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의여왕-사라지지않는 생각 > 소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소설

얼음의여왕-사라지지않는 생각

페이지 정보

본문

레나가 내 옆에서 떠난지도 약 10개월쯤 되어간다.
그녀는 날 볼수없지만 난 간간히 TV속에서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녀의 어깨위에서 바이올린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모습..
그리고 언제나 바뀌지 않는 얼굴을 나에게 보여준다.
레나... 난 레나가 떠난 이후로부터 아이들이 읽을법한 동화책을
항상 내 가방속에 넣고다니며 시간이 날때마다 책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난 생각한다.
왜 난 그때 레나를위해 한방울의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지...
단 한방울의 눈물만 흘렸더라면 그 차가운 마음을 가지고있던 얼음여왕이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변했을거란 생각을 항상 하고 지금도 한다.
좁지만 대학생 혼자서 생활하기엔 충분한 원룸. 지금 이곳에는 그녀와 그녀의
악기만이 낼수있는 아름다운 선율이 감미롭게 흐르고있다.
내가 지금 듣고있는 이 CD속에는 맨 처음 나와 그녀가 처음만났을때,
내가 들었던 그 노래와 두번째 만남에서
그녀가 나에게 들려준 노래가 수록되어있어서 그 노래를 들을때마다
레나가 항상 내곁에있는것 같은...그런 느낌을 받는다.
창밖의 세상은 어둡고 침침하지만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있다.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별들... 동화책을보다가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유신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녀석의 반가운 목소리.

"응~ 시현아. 왜 전화했어?"

"마음이 울적해서..."

"쯧쯧..요기 앞에 포장마차로 언능 나오려무나. 이 누나가 우리 시현이
예쁘게 보듬어줄게."

"말하는거 하고는..."

"밖에 날씨가 좀 쌀쌀한거 같으니까 옷 두껍게 입고나와. 알았지?
우리 애기 감기걸릴라."

"여왕님 뜻대로 하지요.."

춥지않을만큼 옷을 껴입고서 멀지않은 포장마차로 나갔다. 걸어오면서 거리를
뒹굴러다니는 쓸쓸한 낙엽들.. 그리고 옷을벗고 서있는 나무들.. 어째서인지
이들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내 기분이 더욱 울적해졌다.
포장마차에 도착한뒤 둘러보니 유신이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지 그녀의
생긋 웃는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우동 한 그릇과 소주 두 병을 가져다놓고 술잔을 들었다.
난 술은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웬지 술이라는 친구는 외롭고 적적하고
우울할때 기분좋게 해주었으며 추울때에는 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그런 녀석이었다. 첫번째 잔...그리고 두번째..연이어 세번째..
평소같았으면 잔뜩 찌푸린 얼굴로 잠시동안은 움직일수도 없어야하지만
오늘따라 웬 술이 이렇게 잘 넘어가는지...
그 다음잔을 넘기려고할때 누군가 내 등을 두들겼다.

"애는...무슨 술을 그렇게 혼자마시니? 게다가 너 술도 잘 못마시면서
이게 뭐하는거야? 세상에나...벌써 반병이나 비웠잖아?"

"으응.."

" '으응..' 이라니? 혼자만 마시지말고 이 누님에게도 한잔 따르렴."

난 말없이 그녀에게 소주를 건넸고 그녀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호기있게
소주잔을 들이켰다. 서로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적당히 술김이
올라있을때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너..요즘에 이상하게 변해버렸어. 왜 그러는거야? 왜 작년 12월부터
애가 이상하게 변해서 툭하면 술마시자고 하는건데?"

유신이가 나에게 물었을때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지만 그녀와의 술자리에서는
항상 그녀가 나에게 물어보던 말이었다. 그리고 난 그럴때마다 적당히
화제를 바꾸어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물론 이번에도 화제를 바꿔볼참이다.

"시원이는 잘 있지?"

하지만 이런 나의 화제바꾸기식 멘트에도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넘어가지
않겠다는듯이 단호히 끊었다.

"말 바꾸지마. 내가 지금까지 너하고 술마시면서 이런거 물어볼때 너
그냥 넘어갔었어..내가 왜 그냥 넘어간줄알아? 나중에 니입으로 직접
말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나도 궁금해 미치겠어. 오늘은 꼭 대답
들을래. 너 요즘에 왜 그래?"

순간 그녀의 눈을 보았을때 이번만큼은 쉽사리 넘어가지 못할것이라는걸
직감적으로 알아차릴수있었따. 어차피 더 이상 그녀를 피한다는것은
유신이를 무시하는듯한 행동을 하는것같아서 한숨을 한번 쉬고
그녀에게 말했다.

"너..동화책 본적있니?"

"동화책? 당연하지! 내가 어릴적에 얼마나 동화책을 많이 읽었다구.
너랑 어릴때 매일 같이읽었잖아. 우리 둘이 읽던거 기억나?"

"기억나지... 그럼...얼음의 여왕이라는 책 기억나?"

'얼음의 여왕'이라는 말이나오자 또 그거냐는 표정을 지었다.

"잘 알고있지. 안그래도 그거 마음에 자꾸 걸려. 너 12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가방속에 그 동화책 가지고 다녔잖아? 그리고 항상 시간날때마다
그 책만 들여다 보고있고."

"그럼 그 내용은 잘 알겠네?"

"당연하지."

"내가 그랬거든..."

그녀는 무슨소리를 하는지 전혀 이해할수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고
난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 나갔다.

"난...얼음과도 같이 차가운 마음을 녹이지 못해서 놓쳐버린
그런 녀석이야. 단 한방울의 눈물만 흘렸더라면 괜찮았을텐데 말이지.."

말은 간접적으로 했지만 머리좋은 유신이는 금방 내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결국 그것 때문에 니가 이렇게 추잡스럽게 변해버린거야?
하루를 멀다하고 술을찾고 매일 아침 초췌한 얼굴로 등교하고
어린애들이나 보는 만화책을 즐겨보는 이유가 겨우 그런거야?"

그녀의 말꼬리와 언성은 상당히 올라가있었고 유신이는 아마 흥분한듯했다.
하지만 난 그녀앞에서 점점 무기력해져갔고 내가 할수있는 대답뿐이라고는
한마디였다.

"우습지만..일단은 그래.."

[철썩!]

순간 그녀의 매서운 손바닥이 그의 얼굴을 후려쳤고 뺨과 손이 마주치는
소리와 동시에 취해있던 그의 몸이 힘없이 쓰러졌다.
그리고 가게안에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집중되었다.

"....."

그는 취해버린몸을 가누지 못한채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있었고
그를 쓰러뜨린 그녀는 그에게 악담을 퍼붓다가 자기 자신도 화가 나버렸는지
계산을하고서 나가버렸다. 사람들의 시선속에서 한참동안이나 몸을 가누지
못한 그는 겨우 의자를 짚고 일어날수있었다. 그녀의 손바닥으로 인해서
다리가 풀려버리긴했지만 걷지못할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소주한병을 사들고서 공원으로 향해서 레나와 처음 만났던 그 벤치에
앉아 소주병을 들이켰다.

'맞은 뺨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

그는 소주병을 들이키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욱신거리면서 움찔거리는
이상한 감정을 주체할수가 없었고 그는 소주병을 더욱 들이켰다.
결국 취한몸을 어쩔수없던 그는 그날따라 한산하던 공원벤치에서
잠이들어버렸다.

=======================================================================

댓글목록

profile_image

다크엔젤님의 댓글

다크엔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흐음...이거 옛날에 보던것...처음부터 다시 봐야겠군...케릭터의 이해가...기억이 안나서...

Total 2,713건 80 페이지
소설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528 잉그라넷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10-21
1527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10-21
1526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10-21
1525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10-20
열람중 에스카플로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0-19
1523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0-18
1522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0-17
1521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10-17
1520 개나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10-16
1519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0-16
1518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10-15
1517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10-15
1516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365 10-15
1515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360 10-15
1514 st-mamor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0-14

검색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접속자 집계

오늘
718
어제
932
최대 (2005-03-19)
1,548
전체
782,237
네오의 오! 나의 여신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