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조선-[5]배신
페이지 정보
본문
어째서..
어째서 이땅을 밟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냐...?
대체 내게 주어진 운명이란건!..
왜..!!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하염없이 눈물이 주륵 흘렀다..
내가 있던 곳은 한 허름한 초가 집이었다.
그때..
한 어부로 보이는 아저씨가 집으로 들어왔다.
두터운 턱살과 더부룩한 턱수염이 인상적이었다.
어깨엔 그물망과 한손엔 어망을...
어망안엔 물고기 서너 마리가 펄떡 거렸다.
"여어.. 깨어났구만...^^"
난 얼른 눈물을 닦고 감정을 조금 추스렸다.
"아.. 아저씨는 누구세요..?"
눈이 붉게 충혈되서 콧물을 훌쩍거는 내 모습이..
아직 애라는 느낌을 확연히 주었다..
"누구긴 누구냐? 너 구해준 사람이지.."
아저씨는 내 이마에 손을 스윽 얹어 보고는
마치 뭔가를 재기라도 하듯 눈을 꼬옥 감았다 떴다.
"열은 내렸구만.. 자, 이것 좀 먹어봐라."
"........."
아저씨는 물고기를 들이 밀었다.
난 고약한 비릿내를 맡고선 고개를 멀리 했다.
"짜식...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왜......"
아저씨는 물고기를 다시 어망에 넣으며 말했다.
"뭐?"
"왜.. 구하셨어요..
이제 살아갈 이유도 없는데..."
아저씨는 내 옆에 털썩 주저 앉았다.
"왜.. 왜 구해주셨어요......."
난 또 울음이 나려 했다.
억지로 참아냈다...
꼭 가슴이 쿵쾅거리는게..
머리까지 울리는 듯했다.
"이 녀석이.. 새파란 것이 벌써 죽을려고 하는 거냐?!"
"아저씨가 저에 대해 뭘 알아요!..."
"인석이..!!"
아저씨는 내게 꿀밤을 세게 매겼다..
아저씨는 사뭇 진지하게 성화를 냈다.
"세상엔 말이다!
작은 이유라도 살아갈 의미가 있다면
죽을 생각 따윈 하지 않는 거야!!"
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뒤쳐나가 버리려했었다..
으직...!!
"컥..!!!"
가슴이.. 아프다....
"우웩..!!! 켁!! 웩.....!!"
피가 한 덩이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궁극쐐기로 인한 후유증?..
제길..
"나원참.. 또 피냐...?"
"아저씨는.. 상관 말아.......읍..!!"
또다시 피를 뱉어냈다..
간이.. 입을 통해 뜯겨 나올것 같아...
아파...
..
..
"어이어이, 정신이 드냐?"
정신을 차렸을땐.. 아저씨가 죽을 한손에 들고
어줍잖게 불며 있었다.
난 몸을 일으키려 했다.
"아.. 일어나지마! 너 몸이 아주 안좋단 말야.."
"..... 칫.."
난.. 따스하게 보살펴 주는 아저씨가 너무 고마웠다.
꼭..
꼭 옛날 아버지 같은......
아..
또 울음이 나려 한다..
"얼레? 또 우는 거냐?!
너 남자 맞냐? 쫌만 틈만 나면 눈물이 그렁그렁.......!!"
삼베배게가 아저씨의 안면을 강타했다.
"상관 말아요..!!"
어슬프지만... 그렇게 닷새라는 시간이
아저씨와 함께 지내졌다..
몸도.. 한결 가벼워졌고..
아저씨와도 꽤 친해졌다.
이대로 .. 아저씨와 살아봄도 괜찮아 보였다..
전쟁도 끝났으니...
더이상의 눈물을 흘릴일도 없겠지...^^
그렇죠?
아버지.........
밤바람을 쐬고 싶어서 밖으로 나왔다..
어부의 집 답게..
밖은 짙고 푸른 바다가 끝이 어딜까하며 펼쳐져있었다..
난 대청에 걸터 앉아 바람을 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본 지도.. 꽤 됬구나..
"안 춥냐?"
"..? 아.. 아저씨^^"
옆에 아저씨가 앉으며 말했다.
난 고요한 바도소리에 눈을 꼬옥 감고
그 풍경을 느끼고 있었다.
..
..
와키자카가 날 안고 구해주던 때..
그때.. 했었던 말 중에..
조선에는.. 아직 내가 필요하다는 말..
무슨 뜻으로 했던 말일까...?
"아저씨.."
"응?"
"전쟁이 끝났죠...?^^
그 참혹했던 전쟁이 끝났었요..."
아저씨는 어디서 났는지 술을 병채 한번 들이키고 말했다.
"전쟁은 끝났다만..
영 심상치 않구나..."
"... ? 네?"
뜻 밖의 대답이었다..
"하긴.. 떠내려 온 녀석이 뭘 알겠냐?"
".......?"
아저씨는 술을 한번 더 들이켰다.
"크윽..~
맛 괜찮구만..~!"
"아저씨, 딴 얘기 하지말구..
심상치 않다뇨?"
"내분이라더라.."
"............!!!"
와키자카가 남겼던 그 말이..
이걸 뜻하는 거였나...?
무엇보다..
내분이라니!!!
전쟁이 끝나고..
무너진 가옥을 다시 짓고
황폐하게 된 땅을 일구며
새 희망을 바라볼 이 시점에...!!!!!
내분이라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래... 아직 할일이 남아있던 거야....!!!
"뭐...뭐야..?"
아저씨는 갑작스런 나의 한기에 화들짝놀랐다.
"아.. 죄송해요^^;"
난 기를 수구려뜨렸다.
"쳇.. 가뜩이나 나라가 힘든판에
내란이라니.. 거참.."
"주동자가.. 누구래요..?"
아저씨는 남은 술을 쭈욱 들이키곤 말했다.
"그... 누구였떠라..?
왜 그 사람있잖아..
이름이.. 음...... 아!... "
"..........!!
서.. 설마... ... 그럴리가?!"
그 후로 4일 뒤..
한양성은 붕괴 된다.
반란에 의한 일이었다.
반란군의 숫자는 1명..
한양을 무너뜨린 자는...
"아냐~ 정확히 들었어.."
"아니죠...? 거짓말일꺼야...."
다시는 흘리지 말자고 다짐했던..
눈물이.. 그동안 숨겨왔던 그 모든 눈물이..
흘렀다...
아저씨는 의외의 반응에 깜짝놀라했다..
난 아저씨를 부둥켜 안고
그 품에서 실컷 울어버렸다...
이내 아저씨는 날 꼬옥안았고..
난 크게 소리내어...
마치 어린애인양 울어버렸다...
똑똑히 들었다...
반란군의 숫자는 1명...
그의 이름은...
..
이순신..
한양으로 올라가려는 날 보며 아저씨는
뭔가가 맘에 안드는 듯했다.
"...?
아저씨 왜요?^^"
"칫.. 니가 한양간다고 뭐가 달라질 것같으냐...?
마냥 어린 놈이 무슨..."
"....^^"
난 말없이 웃어주었다..
아저씨와도 정이 꽤 들었는데...
잡아주지도 않을 껀가..?
쳇..
"아저씨.."
"왜?.."
퉁명스럽다..
"잡아주지도 않나요~?
너무하잖아요~"
"쳇! 그동안 쌀이 얼마나 축났는지나 알아?!
어서 가버리라구!"
쫌 섭섭하지만..
끈쩍한건.. 싫으니..^^
"아저씨..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난 주저없이 인사를 꾸벅하고 돌아섰다..
아저씨는 인사에 대꾸도 않고
먼 산을 바라보며 팔짱을 끼곤 입을 쭉 내밀었다..
나 역시 돌아보지 않고..
곧장 가려고했다..
아저씨는 토라진듯..
집안으로 냉큼 들어가버렸다...
뒤늦게..
돌아보았지만..
어저씨는 없었다....
"........"
난 정말 곧장 가려했다..
"으이씨!!!
야 이 바보야!!!!!"
돌아보았다..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저씨...
한손엔.. 어망을...
"아.. 아저씨...."
눈물이 주륵 흘렀다..
"일 다보고 와서!! 이녀석 꼭 먹어야되!!!!
알겠냐? 이 바보 녀석아!!!!"
난 해맑게 웃어주었다..
눈물이 이렇게 기쁘게 흐른적은..
처음이었다..
그 시각..
한양엔 큰일이 벌어졌다.
"오.. 옵니다..!!!"
이순신....
당당히 한양성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 산이 흔들릴듯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버러지 같은 놈들!!"
"사격해!!!"
슈슉!!
궁수들이 그를 향해 소나기 같은 활을 퍼부었다.
투콰곽!!!
"......!!"
"버러지!!!"
이순신은 어느새 성벽을 올라왔다.
그리고 하얀 빛과 함께..
귀속을 날카롭게 찌르는 굉음과 함께..
주변을 깨끗히 날려버렸다..
"괴.. 괴물...!!"
붉은 색의 불길 속에..
이순신은 우직하게 걸어나왔다.
"유성룡은 어딨나...?"
"모.. 몰라..!!!"
이순신은 한 병사의 팔을 붙잡았다..
"입은 옷을 보아 필시 높은 직위의 자로군..
유성룡은 어딨나...?"
"몰라!!!"
으득!!!
팔이 비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이순신은 순식간에 팔을 여러 조각을 내버렸다.
"끄악!!!"
"유성룡은 어딨나...?"
"그... 그게...."
쫙!!!!
이순신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팔을 찢어 버렸다..
피가 공중에 흩날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괴성..!!!
"유성룡은 어딨나..!"
"저.. 정말 몰라요......."
이순신은 한 손으론 그의 목을 잡고
한손으론 발목을 잡았다.
"당겨줄까...?"
"이순신!!"
목소리의 주인공은.. 유성룡이었다.
협은 1필의 말을 구입해 전력으로 한양으로 북상했다.
그렇게 달린것 만도 벌써 2일째...
밤낮으로 달리는 동안 여러 생각을 했지만..
가장 분한것은..
배신감이었다.
이순신은 분명 다리도 멀쩡하지 못했을 텐데..
내가 일본을 떠나기 전날 용기를 주던 그 모든 것들이!!!
모두 거짓인게냐!!!!
"으아!!!!"
미친듯이 말에게 채찍질을 했다.
죽여버린다..!!
죽여버리겠다......!!!!!
"........!!!"
눈앞에 펼쳐진 절경은..
지옥이었다..!
성은 벽째 날아간
한양성..
이미 새까맣게 재가 되버린 마을들..
이순신이 아니고서야..
이런짓은 아무도 할 수 없다..!!!
죽일놈..!!
내 반드시 찾아내.........!!
귓속의 고막을 찢는듯한.. 이 굉음..!!
미약하나마 멀리서 감지 되었다..
"의정부 쪽인가..?"
난 말을 소리로 향해 내달렸다.
퍽!!
"크악!!"
이순신의 주먹이 유성룡의 턱을 쳐올렸다.
"네 놈만 없으면..!!!
네 놈만!!!"
이순신은 그렇게 말하곤 다시한번
유성룡의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다..
으득!!
유성룡 역시 맞고만 있진 않았다..
단발로 간간히 찍어대는 지법은
꽤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순신에겐 그저 한낱 장난일 뿐이었다.
유성룡은 형편없이 얻어맞은 상태였다..
"쿨럭..!! 완벽하게 속았구만.....
자네가 .... 큭..!!"
"닥쳐!!"
이순신은 유성룡을 얼굴을 주어잡고
복부를 강하게 쳐올렸다.
"컥!!"
토사물을 뱉어내며 유성룡은 땅에 떨어졌다.
이순신도 비틀댔다..
"제, 제길..."
유성룡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이순신이 다시한번 주먹을 꽉쥐고
유성룡을 날려버리려는 순간이었다.
"이순신!!!!"
"..........!!!"
협이었다.
그의 등장은 두 사람 모두에게 의외의 전개였다.
"혀.. 협이냐...?"
이순신이 믿기지 않는 듯이 쳐다보았다.
"너.. 도쿠가와를 이긴게냐..!!"
"닥쳐!!"
".......!!!"
펄쩍 뛰어올라 이순신에게 사정없이 창을 찔러넣었다.
이순신은 팔로 막아냈다..
창날은 이순신의 팔에 쑥 박혔고
피가 흘러나왔다.
"죽어!!
이 배신자!!!"
난 흥분해 있었다.
창이 점점 푸른빛이 감돌았고
쐐기가 한방 강하게 날아갔다.
"........!!"
너무 허무하게..
이순신의 팔뚝하나를 깔끔하게 잘라냈다..
"큭..!!"
이순신은 갑자기 땅에 털썩 주저 앉았다..
몸을 부들부들 떠는 듯했다..
"........??"
이거... 이상한데..?
유성룡이 뒤늦게 일어나
쓰러진 이순신에게 다가왔다.
뭔가 이상했다...
지금 이 순간...
뭔가... 이상해?
"협아.. 때 맞춰서 잘 와주었다..
네 덕에.. 반란군의 주동자를 잡았구나..."
"아.. ...
네..."
"정말.... 수고했네.. 정말..."
유성룡은 주변의 칼 하나를 집었다.
이순신을 죽이려는 건가..?
그래..
배신자...
잘가라구.........
이순신 장군의 의식은 붙어 있었다..
왠지..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은데...?
이상해...
눈엔.. 분노가 가득해...
분함에.. 눈물까지 고였어...
저 사람이....
이순신 장군이 지금.. 뭔가... ....
뭐라구..?
뭐라는 거야?......
뭔가...?
이상해.......!!!
그때,
등뒤에서 뭔가가..
들어왔다.....?
"유.. 유성룡 군사님....?"
"수고했어.."
유성룡은..
등뒤에서 기다란 칼날이 가슴 팍으로
그 칼날을 내보였다..
"어째서....?"
"큭큭큭.....!!!"
꽤 아팠다..
칼에 찔려 아프지만...
이건....
내 맘이..
때마침 비가 내려준다..
난 칼이 꽂힌채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
"왜... 왜 찌른거죠....?"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뭔가가..
가만히 고개를 숙인 내 얼굴을 범벅했다..
"...?
어째서 안 쓰러지는 것이냐...?"
"지금 쓰러지면..
다신 못일어날것 같습니다.."
유성룡은 칼을 쑥 뽑았다..
내 입에선 검은 피가 울컥 터져나왔다..
그래도.. 난 꿋꿋히 서서.. 절대 쓰러지지 않았다.
"큭큭큭.. 너희 전사란 놈들은..
정말 한심하구나..!"
이순신 장군의..
그 미세한 움직임도 없었다..
장군님.. ...
장군님...!!
배신자는..
이순신 장군이 아니었어...!
난 울먹이며.. 복 받쳐오는 분노를 억눌렀다..
그럴수록 가슴의 상처에선 피가 솟구쳤다..
"지난 한양 전투때..
세이쇼오와 이순신 장군이 싸울 떄 이상한 것 못 느꼈나...?"
".....
역시.. 그렇군요..."
그때..
그 한양 전때..
내가 우기다와의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쥐고..
세이쇼오의 일격에 혼절했을때..
이순신장군이 구해주며
세이쇼오와 이순신 장군이 맞닥들였다..
승세를 올리던 이순신 장군의 마무리에서..
갑자기 이순신 장군은 기를 놓치고 만다..
그건.. 이순신에게 패배의 원인이었고..
그건..
"유성룡.. 당신이..."
"그래.. 전 날..
이순신에게 독을 먹였다..
지금 봤다시피.. 힘으론 그를 당해낼 자는 없다..
물론 그게 너라도 말이지...!"
난 바닥에 드러 누운 이순신을 쳐다보았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당신의.. 계획이란게.. 대체 뭡니까...?"
"........"
유성룡은 집었던 칼을 떨어뜨렸다..
뭔가 사연이 있는 걸까...?
"난.. 엎으려 했다.."
".........?"
이것은..
먼 옛날의 일이었다...
경북의 의성에 작은 마을..
이야기는 그 작은 곳에서 시작한다..
제 이름은 이현입니다..^^
저희 집은 할머니와 엄마, 아빠 그리고 저..
이렇게 네 식구가 살아가는 한 가족입니다..
아버지는 한양의 궁궐에서 일하는 문관이십니다.
간혹 아버지가 사주시는 약과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치만.. 지금의 아버진..
궁궐에서 잘못으로 서재에 불을 일으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날부터 아버지는 매일 술만 먹습니다..
술을 먹고난 아버지는..
엄마와 절 때렸습니다..
지금도.. 아버지가 오시고있습니다..
술에 취해 흥청거리며..
오시고 있습니다..
...
"야 이년아!!
너 같은 년은 당장 죽어야되!!"
"여보..!!! 매일 왜 이러세요..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평생 일만 해서 돈 벌고 있는 저한테..
제가 무슨 잘못이있다고 이러는 거에요!!"
엄마는..
목이 터져라 울부짖었다..
"이년이 뭐가 잘났다고!!
죽어!! 죽어!!!!"
미친듯이 따귀를 갈기는 아버지..
어머니는 계속 맞았다..
"이현! 이현 어딨어?!"
"네... 네! 아버지..."
아버지는 머리털을 잡고 쉴새없이
때리던 엄마를 손에서 놓고
내게 다가왔다..
"너도 죽어야되..!"
발길질로 어버지는 날 마구 밟아댔다..
땅바닥에 코가 부딫혀 피가 터져나왔다..
아버진.. 멈추지 않았다..
"아범아!!"
할머니였다..
언제나 처럼 할머니는 엄마와 절 구해주었다..
아버지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곤 발길질을 멈췄다..
"그 어린것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렇게 때리는게냐!!
도대체 왜!!!"
할머니는 날 끌어 안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엄마가 뭔 상관이있어요!!
죽어야되요!! 다 죽어야 된다구요!!!"
할머니마저 잡아 뜯어버리고 날 발로 계속 밟았다..
성이 차지 않는지..
집안에 있던 벼루를 가지고 나왔다..
"이 쓰레기 같은 놈!!
당장에 죽어버려!!!"
"아버지!! ... 대체 왜 이러는 데요!!!
왜!!! ... 그걸로 맞으면..
나 죽는단 말이에요.. !!"
"이...!!! 이 녀석이!!!"
퍽!!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감쌌다..
..
..?
분명..
쨍그랑 하며 깨지는 소리가 났다..
분명...
"어... 엄마..?"
엄마의 머리에선 피가 흘러내렸다..
날 막아 주려.. 달려 들었던 거였다..
엄마는 힘 없이 내 머리 위에서 쓰러졌다..
아버지는.. 조금 정신이 들고..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아.. 지금.. ? 나....?!"
"으아아아!!!!!"
난 주저앉아 펑펑 울어 버렸다..
아버지 역시.. 땅을 치며 통곡했다..
엄마..
엄마.....
다음날 아침..
난 잠도 자지 못하고..
방 구석에서 훌쩍거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일찍부터 없었다..
할머니가.. 늦은 아침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인석아.. 밤새 운거냐..?"
".....
하.. . 할머니...
엄마... 죽었어...."
또 눈물이 와락쏟아진다..
아랫입술을 꼬옥 깨문 내 입은..
부들부들 떨렸었다..
"엄마가.... 우리 엄마가..."
할머니가 방안으로 들어와
날 끌어안아 주셨다..
할머니께서도 눈물을 흘리며...
..
해가 뉘엇뉘엇 서쪽 산을 지날때 쯤에서야..
할머니도 나도.. 많이 진정 되었다..
난 할머니의 품에서..
어린 애처럼 누워서말했다.
"아빠는.. 나쁜 사람이야.."
할머니는 좌우로 천천히 움직여 주며 말했다.
"인석아.. 그럼 못써..
자기 아버질 나쁜 사람이라고 하다니.."
"그치만.. 엄마를.."
또 훌쩍거리는 날 할머니께서 엉덩이를 툭툭 치며 달래주셨다.
"엄마는 좋은 곳가셨을거야..^^"
"....으응.."
"이 할미도 빨리 좋은곳에 가야되는데.."
난 버럭 화를 냈다.
"할머니는 죽으면 안돼!"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손주놈 때문에 죽지도 못하겠구나?^^"
"치!!"
그 날 밤.. 아버지는.. 또 술을 먹고 들어와..
날 죽어라며 때렸다..
그치만 할머니가 있으니..
괜찮았다.. 또 날 어루만져 주실테니까..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
방을 나가보니..
멀리서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저.. 아버지...?"
"뭐야?"
"하.. 할머니가.. 안계셔요..."
"......
몰라 임마.."
그러곤 또 술집을 향하셨다..
하루종일..
할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저녁쯤 됬을때.. 아버지께서 돌아오셨다..
"오셨어요... ..!!"
짝!!!
난데없이 따귀가 날아왔다..
어벙벙해서 아버질 보았다.
쫙!!
한 대더..
힘껏 친 뺨에 고개가 돌아갔는데..
눈물이 흐른다..
내가 왜 맞는 거야..?
대체 왜!!!!
하지만.. 덤빌 수 없는걸..
난 어리고...
약하니까..
어디선지 뭉둥이를 들고 때리기 시작한다...
온몸을 웅크리고 맞기만 했다..
팔뚝이며 머리며
죄다 멍투성이..
할머니..
할머니 어딨어요...
이럴땐 할머니가 절 도와줬잖아요..
할머니..!!
"야, 너.."
".....?"
갑자기 매질이 멈췄다.
"젠장.. 니 할미 찾냐?"
"아..."
"할망구 죽었어..
내가 산에 갖다 버렸어!!!"
".........!!!"
할머니를...?
버렸다구...!!!
고려장..인가..?
이미 폐지된 풍습이지만..
"왜 그런짓을 하는거야!!!"
"........!!!"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날 보며 아버지가 깜짝놀래했다..
"어디서 소릴 질러!!!"
퍽!!
머리를 제대로 맞았다..
"아.."
절대 쓰러지지 않으려 했다..
"할머니 어디다 버렸어요..?"
"저 뒷산에 가봐라..
찾을 수 있을 까봐?"
난 더이상 아버지 얼굴을 보지 않았다..
그길로 뛰쳐나갔다..
"할머니...?"
".....!!"
"할머니!!!"
밤새 찾아다녔는데..
결국 할머니를 찾았다..
난 달려가 와락 안겼다..
근데.. 너무 창백했다..
"할머니..! 우리 내려가..
내가 돈도 벌고 해서
할머니랑 살께.. 응?
내려가자.."
할머니는 말문이 막혀 울었다..
이 어린 손주녀석이 자길 찾아주는것도 고마운데..
이런 말까지 하다니..
"이 할미는 내려가도..
오래 못살어.."
"아니야!!
할머니 나땜에 안 죽을 거라며!!"
할머니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이제 몇시간밖에 못사시겠지..
알지만..
잘 알지만..
난 할머니를 업었다..
"가자! 할머니..!"
무척 힘이 들었다..
반도 못내려 갔는데..
땀 밤벅이 되었다..
"할머니.. 내가..
에구.. 이렇게 힘들게..
데려가 주니까.. 꼭 오래., 살아야되...?"
"오냐..^^"
"할머니!"
"응?"
"나는 크게 될 인물일까?"
"그럼~ 그렇구말구.."
"아니야..
난 키도 작고..
이렇게.. 힘도 약한걸..?"
"아니야.. 이 할미가 얼마나 무거운데?
이렇게 잘 걷고만 있구만 뭘...^^"
"헤헤.. 할머니..!"
"응?^^"
"난 그런 사람 못 될꺼야..
그래도..! 할머니 정도는 내가 지킬 꺼야!"
"하하..^^"
"할머니!.."
"...."
.....
내 목을 부둥켜 잡던..손이..
떨어졌다..
할머니.. 가는 거야...?
눈물이...
길이 울렁거린다..
"할머니..
나.. 내려가서..
쌀집 아저씨한테서 쌀도 나르고..
떡집 아줌마랑 같이..
떡도 팔꺼다..^^"
"......."
여전히..
대답이.. 없다...
"할머니! 할머니!
내가 돈 많이 벌면..
기와집 지을꺼다^^
그럼 좋겠지?"
"........."
난 말을 멈추지 않았다..
말하는 도중에도..
분명 웃으며 훗날의 일들을 얘기하는데..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흘렀다..
"할머니..!
그러니까.."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다..
털썩 쓰러지는 할머니..
행여 다칠까봐 얼른 다시 업고..
가던 길을 걸었다..
그치만..
할머니는 너무 무거워 졌는걸..
너무 차가워.. 졌는걸...
눈물이 정말..
왈칵 쏟아졌다...
싸늘하게 굳어가는 할머닐 잡고 외쳤다..
"그러니까 일어나봐!!"
할머니의 시신을 가지고 내려왔다..
"........!!"
아버지가 깜짝놀라했다..
"아.. 아버지.."
"이런 미친놈!
어떻게 찾아낸 거야?!"
"아버지.. 할머니가..."
퍽!!
발로 턱을 차올렸다.
"아버지!! 할머니가....!!"
"이건 시체야!!"
"아니야!!!!!!!
할머니는 안죽어!!!!!!"
아버지는 또 발길질로 날 때려눕혔다..
"젠장, 죽은 시체를 왜 가져오는거야..!! 퉤!!"
그렇게 말하곤 할머니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 야!!!!!!"
"....?!"
온몸을 던져 아버지를 밀쳐냈다..
땅바닥에 넘어지며 할머니를 떨어뜨렸다.
"이 자식이!!"
아버지는 옆에 있던
기와장을 집었다.
"너도 죽어버려, 이 자식아!!"
퍽!!!
관자를 정확히 맞았다..
기절할 뻔 했다..
하지만 다리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바닥에 업드려 난 쓰러지고 말았다.
아버진 땅에 침을 한번 뱉고는
할머니를 들고 어디론가 가려했다.
"하.. 할머.. 니..
..............!!!!"
지금..
우물에..
지금 우물에
던져 넣은건...
"할머니!!!!!!"
"젠장 재수없는 일밖에 없구만.........!!!"
난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왔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
두손으로 칼을 꼬옥 쥐고 아버지를 향했다.
"이.. 이자식이!!!"
"으아아아아아!!!!!!!"
아버지의 배에선..
피가 솟구쳐 나왔다..
멋모르고 두 눈 감아 버리고
칼을 내민건데..
"너... 쿨럭..!!
너?!!!!"
아버지가 때리려는 자세를 보고
눈을 꽉 감아버렸다..
털썩..
뒤로 넘어가 쓰러지는 아버지..
"하하.. 하하...하하하하..."
죽었다!
하하.. 드디어..
하하......
난 우물로 달려갔다..
"할머니! 할머니!
내가 아빠를 이겼어요!!"
우물안은 어두워서 그저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할머니! 나 큰 사람이 되기로 결정했어요!"
나는 우물을 있는 힘껏 잡았다..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할머니! 할머니!!
내가 엎을께요!"
손톱이 부러졌단 고통도 느끼지 못한 채..
난 울부짖으며 외쳤다.
"내가!!
몽땅 다 엎어버릴께요!!"
..
..
"오래전 일이지.."
유성룡은 아무렇지 않게 얘기 했다..
"......."
"그 후, 나는 이름은 이현에서..
유성룡이라 고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그래서.. 이런 짓을 저질렀나요...?"
유성룡은 떨구었던 칼을 되집었다.
"그래..!
난 세상을 바꿀꺼야..!!
난 나만의 세상을 만들꺼라고..하하!!"
푹!!!
"......!!!"
칼이 등줄기를 거침없이 베어버렸다..
유성룡의 눈은..
완전 광기 어린 눈이었다..
그토록 잔인한 눈은..
처음 보았다..
"그러기 위해 이순신을 만나 궁궐의 왕을 죽이라고
부탁했건만!! 네 놈의 아버지에 의해 망했다구!!!"
쫙!!
계속해서 등을 난도질해댔다..
"그래서 몇 십을 기다렸다구..
그래서 도쿠가와에게 부탁했건만...!!
그건 네 놈이 망쳐버렸어!!!"
미친듯이 칼질을 했다..
"이번엔 내가 나섰지..
부산에 군대가 집결한 틈을타서
한양을 점령했어..!
하지만.. 다리가 병신이 된줄 알았던
이순신이 기를 역류시켜 일어나서
한양을 개 박살내더군!!
정말 뭐 같은 세상이야!! 하하하!!!!!"
협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날아드는
칼날을 받아내었다.
"결국 놈의 다리는 멈춰섰지..
때마침 네놈이 나타나서 죽여준거야..!!
하하하!!!"
유성룡은 미친듯이 칼질하던 중..
협의 얼굴을 보았다..
"하하..하..하아..!!"
웃고있다..?!
어째서?!
어떻게 웃을 수 있는 거야!!
"왜 웃는 거야!!
넌 이제 죽게될 텐데!!"
"하하.."
"웃지마!!!"
쫙!!
또 한번 유성룡은 칼질을 했다..
피가 바닥에 흥건한데..
협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보았다.
"히익!!"
유성룡은 칼을 사정없이
협의 가슴에 밀어 넣었다..
이미 쓰러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오히려 웃으며 살아있었다.
와키자카..
자네가 왜 웃었는지 알겠어..
그래..
좋구나..
유성룡의 얼굴을 잡았다.
"유성룡.. 당신은 조선을 바꾸지 못해...!!"
유성룡은 공포에 질려
눈은 쾡해져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아니야!! 할머니는 날 자랑스러워 하셔!!!"
"우린 서로 닮았어..
둘다 복수에 불탔지..
하지만... 그 후.. 아무것도 바뀌지 않터군..
이건 운명이란 녀석이 내게 알려준 진리라구.."
유성룡은..
모든것에.. 허망함을 느꼈다..
하지만.. 또 다시 눈빛은 이질적이고
악날하게 변해졌다.
"그래..!! 네 놈도 아버지 같은 놈인거지??
그래! 그래! 네 놈도 자식들을 때리는 그런
쓰레기 일꺼야..!! 죽어!! 죽어!!!!!"
칼을 뽑아서 찌르려했다.
턱!!
".......!!!"
협은 가슴팍에 꽂힌 검을 꼬옥 잡아버렸다..
칼날을 잡아 손은 베여버려 피가 뚝뚝 흘렀다..
"난 쓰레기가 아니야!!"
칼을 놓아주며 뒤로 물러났다..
아주 순식간이었다.
"네놈은..!!"
협은 창을 수평으로 올려 잡았다.
".......!!"
만일 지금 이걸 쓴다면..
난 죽을 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알려주자!!!
"정말 쓰레기다!!!"
몸이 물처럼.. 흩어지며
거침없이 유성룡을 통과했다..
"컥!!!"
돌아서서 또 한번 수평으로 창을 올렸다.
"복수를 하고 허덕일때..!"
퍼벅!!
"크아아악!!!"
유성룡의 비명...
아랑곳 하지않고
또 한번 창을 들어 올리고...
간다..!!
"크억...."
한번 더 유성룡을 통과했을때..
그는 이미 쓰러졌다..
"누가 알려줬어..."
몸안의 장기들이 붕괴되는 느낌이 났다..
입에선 피가 퍼붓듯 쏟아졌다..
"우웩!!"
더이상의 피가 없는지..
이젠 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유성룡이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
살아있었다..
아니.. 협은 그를 살려주었다.
"하아..하아..
그래.. 그때..... 그가 알려줬어..."
협은 비틀대며 걸어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말했다..
"웃으라고...^^"
유성룡은 어리둥절해했다..
"어째서.. 큭..
살려준거지...?"
협은 얄밉게 웃으며 말했다.
"큰일해야 될꺼 아냐...?"
"........!!!"
그리곤.. 협은 쓰러졌다..
유성룡은 자신의 위에 쓰러진 협을 끌어안았다..
그 뒤..
유성룡은 조선이란 나라를
전쟁의 성처에서 회복되길 힘썻으며..
훌륭한 신하로 후세에게 기록되어졌다..
이순신은.. 전에는 반란의 주동자라는 혐의를 입었으나
유성룡의 도움으로 군사 훈련을 담당하는 참모로
"사륜거를 타는 다니는 장군"이란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 혼란이 있은 2년 뒤의 날이었다..
"여어.. 늦었어..^^"
이순신이 커다란
부산의회의장의 한 켠에서
사륜거에 앉아 말했다.
"휴우... 안 늦었지?"
유성룡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이순신은 웃으며 말했다.
"^^.. 그래.. 자네 오기전엔..
시작했어도 시작한게 아닐세^^"
"하하...^^"
무슨 일인지 궁궐에 모든 신하며 후궁들도
심지어 임금님도 나와 있었다.
"그런데 협이가 너무 늦는걸..?"
부산 옆의 한 어부의 집..
그때의 아저씨 집이었다.
"아저씨~! 제 요대 못보셨나요?"
"인석아! 그보다 언능 밥먹고 나가!!"
아저씨는 뚝배기에 매운탕을 끓여서 식탁에 올렸다.
"아저씨! 지금 이거 먹을 시간이 어딨어요!
아, 여깃다.. 아저씨 저 갈께요~!"
협은 문밖으로 나가다가
아저씨를 보았다..
삐져 버려서 입이 툭튀어 나왔다.
에휴.. 하는 한숨을 한번 쉬고 식탁에 앉아
매운탕 한 그릇을 먹기 시작했다.
"이녀석 너무 늦는걸..?"
"이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린데..
거참.."
이순신과 유성룡은 걱정하던중 저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
"죄송합니다!!!^^"
협이었다..
"짜식.. 늦기는..!!"
"인석아! 뭐하다 이제 온거야?!"
"하하~^^;"
유성룡은 황제에게 다가가 말했다.
"폐하, 왔습니다..
시작하시죠."
국왕은 말없이 협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높은 하늘을 보고 외쳤다..
"지금부터..
고인.. 조선의 대장군,
연정장군의 추도를 시작하겠습니다.."
협과 유성룡.. 이순신은
환히 웃으며 있었다..
그렇다.. 이 모임은 연정장군의 추도식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협은 하늘을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드 높은 하늘..
그 어딘가에...
아버지께서 계시겠죠...?
아버지의 마지막 날..
풀지못한 그 응어리가
오늘에서야 풀리네요..
아버지....
본편이 끝났습죠 -_-a!!
속편도 계~속 계~속 나올 껍니다 -_-a
결말을 꼭 보셧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죠 네네~
어째서 이땅을 밟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냐...?
대체 내게 주어진 운명이란건!..
왜..!!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하염없이 눈물이 주륵 흘렀다..
내가 있던 곳은 한 허름한 초가 집이었다.
그때..
한 어부로 보이는 아저씨가 집으로 들어왔다.
두터운 턱살과 더부룩한 턱수염이 인상적이었다.
어깨엔 그물망과 한손엔 어망을...
어망안엔 물고기 서너 마리가 펄떡 거렸다.
"여어.. 깨어났구만...^^"
난 얼른 눈물을 닦고 감정을 조금 추스렸다.
"아.. 아저씨는 누구세요..?"
눈이 붉게 충혈되서 콧물을 훌쩍거는 내 모습이..
아직 애라는 느낌을 확연히 주었다..
"누구긴 누구냐? 너 구해준 사람이지.."
아저씨는 내 이마에 손을 스윽 얹어 보고는
마치 뭔가를 재기라도 하듯 눈을 꼬옥 감았다 떴다.
"열은 내렸구만.. 자, 이것 좀 먹어봐라."
"........."
아저씨는 물고기를 들이 밀었다.
난 고약한 비릿내를 맡고선 고개를 멀리 했다.
"짜식...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왜......"
아저씨는 물고기를 다시 어망에 넣으며 말했다.
"뭐?"
"왜.. 구하셨어요..
이제 살아갈 이유도 없는데..."
아저씨는 내 옆에 털썩 주저 앉았다.
"왜.. 왜 구해주셨어요......."
난 또 울음이 나려 했다.
억지로 참아냈다...
꼭 가슴이 쿵쾅거리는게..
머리까지 울리는 듯했다.
"이 녀석이.. 새파란 것이 벌써 죽을려고 하는 거냐?!"
"아저씨가 저에 대해 뭘 알아요!..."
"인석이..!!"
아저씨는 내게 꿀밤을 세게 매겼다..
아저씨는 사뭇 진지하게 성화를 냈다.
"세상엔 말이다!
작은 이유라도 살아갈 의미가 있다면
죽을 생각 따윈 하지 않는 거야!!"
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뒤쳐나가 버리려했었다..
으직...!!
"컥..!!!"
가슴이.. 아프다....
"우웩..!!! 켁!! 웩.....!!"
피가 한 덩이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궁극쐐기로 인한 후유증?..
제길..
"나원참.. 또 피냐...?"
"아저씨는.. 상관 말아.......읍..!!"
또다시 피를 뱉어냈다..
간이.. 입을 통해 뜯겨 나올것 같아...
아파...
..
..
"어이어이, 정신이 드냐?"
정신을 차렸을땐.. 아저씨가 죽을 한손에 들고
어줍잖게 불며 있었다.
난 몸을 일으키려 했다.
"아.. 일어나지마! 너 몸이 아주 안좋단 말야.."
"..... 칫.."
난.. 따스하게 보살펴 주는 아저씨가 너무 고마웠다.
꼭..
꼭 옛날 아버지 같은......
아..
또 울음이 나려 한다..
"얼레? 또 우는 거냐?!
너 남자 맞냐? 쫌만 틈만 나면 눈물이 그렁그렁.......!!"
삼베배게가 아저씨의 안면을 강타했다.
"상관 말아요..!!"
어슬프지만... 그렇게 닷새라는 시간이
아저씨와 함께 지내졌다..
몸도.. 한결 가벼워졌고..
아저씨와도 꽤 친해졌다.
이대로 .. 아저씨와 살아봄도 괜찮아 보였다..
전쟁도 끝났으니...
더이상의 눈물을 흘릴일도 없겠지...^^
그렇죠?
아버지.........
밤바람을 쐬고 싶어서 밖으로 나왔다..
어부의 집 답게..
밖은 짙고 푸른 바다가 끝이 어딜까하며 펼쳐져있었다..
난 대청에 걸터 앉아 바람을 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본 지도.. 꽤 됬구나..
"안 춥냐?"
"..? 아.. 아저씨^^"
옆에 아저씨가 앉으며 말했다.
난 고요한 바도소리에 눈을 꼬옥 감고
그 풍경을 느끼고 있었다.
..
..
와키자카가 날 안고 구해주던 때..
그때.. 했었던 말 중에..
조선에는.. 아직 내가 필요하다는 말..
무슨 뜻으로 했던 말일까...?
"아저씨.."
"응?"
"전쟁이 끝났죠...?^^
그 참혹했던 전쟁이 끝났었요..."
아저씨는 어디서 났는지 술을 병채 한번 들이키고 말했다.
"전쟁은 끝났다만..
영 심상치 않구나..."
"... ? 네?"
뜻 밖의 대답이었다..
"하긴.. 떠내려 온 녀석이 뭘 알겠냐?"
".......?"
아저씨는 술을 한번 더 들이켰다.
"크윽..~
맛 괜찮구만..~!"
"아저씨, 딴 얘기 하지말구..
심상치 않다뇨?"
"내분이라더라.."
"............!!!"
와키자카가 남겼던 그 말이..
이걸 뜻하는 거였나...?
무엇보다..
내분이라니!!!
전쟁이 끝나고..
무너진 가옥을 다시 짓고
황폐하게 된 땅을 일구며
새 희망을 바라볼 이 시점에...!!!!!
내분이라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래... 아직 할일이 남아있던 거야....!!!
"뭐...뭐야..?"
아저씨는 갑작스런 나의 한기에 화들짝놀랐다.
"아.. 죄송해요^^;"
난 기를 수구려뜨렸다.
"쳇.. 가뜩이나 나라가 힘든판에
내란이라니.. 거참.."
"주동자가.. 누구래요..?"
아저씨는 남은 술을 쭈욱 들이키곤 말했다.
"그... 누구였떠라..?
왜 그 사람있잖아..
이름이.. 음...... 아!... "
"..........!!
서.. 설마... ... 그럴리가?!"
그 후로 4일 뒤..
한양성은 붕괴 된다.
반란에 의한 일이었다.
반란군의 숫자는 1명..
한양을 무너뜨린 자는...
"아냐~ 정확히 들었어.."
"아니죠...? 거짓말일꺼야...."
다시는 흘리지 말자고 다짐했던..
눈물이.. 그동안 숨겨왔던 그 모든 눈물이..
흘렀다...
아저씨는 의외의 반응에 깜짝놀라했다..
난 아저씨를 부둥켜 안고
그 품에서 실컷 울어버렸다...
이내 아저씨는 날 꼬옥안았고..
난 크게 소리내어...
마치 어린애인양 울어버렸다...
똑똑히 들었다...
반란군의 숫자는 1명...
그의 이름은...
..
이순신..
한양으로 올라가려는 날 보며 아저씨는
뭔가가 맘에 안드는 듯했다.
"...?
아저씨 왜요?^^"
"칫.. 니가 한양간다고 뭐가 달라질 것같으냐...?
마냥 어린 놈이 무슨..."
"....^^"
난 말없이 웃어주었다..
아저씨와도 정이 꽤 들었는데...
잡아주지도 않을 껀가..?
쳇..
"아저씨.."
"왜?.."
퉁명스럽다..
"잡아주지도 않나요~?
너무하잖아요~"
"쳇! 그동안 쌀이 얼마나 축났는지나 알아?!
어서 가버리라구!"
쫌 섭섭하지만..
끈쩍한건.. 싫으니..^^
"아저씨..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난 주저없이 인사를 꾸벅하고 돌아섰다..
아저씨는 인사에 대꾸도 않고
먼 산을 바라보며 팔짱을 끼곤 입을 쭉 내밀었다..
나 역시 돌아보지 않고..
곧장 가려고했다..
아저씨는 토라진듯..
집안으로 냉큼 들어가버렸다...
뒤늦게..
돌아보았지만..
어저씨는 없었다....
"........"
난 정말 곧장 가려했다..
"으이씨!!!
야 이 바보야!!!!!"
돌아보았다..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저씨...
한손엔.. 어망을...
"아.. 아저씨...."
눈물이 주륵 흘렀다..
"일 다보고 와서!! 이녀석 꼭 먹어야되!!!!
알겠냐? 이 바보 녀석아!!!!"
난 해맑게 웃어주었다..
눈물이 이렇게 기쁘게 흐른적은..
처음이었다..
그 시각..
한양엔 큰일이 벌어졌다.
"오.. 옵니다..!!!"
이순신....
당당히 한양성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 산이 흔들릴듯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버러지 같은 놈들!!"
"사격해!!!"
슈슉!!
궁수들이 그를 향해 소나기 같은 활을 퍼부었다.
투콰곽!!!
"......!!"
"버러지!!!"
이순신은 어느새 성벽을 올라왔다.
그리고 하얀 빛과 함께..
귀속을 날카롭게 찌르는 굉음과 함께..
주변을 깨끗히 날려버렸다..
"괴.. 괴물...!!"
붉은 색의 불길 속에..
이순신은 우직하게 걸어나왔다.
"유성룡은 어딨나...?"
"모.. 몰라..!!!"
이순신은 한 병사의 팔을 붙잡았다..
"입은 옷을 보아 필시 높은 직위의 자로군..
유성룡은 어딨나...?"
"몰라!!!"
으득!!!
팔이 비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이순신은 순식간에 팔을 여러 조각을 내버렸다.
"끄악!!!"
"유성룡은 어딨나...?"
"그... 그게...."
쫙!!!!
이순신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팔을 찢어 버렸다..
피가 공중에 흩날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괴성..!!!
"유성룡은 어딨나..!"
"저.. 정말 몰라요......."
이순신은 한 손으론 그의 목을 잡고
한손으론 발목을 잡았다.
"당겨줄까...?"
"이순신!!"
목소리의 주인공은.. 유성룡이었다.
협은 1필의 말을 구입해 전력으로 한양으로 북상했다.
그렇게 달린것 만도 벌써 2일째...
밤낮으로 달리는 동안 여러 생각을 했지만..
가장 분한것은..
배신감이었다.
이순신은 분명 다리도 멀쩡하지 못했을 텐데..
내가 일본을 떠나기 전날 용기를 주던 그 모든 것들이!!!
모두 거짓인게냐!!!!
"으아!!!!"
미친듯이 말에게 채찍질을 했다.
죽여버린다..!!
죽여버리겠다......!!!!!
"........!!!"
눈앞에 펼쳐진 절경은..
지옥이었다..!
성은 벽째 날아간
한양성..
이미 새까맣게 재가 되버린 마을들..
이순신이 아니고서야..
이런짓은 아무도 할 수 없다..!!!
죽일놈..!!
내 반드시 찾아내.........!!
귓속의 고막을 찢는듯한.. 이 굉음..!!
미약하나마 멀리서 감지 되었다..
"의정부 쪽인가..?"
난 말을 소리로 향해 내달렸다.
퍽!!
"크악!!"
이순신의 주먹이 유성룡의 턱을 쳐올렸다.
"네 놈만 없으면..!!!
네 놈만!!!"
이순신은 그렇게 말하곤 다시한번
유성룡의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다..
으득!!
유성룡 역시 맞고만 있진 않았다..
단발로 간간히 찍어대는 지법은
꽤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순신에겐 그저 한낱 장난일 뿐이었다.
유성룡은 형편없이 얻어맞은 상태였다..
"쿨럭..!! 완벽하게 속았구만.....
자네가 .... 큭..!!"
"닥쳐!!"
이순신은 유성룡을 얼굴을 주어잡고
복부를 강하게 쳐올렸다.
"컥!!"
토사물을 뱉어내며 유성룡은 땅에 떨어졌다.
이순신도 비틀댔다..
"제, 제길..."
유성룡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이순신이 다시한번 주먹을 꽉쥐고
유성룡을 날려버리려는 순간이었다.
"이순신!!!!"
"..........!!!"
협이었다.
그의 등장은 두 사람 모두에게 의외의 전개였다.
"혀.. 협이냐...?"
이순신이 믿기지 않는 듯이 쳐다보았다.
"너.. 도쿠가와를 이긴게냐..!!"
"닥쳐!!"
".......!!!"
펄쩍 뛰어올라 이순신에게 사정없이 창을 찔러넣었다.
이순신은 팔로 막아냈다..
창날은 이순신의 팔에 쑥 박혔고
피가 흘러나왔다.
"죽어!!
이 배신자!!!"
난 흥분해 있었다.
창이 점점 푸른빛이 감돌았고
쐐기가 한방 강하게 날아갔다.
"........!!"
너무 허무하게..
이순신의 팔뚝하나를 깔끔하게 잘라냈다..
"큭..!!"
이순신은 갑자기 땅에 털썩 주저 앉았다..
몸을 부들부들 떠는 듯했다..
"........??"
이거... 이상한데..?
유성룡이 뒤늦게 일어나
쓰러진 이순신에게 다가왔다.
뭔가 이상했다...
지금 이 순간...
뭔가... 이상해?
"협아.. 때 맞춰서 잘 와주었다..
네 덕에.. 반란군의 주동자를 잡았구나..."
"아.. ...
네..."
"정말.... 수고했네.. 정말..."
유성룡은 주변의 칼 하나를 집었다.
이순신을 죽이려는 건가..?
그래..
배신자...
잘가라구.........
이순신 장군의 의식은 붙어 있었다..
왠지..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은데...?
이상해...
눈엔.. 분노가 가득해...
분함에.. 눈물까지 고였어...
저 사람이....
이순신 장군이 지금.. 뭔가... ....
뭐라구..?
뭐라는 거야?......
뭔가...?
이상해.......!!!
그때,
등뒤에서 뭔가가..
들어왔다.....?
"유.. 유성룡 군사님....?"
"수고했어.."
유성룡은..
등뒤에서 기다란 칼날이 가슴 팍으로
그 칼날을 내보였다..
"어째서....?"
"큭큭큭.....!!!"
꽤 아팠다..
칼에 찔려 아프지만...
이건....
내 맘이..
때마침 비가 내려준다..
난 칼이 꽂힌채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
"왜... 왜 찌른거죠....?"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뭔가가..
가만히 고개를 숙인 내 얼굴을 범벅했다..
"...?
어째서 안 쓰러지는 것이냐...?"
"지금 쓰러지면..
다신 못일어날것 같습니다.."
유성룡은 칼을 쑥 뽑았다..
내 입에선 검은 피가 울컥 터져나왔다..
그래도.. 난 꿋꿋히 서서.. 절대 쓰러지지 않았다.
"큭큭큭.. 너희 전사란 놈들은..
정말 한심하구나..!"
이순신 장군의..
그 미세한 움직임도 없었다..
장군님.. ...
장군님...!!
배신자는..
이순신 장군이 아니었어...!
난 울먹이며.. 복 받쳐오는 분노를 억눌렀다..
그럴수록 가슴의 상처에선 피가 솟구쳤다..
"지난 한양 전투때..
세이쇼오와 이순신 장군이 싸울 떄 이상한 것 못 느꼈나...?"
".....
역시.. 그렇군요..."
그때..
그 한양 전때..
내가 우기다와의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쥐고..
세이쇼오의 일격에 혼절했을때..
이순신장군이 구해주며
세이쇼오와 이순신 장군이 맞닥들였다..
승세를 올리던 이순신 장군의 마무리에서..
갑자기 이순신 장군은 기를 놓치고 만다..
그건.. 이순신에게 패배의 원인이었고..
그건..
"유성룡.. 당신이..."
"그래.. 전 날..
이순신에게 독을 먹였다..
지금 봤다시피.. 힘으론 그를 당해낼 자는 없다..
물론 그게 너라도 말이지...!"
난 바닥에 드러 누운 이순신을 쳐다보았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당신의.. 계획이란게.. 대체 뭡니까...?"
"........"
유성룡은 집었던 칼을 떨어뜨렸다..
뭔가 사연이 있는 걸까...?
"난.. 엎으려 했다.."
".........?"
이것은..
먼 옛날의 일이었다...
경북의 의성에 작은 마을..
이야기는 그 작은 곳에서 시작한다..
제 이름은 이현입니다..^^
저희 집은 할머니와 엄마, 아빠 그리고 저..
이렇게 네 식구가 살아가는 한 가족입니다..
아버지는 한양의 궁궐에서 일하는 문관이십니다.
간혹 아버지가 사주시는 약과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치만.. 지금의 아버진..
궁궐에서 잘못으로 서재에 불을 일으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날부터 아버지는 매일 술만 먹습니다..
술을 먹고난 아버지는..
엄마와 절 때렸습니다..
지금도.. 아버지가 오시고있습니다..
술에 취해 흥청거리며..
오시고 있습니다..
...
"야 이년아!!
너 같은 년은 당장 죽어야되!!"
"여보..!!! 매일 왜 이러세요..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평생 일만 해서 돈 벌고 있는 저한테..
제가 무슨 잘못이있다고 이러는 거에요!!"
엄마는..
목이 터져라 울부짖었다..
"이년이 뭐가 잘났다고!!
죽어!! 죽어!!!!"
미친듯이 따귀를 갈기는 아버지..
어머니는 계속 맞았다..
"이현! 이현 어딨어?!"
"네... 네! 아버지..."
아버지는 머리털을 잡고 쉴새없이
때리던 엄마를 손에서 놓고
내게 다가왔다..
"너도 죽어야되..!"
발길질로 어버지는 날 마구 밟아댔다..
땅바닥에 코가 부딫혀 피가 터져나왔다..
아버진.. 멈추지 않았다..
"아범아!!"
할머니였다..
언제나 처럼 할머니는 엄마와 절 구해주었다..
아버지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곤 발길질을 멈췄다..
"그 어린것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렇게 때리는게냐!!
도대체 왜!!!"
할머니는 날 끌어 안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엄마가 뭔 상관이있어요!!
죽어야되요!! 다 죽어야 된다구요!!!"
할머니마저 잡아 뜯어버리고 날 발로 계속 밟았다..
성이 차지 않는지..
집안에 있던 벼루를 가지고 나왔다..
"이 쓰레기 같은 놈!!
당장에 죽어버려!!!"
"아버지!! ... 대체 왜 이러는 데요!!!
왜!!! ... 그걸로 맞으면..
나 죽는단 말이에요.. !!"
"이...!!! 이 녀석이!!!"
퍽!!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감쌌다..
..
..?
분명..
쨍그랑 하며 깨지는 소리가 났다..
분명...
"어... 엄마..?"
엄마의 머리에선 피가 흘러내렸다..
날 막아 주려.. 달려 들었던 거였다..
엄마는 힘 없이 내 머리 위에서 쓰러졌다..
아버지는.. 조금 정신이 들고..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아.. 지금.. ? 나....?!"
"으아아아!!!!!"
난 주저앉아 펑펑 울어 버렸다..
아버지 역시.. 땅을 치며 통곡했다..
엄마..
엄마.....
다음날 아침..
난 잠도 자지 못하고..
방 구석에서 훌쩍거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일찍부터 없었다..
할머니가.. 늦은 아침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인석아.. 밤새 운거냐..?"
".....
하.. . 할머니...
엄마... 죽었어...."
또 눈물이 와락쏟아진다..
아랫입술을 꼬옥 깨문 내 입은..
부들부들 떨렸었다..
"엄마가.... 우리 엄마가..."
할머니가 방안으로 들어와
날 끌어안아 주셨다..
할머니께서도 눈물을 흘리며...
..
해가 뉘엇뉘엇 서쪽 산을 지날때 쯤에서야..
할머니도 나도.. 많이 진정 되었다..
난 할머니의 품에서..
어린 애처럼 누워서말했다.
"아빠는.. 나쁜 사람이야.."
할머니는 좌우로 천천히 움직여 주며 말했다.
"인석아.. 그럼 못써..
자기 아버질 나쁜 사람이라고 하다니.."
"그치만.. 엄마를.."
또 훌쩍거리는 날 할머니께서 엉덩이를 툭툭 치며 달래주셨다.
"엄마는 좋은 곳가셨을거야..^^"
"....으응.."
"이 할미도 빨리 좋은곳에 가야되는데.."
난 버럭 화를 냈다.
"할머니는 죽으면 안돼!"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손주놈 때문에 죽지도 못하겠구나?^^"
"치!!"
그 날 밤.. 아버지는.. 또 술을 먹고 들어와..
날 죽어라며 때렸다..
그치만 할머니가 있으니..
괜찮았다.. 또 날 어루만져 주실테니까..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
방을 나가보니..
멀리서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저.. 아버지...?"
"뭐야?"
"하.. 할머니가.. 안계셔요..."
"......
몰라 임마.."
그러곤 또 술집을 향하셨다..
하루종일..
할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저녁쯤 됬을때.. 아버지께서 돌아오셨다..
"오셨어요... ..!!"
짝!!!
난데없이 따귀가 날아왔다..
어벙벙해서 아버질 보았다.
쫙!!
한 대더..
힘껏 친 뺨에 고개가 돌아갔는데..
눈물이 흐른다..
내가 왜 맞는 거야..?
대체 왜!!!!
하지만.. 덤빌 수 없는걸..
난 어리고...
약하니까..
어디선지 뭉둥이를 들고 때리기 시작한다...
온몸을 웅크리고 맞기만 했다..
팔뚝이며 머리며
죄다 멍투성이..
할머니..
할머니 어딨어요...
이럴땐 할머니가 절 도와줬잖아요..
할머니..!!
"야, 너.."
".....?"
갑자기 매질이 멈췄다.
"젠장.. 니 할미 찾냐?"
"아..."
"할망구 죽었어..
내가 산에 갖다 버렸어!!!"
".........!!!"
할머니를...?
버렸다구...!!!
고려장..인가..?
이미 폐지된 풍습이지만..
"왜 그런짓을 하는거야!!!"
"........!!!"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날 보며 아버지가 깜짝놀래했다..
"어디서 소릴 질러!!!"
퍽!!
머리를 제대로 맞았다..
"아.."
절대 쓰러지지 않으려 했다..
"할머니 어디다 버렸어요..?"
"저 뒷산에 가봐라..
찾을 수 있을 까봐?"
난 더이상 아버지 얼굴을 보지 않았다..
그길로 뛰쳐나갔다..
"할머니...?"
".....!!"
"할머니!!!"
밤새 찾아다녔는데..
결국 할머니를 찾았다..
난 달려가 와락 안겼다..
근데.. 너무 창백했다..
"할머니..! 우리 내려가..
내가 돈도 벌고 해서
할머니랑 살께.. 응?
내려가자.."
할머니는 말문이 막혀 울었다..
이 어린 손주녀석이 자길 찾아주는것도 고마운데..
이런 말까지 하다니..
"이 할미는 내려가도..
오래 못살어.."
"아니야!!
할머니 나땜에 안 죽을 거라며!!"
할머니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이제 몇시간밖에 못사시겠지..
알지만..
잘 알지만..
난 할머니를 업었다..
"가자! 할머니..!"
무척 힘이 들었다..
반도 못내려 갔는데..
땀 밤벅이 되었다..
"할머니.. 내가..
에구.. 이렇게 힘들게..
데려가 주니까.. 꼭 오래., 살아야되...?"
"오냐..^^"
"할머니!"
"응?"
"나는 크게 될 인물일까?"
"그럼~ 그렇구말구.."
"아니야..
난 키도 작고..
이렇게.. 힘도 약한걸..?"
"아니야.. 이 할미가 얼마나 무거운데?
이렇게 잘 걷고만 있구만 뭘...^^"
"헤헤.. 할머니..!"
"응?^^"
"난 그런 사람 못 될꺼야..
그래도..! 할머니 정도는 내가 지킬 꺼야!"
"하하..^^"
"할머니!.."
"...."
.....
내 목을 부둥켜 잡던..손이..
떨어졌다..
할머니.. 가는 거야...?
눈물이...
길이 울렁거린다..
"할머니..
나.. 내려가서..
쌀집 아저씨한테서 쌀도 나르고..
떡집 아줌마랑 같이..
떡도 팔꺼다..^^"
"......."
여전히..
대답이.. 없다...
"할머니! 할머니!
내가 돈 많이 벌면..
기와집 지을꺼다^^
그럼 좋겠지?"
"........."
난 말을 멈추지 않았다..
말하는 도중에도..
분명 웃으며 훗날의 일들을 얘기하는데..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흘렀다..
"할머니..!
그러니까.."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다..
털썩 쓰러지는 할머니..
행여 다칠까봐 얼른 다시 업고..
가던 길을 걸었다..
그치만..
할머니는 너무 무거워 졌는걸..
너무 차가워.. 졌는걸...
눈물이 정말..
왈칵 쏟아졌다...
싸늘하게 굳어가는 할머닐 잡고 외쳤다..
"그러니까 일어나봐!!"
할머니의 시신을 가지고 내려왔다..
"........!!"
아버지가 깜짝놀라했다..
"아.. 아버지.."
"이런 미친놈!
어떻게 찾아낸 거야?!"
"아버지.. 할머니가..."
퍽!!
발로 턱을 차올렸다.
"아버지!! 할머니가....!!"
"이건 시체야!!"
"아니야!!!!!!!
할머니는 안죽어!!!!!!"
아버지는 또 발길질로 날 때려눕혔다..
"젠장, 죽은 시체를 왜 가져오는거야..!! 퉤!!"
그렇게 말하곤 할머니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 야!!!!!!"
"....?!"
온몸을 던져 아버지를 밀쳐냈다..
땅바닥에 넘어지며 할머니를 떨어뜨렸다.
"이 자식이!!"
아버지는 옆에 있던
기와장을 집었다.
"너도 죽어버려, 이 자식아!!"
퍽!!!
관자를 정확히 맞았다..
기절할 뻔 했다..
하지만 다리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바닥에 업드려 난 쓰러지고 말았다.
아버진 땅에 침을 한번 뱉고는
할머니를 들고 어디론가 가려했다.
"하.. 할머.. 니..
..............!!!!"
지금..
우물에..
지금 우물에
던져 넣은건...
"할머니!!!!!!"
"젠장 재수없는 일밖에 없구만.........!!!"
난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왔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
두손으로 칼을 꼬옥 쥐고 아버지를 향했다.
"이.. 이자식이!!!"
"으아아아아아!!!!!!!"
아버지의 배에선..
피가 솟구쳐 나왔다..
멋모르고 두 눈 감아 버리고
칼을 내민건데..
"너... 쿨럭..!!
너?!!!!"
아버지가 때리려는 자세를 보고
눈을 꽉 감아버렸다..
털썩..
뒤로 넘어가 쓰러지는 아버지..
"하하.. 하하...하하하하..."
죽었다!
하하.. 드디어..
하하......
난 우물로 달려갔다..
"할머니! 할머니!
내가 아빠를 이겼어요!!"
우물안은 어두워서 그저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할머니! 나 큰 사람이 되기로 결정했어요!"
나는 우물을 있는 힘껏 잡았다..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할머니! 할머니!!
내가 엎을께요!"
손톱이 부러졌단 고통도 느끼지 못한 채..
난 울부짖으며 외쳤다.
"내가!!
몽땅 다 엎어버릴께요!!"
..
..
"오래전 일이지.."
유성룡은 아무렇지 않게 얘기 했다..
"......."
"그 후, 나는 이름은 이현에서..
유성룡이라 고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그래서.. 이런 짓을 저질렀나요...?"
유성룡은 떨구었던 칼을 되집었다.
"그래..!
난 세상을 바꿀꺼야..!!
난 나만의 세상을 만들꺼라고..하하!!"
푹!!!
"......!!!"
칼이 등줄기를 거침없이 베어버렸다..
유성룡의 눈은..
완전 광기 어린 눈이었다..
그토록 잔인한 눈은..
처음 보았다..
"그러기 위해 이순신을 만나 궁궐의 왕을 죽이라고
부탁했건만!! 네 놈의 아버지에 의해 망했다구!!!"
쫙!!
계속해서 등을 난도질해댔다..
"그래서 몇 십을 기다렸다구..
그래서 도쿠가와에게 부탁했건만...!!
그건 네 놈이 망쳐버렸어!!!"
미친듯이 칼질을 했다..
"이번엔 내가 나섰지..
부산에 군대가 집결한 틈을타서
한양을 점령했어..!
하지만.. 다리가 병신이 된줄 알았던
이순신이 기를 역류시켜 일어나서
한양을 개 박살내더군!!
정말 뭐 같은 세상이야!! 하하하!!!!!"
협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날아드는
칼날을 받아내었다.
"결국 놈의 다리는 멈춰섰지..
때마침 네놈이 나타나서 죽여준거야..!!
하하하!!!"
유성룡은 미친듯이 칼질하던 중..
협의 얼굴을 보았다..
"하하..하..하아..!!"
웃고있다..?!
어째서?!
어떻게 웃을 수 있는 거야!!
"왜 웃는 거야!!
넌 이제 죽게될 텐데!!"
"하하.."
"웃지마!!!"
쫙!!
또 한번 유성룡은 칼질을 했다..
피가 바닥에 흥건한데..
협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보았다.
"히익!!"
유성룡은 칼을 사정없이
협의 가슴에 밀어 넣었다..
이미 쓰러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오히려 웃으며 살아있었다.
와키자카..
자네가 왜 웃었는지 알겠어..
그래..
좋구나..
유성룡의 얼굴을 잡았다.
"유성룡.. 당신은 조선을 바꾸지 못해...!!"
유성룡은 공포에 질려
눈은 쾡해져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아니야!! 할머니는 날 자랑스러워 하셔!!!"
"우린 서로 닮았어..
둘다 복수에 불탔지..
하지만... 그 후.. 아무것도 바뀌지 않터군..
이건 운명이란 녀석이 내게 알려준 진리라구.."
유성룡은..
모든것에.. 허망함을 느꼈다..
하지만.. 또 다시 눈빛은 이질적이고
악날하게 변해졌다.
"그래..!! 네 놈도 아버지 같은 놈인거지??
그래! 그래! 네 놈도 자식들을 때리는 그런
쓰레기 일꺼야..!! 죽어!! 죽어!!!!!"
칼을 뽑아서 찌르려했다.
턱!!
".......!!!"
협은 가슴팍에 꽂힌 검을 꼬옥 잡아버렸다..
칼날을 잡아 손은 베여버려 피가 뚝뚝 흘렀다..
"난 쓰레기가 아니야!!"
칼을 놓아주며 뒤로 물러났다..
아주 순식간이었다.
"네놈은..!!"
협은 창을 수평으로 올려 잡았다.
".......!!"
만일 지금 이걸 쓴다면..
난 죽을 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알려주자!!!
"정말 쓰레기다!!!"
몸이 물처럼.. 흩어지며
거침없이 유성룡을 통과했다..
"컥!!!"
돌아서서 또 한번 수평으로 창을 올렸다.
"복수를 하고 허덕일때..!"
퍼벅!!
"크아아악!!!"
유성룡의 비명...
아랑곳 하지않고
또 한번 창을 들어 올리고...
간다..!!
"크억...."
한번 더 유성룡을 통과했을때..
그는 이미 쓰러졌다..
"누가 알려줬어..."
몸안의 장기들이 붕괴되는 느낌이 났다..
입에선 피가 퍼붓듯 쏟아졌다..
"우웩!!"
더이상의 피가 없는지..
이젠 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유성룡이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
살아있었다..
아니.. 협은 그를 살려주었다.
"하아..하아..
그래.. 그때..... 그가 알려줬어..."
협은 비틀대며 걸어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말했다..
"웃으라고...^^"
유성룡은 어리둥절해했다..
"어째서.. 큭..
살려준거지...?"
협은 얄밉게 웃으며 말했다.
"큰일해야 될꺼 아냐...?"
"........!!!"
그리곤.. 협은 쓰러졌다..
유성룡은 자신의 위에 쓰러진 협을 끌어안았다..
그 뒤..
유성룡은 조선이란 나라를
전쟁의 성처에서 회복되길 힘썻으며..
훌륭한 신하로 후세에게 기록되어졌다..
이순신은.. 전에는 반란의 주동자라는 혐의를 입었으나
유성룡의 도움으로 군사 훈련을 담당하는 참모로
"사륜거를 타는 다니는 장군"이란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 혼란이 있은 2년 뒤의 날이었다..
"여어.. 늦었어..^^"
이순신이 커다란
부산의회의장의 한 켠에서
사륜거에 앉아 말했다.
"휴우... 안 늦었지?"
유성룡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이순신은 웃으며 말했다.
"^^.. 그래.. 자네 오기전엔..
시작했어도 시작한게 아닐세^^"
"하하...^^"
무슨 일인지 궁궐에 모든 신하며 후궁들도
심지어 임금님도 나와 있었다.
"그런데 협이가 너무 늦는걸..?"
부산 옆의 한 어부의 집..
그때의 아저씨 집이었다.
"아저씨~! 제 요대 못보셨나요?"
"인석아! 그보다 언능 밥먹고 나가!!"
아저씨는 뚝배기에 매운탕을 끓여서 식탁에 올렸다.
"아저씨! 지금 이거 먹을 시간이 어딨어요!
아, 여깃다.. 아저씨 저 갈께요~!"
협은 문밖으로 나가다가
아저씨를 보았다..
삐져 버려서 입이 툭튀어 나왔다.
에휴.. 하는 한숨을 한번 쉬고 식탁에 앉아
매운탕 한 그릇을 먹기 시작했다.
"이녀석 너무 늦는걸..?"
"이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린데..
거참.."
이순신과 유성룡은 걱정하던중 저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
"죄송합니다!!!^^"
협이었다..
"짜식.. 늦기는..!!"
"인석아! 뭐하다 이제 온거야?!"
"하하~^^;"
유성룡은 황제에게 다가가 말했다.
"폐하, 왔습니다..
시작하시죠."
국왕은 말없이 협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높은 하늘을 보고 외쳤다..
"지금부터..
고인.. 조선의 대장군,
연정장군의 추도를 시작하겠습니다.."
협과 유성룡.. 이순신은
환히 웃으며 있었다..
그렇다.. 이 모임은 연정장군의 추도식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협은 하늘을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드 높은 하늘..
그 어딘가에...
아버지께서 계시겠죠...?
아버지의 마지막 날..
풀지못한 그 응어리가
오늘에서야 풀리네요..
아버지....
본편이 끝났습죠 -_-a!!
속편도 계~속 계~속 나올 껍니다 -_-a
결말을 꼭 보셧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죠 네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