸울 때는 왜 그런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주먹으로 상대한 거에요?"
"......이건 너무 과한 화력이었거든."
치프는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아직 이 세계는 이런 수준의 총을 만들지도 못했다. 코타나 말로는
이제 겨우 단발 활강식 머스킷을 만들 정도였고, 그 총도 마법에 무력한
아주 한심한 총이었다. 코타나가 강선도 안 팠다고 불만을 늘여놓던 것을
떠올린 치프는 이 총 한정만으로도 훌륭한 전과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이세계의 입장에서 자신의 UNSC가 가져온 무기나 물건을 보면 대체 뭐라고
할까? 굉장한 컬쳐쇼크일 것이다.
"그럼 그런 과한 화력 대신에 그런 검을 사용하면 되잖아요!"
"....."
그렇게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군.
루이즈의 허점을 찌르는 대답에 치프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설명에 동의하였다.
두 사람은 이어서 방을 나서 티타임을 들고 있는 귀족들의 장소를 지나
마굿간으로 들어섰다.
"잇차."
키가 작은 소녀가 말에 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다 못한 치프는
자신이 직접 말 위에 그녀를 올려다 놓았고 그런 뒤 치프는 검은 색에 매우
튼튼해 보여 '날 타줘~!'라고 말하는 듯한 말 위에 올라탔다.
아니 올라타려 했다.
"히히힝."
말이 그를 등 위에 올려타게 한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얼마 안 가 말은 부들부들 떨더니 비틀거리다 쓰러지고 말았다.
치프는 보기 좋게 말위에서 낙마 하여 바닥에 머리를 찧고 말았다.
묠니르 헬멧 덕택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치프는 울리는 머리를 살짝
쓰다듬은 뒤 다시 한번 말 위에 타려 했지만 말은 비틀거리며 또 다시
쓰러질려 했다.
".....아무래도 내 무게때문인 것 같군."
".....얼마나 무거운데요?"
"....이 묠니르 강화복의 무게는 자그마치 500kg이다."
뒤늦게 자신의 강화복 때문에 이런 상황이 왔음을 깨달은 치프는
머리를 긁적이며 강화복의 무게를 떠올렸다. 이 강화복은 무게가 500kg이란
무게로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무게였다. 루이즈의 깜짝 놀란 얼굴로 이미
증명된 무게였다. 루이즈는 그의 설명에 놀라 그의 갑옷을 툭툭 치며
다시 반문했다.
"이게. 정말 500kg?"
도통 실감이 나지 않는 무게에 루이즈는 경악하였다.
초기의 묠니르는 강력한 방어를 위해 그만큼 무거운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무거운 무게로 인해 실험자가 압사 당한 이후로 무게를
경량화시켰으나 그마저도 너무 무거워 결국 폐기 처분 직전에 놓였다.
그런 이 묠니르는 가장 좋은 주인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이 바로 스파르탄들
이었다. 스파르탄들은 이 무거운 갑옷을 매우 쾌적한 전투복으로 여기게 되었고
강화될 대로 강화된 그들에게 이 무기는 금상첨화였다. 이 전투복 착용결과는
전투에서 아낌없이 드러났다. 그 이후로 수많은 스파르탄들이 죽어 더 이상
이 전투복의 활용도는 전무하게 변하였지만 치프를 비롯한 8명의 생존한
스파르탄들을 위해 전투복에 코버넌트가 사용하는 에너지 쉴드도 장착되었다.
그 결과품이 바로 치프가 입고 있는 묠니르 마크6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무게는 여전히 인간이나, 말에게는 힘든 무게임이 분명했다.
"그럼 어떻게 해요! 에엑. 그냥 갑옷 벗고 가요. 어차피 당신 얼굴도 잘 생겨서
꿀릴 것도 없잖아요!"
"........."
그건 군인이 전쟁터에 나갈 때 총을 놓고 나가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과 똑같다며
극구 부인하려던 치프의 머릿속에 훌륭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처참하게 운동장 한가운데에 흉물스럽게 자리잡은 커다란 여명호의 잔해를
보고 떠오른 것이다.
"화물"
"에엑?"
"루이즈. 우리 말 대신 좀 더 편하게 나가지 않겠는가??"
"??"
루이즈는 치프의 의미불명한 소리에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치프는 그런 루이즈를 냅두고 여명호로 달려가 코타나와 함께
무언가를 조작했다.
한참 후 여명호 안에서 무언가 엄청난 굉음을 내며 달려 나왔다.
그것은 미끄러지듯 드리프트를 돌며 마굿간 앞에 멈추었다.
그것이 내는 소리에 티타임을 즐기며 웃던 귀족들과, 지나가던 메이드들,
심지어 말들까지 깜짝 놀라 여러 헤프닝을 일으켰다.
귀족들은 멍하니 루이즈와 치프를 바라보았고, 말들은 히힝거리며 저 엔진음을
끄라는 듯 웅성거렸다. 메이드들은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귀를 막으며
혼비백산하여 들고 가던 물건을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민폐잖아 치프!"
"미안하다. 다음부턴 배기구에 소음기를 달아야 겠다."
치프는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사죄를 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치프의 사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멍하니 차량만을 훑어보고
있었다. 굉장히 신기했던 모양이다.
치프는 그런 멍하니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한번 흔든 뒤 루이즈를 태우고
전속력으로 워트호그를 몰고 정문을 나섰다.
"근데. 이게 대체 이름이 뭐야?"
"워트호그. 우리 세계는 기술력이 발달해서...여러 기계를 이용하여 말없이도
움직이는 수레를 개발했다. 그것의 이름이 자동차인데. 이것은 그 중 하나이다. 이것의 이름은 워트호그라 한다."
"끼약!! 너무 빨라!!"
"이런. 조수석에 문이 안 달렸군. 다음엔 문을 좀 달아야겠어."
치프는 자신의 군용차량 워트호그를 보며 문제점들을 몇가지 지적했다.
좌석은 말에 타는 것보다 200배는 훨씬 편하고 속도도 더욱 빨랐다.
그러나 이 빠른 속도 때문에 무언가를 꽉 잡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었다.
특히 원래 군용으로 개발되어 신속하게 움직여 적들을 죽이기 위해 개발된
차량인만큼 안전성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던 것이다.
"꺄악!! 치프 어떻게 좀 해봐."
"미안하다. 잠깐만 멈춰야겠다."
차를 멈춘 치프는 워트호그 뒤에 어지럽게 널린 밧줄을 이용해 루이즈 전용
안전벨트를 급조하여 그려는 묶어 놓은 뒤 차를 몰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우 답답해..."
"참아."
루이즈의 불평 섞인 혼잣말이 들려왔다.
치프는 무감각하게 답한 뒤 루이즈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워트호그를 전속력으로
몰았다. 길이 포장되어 있지 않아 불편하고 차체가 자주 덜컹거렸지만.
포장되지 않은 도로가 널린 헤일로에서도 차를 몰아본 치프에게 이정도는 누워서
떡먹기 만큼이나 쉬웠다.
*
*
*
"우와~ 도착했다."
"여긴가?"
"응. 여기가 우리 트리스테인의 왕국 수도에서도 가장 큰 도시야."
".....도시라."
지구의 뉴욕이나, 홍콩, 그리고 대한민국 성남과 도쿄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작은
별볼일 없는 마을에 불과한 도시. 하지만 이곳도 대도시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
수많은 사람들이 활기차게 왁자지껄 떠들거나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은 모두 이런 걸까?
치프는 자신이 돌아본 도시들을 떠올리며 피식 웃은 뒤 루이즈를 따라 이것저것
구경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평화로움에 익숙해서인지 모두들 활기차고
너그러웠다. 왠지 지구보다 더욱 안정적인 그들의 모습에 치프는
전쟁이 끝났을 지구를 떠올렸다. 그곳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곳처럼 기뻐하며
복구 작업 중일까?
"치프. 뭐해 빨리 와!"
저 멀리서 소리 치는 루이즈를 본 치프는 서둘러 그녀를 따라 나섰다.
*
*
*
"방안에 있나?"
이미 텅 빈 루이즈의 방 앞에 누군가 얼쩡거렸다.
치프만큼은 아니었지만 키가 크고 굉장히 성숙한 여인은 붉은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루이즈 방문에 귀를 대었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오늘 치프는 청소나, 빨래를 하러
그 귀여운 옷차림을 한 채[묠니르에 앞치마만 두른..]나오지도 않았다.
그 기억을 상기한 여성은 키득거리며 웃은 뒤 루이즈의 방문에 대고 지팡이로
뭐라 중얼거렸다. 문이 끼익하며 조용히 열렸다.
"혹시 자는 걸까?"
붉은 머리의 여성은 올해 루이즈와 같은 학년인 큐르케란 소녀였다.
소녀치곤 꽤나 성숙한 그녀는 매우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루이즈의 방안에
들어온 것을 자축하였다.
"쳇. 나갔나? 그것도 주인과 함께...."
큐르케는 첼프스트 가문 여자 답지 않게 거칠게 말을 내뱉으며 안타깝다는 듯
씁쓸한 미소를 지은 채 방문을 나섰다.
신경질적으로 문이 새차게 닫혔다.
"타바사한테 가야겠어!"
큐르케는 그렇게 맘 먹고 자신의 친구를 찾아 나섰다.
*
*
*
처음 소환되었을 때, 그리고 한가하게 빨래나 하는 치프를 본 그녀는
그저 단순히 멋만 있는 청동갑옷 입은 변태, 혹은 골렘을 떠올렸다.
그녀도 다른 귀족들처럼 그 갑옷을, 아니 치프를 별볼일 없는 존재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의 정체는 마법갑주였다.
삐걱거리는 거슬리는 소리도 내지 않고, 쉴드 마법이 걸려 있어 그 어떤 마법도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기슈가 만든 위협적인 골렘들 '발키리'들을 6기나 일격에
박살내버렸고, 거기다 기슈를 칭찬까지 하는 대인배의 포부까지...
모든 것 하나하나가 큐르케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마치 전설 속의 기사나, 마법사 같은 모습에 큐르케는 오늘도 당연히 반해버렸다.
미열이란 이름에 걸맞게 그녀는 불타오르고 있었다. 반드시 사로잡고 말겠다는.
욕망에....
"반드시 내걸로 만들어 주겠어. 오호홋!"
*
*
*
오늘은 허무의 요일.
UNSC 하의 지구나, 코버넌트로 치자면 이 세계식 성스러운 휴일이었다.
풍룡이란 이명을 지닌 푸른머리의 소녀 '타바사' 그녀는 이 날에는 조용히
기숙사 안에서 사일런트 마법을 건 뒤 잠을 자거나, 밥을 든든히(?)먹기,
혹은 책을 읽으며 실전마법을 응용하는 등 여러가지 계획을 실천하였다.
" "
".........."
하지만 지금 그 계획들이 전부 물건너 가고 있었다.
사일런트 마법이 걸린 줄도 모르고 침대에 앉아 자신을 향해 뭐라고 떠드는
친구 큐르케. 타바사는 한숨을 내쉬며 사일런트 마법을 해제하였고, 큐르케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돌려 말했다. 결론은 치프를 만나러 같이 가자는
말이었다.
"알았어."
타바사는 하는 수 없다는 듯 오늘의 계획을 모두 포기하고 큐르케를 데리고
자신의 풍룡에 탔다.
"갑옷 입은 남자, 그리고 분홍색 머리칼 소녀. 따라가."
크오오~~
자신의 풍룡이 알았다고 대답 하듯 커다랗게 포효를 하며 바람을 가른다.
*
*
*
"이런 곳에 정말 쓸만한 무기가 있을까?"
"이렇게 보여도 제법 훌륭한 무기상점이야! 분명 뛰어난 무기가 있을껄?"
"있을껄? 장담은 못한다는 소린가..."
루이즈의 활기발랄한 목소리에 그는 한숨을 내쉬며 루이즈를 바라보았다.
루이즈는 반드시 있을거라며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 마냥 가기 싫어하는 치프의
손을 질질 끌며 그를 데리고 가게 문을 열었다.
-끼익.
"흐아암...쿨럭! 어서 오십쇼!"
"무기를 보러 왔어."
50대의 주인장이 담배 비슷한 것을 물고 뻑뻑 피우고 있었다.
주위에는 값이 저렴하다 못해 싸구려로 보이는 검부터, 매우 훌륭한 장식들이
박힌 아름다운 검신까지 다양했다.
"무기?"
어리둥절한 치프는 허무의 요일이라며 얼른 나가자고 재촉하는 자신의
주인을 보며 의아하게 여겼다. 루이즈는 전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검이라면서 치프에게 항명은 용서치 않겠다며 따라 오라고 말하였고.
치프는 이 주인이 무슨 꿍꿍이가 있나 의아해했다.
"대체 왜. 난 무기 같은 것은 필요 없다. 이미 멋진 무기를 여러개 가지고 있지."
휘릭 척.
그렇게 대꾸한 치프는 자신의 허벅지 파트에서 M6G 피스톨 권총을 뽑아 보였다.
치프에겐 가볍고 뽑을 때 경쾌한 소리가 나는 이 무기만 있으면 코버넌트분대와의
전투 시 매우 훌륭한 전공을 세울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루이즈가 제시한
검을 사러 가자고 할 때 그는 루이즈를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 무기는 12.7mm 철갑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왠만한 위험장애물은 이것으로
박살낼 수 있다. 이 세계에서라면 이 정도 무기로도 충분하다."
"그, 그거 무슨 무기에요? 그 조그만게 무기라고요?"
"너희들 세계의 권총과 똑같다. 다만 내 쪽이 더욱 강력하고 최첨단이란 점이지."
".....그거 들어 봐도 돼요?"
루이즈가 손을 내밀며 주라고 요구를 하자 치프는 민간인에겐 총을
주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총을 든 손을 올리며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루이즈는 볼을 부풀리면서 한번만 만지는 것도 안되냐고 대꾸했다.
그러나 치프는 끝까지 안된다고 부인하였고 루이즈는 볼맨소리로 흥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럼 전에 기슈와 싸울 때는 왜 그런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주먹으로 상대한 거에요?"
"......이건 너무 과한 화력이었거든."
치프는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아직 이 세계는 이런 수준의 총을 만들지도 못했다. 코타나 말로는
이제 겨우 단발 활강식 머스킷을 만들 정도였고, 그 총도 마법에 무력한
아주 한심한 총이었다. 코타나가 강선도 안 팠다고 불만을 늘여놓던 것을
떠올린 치프는 이 총 한정만으로도 훌륭한 전과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이세계의 입장에서 자신의 UNSC가 가져온 무기나 물건을 보면 대체 뭐라고
할까? 굉장한 컬쳐쇼크일 것이다.
"그럼 그런 과한 화력 대신에 그런 검을 사용하면 되잖아요!"
"....."
그렇게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군.
루이즈의 허점을 찌르는 대답에 치프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설명에 동의하였다.
두 사람은 이어서 방을 나서 티타임을 들고 있는 귀족들의 장소를 지나
마굿간으로 들어섰다.
"잇차."
키가 작은 소녀가 말에 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다 못한 치프는
자신이 직접 말 위에 그녀를 올려다 놓았고 그런 뒤 치프는 검은 색에 매우
튼튼해 보여 '날 타줘~!'라고 말하는 듯한 말 위에 올라탔다.
아니 올라타려 했다.
"히히힝."
말이 그를 등 위에 올려타게 한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얼마 안 가 말은 부들부들 떨더니 비틀거리다 쓰러지고 말았다.
치프는 보기 좋게 말위에서 낙마 하여 바닥에 머리를 찧고 말았다.
묠니르 헬멧 덕택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치프는 울리는 머리를 살짝
쓰다듬은 뒤 다시 한번 말 위에 타려 했지만 말은 비틀거리며 또 다시
쓰러질려 했다.
".....아무래도 내 무게때문인 것 같군."
".....얼마나 무거운데요?"
"....이 묠니르 강화복의 무게는 자그마치 500kg이다."
뒤늦게 자신의 강화복 때문에 이런 상황이 왔음을 깨달은 치프는
머리를 긁적이며 강화복의 무게를 떠올렸다. 이 강화복은 무게가 500kg이란
무게로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무게였다. 루이즈의 깜짝 놀란 얼굴로 이미
증명된 무게였다. 루이즈는 그의 설명에 놀라 그의 갑옷을 툭툭 치며
다시 반문했다.
"이게. 정말 500kg?"
도통 실감이 나지 않는 무게에 루이즈는 경악하였다.
초기의 묠니르는 강력한 방어를 위해 그만큼 무거운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무거운 무게로 인해 실험자가 압사 당한 이후로 무게를
경량화시켰으나 그마저도 너무 무거워 결국 폐기 처분 직전에 놓였다.
그런 이 묠니르는 가장 좋은 주인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이 바로 스파르탄들
이었다. 스파르탄들은 이 무거운 갑옷을 매우 쾌적한 전투복으로 여기게 되었고
강화될 대로 강화된 그들에게 이 무기는 금상첨화였다. 이 전투복 착용결과는
전투에서 아낌없이 드러났다. 그 이후로 수많은 스파르탄들이 죽어 더 이상
이 전투복의 활용도는 전무하게 변하였지만 치프를 비롯한 8명의 생존한
스파르탄들을 위해 전투복에 코버넌트가 사용하는 에너지 쉴드도 장착되었다.
그 결과품이 바로 치프가 입고 있는 묠니르 마크6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무게는 여전히 인간이나, 말에게는 힘든 무게임이 분명했다.
"그럼 어떻게 해요! 에엑. 그냥 갑옷 벗고 가요. 어차피 당신 얼굴도 잘 생겨서
꿀릴 것도 없잖아요!"
"........."
그건 군인이 전쟁터에 나갈 때 총을 놓고 나가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과 똑같다며
극구 부인하려던 치프의 머릿속에 훌륭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처참하게 운동장 한가운데에 흉물스럽게 자리잡은 커다란 여명호의 잔해를
보고 떠오른 것이다.
"화물"
"에엑?"
"루이즈. 우리 말 대신 좀 더 편하게 나가지 않겠는가??"
"??"
루이즈는 치프의 의미불명한 소리에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치프는 그런 루이즈를 냅두고 여명호로 달려가 코타나와 함께
무언가를 조작했다.
한참 후 여명호 안에서 무언가 엄청난 굉음을 내며 달려 나왔다.
그것은 미끄러지듯 드리프트를 돌며 마굿간 앞에 멈추었다.
그것이 내는 소리에 티타임을 즐기며 웃던 귀족들과, 지나가던 메이드들,
심지어 말들까지 깜짝 놀라 여러 헤프닝을 일으켰다.
귀족들은 멍하니 루이즈와 치프를 바라보았고, 말들은 히힝거리며 저 엔진음을
끄라는 듯 웅성거렸다. 메이드들은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귀를 막으며
혼비백산하여 들고 가던 물건을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민폐잖아 치프!"
"미안하다. 다음부턴 배기구에 소음기를 달아야 겠다."
치프는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사죄를 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치프의 사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멍하니 차량만을 훑어보고
있었다. 굉장히 신기했던 모양이다.
치프는 그런 멍하니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한번 흔든 뒤 루이즈를 태우고
전속력으로 워트호그를 몰고 정문을 나섰다.
"근데. 이게 대체 이름이 뭐야?"
"워트호그. 우리 세계는 기술력이 발달해서...여러 기계를 이용하여 말없이도
움직이는 수레를 개발했다. 그것의 이름이 자동차인데. 이것은 그 중 하나이다. 이것의 이름은 워트호그라 한다."
"끼약!! 너무 빨라!!"
"이런. 조수석에 문이 안 달렸군. 다음엔 문을 좀 달아야겠어."
치프는 자신의 군용차량 워트호그를 보며 문제점들을 몇가지 지적했다.
좌석은 말에 타는 것보다 200배는 훨씬 편하고 속도도 더욱 빨랐다.
그러나 이 빠른 속도 때문에 무언가를 꽉 잡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었다.
특히 원래 군용으로 개발되어 신속하게 움직여 적들을 죽이기 위해 개발된
차량인만큼 안전성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던 것이다.
"꺄악!! 치프 어떻게 좀 해봐."
"미안하다. 잠깐만 멈춰야겠다."
차를 멈춘 치프는 워트호그 뒤에 어지럽게 널린 밧줄을 이용해 루이즈 전용
안전벨트를 급조하여 그려는 묶어 놓은 뒤 차를 몰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우 답답해..."
"참아."
루이즈의 불평 섞인 혼잣말이 들려왔다.
치프는 무감각하게 답한 뒤 루이즈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워트호그를 전속력으로
몰았다. 길이 포장되어 있지 않아 불편하고 차체가 자주 덜컹거렸지만.
포장되지 않은 도로가 널린 헤일로에서도 차를 몰아본 치프에게 이정도는 누워서
떡먹기 만큼이나 쉬웠다.
*
*
*
"우와~ 도착했다."
"여긴가?"
"응. 여기가 우리 트리스테인의 왕국 수도에서도 가장 큰 도시야."
".....도시라."
지구의 뉴욕이나, 홍콩, 그리고 대한민국 성남과 도쿄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작은
별볼일 없는 마을에 불과한 도시. 하지만 이곳도 대도시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
수많은 사람들이 활기차게 왁자지껄 떠들거나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은 모두 이런 걸까?
치프는 자신이 돌아본 도시들을 떠올리며 피식 웃은 뒤 루이즈를 따라 이것저것
구경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평화로움에 익숙해서인지 모두들 활기차고
너그러웠다. 왠지 지구보다 더욱 안정적인 그들의 모습에 치프는
전쟁이 끝났을 지구를 떠올렸다. 그곳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곳처럼 기뻐하며
복구 작업 중일까?
"치프. 뭐해 빨리 와!"
저 멀리서 소리 치는 루이즈를 본 치프는 서둘러 그녀를 따라 나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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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있나?"
이미 텅 빈 루이즈의 방 앞에 누군가 얼쩡거렸다.
치프만큼은 아니었지만 키가 크고 굉장히 성숙한 여인은 붉은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루이즈 방문에 귀를 대었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오늘 치프는 청소나, 빨래를 하러
그 귀여운 옷차림을 한 채[묠니르에 앞치마만 두른..]나오지도 않았다.
그 기억을 상기한 여성은 키득거리며 웃은 뒤 루이즈의 방문에 대고 지팡이로
뭐라 중얼거렸다. 문이 끼익하며 조용히 열렸다.
"혹시 자는 걸까?"
붉은 머리의 여성은 올해 루이즈와 같은 학년인 큐르케란 소녀였다.
소녀치곤 꽤나 성숙한 그녀는 매우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루이즈의 방안에
들어온 것을 자축하였다.
"쳇. 나갔나? 그것도 주인과 함께...."
큐르케는 첼프스트 가문 여자 답지 않게 거칠게 말을 내뱉으며 안타깝다는 듯
씁쓸한 미소를 지은 채 방문을 나섰다.
신경질적으로 문이 새차게 닫혔다.
"타바사한테 가야겠어!"
큐르케는 그렇게 맘 먹고 자신의 친구를 찾아 나섰다.
*
*
*
처음 소환되었을 때, 그리고 한가하게 빨래나 하는 치프를 본 그녀는
그저 단순히 멋만 있는 청동갑옷 입은 변태, 혹은 골렘을 떠올렸다.
그녀도 다른 귀족들처럼 그 갑옷을, 아니 치프를 별볼일 없는 존재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의 정체는 마법갑주였다.
삐걱거리는 거슬리는 소리도 내지 않고, 쉴드 마법이 걸려 있어 그 어떤 마법도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기슈가 만든 위협적인 골렘들 '발키리'들을 6기나 일격에
박살내버렸고, 거기다 기슈를 칭찬까지 하는 대인배의 포부까지...
모든 것 하나하나가 큐르케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마치 전설 속의 기사나, 마법사 같은 모습에 큐르케는 오늘도 당연히 반해버렸다.
미열이란 이름에 걸맞게 그녀는 불타오르고 있었다. 반드시 사로잡고 말겠다는.
욕망에....
"반드시 내걸로 만들어 주겠어. 오호홋!"
*
*
*
오늘은 허무의 요일.
UNSC 하의 지구나, 코버넌트로 치자면 이 세계식 성스러운 휴일이었다.
풍룡이란 이명을 지닌 푸른머리의 소녀 '타바사' 그녀는 이 날에는 조용히
기숙사 안에서 사일런트 마법을 건 뒤 잠을 자거나, 밥을 든든히(?)먹기,
혹은 책을 읽으며 실전마법을 응용하는 등 여러가지 계획을 실천하였다.
" "
".........."
하지만 지금 그 계획들이 전부 물건너 가고 있었다.
사일런트 마법이 걸린 줄도 모르고 침대에 앉아 자신을 향해 뭐라고 떠드는
친구 큐르케. 타바사는 한숨을 내쉬며 사일런트 마법을 해제하였고, 큐르케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돌려 말했다. 결론은 치프를 만나러 같이 가자는
말이었다.
"알았어."
타바사는 하는 수 없다는 듯 오늘의 계획을 모두 포기하고 큐르케를 데리고
자신의 풍룡에 탔다.
"갑옷 입은 남자, 그리고 분홍색 머리칼 소녀. 따라가."
크오오~~
자신의 풍룡이 알았다고 대답 하듯 커다랗게 포효를 하며 바람을 가른다.
*
*
*
"이런 곳에 정말 쓸만한 무기가 있을까?"
"이렇게 보여도 제법 훌륭한 무기상점이야! 분명 뛰어난 무기가 있을껄?"
"있을껄? 장담은 못한다는 소린가..."
루이즈의 활기발랄한 목소리에 그는 한숨을 내쉬며 루이즈를 바라보았다.
루이즈는 반드시 있을거라며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 마냥 가기 싫어하는 치프의
손을 질질 끌며 그를 데리고 가게 문을 열었다.
-끼익.
"흐아암...쿨럭! 어서 오십쇼!"
"무기를 보러 왔어."
50대의 주인장이 담배 비슷한 것을 물고 뻑뻑 피우고 있었다.
주위에는 값이 저렴하다 못해 싸구려로 보이는 검부터, 매우 훌륭한 장식들이
박힌 아름다운 검신까지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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