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조선-[1]그렇게..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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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후..
조선은 전투에 때마다 언제나 불리했다.
한양을 빼앗긴건 이미 옛날 일이고
평양성도 얼마있지 않으면 빼앗길 위기였다.
국왕은 중강진 쪽의 성으로 피신했고
모든 조선의 장수와 군대들은 북상하는 왜군을 저지하기 바빴다.
..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4년 째다..
그날.. 그 밤 폴암(사각의 넓직한 날을 가진 창)을 휘두르던 장수..
그에게 아버지는 살해되었다.
나에게 마지막 혼을 담은 쐐기 찌르기를 보여주고..
난 그날 이후 울지 않았다.
눈물이 벌써 말라 버렸나..?
조선군이 이미 한양을 잃은지도 2년째다..
왜군도 힘이 조금 약해졌는지..
평양성과 평성에서 꽤 애를 먹는 듯했다.
난 나이 17살이 되었다.
연정 장군의 아들로써 17살에 장수가 되었다.
나 역시 국가의 부름을 받아 마땅히 전쟁 터에서
싸워야 겠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매일 산에 올라가 창을 잡고..
그 날에 봤던 푸른색의 영롱한 빛에
쐐기를 다루려 무던 애를 썼지만..
역시 전혀 진전이 없어 보였다.
훗.. 나에겐 쐐기는 무리인가..?
조선군의 참모이신 유성룡님께선
쐐기 란것은 창날에 자신의 공력을 집중 시켜
육안으론 창날의 모습으로 볼 수 있게 하여 던지는..
일종의 환영이라 말했다.
환영이 어떻게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해를 입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문제라 했다.
쐐기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배워보려 하기도 했지만
조선 팔도에서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던 장수는
김시민 아저씨와 우리 아버지 뿐이라 말씀하셨다.
김시민 장군은 워낙 왜군과의 싸움이 치열한 곳에서
싸워서 쐐기를 가르칠 시간이 없을 것이라 말했다.
뭐.. 말하자면 나 혼자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다.
걱정이 된다..
이대로 나라가 망하는게 아닌지..
잠깐 하늘을 올려다 봤다.
역시.. 10월의 가을 하늘은 정말 아름답구나..
이 풀내음과 바람 소리..
맘이 편해진다..
이렇게 있다면.. 무언가 알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협장군님!~"
누군가가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일병 정도의 병사로 보였고
뭔가 급한 소식있는듯 했다.
바람소리는 탁해지고 풀내음은 상한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일이냐..?"
"장군님! 큰일 났습니다.. 흑흑.."
그의 눈동자가 심하게 요동쳤다.
"왜? 무슨일이야?"
"권.. 권 장군님이.."
".......!"
권장군... 권율 아저씨 말인가?
"권장군님이 왜??"
"왜놈들과 싸우다 사라지셨습니다..!"
권율 아저씨가 왜군과 싸우다가 사라지다니..
무슨일이 생겨난 거지?
"기습당한거야? 사체는 없었어?"
"네.. 기습 당했습니다.. 사체는 없지만.. 아무래도.."
"빨리 다른 군에 알리도록 해..
내가 찾아 보고 있을 테니까.."
"네!"
병사는 서둘러 뛰어 내려갔다.
난 창을 집어 들고 말을 타고
빨리 산을 내려갔다.
하늘이 붉었다.
크윽..
옛적.. 마을이 타던 때가 뇌리를 스쳤다.
이것저것 따질 틈이 없었다.
산을 내려 가자 수많은 왜놈들이
새까맣게 가득 했다.
그런 놈들을 상대하는 우리 군의 수는 너무 적었다.
"젠장.. 많이도 왔구만.. 전군! 자리를 사수 하라!"
난 큰소리로 외치고 높게 뛰어 올라 적군의 가운데로 파고 들었다.
쫙!!
난 그 동안의 쌓이고 무뎌진 팔을 풀어주듯
가볍게 녀석들을 상대해 주었다.
"큭!! 꽤 강한 녀석이 나타났다!!"
왜구들은 겁을 집어 먹고 내게서 상당한 경계를 했다.
날 둥그렇게 포위하고 창, 칼을 겨누었다.
"이야!!"
여럿이 한꺼번에 포위를 좁혀 왔다.
아슬아슬하게 칼끝을 피하고 날아드는 창날을 피했다.
글쎄.. 피했다기 보단 스쳤다.
정신 차리고 보니 생각보다 다친 부분이 많았다.
이대로 가단 죽을 지도 몰랐다.
"제기랄... 원군은 아직인가?........!"
목부분을 따갑게 칼날이 스쳐갔다.
피가 베어 나왔고 상처부위가 뜨끔했다..
"큭..!"
피부가 얇은 부위라서 인지..
꽤나 따가왔다..
젠장.. 피해갈 방법은 없는 건가?..
"연 장군!! 나 곽재우가 왔다!! 어디있는가!"
".......!"
곽재우 장군의 목소리!
살았다! 그는 기마부대의 총수로
뛰어난 검술의 소유자였다.
실제로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흰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했고
콧수염도 흰색이었다.
그는 노장이었다.
"곽장군님!! 여깁니다!!"
난 필사적이게 외쳤다.
"오오!! 살아 있었군!! 전군 돌진!!"
..
..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밤이 깊어 졌고 왜군들도 철수 한듯 했다.
"후.. 살았다. 곽장군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죽을 뻔 했어요.."
"허허~.. 젊은 사람이 벌써 지치면 어떻하나!.."
그는 호통하게 웃었다.
"아참.. 권율 장군은 어딜간건가?"
"권율 장군이 실종 됬습니다.."
그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뭐?! 권율이 실종 됬다고? 이거 큰일이군..!
그는 할일이 많은 잔데.."
"절대 돌아가실 분이 아닙니다..! 어서 찾아 보죠..!"
난 말머리를 돌려 일대를 수색했다..
밤이 깊어 지고 이미 주변은 어둑어둑해졌다.
난 숲속 이리저리를 뛰어다녔다.
곽재우 장군님과는 흩어 져서 찾기로 했다.
부시럭..
"....!!"
뭔가가 수풀 속에 있었다.
횟불 같은데 불을 붙이는 듯 했다.
"누구냐!"
순간, 대낮같이 밝은 빛이
숲을 밝혔다.
난 빛의 중심이 밝아 제대로 식별하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불길이 퍼져가는게 눈에 들어왔다.
이건... 폭뢰격인가?!
그렇다면.. 저건 가토!!
"가토!! 네 녀석이냐!!"
번쩍 뛰어올라 불길 중심에 창을 냅다 꽂았다.
샥!
가토는 빠르게 피했고 날렵하게 나뭇가지위로 올라갔다.
"뭐시여? 협이 아닌겨?"
어디선가 듣던 구수한 목소리..
하하.. 그렇다. 그건 권율 장군이었다.
"장군님인가요?"
"그려! 이놈아! 어른한테 사정없이 창을 꽂을면 어떻하자는겨!"
권율아저씨는 날 꾸짖었지만
난 내심 기뻤다.
살아 계셔서 다행이야..
"권 장군님! 근데 지금 사용하신건... 혹시..?"
"그려.. 가토자식이 쓰는 폭뢰격이여.."
놀라웠다! 어느새 그 엄청난 기술을 익힌걸까?
그는 나무에 뛰어 내려왔다.
어깨에 앉은 먼지를 툭툭 털며 다가왔다.
"굉장해요! 어떻게 익혔써요?"
"원리만 알면 간단한겨.. 아직 뭐.. 완벽하겐 사용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그는 칼을 다시 허리에 꽂으며 말했다.
"실제로 불을 사용하긴 하는디.. 난 불이 있어야만
기술을 쓸수 있고 가토 자식은 불이 없어도 기술을 쓸 쑤 있는겨.."
"그치만.. 대단해요.. 어떻게 폭뢰격을...
아참.. 전투 중에 어떻게 되신거에요??"
"아.. 그게.. 가토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 왔다가
본진에서 농성하긴 어려워 보여 여기까지 와서 싸우다
나머진 다 죽고 나혼자만 살아남아 녀석들을 따돌리고
부끄럽지만 숨어있었다.."
"네.. 살아계셔서 다행이죠.. 어서 돌아가요..!"
가던길에 곽재우 장군과 합류해
본진으로 돌아왔다.
계속 되는 대치 상황이 계속 되었다.
곧있으면 추운 겨울이 찾아올텐데..
"아..!! 적군이 온다!!"
망루에서 적을 살피던 병사가 외쳤다.
난 창을 집어 들고 막사를 뛰쳐나왔다.
몰려오는 군대가 시야에서 우뚝 멈춰섰다.
높게 올라간 깃대엔 일어로 '가토'라는 글씨가 나부꼈다.
"드디어 온건가..?"
병사들의 숫자가 꽤나 많았다..
그들과 대치된 곳은 평양 평야의 넓은 대지..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갑옷 사이에 들어왔다.
어마어마한 수의 왜군..
선봉장 가토..
아무래도 승부수를 던지는 듯했다.
이런걸 결전이라 하는건가?
늦잠을 자던 권율 장군이 끄적끄적 나왔다.
엄청난 수의 왜군이 마주하고 있는걸 보고 깜짝놀래했다.
"헉! 뭐셔?! 아따 새까맣구만..~"
"권율 장군님.. 오늘 우리 각오해야겠습니다.."
난 알수 없는 박진감에 심장이 두근 거렸다.
멈출수 없는 손의 경련..
엄마의 원수..!
가토 키요마사!!
이날을 기다린거야..
손안의 창이 부러질 듯..
난 손에 힘이 들어갔다..
조선의 하늘의 태양은 양 군대의 머리 위에
꼿꼿히 서 있는 괜찮은 날씨의 날이었다.
맑기 그지 없는 하늘..
왜군의 왜구들이 큰북을 때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맞춰 심장이 두근 했다.
호흡도 거칠어진다..
둥둥둥둥...
지금.. 당장 놈들의 피를 보지 않으면
미칠 지경이었다..
"........"
권율은 가만히 날 바라보았다..
평소의 얼빵한 그런 모습이아니라..
조금은 진진하게..
둥둥둥둥...
북소리는 점점 빨라져 갔다.
수많은 왜군의 군대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그래.. 한 수 부탁한다..
"전군! 공격준비!!"
곽재우 장군은 외쳤다.
우리의 군대들도 활시위를 더욱 늘리고
칼을 되집었다.
둥둥둥둥.....!!
북소리는 더욱 크고
빠르게 다가왔다.
왜군이 달리기 시작한다.
땅울림도 들리는 듯 했다.
곽재우는 외쳤다.
"전군!! 공격!!"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우리군대도 쏟아져 나갔다.
숫자로는 우리도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많아 졌기 때문이었다.
난 자모극을 챙겨 들고 말을 타고 내려가
왜군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내 목적은 가토뿐이니까..
어디 있는것이냐!
휙..!
날아드는 총알 중 하나가 귓가에 바람소릴 남기고 지나갔다.
정신 들며 조금씩 주변을 경계했다.
"저리 비켜! 가토는 어디 있는것이냐!!"
갑자기 왜구 한명이 뛰어나와 칼을 휘둘렀다.
가볍게 피해주자.
그러고선 난 왜구의 얼굴에 자모극의
칼날로 얼굴을 후벼버렸다.
실이 풀려버린 인형인양
힘없이 창끝에 매었다.
창과 갑옷이 피로 물들었다..
왠지.. 내가 피에 취하는것 같아..
"........."
권율은 그런 나의 전투를 틈틈히 지켜보았다.
자신도 1.5m는 족히 되는 큰 칼을 휘두르며
왜구들을 허리를 막아내는 방패와 함께 동강 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군이 유리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왜군들은 부상자도 사상자도 많이 나왔다.
아,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결정적으로 그들은 지금 이끄는 장수가 없었다.
가토.. 이 많은 수의 병사들은 왜 부른 것이냐..!
그때! 무언가가 머리위의 태양을 가리며 뛰어내리는 자가 있었다.
강하게 땅에다 내려 앉았다..
왔구나..
가토 키요시마..!!
그래.. 옛 기억이 난다..!
4년 전의 그날이!!
엄마의 머릴 인정사정 없이 잡아 끌고가던!
그 중압감을 주는 눈빛!!
그래!! 가토..!!
더욱 호흡이 거칠어진다..
가슴이 빵 하고 터져버릴것만 같았다.
"왔구나..!"
난 창을 더욱 세게 잡았다.
가토는 몸을 일으켰다.
큰 키의 뚱뚱한 몸..
그래.. 확실하다..!
"큭큭.. 꼬마.. 죽지 않았군.."
그는 양허리의 칼을 쑥 뽑아며 말했다.
"네놈에게 베인 얼굴의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큭큭.. 그래.. 이번엔 확실히 죽어줘야 겠구나.."
가토는 검을 우직하게 잡고 공격 자세를 잡았다.
그때 갑자기 권율이 끼어들었다.
"권장군님!"
"뭐라하기 없는 것이여..!
나도 이 가토 녀석한테 용건이 있단 말이지.."
권율은 허리춤에 횃불에 불을 밝혔다.
"모두 물러나!!"
권율은 큰 소리로 외쳤다.
"........!!"
가토가 낌새를 눈치 챈 듯 했다.
갑자기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
대낮 보다 밝은 빛의 중심속에 권율이 있었다..
"권율 아저씨! 폭뢰를 터뜨려요!!"
나도 모르게 외쳤다.
푹!!
갑자기 뜨거웠던 열기가 사악 가라 앉았다.
"크악!.."
권율의 목소리였다.
모래연기가 하도 일어나는 바람에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가토의 칼이 권율의 어깨를 깊게 찌른게 보였다.
"큭큭.. 놀라게 하는군.. 너 같은 애송이가 감히 내 기술을 따라 하려하다니...!"
폭뢰격이 시전되기 바로 직전..
가토는 빛의 중심으로 뛰어 들어
권율을 공격 한것이다..
가토는 권율을 발로 뻥 차버렸다.
권율은 힘없이 날아가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가토는 빠르기도 권율 보다 빠른 것인가..?
가토는 자신의 칼에 묻은 혀로 살짝 핣아 내고
소름 끼칠 정도의 미소를 띄었다.
"하던걸 계속 해야겠지?"
저 눈!!
그래.. 그땐 저눈에 눌려서
얼어 버렸다.
지금! 이상태로 녀석에게 눌려버린다면..!!
또다시 소중한 이들을 잃게 된다..
두번다시 그런 꼴을 보고 싶지 않아...!
양군의 병사들은 싸움도 잠시 잊고 둘의 싸움에 집중하게 됬다.
"오너라.."
난 창을 고쳐 잡았다.
쐐기도 아직은 미완이고
4년전보다 나아 진거라곤
창술의 초식이 좀더 견고해진 것뿐..
질게 뻔하지만... 그치만..!!
물러나면 안되!!
난 말을 빠르게 몰아 가토를 향해 창으로 목을 따려했다.
다가가면서 봤던 그의 얼굴은 인간의 형상이 아니었다.
샥!
가토는 손쉽게 내 창을 피했고
어느새 말을 탄 나의 머릴 팔꿈치로 강하게 쳐 내렸다.
난 머리가 웅웅 울림에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큭큭!! 재능이 아깝구나!! 꼬마!"
옆구리가 살짝 따가웠다.
언젠지 모르지만.. 살짝 베였나 보다..
"꼬마.. 이제 부턴 안봐준다..큭큭.."
확실히 봐준거겠지..
방금 뒤통수를 공격할때..
팔꿈치가 아닌 칼날이 었다면..
칫..
"꼬마.. 덤비지 않는 다면.. 내가...."
샤샥!
".......!!"
"간다구..큭큭.."
가토는 순식간에 내 눈앞에 다가와
칼로 내 목을 후렸다.
아슬아슬하게 날을 피했다.
난 조금 벅찬 느낌이 들었다.
난 뒤로 물러나 거리를 조금 두었다.
이런 녀석을 어떻게 이겨야 하는거야..
너무.. 차이 심하잖아..!
"꼬마.. 이것 밖에 안되냐?"
가토는 슬슬 걸어오며 말했다.
"쳇.. 이런 녀석을 천왕께서 눈여겨 보시는게 어이 없군.."
가토는 더이상의 전투는 무의하다고 느꼈는지..
번쩍 뛰어올라 아군의 진형 한가운데서
그 분노를.. 그 폭뢰를 터뜨렸다.
"끄악!!"
순식간이 병사들은 잿더미가 되고 어떤 병사들은
몸에 붙은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었다.
왜군들은 가토의 활약으로 사기를 충전하고
다시금 아군은 공격했다.
아군은 권율장군이 쓰러지고
나도 고전하는걸 보고는..
병사들이 동요 한다..
이대로 있다간..
지고 말아...!
화염속에서.. 초원을 태워 불바다를 만들어
그걸 배경으로 검은 그림자로써
가토는 다가왔다.
그때랑.. 똑같아..
엄마가 죽게된 날..
그떄랑 똑같아!!!
난 또 다시 창을 집어 들고 가토에게 달려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 온몸에서 피가 새어나왔다.
창이 없으면 그대로 쓰러질 지경이다..
"제.. 제길.."
녀석은 저렇게 멀쩡한데..
역시 역부족이었던가..?
가토는 널부러진 날보며 말했다.
"실망이 크다, 꼬마."
퍽!!
발길질로 복부를 가격했다.
난 선혈을 뱉어내며 저만치 날아가버렸다.
창도 놓쳐 버린지 오래고 도저히 상대가 되질 않았다.
꿍!!
가토는 뛰어 올라 날 마구 짓밟았다.
보고있던 병사들도 내가 가여웠는지 다들 기가 죽었다..
"큭큭큭.. 꼬마.. 이게 끝은 아니잖아!?
이렇게 있다간 천왕폐하의 손에 죽은 니 아비랑 똑같잖아?"
"........!!"
빡!!
가토는 땅에 쳐박힌 나의 얼굴을 밟으며 말했다.
"약자는 먹히는 것이다..큭큭"
"시끄러!!!"
발로 그 거구를 밀어내고 자모극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푹!!
"..........윽!!"
아..
왼쪽 손등에 뭔가가 박혔다..
아파.. 가토의 칼이 손등을 뚫어 버렸다.
피가 솟구쳤다.
"큭큭.. 창을 사용하면 곤란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하며 칼을 살짝 비틀었다.
뼈가 모두 으스러 지며 날카로운 칼날에
손등의 근육들이 잘려 나가는듯 했다.
"으악!!"
난 뚫려 버린 손등을 들어 올리며
가토의 얼굴에 한방을 먹였다.
한방맞고 쭉 밀려난 가토는 다시 벌떡일어났다.
손등에서 칼날이 빠지면서
왼쪽 손을 걸레를 만들었다.
"큭큭.. 그손으로 뭘하겠다는 것이냐..?
너흰 어쩔 수 없는 우리 일본의 먹이다!"
난 자모극을 주워 들으며 말했다.
"시끄럽다구.."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죽여버리겠어..
왼쪽 손의 통증도 잊을 만큼
의지가 강해져 갔다.
난 이렇게 쓰러질 수 없어!!
폭뢰에 휩쓸려 돌아가신 엄마도!!
천왕이라 불리는 자에게 살해당한 아버지도!!
이렇게는 안 쓰러져!!
가토는 웃으며 말했다.
"큭큭.. 화가 난것이냐? 얼마든지........?!"
팡~!!
가토의 두개의 칼날이 깨끗히 잘려 나가버렸다.
나도 놀랐다..
영롱한 빛을 발하는 자모극..
푸른빛을 띄며 창날의 형상으로
물리적 타격을 주는...!!
이것은 분명 쐐기였다 !!
"허허... 놀랍군.. 네놈이 어떻게..........?!"
난 뛰어올라 공중에서 쐐기를 날렸다.
가토는 빠른 몸놀림으로 피해냈다.
샥!!
가토가 미처 중심을 잡기도 전에 쐐기를 날렸다.
"큭!!"
가토의 팔뚝을 살짝 스쳤다.
"이럴수가..."
나 자신도 놀랐다.
이토록 내가 쐐기를 자유롭게 구사 한다니..
나보다 더욱 놀란것은 가토..
"아무래도 적당히 상대하긴 힘든 꼬마로군.."
그는 부러진 칼을 들고 갑자기 폭뢰격을 방출했다.
그때 처럼 발이 땅에 붙어있지 못할만큼..
불길이 펴져나갔다.
"하하하!! 나에 폭뢰격은 질이 다른......?!"
가토의 폭뢰격 사이의 불길을 비집고 들어오는 저건...!!
푸른빛깔!!
쐐기창!!
...
...
이게.. 아버지가 내게 주고 싶었던 것이군요..!
가토의 심장 깊숙히 쐐기가 파고 들었다.
가토는 피를 토하고 괴로워 했다.
결군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털썩 쓰러진다..
난 다가가 그의 모습을 보았다..
가련한.. 모습이었다..
적대 장수지만.. 인간으로써..
너부 가여웠따.
그런 그가 갑자기 입은 연다..
피를 토해내며 말이다.
"꼬, 꼬마.. 조심해라.. 우, 우리.. 천왕.. 도쿠.. 가와는 정말 강하다..
조심해라.. 꼬마.."
가토는 그렇게 말하고 숨을 거두었다.
남은 왜구들은 장수를 잃어
도망가기 바빴다..
내가..
나 연협이 일본군의 선봉 군대..
가토 키요마사를 이겨낸 것이다..!
전투는 아군의 승리로 일단락 되었다.
난 나의 막사에서 탁자에 앉아
곰곰히 생각 했다..
마지막 가토의 모습..
붉은색의 눈에..
뭔가를 말하려는 눈..
피를 한 가득 물고 있는 그는
'그는 강하다'라는 말을 남기고서는 숨졌다.
..
다시 생각 해도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가토는 정말 강했다.
완력도 대단했다.
그가 날 밟고 있었을땐 꼭 그대로 짓이겨져 몸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런 그가..
자신들.. 왜군의 천왕이 강하다라고 말하니..
물론.. 아버지의 원수이기도 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부딫혀 싸울 것이다..
그 전에.. 그 전에 0%의 가능성을
1%의 가능성으로 바꾸어줄 무기를 지녀야 했다.
쐐기..
솔직히 가토의 마지막 모습을 본 뒤..
더이상 쐐기를 자유자제로 발산할 수 없었다.
낮에는 그렇게 쉽게 나가더니..
지금은 안간힘을 써도 쐐기창의 그 영롱한 푸른 빛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한양성의 회의장..-
한양을 점령한 도쿠가와..
그는 일본을 통일하고 증강된
국력으로 조선을 침공한 장본인이었다.
(※실제 역사에선 도요토미 히데요시 입니다.)
가토의 죽음은 한양성을 발칵 뒤집었다.
일본의 가신들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도쿠가와 역시 화들짝 놀랐다.
"가토 같은 장수가 어떻게 당한 것이지?"
도쿠가와가 물었다.
"네.. 연협이라는 젊은 장수의 손에 죽었다고 합니다."
사신이 말했다.
"연협? 혹시 조선의 연정장군의 아들을 말하는 것이냐?"
"네."
도쿠가와의 눈이 번뜩했다.
"후후.. 그래.. 그때 그 꼬마 녀석이로군..
지금 쯤 많이 컸겠구나..
가토를 쓰러뜨리다니.. 훌륭하게 성장했군.."
그때, 한 젊은 이가 말했다.
"천황폐하.. 가토 장군이 쓰러졌다는것은
엄청난 손실입니다."
"음..세이쇼오냐?"
도쿠가와가 말했다.
세이쇼오..
그는 검정과 흰색의 대립적인 색상의
옷을 입고 수려한 외모를 가진 미남이었다.
그는 전략과 작전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한 자였다.
"다 생각 해둔 것이 있다. 우기다! 들어오너라."
도쿠가와가 말을했다.
그러자 회의장의 문이 열리며
머리를 뒤로 묶어낸 한 전사가 등장했다.
"천황폐하, 저 잔 누굽니까?"
세이쇼오가 물었다.
"후후후.. 저 애는 먼 대만에서 도끼를 무기로한 무예를 익힌 자다.
저 자가 가토의 자리를 대신해 선봉군을 이끌것이다."
우기다..
큰 키에 조금은 젊은 이였다.
그는 자신의 몸보다 커다란 도끼를 들고 다녔고
팔과 허리, 다리의 근육이 굉장했다.
"우기다, 넌 지금 당장 선봉의 군대로가 군대를 이끌어라."
"네! 당장 출발하겠습니다!"
세이쇼오는 약간 걱정이 되는지 도쿠가와에게 말했다.
"천황 폐하.. 저대로 보내도 되겠습니까?"
"걱정할 것 없다. 녀석은 강한 녀석이니깐..
그보다 난 그 연협이란 꼬마가 아주 맘에 드는군..
가토를 이길 정도라면 말야... 후후후.."
-평양성-
"후...~"
여러 생각들을 하니 머리가 복잡했다.
따끈한 차를 한잔 마시고
저녁 밤하늘을 보려 산책을 나섰다.
달은 참 아름다웠다.
난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잔디 언덕에 누워 별을 보고있었다.
어렸을 적엔 아버지와 이렇게 누워
서로 웃으며 지냈지..
훗.. 그때가 그립네..
"어이~ 이게 누구인가?"
"......!!"
전혀 기척없이 내게 다가왔다.
그는 커다란 도끼를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머리 모양을 보아선 왜놈이 확실한데..
그가 말했다.
"엥? 어떻게 다가왔지~? 라는 표정이군..큭큭.."
".......!!"
이 녀석... 이 녀석은 강한 녀석이다.
난 옆에 있던 자모극을 들었다.
"음.. 네 녀석이 연협이냐?"
"그렇다."
"큭큭, 제대로 왔군.. 한수 부탁한다..~"
확!!
그 큰 도끼를 들고서도
엄청난 스피드로 사정거리에 파고 들었다.
가로로 허리를 그어 버리려는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호~ 역시.. 가토를 이긴게 완전 거짓은 아니었군.."
이 녀석.. 가토의 죽음을 알고 있는것 보면..
왜놈의 자격인가?
난 달려 들어 그에게 빠른 창술 공격을 했다.
하지만 그는 가볍게 피해냈고
반격까지 했다.
사정 거리 밖으로 물러났다.
"넌 누구냐?"
난 물었다.
"나? 나는 왜의 선봉장, '우기다'라고 한다.
듣자하니 가토를 보기 좋게 쓰러뜨렸다며?
한번 실력 구경좀 하자구!"
샥!!
".....!"
순간.. 우기다는 땅을 강하게 쳐올렸다
퍽!
갑자기 작은 손도끼가 왼쪽 어깨에 날아와 작렬했다.
"크악!!.."
어깨 뼈가 박살난 듯..
팔이 흐느적 거렸다.
"뭐야? 겨우 이정도면 안되지...!!"
팍!!
우기다는 또 다시 손도끼를 던져
등에 찍혔다..
"크아아악....!!"
우기다의 손엔 그저 커다란 도끼 하나 뿐인데..
어디서 이렇게 손도끼를 꺼내는 것일까..?
"큭큭.. 손도끼가 어디서 날아오는지 궁금하겠지?
그건 나의 장기인 만월도끼라는 것이다.
난 체력에 비례해 무한으로 손도끼를 만들어 날려 보낼 수 있단말야~ 하하!!"
또다시 손도끼가 날아왔다.
너무 빠른공격..
이번엔 오른쪽 손목을 깊게 찍혔다..
뭐랄까..
베인것과는 다른 고통이었다.
도끼가 박힌 곳은 꼭 주먹으로 맞은 듯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엄청나게 저렸다.
젠장.. 어떻게 상대 해야 할지..
보이기만 한다면....!!
"이렇게 싱거운 놈이라면 여기서 끝내자!"
우기다가 순간 모습을 보였다.
달려드는 모습은 마치 정지화면 처럼 느려졌다.
그래..! 이 사이에 쐐기를 넣는다면..!!
완벽한 거리였다.
날리게 된다면 치명타를 입힐 수있다!!
난 모든것을 걸고
창을 세차게 내려 그었다.
".....!!"
퍽...!!
..
피가 잔디의 잎을 물들였다...
끝내... 끝내 쐐기는 나오지 않았다..
우기다의 큰 도끼가 허벅지의 절반 찍었다.
맥없이 허벅지에 힘이 풀렸다.
"후후.. 마지막 발악치곤 약하구나..~"
그는 날 비웃었다.
왜.. 왜 쐐기가 나오질 않은거야..!!
난 무의미하지만 창을 휘둘렀다.
우기다는 재빠르게 물러나
손도끼 2개를 날려 보냈다.
퍼벅!!
"으악...!!!!"
큭..
양다리의 정강이에
손도끼들이 박혀버렸다.
뼈가 심하게 패인 듯했다..
아예 설수가 없었다.
너무 아팠다..
이런 아픔은 느껴보지 못했는데..
크윽.. 도저히 참기 어려웠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나..
의식이..
흐려.. 가...
툭..
난 그대로 웅크리고 기절해버렸다.
"흠.. 뭐야..~! 이렇게 약하다니!!
제길.. 재미없었어~!"
그는 날 발로 툭툭 건들며 말했다.
"이보게~.. 그정도만 해두게..^^"
한 노인이 우기다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우기다의 표정이 굳어졌다.
노인이 입을 열었다.
"허허~ 어떻게 다가왔지~? 라는 표정이군..~"
".......!!"
우기다는 깜짝놀라 물러났다.
조금은 당황한듯..
"이봐, 노인네..~ 이름이 뭐야?"
"응규(應奎)라네^^ 임응규.."
"훗.. 기억해 두겠어.. 노인을 봐서
그 녀석은 살려두기로 하지.."
그렇게 말하고 우기다는 다시 도끼를 어깨에 걸치고 산을내려갔다.
"......"
난 기절해있었다.
산을 내려오던 우기다는 노인이 손을 댔었던
어깨에 짜릿함을 느꼇다.
"큭... 그 노인은 누구지..? 이 공력은....
굉장하다... 응규..? 누구지?..."
우기다는 산을 내려가 본진으로 돌아갔다.
잠에서 깼을땐..
또 모르는 곳..
한 산속의 절에서
누워있었다.
임응규라는 스님 할아버지께서
다친 곳을 신기하리 만큼
치료해주셨다..
완치되려면 더 걸리겠지만..
힘이 필요해..
강하고.. 절대 적인 힘..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그런 말을 반복하는 나..
순간 누군가의 칼에 의해
머리가 날아간다..
"헉헉...!!"
잠에서 깨어났다..
이곳에서 와서 매일 같은 꿈을 꾼다..
힘.. 힘이 필요하다는...
그리고 나서 언제나 처럼
머리가 날아가버리는..
식은 땀이 흘렀다..
맞는 말이다..
난 힘이 필요해..
온몸에 붕대에 감겨 있었다.
그만큼.. 내가 약하다는 것이지..
난 왜 싸우는 것일까..?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나라를.. 조국 위해..?
그러기 위해선.. 힘이 필요해..
절대적인.. 아주 강한..
그치만 난 그런 힘이 없다..
도대체 왜.. 힘도 없으면서..
"자신을 너무 욕하지 말게나..^^
일어났는가?"
응규 스님이 말했다.
그는 주름이 많고
흰수염을 길게 늘어뜨렸다.
넉살좋은 웃음이 아주 맘에드는 분이셨다.
"아.. 스님.."
"너무 맘 고생을 하는 듯하구만..
음... 젊은이.. 이젠 말해주었으면 하네..
자넨 누구인가..?"
스님은 조심스럽게 방안에 들어와 앉았다.
나도 이불 속에서 나와 무릎을 꿇고 앉았다.
".. 저는.. 조선 군의 장수, 연협이라고 합니다.."
"연협... 연씨라는거군.. 허허허.."
그는 다시 넉살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 그런데 어쩌다 몸이 그 지경이되었나?
상처들이 아주 위험했다네."
"깊은 배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응규 스님은 날 말없이 지켜보았다.
난 약간은 무안하여 어색함을 느꼈다.
"허허.. 자네 맘 속엔.. 그래..
깊숙하군.."
"......?"
말의 의미는 모르겠다..
스님은 자리를 툭툭 털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스님은 고개를 들었다.
".....!"
중압감..
가토 이후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스님의 눈엔 굉장한 압박감을 주었다.
역시.. 보통 분은 아니시구나..
"힘을.. 가지고 싶은겐가..?"
"아... 어떻게..?"
그는 압박감을 지우고
다시 웃음을 지었다.
"노인이 되니 남에 맘을 보는것 밖에
할 줄 아는게 없더군...허허~"
"....."
스님은 밖으로 지팡이를 짚으며 나갔다.
힘... 힘이라..
"안나보고 뭐하나? 어서 나오게^^ "
"네?"
스님은 내 자모극을 던졌다.
" 있는 힘껏 덤비지 않으면 어렬울걸세..^^ "
"덤비라뇨... ......!!"
퍼퍽!!
아주 빠른 움직임으로 스님은
명치에 깊게 지팡이를 갖다 대었다.
"늙고 보니 남의 틈을 노리는 것 밖엔 할 줄 아는게 없더군^^"
"....."
스님은 지팡이를 물렀다.
"자, 어서 오게나 젊은이..^^"
꾹..
난 창을 강하게 잡았다.
탁!
빠르게 움직여 스님의 허리를 공격했다.
순간.. 이미 스님은 내 가슴팍으로 들어와
어깨에 손은 얹었다.
"흠.. 깨끗한 자세였네..^^"
파팍!!
"컥...!!"
말도 안되게 날아갔다.
스님은 그저 손으로 어깨를 밀었던것 뿐이었는데..!
이럴수가..!
어깨부분은 찌릿함이 느껴졌고
잠시나마 감각이 돌아오질 못했다.
스님은 어느 새 다시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구만..^^"
"스, 스님은....?"
"그저 늙어가면서 여러가지 배워 놓은거라네.."
큭.. 이게 노인의 힘인가..?
이 완력은 어마어마 했다..
이해가 되질 않았다.
어떻게 저런 작은 체구에서..
스님은 날 일으켜 세워주며 말했다.
"젊은이.. 더욱 힘껏 덤비게나.."
"알겟습니다.."
내게 있어서 가장 강력했던 무기..
쐐기..!
하지만 그게 지금 나가 줄지..
뭐.. 안되도 본전이니
해보도록 해보자..
"......!"
응규스님은 협의 주변의
스산한 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속으로 말했다.
'이번건.. 조금 벅차겠군..'
젊은이는 말했다.
"갑니다.."
솩!!
협의 창은 푸른 빛깔을 띄고
먼거리를 단숨에 날아가는
쐐기를 내보냈다.
".....!"
아깝게 스님의 어깨를 스치며
빗나가 버렸다.
빗나간 쇄기는 먼 발치에 날아가
화약이 터지듯 강하게 폭발했다.
스님은 약간은 놀란 듯..
솔직히.. 나도 놀랐다.
"허허~ 젊은이~ 늙은 사람한테 너무 하는군..~
그래.. 그건 '쐐기찌르기' 인가?"
"쐐기를.. 아십니까?"
스님은 또 다시 웃었다.
"그렇다네.. 뭐.. 아직 '미완'의 쐐기로구만..^^"
미안성의 쐐기..
맞는 말이다..
자유롭게 다룰 수도 없었으니..
난 입을 열었다.
"스님."
".....?"
"제 쐐기를 완성 시켜 주시겠습니까..?"
겨울을 맞이 하는 가을은 낙엽을 흩날렸다.
"자네의.. 쐐기를 말인가...?"
"네.."
스님은 곰곰히 생각했다.
결국 결심을 한 듯 말했다.
"미안하네.. 난 쐐기를 사용할 수없다네.."
"왜죠?"
스님은 가까이 다가왔다.
지팡이를 땅에 놓고
손을 펴보였다.
"......?"
아무것도 없었다.
"손에 뭐가 있는것이 아니고..
내 손을 보게.."
".......!"
스님의 손은 강하게 떨었다.
아니.. 경련이었다.
그것은 멈출 줄 몰랐고
심해졌다 가라앉았다 했다.
"나 역시 쐐기찌르기를 시도하다
쐐기의 기가 역류해 한 쪽 팔을 잃을뻔했다네..^^"
"아..."
"자넨 놀랍게도 그런 쐐기를 사용하고 있는 구만..^^
아주 놀랍네.. 그렇게 깨끗한 자세를 보게되다니..
어렸을때 부터의 훈련이 있었을 게야..
아주 기초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이..^^"
그렇구나..
아버지는 이걸 위해..
어릴 적 부터 날..
스님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이쯤해두지..^^
들어가서 푹 쉬게나.."
그렇게 말하고 스님은 어디론가 가버리셨다.
난 방에 누워 여러 생각을 했다.
권율 아저씨는 어떻게 되셨을까..
곽재우 장군님도 그럴까..?
우리 조선군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렇게 난 잠이 들었다.
..
..
힘.. 부족하다.. 힘이..
모두를 지킬 힘...
그런 힘이...
어두운곳에 혼자 웅크리고
중얼거리는 날 볼 수 있었다.
"큭큭.."
괴기한 웃음 소리와 함께
난 목이 잘라 나갔다..
"헉헉헉..."
또 다시 같은 꿈..
이건 무얼 말하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렇게
괴로워야 할까..
난 방 한구석에 쭈그려 앉았다.
밖엔 새벽의 파란 빛이 있었다.
끼이익..
누군가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검정색과 흰색의 대조 되는 옷을 입은..
아직은 어린 듯한 미남이었다.
난 창을 집고 경계를 했다.
"누구죠..?"
"가엾군요.."
"......?"
그는 조용히 내가 다가왔다.
왠지 편해 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뭘까.. 이기분..?
주변이 어두워 졌다.
나 혼자였다.
큰소리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무얼 위해 싸우는 거죠..?"
"나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싸워!
당신은 누구야!"
목소리는 내 질문엔 아랑곳 않고 계속 물었다.
"당신은.. 이렇게 약한 데요...?"
솨악!..
주변이 바뀌었다.
내 손엔 창이 들려있었다.
눈앞에 있던 것은... 우기다?
우기다는 큰 도끼로 내 머리를 박살내버렸다..
"으악!!"
난 나도 모르게 웅크렸다.
다시 어두워졌다.
"그렇게 약한데.. 무슨 복수를 한다는 거죠?"
난 울컥해서 일어나 성화를 냈다.
"아냐..! 난.. 강해질 거야!"
"어떻게..? 당신은 아무런 무기도 없잖아요.."
"내겐... 내겐 쐐기라는..... 쐐기는..."
미완의 쐐기를 내세울 것인가...?
"어째서 그렇게 괴로워 하는 거죠?..
그냥 다 포기 해버리면 편해질텐데요.."
다 포기하면.. 다 포기해버리면..
"그 창을 놓고 그냥 떠나세요..
그럼 괴로움도 사라질거에요..
제 말을 잊지 말았으면 하네요..."
어두웠던 주변은 다시 절의 방안으로 돌아왔고
방을 조용히 찾아왔던 그 남자도 없었다.
그 남자의 말은 나에게 심한 번뇌를 가져다 주었다..
나 같은 약한 녀석은..
나 같은 녀석은...
..
응규 스님은 새벽에 잠에서 깨어났다.
무언가.. 악한 기운이 절내에 있었기 때문이다.
스님은 밖으로 나왔다.
기운을 따라 갔다.
기운의 끝 쪽은 연협의 방..
응규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고
그의 방 문을 열었다.
"......."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방안엔 아무도 없었다.
협도 없었다.
협의 자모극도..
그날 아침..
협은 돌아오지 않았다..
응규 스님은 말없이 일출을 지켜보았다.
누군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응규는 손안에 공력을 집중했다.
그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자
응규는 손의 공력을 풀었다.
"아.. 스님.. 안녕하쇼?"
권율이었다.
"어서 오게나 권율장군..^^"
"어.. 저기.. 협이가 여기 있단 소릴 듣고 와봤는디.. 없는겨?"
"사라졌네.."
"엥? 사라지다니 뭔소리여?"
"아마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게야.."
권율을 침을 뱉으며 말했다.
"이런 젠장할..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어딜 사라진 거야..!!"
"자신이 힘이 없다는 절망에 빠진걸세..
설마설마했는데.."
권율은 그 말을 듣고 발끈했다.
"협이 그놈이 그렇게 떠났다는겨?
이런 망할 놈의 자식..!! 젠장..
이거 큰일 났구만.. 군에선 장수들이 없어서
난린데.. 허탕쳤구만.. 스님! 스님이라도 갈 생각 없슈?"
"이 늙은 이를 뭐 어디 쓴다는 건가..^^"
"에~ 어이 노인네..~ 내가 당신을 모를줄 아는겨?
조선의 의승도대장(義僧都大將)이면서
평양성과 중화 사이에서 왜놈들과 치열한 격전을 벌인 장수..
속명은 사명대사. 설마 당신을 모를깝쇼?"
"허허~ 굉장하구료.."
"어지간히 도 닦고 나와주쇼..~
우리 평양성도 빼앗겼수다..
이럴때 협이 자식이 없어지다니..
완전 애비 이름에 똥칠하는구만..
나 갑니다~"
권율은 산을 내려갔다.
응규.. 즉, 사명대사는 하늘을 바라 보며 말했다.
"그는 뼈 깊숙한 전사라네..
분명 돌아올게야..^^ 아주 강해져서.."
난 그저 길을 따라 끝없이 계속 걸었다..
머릿속엔.. 아무 생각도 없었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지만..
절에서 나오면서
창 날을 천으로 돌돌말았다..
난..
나의 창을 봉인했다..
더이상 싸울 일도 없을테니..
아.. 살고 싶지 않다..
무엇을 위해
난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까..?
생각을 말자..
다 잊어 버리자..
다 잊고..
내려 놓자..
얼마나 걸었을까..?
난 겨울의 추위를 그대로 맞아 가며
계속해서 걸었다..
손도 발도 얼어 붙어서
움직여도 전혀 느낌이 나질 않았다.
그럴때마다 어떻게든
손 발에 상처를 내서 피를 빼낸다..
그렇게 하면 느낌이 조금씩 돌아오기 때문이다.
몇일을 걷다 보니..
훈장이라는 성에 도착했다.
훈장은 조선땅에서
얼마되지 않는곳에 있는 작은 성이었다.
길을 해매서 늦어진것뿐..
훈장은 조선 땅에서 그리 먼 곳은 아니었다.
겨울이라 사람들은 없었지만..
열려있는 가게는 많았다.
배가고팠다.. 돈도 없는데..
이렇게 허기저본 적이 있었나..?
그래.. 있었다..
난 훈장성 주변의 산을 올랐다..
겨울을 맞이해 동면을 하는
개구리나 눈속의 토끼를 잡아먹었다.
겨울의 한파는 더욱 거세졌다..
산속을 해매다 안이 깊은 동굴을 찾았다.
난 그곳에서 우선 눈을 피했다.
졸려왔다.
이상하게 졸려 왔다..
눈속에서 잠들면 죽는다는데..
죽는 건가...?
그래.. 그것도 좋겠지..
난 스르르 눈을 감았다.
..
또.. 또다시 꿈을 꾼다..
어두운 곳에 혼자 갇혀서..
중얼 거린다..
'힘...!! 힘을 가져야된다!!'
힘을 가져야 한다 외친다..
하지만.. 난 이제 힘을 원하지 않아..
그래.. 힘 따윈..
난 가질 수없어..
힘같은건.....
'연협..'
혼자 있을것이라 생각됬던
어둠속에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연협..! 일어나라! 뭐냐, 이 추태는!!
무얼하는 게냐!!'
굵은 저음의 목소리로 누군가가 날 호통친다..
귀에 익은데..
어둠속에서 무언가가 걸어 나온다..
그건...
-조선군.. 중강진의 막사 안-
"큭.. 결국.. 함흥성도 떨어진겨..!"
권율이 책상을 때리며 말했다.
"이 이상은 버티기 힘드오.. 어찌해야 겠소?"
유성룡 군사가 말했다.
"우선.. 김시민 장군의 부대를 사용해
시간을 벌어 봅시다.. 지금 김시민 장군은
다른 곳에서 전투중으로 알고 있는데..
전령을 보내어 이곳으로 퇴각하길 전합시다."
곽재우는 그렇게 말을 하고
자신의 기병을 김시민의 진영에 보내었다.
"...... 필요한데.."
권율이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이럴때.. 연장군님이 가장 필요한데.."
어둠속에서 걸어나오는건... 가토?
가토는.. 죽었는데...?
분명.. 내 손에 죽었는데..
그는 나의 꿈속에서 계속 나를 베어내던
검은 그림자 였다.
'어째서 이렇게 웅크리고 있는게냐..
넌 나 가토를 누르고 일어난 자가 아니더냐..'
가토는 나를 추궁하듯 물었다.
난 계속 웅크려 말했다.
'난.. 난 약해..'
'.......'
가토는 말이 없었다.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누구도 지키지 못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는 점점
어둠에 빨려들어가는 듯했다.
'그렇다면.. 네 놈 옆에 천으로 감긴 창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왜 가지고 다닌것이냐...?'
'모르겠어.. 그냥 나도 모르겠어.. 손에 있던걸..'
스릉..
가토는 자신의 검을 뽑으며 말했다.
'연협, 창을 들어라..'
'........?'
솩!!!
가토의 검이 가슴 속 심장을 깊게 찔렀다..
피가 솟구쳤다.
그런데.. 죽지 않았다.
아픔은 그대로 느껴지는데..
이렇게 아픈데..
손이 바르르 떨렸다..
가토는 칼을 내 가슴에서 뽑아내며
이번엔 오른쪽 팔을 깨끗히 잘라냈다.
난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뒹굴었다.
피가 바닥에 뿌려졌다..
'무엇이.. 너의 창을 이토록 더디게 하는것이냐..?'
가토는 말을 계속 이었다..
'넌 왜 더딘 창을 휘두르느냐...?
왜 그 창을 들고 있는것이냐..?'
그가 자신의 검을 허리춤에 꽂으며 말했다.
하악.. 하악...
갑자기 호흡이 빨라진다..
난 흥분 하고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이 느낌은..
'니가 창을 휘두르는 이유는 무엇이냐..?
말을 못하나?.. 내가 대신 말해주지..'
가토는 똑바로 서 날노려보며 말했다.
'아버지의 복수? 조국에 대한 마음?
다 아니다.. 넌..'
중강진 앞에서의 왜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조선군..
이제 무너질 것같았다..
권율도 점점 칼을 들고 있던 손안의 힘이 풀려갔다..
김시민 장군의 어디 있는지 알수 도 없었다.
권율의 맘속엔 오직 한 마디 뿐이었다..
이럴때..
이럴때 연장군이 있었으면....!!!
하악.. 하악.. 하악.. 하악..
점점 빨라지는 호흡..
탁하고 숨이 멎을것 같았다.
이건..
내가 듣고 싶었던건...
'넌 전사다...!'
화악!!
주변을 어둡게 했던 모든것은
내게서 사라졌다..
난 가슴속에 시원함을 느꼈다..
이게.. 내가 바라고 원했던 것인가..?
'그동안은 니가 아닌 내가 창을 들고 왔다.
이제 무거워지는군.. 니가 들어라.'
가토는 스르르 그 모습을 가추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잠에서 깨어 났다.
내가 있던곳은 추위를 피해 누웠던
동굴 속 안이었다.
천을 말은 창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흥분됬던 기분..
진정 되질 않는다..
빵 하고 터질 것 같았다.
난 창을 집어 들고 천을 풀었다.
푸른 빛깔..
창은 울부짖고 있었다..
날 움직여라..
날 휘둘러라..
날.. 폭발시켜라...!!
권율의 어깨에 총알이 박혔다..
"큭...!! 이런 젠장...!!
좋다구!! 해보자 이거여!!"
권율은 아직 미완이지만 불을 이용한
폭뢰격을 폭발 시켰다..
화악!!
왜군의 깃대들이 순식간에 불타고
권율 주변의 왜군의 몸은 이미 새까맣게
타올라 잿더미로 변했다..
탕!!
"......!"
권율의 팔뚝의 근육을 총알이강타했다..
손이 꼭 끊어진듯 흐느적거리며 풀렸다.
"큭.. 나도.. 여기까지인가...?"
권율은 반응하지 않는 손을 움직이려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타당!!
허벅지로 총알이 또 관통했다..
무릎이 툭하고 떨어졌다..
권율은 더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왜구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마구잡이로 들려들었다..
모든걸 체념하고 권율은 눈을 감았다..
솨악...!!!
깡마르고 건조한 창의 소리..
그래.. 이소리..!!
이건..
이것은...
권율은 눈을 떳다..
자신의 눈앞에서 한정없이 날아갔다..
푸른색의 쐐기가...!!
어마어마했다..
쐐기는 관통력을 지니고 왜군을 계속해서 뚫어 댔다.
권율은 주위를 살폈다.
쐐기의 출발점은... 그래 돌아왔구나..
가장 필요했던 사람...
"하악.. 하악... 아저씨, 너무 늦진않았나요...?"
가장 필요했던 그가..
뼛 속 깊은 전사가 돌아왔다.
"뭐, 뭐야..? 괴물인건가..?!"
신나게 다가오던 왜구들은 협의 쐐기를 보고 쉽게 다가 오질못했다.
그보다 권율은 놀랐다.
이토록 자유로이 쐐기를 구사하다니..
더욱 놀라운건 여유로운 협의 웃음이었다.
협은 힘겹게 짜내는 쐐기가 아니라
정말 편안하게.. 손쉽게 쐐기를 발산했다.
"자, 어서 오너라 왜놈들아!!!"
이 기백...!!
왜놈들의 머리에서도 깊은 인상..!!
이 중압감은 자신들이 더 잘 기억했다.
그렇다..
협이 발산해내는 기백은
왜군 자신들도 모를리없는
가토 키요마사의 기백이었다..
순간이었지만..
작은 체구의 협이 그들의 눈엔
거구의 가토로 보였다.
협은 맘속으로 중얼거렸다.
'가토장군... 당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과 칼을 마주했다는게 자랑스럽네요..'
"가, 가토 장군님이다..!!"
"가토님이야...!!!"
왜구들은 꼭 헛것을 본것 처럼 기겁했다..
협은 웃음을 지을 정도로 여유를 보이며
쐐기를 어렵지 않게 방출했다.
"돌아왔구만...!!"
누군가 공중에서 빠르게 내려오며
큰 도끼를 사정없이 꽂아내렸다.
팡..!!
난 한손으로 창을 들어 공격을 받아쳐냈다.
튕겨져나가 자세를 잡는 이는..
바로 우기다 였다.
".... 이봐.. 정말 강해졌군.. 뭘한거지?"
우기다는 약간은 당황한 빛을 보이며 말했다.
너무나 여유로운 나였다..
나도 이 들뜬 기분을 어찌 할 수 없었다.
콧노래가 흥얼 거려질 정도로..
너무 여유로왔다.
"덤벼..^^"
난 웃음을 띄고 말했다.
우기다는 도끼로 강하게 땅을 쳐냈다.
자신 주변으로
손도끼가 생겨 났고
빠르고 날카롭게 내게 날아왔다.
화악!!
"........!!"
우기다는 식은 땀이 등줄기를 탔다.
이럴수가..
자신의 공격이 아무렇지 않게
자신에게 되 받아쳐 날아왔다.
"후..~ 위험하지만.. 어렵지 않는 기술이군요..^^"
"마, 말도 안돼... 나에 만월도끼가.."
우기다는 또다시 도끼로 땅을 내리 쳤다.
이번엔 좀 다른 기운이..?
난 여유로움을 조금 감추었다.
"이야!!!"
우기다는 소리를 지르며 만월도끼를 뽑아냈다..
".......!!"
놀라웠다..
이건.. 붉은 빛을 띈
이게 만월 도끼의 짐 모습인가...?
도끼는 도끼의 형상으로 여러개의 붉은 쐐기가 날아왔다.
조금은 당황 했지만..
여유는 크게 잃지 않았다.
퉁퉁!!
아직 무언가가 부족한 듯..
만월 도끼는 나의 쐐기에 쉽게 흩어졌다.
우기다는 방금 전 공격이 꽤 사력을 쏟은 듯..
벌써 땀에 흠뻑젖었다.
난 웃음을 계속 띄며 입을 열었다.
"우기다 장군.. 당신은 이 군대를 이끄는 사람이죠?^^"
".......? 그렇다."
우기다는 잔뜩 긴장하여 입을 열었다.
사악!!
"........!!"
"군대를 물르시오.."
난 웃는 얼굴을 지우고
냉혹하게 우기다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우기다는 순간 협의 살기에
움츠려 들었다..
이 중압감.. 이 공포..
연협, 그는 이미 엄청난 괴수로 변해있었다.
자신의 필살 기술도 쉽게 막아 낼 줄은...
왠지.. 죽음에 대한 공포가 드리워 졌다.
다리가 후들 거렸다.
도끼를 꼭 놓칠 것 같았다.
"퇴, 퇴각...!"
우기다는 퇴각을 외치고
거의 이겨가던 전투에서 패배하였다.
왜군이 중강진에서 퇴각하고
난 창을 내리고 권율을 일으켰다.
권율의 눈은 감동을 받는 듯 눈..
"협아.. 너 진짜로 협이 맞는겨?"
난 어깨에 창을 걸치며 말했다.
"내가 창을 되집기엔 아직 늦지 않았나 봐요..^^"
도쿠가와의 진영에선 축제의 분위기가 들끓었다.
장수들은 하나, 둘 모이면서
자신의 승전을 자랑했고 술잔을 기울였다.
그때 한 병사가 큰소리로 외쳤다.
"우기다 장군님이 오십니다!"
도쿠가와는 장군들의 술을 따라 주다
우기다를 보았다.
우기다의 표정은 딱딱히 굳어있었다.
"하하하, 우기다. 돌아왔군! 아마도 자네가
조선의 마지막을 처리했겠지? 하하하하!
수고 많았네..!"
도쿠가와는 우기다의 어깨를 툭 쳤다.
".........!!!"
샥!!
우기다는 도쿠가와를 도끼로 후렸다.
도쿠가와는 빠르게 피해냈다.
모든 장군들이 칼에 손을 올렸다.
스릉 하는 칼이 마찰되는 소리들이 남발했다.
연회장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우기다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졌다.."
"이런 무례한 놈 같으니라고!!!"
주변의 장수들이 우기다의 목을 향해
칼을 들이댔다.
깡!!
"........!!"
우기다는 강하게 칼을 도끼로 내리쳤다.
칼은 공중에 파편을 튀기며 산산조각났다.
곧이어 도끼로 박살이난 머리도
공중에 날았다.
"이 자식이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우기다의 도끼엔 피가 똑똑 떨어졌다.
왜군의 장수들은 말은 하지만
우기다의 실력에 무서워 다가가질 못했다.
"......."
도쿠가와는 술잔을 기울이며 말없이 지켜보았다.
우기다는 고개를 들어 도쿠가와를 한번 바라보았다.
도쿠가와는 웃고 있었다.
"쳇.. 나중에 다시 한번 군대좀 내주십쇼.."
우기다는 그렇게 말하곤 어깨에 도끼를 얹고
연회장을 나가 버렸다.
"천왕폐하! 어찌 저런 녀석을 선봉장으로 뽑으신겁니까?!
차라리 제가 더욱 잘 해냈겠습니다...!"
주변에 있던 고니시가 일어나 화를 내었다.
고니시 유키나가...
고니시는 중군의 장수로써
가토가 있다면 고니시가 있다고 할 정도의 장수였다.
가토는 완력..
고니시는 기술..
둘은 서로 검술에 있어 라이벌 상대로 여기고 서로를 견제했던 이들이었다.
이 둘의 균형을 깨뜨릴뻔한건 연협이었다.
고니시는 연협을 죽여 라이벌로써 동료로써
가토에게 조금의 공양을 바랬는데..
도쿠가와는 그를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우기다에게 선봉장을 맡겼다.
고니시는 항상 그점을 불만으로 여겼었다.
이유야 어쨌껀
지금의 고니시에게 있어서는
우기다가 자신의 경쟁상대로 여겨졌다.
"됬다."
도쿠가와는 신경쓰지도 않으면서 말했다.
고니시는 더 말을 하려 했지만
그냥 돌아서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 버렸다.
도쿠가와도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언제나 처럼 세이쇼오가 그의 옆에 있었다.
도쿠가와의 행동은 세이쇼오도 이해 할 수 없었다.
"폐하, 지금 일은 우기다를 장군 직에서 제명을 하셔도 마땅한것 아니십니까..?"
"분명.. 우기다의 행동은 잘못 된 것이다."
"....?"
"하지만 내가 그를 남겨둔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나?"
"... 그 야성의 폭발을 기대하고 계시는 겁니까..?"
도쿠가와는 고개를 끄덕 였다.
"분명.. 우기다는 다시 한번 연협과 맞붙게 될 것이다.
그 둘은 서로 1승 1패의 전적을 남긴 것이야.."
맞는 말이다.
그들은 예전 고니시와 가토 처럼
희대의 경쟁상대였다.
세이쇼오는 말했다.
"그렇다면 고니시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고니시 역시 연협과 싸워 보겠지..
하지만 고니시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한.......!!"
갑자기 도쿠가와가 가슴을 잡으며 쓰러졌다.
세이쇼오가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큭.. 그 날... 연장군의 쐐기가 이때 까지 피해를 줄줄이야.. 후후.."
4년 전..
협의 아버지 연정은 도쿠가와에게
마지막 혼을 담은 쐐기창을 발산했다..
도쿠가와는 그 쐐기를 갈라냈다.
아니.. 살짝 비껴가게 밖에 못했다.
도쿠가와의 쐐기는 연정의 가슴 싶숙히 박혔지만
연정 쐐기 역시 도쿠가와의 가슴을 얕게 박혔다.
그후 도쿠가와는 죽을 고비를 몇번 넘기고
겨우 목숨만 건진 것이었다.
"괜찮으십니까?"
세이쇼오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다.. 하아.. 그때 그 쐐기를 맞을 줄이야...
하긴... 그건.. 쐐기의 치명적인 약점이었으니..."
"......?"
세이쇼오는 어리둥절했다.
쐐기에게는 약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쐐기에게 약점이 있다.....?
도쿠가와는 몸을 일으켜 숙소로 돌아 갔다.
저녁 밤의 달빛은 유난히 환했다.
-중강진의 조선군..-
조선군은 협의 등장으로 다시 원기를 회복한 듯했다.
하지만.. 조선의 피해는 막심했다.
병력의 3/2를 잃었고 장수들도 열 손가락안에 들 정도였다.
김시민 장군의 소재는 아예 알 수도 없었다.
그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었다.
유성룡이 초조하게 앉아있었다..
나 역시 한번도 뵙지 못했지만
김시민 장군에게 무슨일있으려나 걱정 되었다.
"흠.. 이거 참.. 김시민 장군이 어찌 된건지 걱정이 되오.."
"김시민 장군이 돌아오셨습니다!!"
모든 장수들이 일어났다.
나는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깊은 밤의 어둠을 지나..
촛불의 빛을 받아..
김시민 장군이 내 눈앞에 다가왔다..
유성룡이 안심되는듯 말했다.
"휴.. 걱정했네, 김시민 장군.."
"아.. 죄송합니다..^^;
적들이 꽤나 많이 달려들어서... .....?"
김시민 장군이 날 바라보았다.
난 왠지 바짝 긴장되었다..
그 어느때 보다..
심장이 계속 벌렁 거려
멈출 줄 몰랐다..
김시민 장군이 내게 서서히 걸어왔다.
난 꼭 심장이 멈춰서서 죽을 것 같았다..
내눈에.. 내 앞에..
김시민 장군님이 계시다니..
"이 아이 입니까?"
"이 아이 입니까..?"
김시민 장군이 내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곤 몸의 여러군델 더듬었다.
"......?"
"음.. 역시 그의 아들 답군..
근육이 붙은게 마치 쐐기를 쓰기위해 태어난 것 같구나."
김시민 아저씨의 말에 잠시
아버지와의 지난 추억을 떠올려 보았다....
"협이라고 했나? 그래.. 아마도 네 아버진 널
나에게 맡긴 것 같구나.. 따라오너라.."
김시민 아저씨의 눈빛이 바뀌었다.
난 김시민 장군님에게 이끌려
숲속의 넓은 풀밭으로 데려갔다.
둥그렇게 나무와 수풀이 에워싸여있었고
멀리로는 회색 빛의 큰 절벽이 솟아 있었다.
멋진 배경이었다.
"너의 쐐기창을 완성 시켜주겠다."
"........? 장군님, 저의 쐐기는 완성 됫습니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됬어요."
협은 김시민에게 말했다.
그러자 김시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얘야.. 쐐기는 그렇게 남발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란다."
"네..? 그럼...?"
난 어리둥절 했다.
"쐐기는 한방의 기술이다."
"한방의... 기술?"
김시민 아저씨는 자신의 창을 꼬옥 쥐었다.
"잘보거라.."
위잉..
김시민 아저씨의 주변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창은 점점 파랗게 달궈졌다.
나뭇잎이 싸악 쓸려 가는 소리가
그 장면을 더욱 인상 깊게 그려 냈다.
샥!!
창에서 푸른 빛깔의 창날이 날아갔다.
저 멀리까지 날아가 나무를 말끔히 동강 냈다.
잘려진 나무는 뒤늦게 잘린걸 알아차린양
꿍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그래.. 쐐기..
하지만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었다.
"이게 정상적 쐐기찌르기 겠구나.."
정상적?
"쐐기는 말이다...
절대적인 것이다.
사용하면.. 상대는 죽는다.
그저 그것뿐인게 쐐기다."
절대적.. 사용하게되면..
상대는 어느 이유로 던가
죽게된다는 것인가..?
"쐐기를 사용할때..
쐐기의 기를 온몸으로 받아라..
이때 기가 역류하게되면
너는 영영 창을 집을 수 없다."
".......!!"
응규 스님의 증상이.. 이것이었나...?
그 격렬한 손의 떨림..
잊지 않고 있었다.
"어떠냐..? 해볼테냐...?"
난 주저 않고 말했다.
"하겠습니다."
김시민 장군은 맘에 든다는 듯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다시 표정이 굳어졌다.
다시 창을 찌를 자세를 잡았다.
"네 말대로.. 쐐기는 연발의 기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쐐기는 다르다.."
김시민은 다시 창을 되집었다.
자세를 약간 낮추고 창을 수평으로 들어올렸다.
사락..
"......!!"
김시민의 주변 기가 이상했다..
서늘하고 차가운기는 맞긴한데..
이건 마치..
이렇게 차가운건..
"이 쐐기는 말이다.."
기가 너무 차갑다..
너무 차가워 손발이 떨리는 듯했다..
뭐지? 바람도 불지 않는데...
순간..
김시민의 온몸이 파랗게 변해겠다.
날카로운 굉음이 귓가를 찔러대며
그 음정을 올려갔다.
무서우리 만큼 차가운 기..
매서운 굉음...
평범한 쐐기와는 확실히 달랐다.
모든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탁!
김시민이 옆으로 선 채로 앞쪽 몸을 들어올려
발과 함께 꼭 창을 던지듯 내리쳤다.
콰광!!!
"아.....!!"
김시민 장군의 몸이 꼭 물처럼.. 흩어졌다..
그리고 빠르게..
정말.. 빠르게 몸전체가 날아갔다..!!
약 1리쯤 꼭 튕겨나가듯 튕겨져 갔다..
멈춰선 장군의 모습은 출발할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저 먼거리를 순식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게.. 궁극 쐐기찌르기가 되겠구나.."
김시민은 창을 내려 놓으며 땀을 닦아냈다.
"아.... "
입이 얼얼 했다..
이게.. 이게 궁극 쐐기란 건가?
쐐기와 함께 몸도 같아가는...!!
굉장하다..
소름이 쫙 끼치는 듯한 기술이었다..
"그럼.. 해볼까..?"
두근두근...
팔이 미칠 지경이었다..
빨리 움직여주지 않으면 폭발할것 같아..!!
"다시 말하지만... 기가 역류한다면.. 네 팔의 근육들은
모조리다 끊어져 약하게는 손의 경련이나 목의 꺽임으로 끝나지만..
강하게는 사망 할수 있다는 걸 명심해라.."
"아...."
하지만..
물러 설수 없다..
하고 말겟어..
강해지겠어..
난 창을 수평으로 들고 말했다.
"이렇게 하는 건가요?"
조선은 전투에 때마다 언제나 불리했다.
한양을 빼앗긴건 이미 옛날 일이고
평양성도 얼마있지 않으면 빼앗길 위기였다.
국왕은 중강진 쪽의 성으로 피신했고
모든 조선의 장수와 군대들은 북상하는 왜군을 저지하기 바빴다.
..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4년 째다..
그날.. 그 밤 폴암(사각의 넓직한 날을 가진 창)을 휘두르던 장수..
그에게 아버지는 살해되었다.
나에게 마지막 혼을 담은 쐐기 찌르기를 보여주고..
난 그날 이후 울지 않았다.
눈물이 벌써 말라 버렸나..?
조선군이 이미 한양을 잃은지도 2년째다..
왜군도 힘이 조금 약해졌는지..
평양성과 평성에서 꽤 애를 먹는 듯했다.
난 나이 17살이 되었다.
연정 장군의 아들로써 17살에 장수가 되었다.
나 역시 국가의 부름을 받아 마땅히 전쟁 터에서
싸워야 겠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매일 산에 올라가 창을 잡고..
그 날에 봤던 푸른색의 영롱한 빛에
쐐기를 다루려 무던 애를 썼지만..
역시 전혀 진전이 없어 보였다.
훗.. 나에겐 쐐기는 무리인가..?
조선군의 참모이신 유성룡님께선
쐐기 란것은 창날에 자신의 공력을 집중 시켜
육안으론 창날의 모습으로 볼 수 있게 하여 던지는..
일종의 환영이라 말했다.
환영이 어떻게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해를 입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문제라 했다.
쐐기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배워보려 하기도 했지만
조선 팔도에서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던 장수는
김시민 아저씨와 우리 아버지 뿐이라 말씀하셨다.
김시민 장군은 워낙 왜군과의 싸움이 치열한 곳에서
싸워서 쐐기를 가르칠 시간이 없을 것이라 말했다.
뭐.. 말하자면 나 혼자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다.
걱정이 된다..
이대로 나라가 망하는게 아닌지..
잠깐 하늘을 올려다 봤다.
역시.. 10월의 가을 하늘은 정말 아름답구나..
이 풀내음과 바람 소리..
맘이 편해진다..
이렇게 있다면.. 무언가 알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협장군님!~"
누군가가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일병 정도의 병사로 보였고
뭔가 급한 소식있는듯 했다.
바람소리는 탁해지고 풀내음은 상한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일이냐..?"
"장군님! 큰일 났습니다.. 흑흑.."
그의 눈동자가 심하게 요동쳤다.
"왜? 무슨일이야?"
"권.. 권 장군님이.."
".......!"
권장군... 권율 아저씨 말인가?
"권장군님이 왜??"
"왜놈들과 싸우다 사라지셨습니다..!"
권율 아저씨가 왜군과 싸우다가 사라지다니..
무슨일이 생겨난 거지?
"기습당한거야? 사체는 없었어?"
"네.. 기습 당했습니다.. 사체는 없지만.. 아무래도.."
"빨리 다른 군에 알리도록 해..
내가 찾아 보고 있을 테니까.."
"네!"
병사는 서둘러 뛰어 내려갔다.
난 창을 집어 들고 말을 타고
빨리 산을 내려갔다.
하늘이 붉었다.
크윽..
옛적.. 마을이 타던 때가 뇌리를 스쳤다.
이것저것 따질 틈이 없었다.
산을 내려 가자 수많은 왜놈들이
새까맣게 가득 했다.
그런 놈들을 상대하는 우리 군의 수는 너무 적었다.
"젠장.. 많이도 왔구만.. 전군! 자리를 사수 하라!"
난 큰소리로 외치고 높게 뛰어 올라 적군의 가운데로 파고 들었다.
쫙!!
난 그 동안의 쌓이고 무뎌진 팔을 풀어주듯
가볍게 녀석들을 상대해 주었다.
"큭!! 꽤 강한 녀석이 나타났다!!"
왜구들은 겁을 집어 먹고 내게서 상당한 경계를 했다.
날 둥그렇게 포위하고 창, 칼을 겨누었다.
"이야!!"
여럿이 한꺼번에 포위를 좁혀 왔다.
아슬아슬하게 칼끝을 피하고 날아드는 창날을 피했다.
글쎄.. 피했다기 보단 스쳤다.
정신 차리고 보니 생각보다 다친 부분이 많았다.
이대로 가단 죽을 지도 몰랐다.
"제기랄... 원군은 아직인가?........!"
목부분을 따갑게 칼날이 스쳐갔다.
피가 베어 나왔고 상처부위가 뜨끔했다..
"큭..!"
피부가 얇은 부위라서 인지..
꽤나 따가왔다..
젠장.. 피해갈 방법은 없는 건가?..
"연 장군!! 나 곽재우가 왔다!! 어디있는가!"
".......!"
곽재우 장군의 목소리!
살았다! 그는 기마부대의 총수로
뛰어난 검술의 소유자였다.
실제로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흰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했고
콧수염도 흰색이었다.
그는 노장이었다.
"곽장군님!! 여깁니다!!"
난 필사적이게 외쳤다.
"오오!! 살아 있었군!! 전군 돌진!!"
..
..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밤이 깊어 졌고 왜군들도 철수 한듯 했다.
"후.. 살았다. 곽장군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죽을 뻔 했어요.."
"허허~.. 젊은 사람이 벌써 지치면 어떻하나!.."
그는 호통하게 웃었다.
"아참.. 권율 장군은 어딜간건가?"
"권율 장군이 실종 됬습니다.."
그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뭐?! 권율이 실종 됬다고? 이거 큰일이군..!
그는 할일이 많은 잔데.."
"절대 돌아가실 분이 아닙니다..! 어서 찾아 보죠..!"
난 말머리를 돌려 일대를 수색했다..
밤이 깊어 지고 이미 주변은 어둑어둑해졌다.
난 숲속 이리저리를 뛰어다녔다.
곽재우 장군님과는 흩어 져서 찾기로 했다.
부시럭..
"....!!"
뭔가가 수풀 속에 있었다.
횟불 같은데 불을 붙이는 듯 했다.
"누구냐!"
순간, 대낮같이 밝은 빛이
숲을 밝혔다.
난 빛의 중심이 밝아 제대로 식별하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불길이 퍼져가는게 눈에 들어왔다.
이건... 폭뢰격인가?!
그렇다면.. 저건 가토!!
"가토!! 네 녀석이냐!!"
번쩍 뛰어올라 불길 중심에 창을 냅다 꽂았다.
샥!
가토는 빠르게 피했고 날렵하게 나뭇가지위로 올라갔다.
"뭐시여? 협이 아닌겨?"
어디선가 듣던 구수한 목소리..
하하.. 그렇다. 그건 권율 장군이었다.
"장군님인가요?"
"그려! 이놈아! 어른한테 사정없이 창을 꽂을면 어떻하자는겨!"
권율아저씨는 날 꾸짖었지만
난 내심 기뻤다.
살아 계셔서 다행이야..
"권 장군님! 근데 지금 사용하신건... 혹시..?"
"그려.. 가토자식이 쓰는 폭뢰격이여.."
놀라웠다! 어느새 그 엄청난 기술을 익힌걸까?
그는 나무에 뛰어 내려왔다.
어깨에 앉은 먼지를 툭툭 털며 다가왔다.
"굉장해요! 어떻게 익혔써요?"
"원리만 알면 간단한겨.. 아직 뭐.. 완벽하겐 사용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그는 칼을 다시 허리에 꽂으며 말했다.
"실제로 불을 사용하긴 하는디.. 난 불이 있어야만
기술을 쓸수 있고 가토 자식은 불이 없어도 기술을 쓸 쑤 있는겨.."
"그치만.. 대단해요.. 어떻게 폭뢰격을...
아참.. 전투 중에 어떻게 되신거에요??"
"아.. 그게.. 가토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 왔다가
본진에서 농성하긴 어려워 보여 여기까지 와서 싸우다
나머진 다 죽고 나혼자만 살아남아 녀석들을 따돌리고
부끄럽지만 숨어있었다.."
"네.. 살아계셔서 다행이죠.. 어서 돌아가요..!"
가던길에 곽재우 장군과 합류해
본진으로 돌아왔다.
계속 되는 대치 상황이 계속 되었다.
곧있으면 추운 겨울이 찾아올텐데..
"아..!! 적군이 온다!!"
망루에서 적을 살피던 병사가 외쳤다.
난 창을 집어 들고 막사를 뛰쳐나왔다.
몰려오는 군대가 시야에서 우뚝 멈춰섰다.
높게 올라간 깃대엔 일어로 '가토'라는 글씨가 나부꼈다.
"드디어 온건가..?"
병사들의 숫자가 꽤나 많았다..
그들과 대치된 곳은 평양 평야의 넓은 대지..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갑옷 사이에 들어왔다.
어마어마한 수의 왜군..
선봉장 가토..
아무래도 승부수를 던지는 듯했다.
이런걸 결전이라 하는건가?
늦잠을 자던 권율 장군이 끄적끄적 나왔다.
엄청난 수의 왜군이 마주하고 있는걸 보고 깜짝놀래했다.
"헉! 뭐셔?! 아따 새까맣구만..~"
"권율 장군님.. 오늘 우리 각오해야겠습니다.."
난 알수 없는 박진감에 심장이 두근 거렸다.
멈출수 없는 손의 경련..
엄마의 원수..!
가토 키요마사!!
이날을 기다린거야..
손안의 창이 부러질 듯..
난 손에 힘이 들어갔다..
조선의 하늘의 태양은 양 군대의 머리 위에
꼿꼿히 서 있는 괜찮은 날씨의 날이었다.
맑기 그지 없는 하늘..
왜군의 왜구들이 큰북을 때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맞춰 심장이 두근 했다.
호흡도 거칠어진다..
둥둥둥둥...
지금.. 당장 놈들의 피를 보지 않으면
미칠 지경이었다..
"........"
권율은 가만히 날 바라보았다..
평소의 얼빵한 그런 모습이아니라..
조금은 진진하게..
둥둥둥둥...
북소리는 점점 빨라져 갔다.
수많은 왜군의 군대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그래.. 한 수 부탁한다..
"전군! 공격준비!!"
곽재우 장군은 외쳤다.
우리의 군대들도 활시위를 더욱 늘리고
칼을 되집었다.
둥둥둥둥.....!!
북소리는 더욱 크고
빠르게 다가왔다.
왜군이 달리기 시작한다.
땅울림도 들리는 듯 했다.
곽재우는 외쳤다.
"전군!! 공격!!"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우리군대도 쏟아져 나갔다.
숫자로는 우리도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많아 졌기 때문이었다.
난 자모극을 챙겨 들고 말을 타고 내려가
왜군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내 목적은 가토뿐이니까..
어디 있는것이냐!
휙..!
날아드는 총알 중 하나가 귓가에 바람소릴 남기고 지나갔다.
정신 들며 조금씩 주변을 경계했다.
"저리 비켜! 가토는 어디 있는것이냐!!"
갑자기 왜구 한명이 뛰어나와 칼을 휘둘렀다.
가볍게 피해주자.
그러고선 난 왜구의 얼굴에 자모극의
칼날로 얼굴을 후벼버렸다.
실이 풀려버린 인형인양
힘없이 창끝에 매었다.
창과 갑옷이 피로 물들었다..
왠지.. 내가 피에 취하는것 같아..
"........."
권율은 그런 나의 전투를 틈틈히 지켜보았다.
자신도 1.5m는 족히 되는 큰 칼을 휘두르며
왜구들을 허리를 막아내는 방패와 함께 동강 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군이 유리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왜군들은 부상자도 사상자도 많이 나왔다.
아,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결정적으로 그들은 지금 이끄는 장수가 없었다.
가토.. 이 많은 수의 병사들은 왜 부른 것이냐..!
그때! 무언가가 머리위의 태양을 가리며 뛰어내리는 자가 있었다.
강하게 땅에다 내려 앉았다..
왔구나..
가토 키요시마..!!
그래.. 옛 기억이 난다..!
4년 전의 그날이!!
엄마의 머릴 인정사정 없이 잡아 끌고가던!
그 중압감을 주는 눈빛!!
그래!! 가토..!!
더욱 호흡이 거칠어진다..
가슴이 빵 하고 터져버릴것만 같았다.
"왔구나..!"
난 창을 더욱 세게 잡았다.
가토는 몸을 일으켰다.
큰 키의 뚱뚱한 몸..
그래.. 확실하다..!
"큭큭.. 꼬마.. 죽지 않았군.."
그는 양허리의 칼을 쑥 뽑아며 말했다.
"네놈에게 베인 얼굴의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큭큭.. 그래.. 이번엔 확실히 죽어줘야 겠구나.."
가토는 검을 우직하게 잡고 공격 자세를 잡았다.
그때 갑자기 권율이 끼어들었다.
"권장군님!"
"뭐라하기 없는 것이여..!
나도 이 가토 녀석한테 용건이 있단 말이지.."
권율은 허리춤에 횃불에 불을 밝혔다.
"모두 물러나!!"
권율은 큰 소리로 외쳤다.
"........!!"
가토가 낌새를 눈치 챈 듯 했다.
갑자기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
대낮 보다 밝은 빛의 중심속에 권율이 있었다..
"권율 아저씨! 폭뢰를 터뜨려요!!"
나도 모르게 외쳤다.
푹!!
갑자기 뜨거웠던 열기가 사악 가라 앉았다.
"크악!.."
권율의 목소리였다.
모래연기가 하도 일어나는 바람에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가토의 칼이 권율의 어깨를 깊게 찌른게 보였다.
"큭큭.. 놀라게 하는군.. 너 같은 애송이가 감히 내 기술을 따라 하려하다니...!"
폭뢰격이 시전되기 바로 직전..
가토는 빛의 중심으로 뛰어 들어
권율을 공격 한것이다..
가토는 권율을 발로 뻥 차버렸다.
권율은 힘없이 날아가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가토는 빠르기도 권율 보다 빠른 것인가..?
가토는 자신의 칼에 묻은 혀로 살짝 핣아 내고
소름 끼칠 정도의 미소를 띄었다.
"하던걸 계속 해야겠지?"
저 눈!!
그래.. 그땐 저눈에 눌려서
얼어 버렸다.
지금! 이상태로 녀석에게 눌려버린다면..!!
또다시 소중한 이들을 잃게 된다..
두번다시 그런 꼴을 보고 싶지 않아...!
양군의 병사들은 싸움도 잠시 잊고 둘의 싸움에 집중하게 됬다.
"오너라.."
난 창을 고쳐 잡았다.
쐐기도 아직은 미완이고
4년전보다 나아 진거라곤
창술의 초식이 좀더 견고해진 것뿐..
질게 뻔하지만... 그치만..!!
물러나면 안되!!
난 말을 빠르게 몰아 가토를 향해 창으로 목을 따려했다.
다가가면서 봤던 그의 얼굴은 인간의 형상이 아니었다.
샥!
가토는 손쉽게 내 창을 피했고
어느새 말을 탄 나의 머릴 팔꿈치로 강하게 쳐 내렸다.
난 머리가 웅웅 울림에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큭큭!! 재능이 아깝구나!! 꼬마!"
옆구리가 살짝 따가웠다.
언젠지 모르지만.. 살짝 베였나 보다..
"꼬마.. 이제 부턴 안봐준다..큭큭.."
확실히 봐준거겠지..
방금 뒤통수를 공격할때..
팔꿈치가 아닌 칼날이 었다면..
칫..
"꼬마.. 덤비지 않는 다면.. 내가...."
샤샥!
".......!!"
"간다구..큭큭.."
가토는 순식간에 내 눈앞에 다가와
칼로 내 목을 후렸다.
아슬아슬하게 날을 피했다.
난 조금 벅찬 느낌이 들었다.
난 뒤로 물러나 거리를 조금 두었다.
이런 녀석을 어떻게 이겨야 하는거야..
너무.. 차이 심하잖아..!
"꼬마.. 이것 밖에 안되냐?"
가토는 슬슬 걸어오며 말했다.
"쳇.. 이런 녀석을 천왕께서 눈여겨 보시는게 어이 없군.."
가토는 더이상의 전투는 무의하다고 느꼈는지..
번쩍 뛰어올라 아군의 진형 한가운데서
그 분노를.. 그 폭뢰를 터뜨렸다.
"끄악!!"
순식간이 병사들은 잿더미가 되고 어떤 병사들은
몸에 붙은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었다.
왜군들은 가토의 활약으로 사기를 충전하고
다시금 아군은 공격했다.
아군은 권율장군이 쓰러지고
나도 고전하는걸 보고는..
병사들이 동요 한다..
이대로 있다간..
지고 말아...!
화염속에서.. 초원을 태워 불바다를 만들어
그걸 배경으로 검은 그림자로써
가토는 다가왔다.
그때랑.. 똑같아..
엄마가 죽게된 날..
그떄랑 똑같아!!!
난 또 다시 창을 집어 들고 가토에게 달려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 온몸에서 피가 새어나왔다.
창이 없으면 그대로 쓰러질 지경이다..
"제.. 제길.."
녀석은 저렇게 멀쩡한데..
역시 역부족이었던가..?
가토는 널부러진 날보며 말했다.
"실망이 크다, 꼬마."
퍽!!
발길질로 복부를 가격했다.
난 선혈을 뱉어내며 저만치 날아가버렸다.
창도 놓쳐 버린지 오래고 도저히 상대가 되질 않았다.
꿍!!
가토는 뛰어 올라 날 마구 짓밟았다.
보고있던 병사들도 내가 가여웠는지 다들 기가 죽었다..
"큭큭큭.. 꼬마.. 이게 끝은 아니잖아!?
이렇게 있다간 천왕폐하의 손에 죽은 니 아비랑 똑같잖아?"
"........!!"
빡!!
가토는 땅에 쳐박힌 나의 얼굴을 밟으며 말했다.
"약자는 먹히는 것이다..큭큭"
"시끄러!!!"
발로 그 거구를 밀어내고 자모극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푹!!
"..........윽!!"
아..
왼쪽 손등에 뭔가가 박혔다..
아파.. 가토의 칼이 손등을 뚫어 버렸다.
피가 솟구쳤다.
"큭큭.. 창을 사용하면 곤란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하며 칼을 살짝 비틀었다.
뼈가 모두 으스러 지며 날카로운 칼날에
손등의 근육들이 잘려 나가는듯 했다.
"으악!!"
난 뚫려 버린 손등을 들어 올리며
가토의 얼굴에 한방을 먹였다.
한방맞고 쭉 밀려난 가토는 다시 벌떡일어났다.
손등에서 칼날이 빠지면서
왼쪽 손을 걸레를 만들었다.
"큭큭.. 그손으로 뭘하겠다는 것이냐..?
너흰 어쩔 수 없는 우리 일본의 먹이다!"
난 자모극을 주워 들으며 말했다.
"시끄럽다구.."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죽여버리겠어..
왼쪽 손의 통증도 잊을 만큼
의지가 강해져 갔다.
난 이렇게 쓰러질 수 없어!!
폭뢰에 휩쓸려 돌아가신 엄마도!!
천왕이라 불리는 자에게 살해당한 아버지도!!
이렇게는 안 쓰러져!!
가토는 웃으며 말했다.
"큭큭.. 화가 난것이냐? 얼마든지........?!"
팡~!!
가토의 두개의 칼날이 깨끗히 잘려 나가버렸다.
나도 놀랐다..
영롱한 빛을 발하는 자모극..
푸른빛을 띄며 창날의 형상으로
물리적 타격을 주는...!!
이것은 분명 쐐기였다 !!
"허허... 놀랍군.. 네놈이 어떻게..........?!"
난 뛰어올라 공중에서 쐐기를 날렸다.
가토는 빠른 몸놀림으로 피해냈다.
샥!!
가토가 미처 중심을 잡기도 전에 쐐기를 날렸다.
"큭!!"
가토의 팔뚝을 살짝 스쳤다.
"이럴수가..."
나 자신도 놀랐다.
이토록 내가 쐐기를 자유롭게 구사 한다니..
나보다 더욱 놀란것은 가토..
"아무래도 적당히 상대하긴 힘든 꼬마로군.."
그는 부러진 칼을 들고 갑자기 폭뢰격을 방출했다.
그때 처럼 발이 땅에 붙어있지 못할만큼..
불길이 펴져나갔다.
"하하하!! 나에 폭뢰격은 질이 다른......?!"
가토의 폭뢰격 사이의 불길을 비집고 들어오는 저건...!!
푸른빛깔!!
쐐기창!!
...
...
이게.. 아버지가 내게 주고 싶었던 것이군요..!
가토의 심장 깊숙히 쐐기가 파고 들었다.
가토는 피를 토하고 괴로워 했다.
결군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털썩 쓰러진다..
난 다가가 그의 모습을 보았다..
가련한.. 모습이었다..
적대 장수지만.. 인간으로써..
너부 가여웠따.
그런 그가 갑자기 입은 연다..
피를 토해내며 말이다.
"꼬, 꼬마.. 조심해라.. 우, 우리.. 천왕.. 도쿠.. 가와는 정말 강하다..
조심해라.. 꼬마.."
가토는 그렇게 말하고 숨을 거두었다.
남은 왜구들은 장수를 잃어
도망가기 바빴다..
내가..
나 연협이 일본군의 선봉 군대..
가토 키요마사를 이겨낸 것이다..!
전투는 아군의 승리로 일단락 되었다.
난 나의 막사에서 탁자에 앉아
곰곰히 생각 했다..
마지막 가토의 모습..
붉은색의 눈에..
뭔가를 말하려는 눈..
피를 한 가득 물고 있는 그는
'그는 강하다'라는 말을 남기고서는 숨졌다.
..
다시 생각 해도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가토는 정말 강했다.
완력도 대단했다.
그가 날 밟고 있었을땐 꼭 그대로 짓이겨져 몸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런 그가..
자신들.. 왜군의 천왕이 강하다라고 말하니..
물론.. 아버지의 원수이기도 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부딫혀 싸울 것이다..
그 전에.. 그 전에 0%의 가능성을
1%의 가능성으로 바꾸어줄 무기를 지녀야 했다.
쐐기..
솔직히 가토의 마지막 모습을 본 뒤..
더이상 쐐기를 자유자제로 발산할 수 없었다.
낮에는 그렇게 쉽게 나가더니..
지금은 안간힘을 써도 쐐기창의 그 영롱한 푸른 빛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한양성의 회의장..-
한양을 점령한 도쿠가와..
그는 일본을 통일하고 증강된
국력으로 조선을 침공한 장본인이었다.
(※실제 역사에선 도요토미 히데요시 입니다.)
가토의 죽음은 한양성을 발칵 뒤집었다.
일본의 가신들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도쿠가와 역시 화들짝 놀랐다.
"가토 같은 장수가 어떻게 당한 것이지?"
도쿠가와가 물었다.
"네.. 연협이라는 젊은 장수의 손에 죽었다고 합니다."
사신이 말했다.
"연협? 혹시 조선의 연정장군의 아들을 말하는 것이냐?"
"네."
도쿠가와의 눈이 번뜩했다.
"후후.. 그래.. 그때 그 꼬마 녀석이로군..
지금 쯤 많이 컸겠구나..
가토를 쓰러뜨리다니.. 훌륭하게 성장했군.."
그때, 한 젊은 이가 말했다.
"천황폐하.. 가토 장군이 쓰러졌다는것은
엄청난 손실입니다."
"음..세이쇼오냐?"
도쿠가와가 말했다.
세이쇼오..
그는 검정과 흰색의 대립적인 색상의
옷을 입고 수려한 외모를 가진 미남이었다.
그는 전략과 작전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한 자였다.
"다 생각 해둔 것이 있다. 우기다! 들어오너라."
도쿠가와가 말을했다.
그러자 회의장의 문이 열리며
머리를 뒤로 묶어낸 한 전사가 등장했다.
"천황폐하, 저 잔 누굽니까?"
세이쇼오가 물었다.
"후후후.. 저 애는 먼 대만에서 도끼를 무기로한 무예를 익힌 자다.
저 자가 가토의 자리를 대신해 선봉군을 이끌것이다."
우기다..
큰 키에 조금은 젊은 이였다.
그는 자신의 몸보다 커다란 도끼를 들고 다녔고
팔과 허리, 다리의 근육이 굉장했다.
"우기다, 넌 지금 당장 선봉의 군대로가 군대를 이끌어라."
"네! 당장 출발하겠습니다!"
세이쇼오는 약간 걱정이 되는지 도쿠가와에게 말했다.
"천황 폐하.. 저대로 보내도 되겠습니까?"
"걱정할 것 없다. 녀석은 강한 녀석이니깐..
그보다 난 그 연협이란 꼬마가 아주 맘에 드는군..
가토를 이길 정도라면 말야... 후후후.."
-평양성-
"후...~"
여러 생각들을 하니 머리가 복잡했다.
따끈한 차를 한잔 마시고
저녁 밤하늘을 보려 산책을 나섰다.
달은 참 아름다웠다.
난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잔디 언덕에 누워 별을 보고있었다.
어렸을 적엔 아버지와 이렇게 누워
서로 웃으며 지냈지..
훗.. 그때가 그립네..
"어이~ 이게 누구인가?"
"......!!"
전혀 기척없이 내게 다가왔다.
그는 커다란 도끼를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머리 모양을 보아선 왜놈이 확실한데..
그가 말했다.
"엥? 어떻게 다가왔지~? 라는 표정이군..큭큭.."
".......!!"
이 녀석... 이 녀석은 강한 녀석이다.
난 옆에 있던 자모극을 들었다.
"음.. 네 녀석이 연협이냐?"
"그렇다."
"큭큭, 제대로 왔군.. 한수 부탁한다..~"
확!!
그 큰 도끼를 들고서도
엄청난 스피드로 사정거리에 파고 들었다.
가로로 허리를 그어 버리려는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호~ 역시.. 가토를 이긴게 완전 거짓은 아니었군.."
이 녀석.. 가토의 죽음을 알고 있는것 보면..
왜놈의 자격인가?
난 달려 들어 그에게 빠른 창술 공격을 했다.
하지만 그는 가볍게 피해냈고
반격까지 했다.
사정 거리 밖으로 물러났다.
"넌 누구냐?"
난 물었다.
"나? 나는 왜의 선봉장, '우기다'라고 한다.
듣자하니 가토를 보기 좋게 쓰러뜨렸다며?
한번 실력 구경좀 하자구!"
샥!!
".....!"
순간.. 우기다는 땅을 강하게 쳐올렸다
퍽!
갑자기 작은 손도끼가 왼쪽 어깨에 날아와 작렬했다.
"크악!!.."
어깨 뼈가 박살난 듯..
팔이 흐느적 거렸다.
"뭐야? 겨우 이정도면 안되지...!!"
팍!!
우기다는 또 다시 손도끼를 던져
등에 찍혔다..
"크아아악....!!"
우기다의 손엔 그저 커다란 도끼 하나 뿐인데..
어디서 이렇게 손도끼를 꺼내는 것일까..?
"큭큭.. 손도끼가 어디서 날아오는지 궁금하겠지?
그건 나의 장기인 만월도끼라는 것이다.
난 체력에 비례해 무한으로 손도끼를 만들어 날려 보낼 수 있단말야~ 하하!!"
또다시 손도끼가 날아왔다.
너무 빠른공격..
이번엔 오른쪽 손목을 깊게 찍혔다..
뭐랄까..
베인것과는 다른 고통이었다.
도끼가 박힌 곳은 꼭 주먹으로 맞은 듯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엄청나게 저렸다.
젠장.. 어떻게 상대 해야 할지..
보이기만 한다면....!!
"이렇게 싱거운 놈이라면 여기서 끝내자!"
우기다가 순간 모습을 보였다.
달려드는 모습은 마치 정지화면 처럼 느려졌다.
그래..! 이 사이에 쐐기를 넣는다면..!!
완벽한 거리였다.
날리게 된다면 치명타를 입힐 수있다!!
난 모든것을 걸고
창을 세차게 내려 그었다.
".....!!"
퍽...!!
..
피가 잔디의 잎을 물들였다...
끝내... 끝내 쐐기는 나오지 않았다..
우기다의 큰 도끼가 허벅지의 절반 찍었다.
맥없이 허벅지에 힘이 풀렸다.
"후후.. 마지막 발악치곤 약하구나..~"
그는 날 비웃었다.
왜.. 왜 쐐기가 나오질 않은거야..!!
난 무의미하지만 창을 휘둘렀다.
우기다는 재빠르게 물러나
손도끼 2개를 날려 보냈다.
퍼벅!!
"으악...!!!!"
큭..
양다리의 정강이에
손도끼들이 박혀버렸다.
뼈가 심하게 패인 듯했다..
아예 설수가 없었다.
너무 아팠다..
이런 아픔은 느껴보지 못했는데..
크윽.. 도저히 참기 어려웠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나..
의식이..
흐려.. 가...
툭..
난 그대로 웅크리고 기절해버렸다.
"흠.. 뭐야..~! 이렇게 약하다니!!
제길.. 재미없었어~!"
그는 날 발로 툭툭 건들며 말했다.
"이보게~.. 그정도만 해두게..^^"
한 노인이 우기다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우기다의 표정이 굳어졌다.
노인이 입을 열었다.
"허허~ 어떻게 다가왔지~? 라는 표정이군..~"
".......!!"
우기다는 깜짝놀라 물러났다.
조금은 당황한듯..
"이봐, 노인네..~ 이름이 뭐야?"
"응규(應奎)라네^^ 임응규.."
"훗.. 기억해 두겠어.. 노인을 봐서
그 녀석은 살려두기로 하지.."
그렇게 말하고 우기다는 다시 도끼를 어깨에 걸치고 산을내려갔다.
"......"
난 기절해있었다.
산을 내려오던 우기다는 노인이 손을 댔었던
어깨에 짜릿함을 느꼇다.
"큭... 그 노인은 누구지..? 이 공력은....
굉장하다... 응규..? 누구지?..."
우기다는 산을 내려가 본진으로 돌아갔다.
잠에서 깼을땐..
또 모르는 곳..
한 산속의 절에서
누워있었다.
임응규라는 스님 할아버지께서
다친 곳을 신기하리 만큼
치료해주셨다..
완치되려면 더 걸리겠지만..
힘이 필요해..
강하고.. 절대 적인 힘..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그런 말을 반복하는 나..
순간 누군가의 칼에 의해
머리가 날아간다..
"헉헉...!!"
잠에서 깨어났다..
이곳에서 와서 매일 같은 꿈을 꾼다..
힘.. 힘이 필요하다는...
그리고 나서 언제나 처럼
머리가 날아가버리는..
식은 땀이 흘렀다..
맞는 말이다..
난 힘이 필요해..
온몸에 붕대에 감겨 있었다.
그만큼.. 내가 약하다는 것이지..
난 왜 싸우는 것일까..?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나라를.. 조국 위해..?
그러기 위해선.. 힘이 필요해..
절대적인.. 아주 강한..
그치만 난 그런 힘이 없다..
도대체 왜.. 힘도 없으면서..
"자신을 너무 욕하지 말게나..^^
일어났는가?"
응규 스님이 말했다.
그는 주름이 많고
흰수염을 길게 늘어뜨렸다.
넉살좋은 웃음이 아주 맘에드는 분이셨다.
"아.. 스님.."
"너무 맘 고생을 하는 듯하구만..
음... 젊은이.. 이젠 말해주었으면 하네..
자넨 누구인가..?"
스님은 조심스럽게 방안에 들어와 앉았다.
나도 이불 속에서 나와 무릎을 꿇고 앉았다.
".. 저는.. 조선 군의 장수, 연협이라고 합니다.."
"연협... 연씨라는거군.. 허허허.."
그는 다시 넉살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 그런데 어쩌다 몸이 그 지경이되었나?
상처들이 아주 위험했다네."
"깊은 배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응규 스님은 날 말없이 지켜보았다.
난 약간은 무안하여 어색함을 느꼈다.
"허허.. 자네 맘 속엔.. 그래..
깊숙하군.."
"......?"
말의 의미는 모르겠다..
스님은 자리를 툭툭 털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스님은 고개를 들었다.
".....!"
중압감..
가토 이후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스님의 눈엔 굉장한 압박감을 주었다.
역시.. 보통 분은 아니시구나..
"힘을.. 가지고 싶은겐가..?"
"아... 어떻게..?"
그는 압박감을 지우고
다시 웃음을 지었다.
"노인이 되니 남에 맘을 보는것 밖에
할 줄 아는게 없더군...허허~"
"....."
스님은 밖으로 지팡이를 짚으며 나갔다.
힘... 힘이라..
"안나보고 뭐하나? 어서 나오게^^ "
"네?"
스님은 내 자모극을 던졌다.
" 있는 힘껏 덤비지 않으면 어렬울걸세..^^ "
"덤비라뇨... ......!!"
퍼퍽!!
아주 빠른 움직임으로 스님은
명치에 깊게 지팡이를 갖다 대었다.
"늙고 보니 남의 틈을 노리는 것 밖엔 할 줄 아는게 없더군^^"
"....."
스님은 지팡이를 물렀다.
"자, 어서 오게나 젊은이..^^"
꾹..
난 창을 강하게 잡았다.
탁!
빠르게 움직여 스님의 허리를 공격했다.
순간.. 이미 스님은 내 가슴팍으로 들어와
어깨에 손은 얹었다.
"흠.. 깨끗한 자세였네..^^"
파팍!!
"컥...!!"
말도 안되게 날아갔다.
스님은 그저 손으로 어깨를 밀었던것 뿐이었는데..!
이럴수가..!
어깨부분은 찌릿함이 느껴졌고
잠시나마 감각이 돌아오질 못했다.
스님은 어느 새 다시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구만..^^"
"스, 스님은....?"
"그저 늙어가면서 여러가지 배워 놓은거라네.."
큭.. 이게 노인의 힘인가..?
이 완력은 어마어마 했다..
이해가 되질 않았다.
어떻게 저런 작은 체구에서..
스님은 날 일으켜 세워주며 말했다.
"젊은이.. 더욱 힘껏 덤비게나.."
"알겟습니다.."
내게 있어서 가장 강력했던 무기..
쐐기..!
하지만 그게 지금 나가 줄지..
뭐.. 안되도 본전이니
해보도록 해보자..
"......!"
응규스님은 협의 주변의
스산한 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속으로 말했다.
'이번건.. 조금 벅차겠군..'
젊은이는 말했다.
"갑니다.."
솩!!
협의 창은 푸른 빛깔을 띄고
먼거리를 단숨에 날아가는
쐐기를 내보냈다.
".....!"
아깝게 스님의 어깨를 스치며
빗나가 버렸다.
빗나간 쇄기는 먼 발치에 날아가
화약이 터지듯 강하게 폭발했다.
스님은 약간은 놀란 듯..
솔직히.. 나도 놀랐다.
"허허~ 젊은이~ 늙은 사람한테 너무 하는군..~
그래.. 그건 '쐐기찌르기' 인가?"
"쐐기를.. 아십니까?"
스님은 또 다시 웃었다.
"그렇다네.. 뭐.. 아직 '미완'의 쐐기로구만..^^"
미안성의 쐐기..
맞는 말이다..
자유롭게 다룰 수도 없었으니..
난 입을 열었다.
"스님."
".....?"
"제 쐐기를 완성 시켜 주시겠습니까..?"
겨울을 맞이 하는 가을은 낙엽을 흩날렸다.
"자네의.. 쐐기를 말인가...?"
"네.."
스님은 곰곰히 생각했다.
결국 결심을 한 듯 말했다.
"미안하네.. 난 쐐기를 사용할 수없다네.."
"왜죠?"
스님은 가까이 다가왔다.
지팡이를 땅에 놓고
손을 펴보였다.
"......?"
아무것도 없었다.
"손에 뭐가 있는것이 아니고..
내 손을 보게.."
".......!"
스님의 손은 강하게 떨었다.
아니.. 경련이었다.
그것은 멈출 줄 몰랐고
심해졌다 가라앉았다 했다.
"나 역시 쐐기찌르기를 시도하다
쐐기의 기가 역류해 한 쪽 팔을 잃을뻔했다네..^^"
"아..."
"자넨 놀랍게도 그런 쐐기를 사용하고 있는 구만..^^
아주 놀랍네.. 그렇게 깨끗한 자세를 보게되다니..
어렸을때 부터의 훈련이 있었을 게야..
아주 기초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이..^^"
그렇구나..
아버지는 이걸 위해..
어릴 적 부터 날..
스님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이쯤해두지..^^
들어가서 푹 쉬게나.."
그렇게 말하고 스님은 어디론가 가버리셨다.
난 방에 누워 여러 생각을 했다.
권율 아저씨는 어떻게 되셨을까..
곽재우 장군님도 그럴까..?
우리 조선군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렇게 난 잠이 들었다.
..
..
힘.. 부족하다.. 힘이..
모두를 지킬 힘...
그런 힘이...
어두운곳에 혼자 웅크리고
중얼거리는 날 볼 수 있었다.
"큭큭.."
괴기한 웃음 소리와 함께
난 목이 잘라 나갔다..
"헉헉헉..."
또 다시 같은 꿈..
이건 무얼 말하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렇게
괴로워야 할까..
난 방 한구석에 쭈그려 앉았다.
밖엔 새벽의 파란 빛이 있었다.
끼이익..
누군가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검정색과 흰색의 대조 되는 옷을 입은..
아직은 어린 듯한 미남이었다.
난 창을 집고 경계를 했다.
"누구죠..?"
"가엾군요.."
"......?"
그는 조용히 내가 다가왔다.
왠지 편해 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뭘까.. 이기분..?
주변이 어두워 졌다.
나 혼자였다.
큰소리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무얼 위해 싸우는 거죠..?"
"나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싸워!
당신은 누구야!"
목소리는 내 질문엔 아랑곳 않고 계속 물었다.
"당신은.. 이렇게 약한 데요...?"
솨악!..
주변이 바뀌었다.
내 손엔 창이 들려있었다.
눈앞에 있던 것은... 우기다?
우기다는 큰 도끼로 내 머리를 박살내버렸다..
"으악!!"
난 나도 모르게 웅크렸다.
다시 어두워졌다.
"그렇게 약한데.. 무슨 복수를 한다는 거죠?"
난 울컥해서 일어나 성화를 냈다.
"아냐..! 난.. 강해질 거야!"
"어떻게..? 당신은 아무런 무기도 없잖아요.."
"내겐... 내겐 쐐기라는..... 쐐기는..."
미완의 쐐기를 내세울 것인가...?
"어째서 그렇게 괴로워 하는 거죠?..
그냥 다 포기 해버리면 편해질텐데요.."
다 포기하면.. 다 포기해버리면..
"그 창을 놓고 그냥 떠나세요..
그럼 괴로움도 사라질거에요..
제 말을 잊지 말았으면 하네요..."
어두웠던 주변은 다시 절의 방안으로 돌아왔고
방을 조용히 찾아왔던 그 남자도 없었다.
그 남자의 말은 나에게 심한 번뇌를 가져다 주었다..
나 같은 약한 녀석은..
나 같은 녀석은...
..
응규 스님은 새벽에 잠에서 깨어났다.
무언가.. 악한 기운이 절내에 있었기 때문이다.
스님은 밖으로 나왔다.
기운을 따라 갔다.
기운의 끝 쪽은 연협의 방..
응규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고
그의 방 문을 열었다.
"......."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방안엔 아무도 없었다.
협도 없었다.
협의 자모극도..
그날 아침..
협은 돌아오지 않았다..
응규 스님은 말없이 일출을 지켜보았다.
누군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응규는 손안에 공력을 집중했다.
그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자
응규는 손의 공력을 풀었다.
"아.. 스님.. 안녕하쇼?"
권율이었다.
"어서 오게나 권율장군..^^"
"어.. 저기.. 협이가 여기 있단 소릴 듣고 와봤는디.. 없는겨?"
"사라졌네.."
"엥? 사라지다니 뭔소리여?"
"아마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게야.."
권율을 침을 뱉으며 말했다.
"이런 젠장할..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어딜 사라진 거야..!!"
"자신이 힘이 없다는 절망에 빠진걸세..
설마설마했는데.."
권율은 그 말을 듣고 발끈했다.
"협이 그놈이 그렇게 떠났다는겨?
이런 망할 놈의 자식..!! 젠장..
이거 큰일 났구만.. 군에선 장수들이 없어서
난린데.. 허탕쳤구만.. 스님! 스님이라도 갈 생각 없슈?"
"이 늙은 이를 뭐 어디 쓴다는 건가..^^"
"에~ 어이 노인네..~ 내가 당신을 모를줄 아는겨?
조선의 의승도대장(義僧都大將)이면서
평양성과 중화 사이에서 왜놈들과 치열한 격전을 벌인 장수..
속명은 사명대사. 설마 당신을 모를깝쇼?"
"허허~ 굉장하구료.."
"어지간히 도 닦고 나와주쇼..~
우리 평양성도 빼앗겼수다..
이럴때 협이 자식이 없어지다니..
완전 애비 이름에 똥칠하는구만..
나 갑니다~"
권율은 산을 내려갔다.
응규.. 즉, 사명대사는 하늘을 바라 보며 말했다.
"그는 뼈 깊숙한 전사라네..
분명 돌아올게야..^^ 아주 강해져서.."
난 그저 길을 따라 끝없이 계속 걸었다..
머릿속엔.. 아무 생각도 없었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지만..
절에서 나오면서
창 날을 천으로 돌돌말았다..
난..
나의 창을 봉인했다..
더이상 싸울 일도 없을테니..
아.. 살고 싶지 않다..
무엇을 위해
난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까..?
생각을 말자..
다 잊어 버리자..
다 잊고..
내려 놓자..
얼마나 걸었을까..?
난 겨울의 추위를 그대로 맞아 가며
계속해서 걸었다..
손도 발도 얼어 붙어서
움직여도 전혀 느낌이 나질 않았다.
그럴때마다 어떻게든
손 발에 상처를 내서 피를 빼낸다..
그렇게 하면 느낌이 조금씩 돌아오기 때문이다.
몇일을 걷다 보니..
훈장이라는 성에 도착했다.
훈장은 조선땅에서
얼마되지 않는곳에 있는 작은 성이었다.
길을 해매서 늦어진것뿐..
훈장은 조선 땅에서 그리 먼 곳은 아니었다.
겨울이라 사람들은 없었지만..
열려있는 가게는 많았다.
배가고팠다.. 돈도 없는데..
이렇게 허기저본 적이 있었나..?
그래.. 있었다..
난 훈장성 주변의 산을 올랐다..
겨울을 맞이해 동면을 하는
개구리나 눈속의 토끼를 잡아먹었다.
겨울의 한파는 더욱 거세졌다..
산속을 해매다 안이 깊은 동굴을 찾았다.
난 그곳에서 우선 눈을 피했다.
졸려왔다.
이상하게 졸려 왔다..
눈속에서 잠들면 죽는다는데..
죽는 건가...?
그래.. 그것도 좋겠지..
난 스르르 눈을 감았다.
..
또.. 또다시 꿈을 꾼다..
어두운 곳에 혼자 갇혀서..
중얼 거린다..
'힘...!! 힘을 가져야된다!!'
힘을 가져야 한다 외친다..
하지만.. 난 이제 힘을 원하지 않아..
그래.. 힘 따윈..
난 가질 수없어..
힘같은건.....
'연협..'
혼자 있을것이라 생각됬던
어둠속에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연협..! 일어나라! 뭐냐, 이 추태는!!
무얼하는 게냐!!'
굵은 저음의 목소리로 누군가가 날 호통친다..
귀에 익은데..
어둠속에서 무언가가 걸어 나온다..
그건...
-조선군.. 중강진의 막사 안-
"큭.. 결국.. 함흥성도 떨어진겨..!"
권율이 책상을 때리며 말했다.
"이 이상은 버티기 힘드오.. 어찌해야 겠소?"
유성룡 군사가 말했다.
"우선.. 김시민 장군의 부대를 사용해
시간을 벌어 봅시다.. 지금 김시민 장군은
다른 곳에서 전투중으로 알고 있는데..
전령을 보내어 이곳으로 퇴각하길 전합시다."
곽재우는 그렇게 말을 하고
자신의 기병을 김시민의 진영에 보내었다.
"...... 필요한데.."
권율이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이럴때.. 연장군님이 가장 필요한데.."
어둠속에서 걸어나오는건... 가토?
가토는.. 죽었는데...?
분명.. 내 손에 죽었는데..
그는 나의 꿈속에서 계속 나를 베어내던
검은 그림자 였다.
'어째서 이렇게 웅크리고 있는게냐..
넌 나 가토를 누르고 일어난 자가 아니더냐..'
가토는 나를 추궁하듯 물었다.
난 계속 웅크려 말했다.
'난.. 난 약해..'
'.......'
가토는 말이 없었다.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누구도 지키지 못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는 점점
어둠에 빨려들어가는 듯했다.
'그렇다면.. 네 놈 옆에 천으로 감긴 창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왜 가지고 다닌것이냐...?'
'모르겠어.. 그냥 나도 모르겠어.. 손에 있던걸..'
스릉..
가토는 자신의 검을 뽑으며 말했다.
'연협, 창을 들어라..'
'........?'
솩!!!
가토의 검이 가슴 속 심장을 깊게 찔렀다..
피가 솟구쳤다.
그런데.. 죽지 않았다.
아픔은 그대로 느껴지는데..
이렇게 아픈데..
손이 바르르 떨렸다..
가토는 칼을 내 가슴에서 뽑아내며
이번엔 오른쪽 팔을 깨끗히 잘라냈다.
난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뒹굴었다.
피가 바닥에 뿌려졌다..
'무엇이.. 너의 창을 이토록 더디게 하는것이냐..?'
가토는 말을 계속 이었다..
'넌 왜 더딘 창을 휘두르느냐...?
왜 그 창을 들고 있는것이냐..?'
그가 자신의 검을 허리춤에 꽂으며 말했다.
하악.. 하악...
갑자기 호흡이 빨라진다..
난 흥분 하고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이 느낌은..
'니가 창을 휘두르는 이유는 무엇이냐..?
말을 못하나?.. 내가 대신 말해주지..'
가토는 똑바로 서 날노려보며 말했다.
'아버지의 복수? 조국에 대한 마음?
다 아니다.. 넌..'
중강진 앞에서의 왜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조선군..
이제 무너질 것같았다..
권율도 점점 칼을 들고 있던 손안의 힘이 풀려갔다..
김시민 장군의 어디 있는지 알수 도 없었다.
권율의 맘속엔 오직 한 마디 뿐이었다..
이럴때..
이럴때 연장군이 있었으면....!!!
하악.. 하악.. 하악.. 하악..
점점 빨라지는 호흡..
탁하고 숨이 멎을것 같았다.
이건..
내가 듣고 싶었던건...
'넌 전사다...!'
화악!!
주변을 어둡게 했던 모든것은
내게서 사라졌다..
난 가슴속에 시원함을 느꼈다..
이게.. 내가 바라고 원했던 것인가..?
'그동안은 니가 아닌 내가 창을 들고 왔다.
이제 무거워지는군.. 니가 들어라.'
가토는 스르르 그 모습을 가추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잠에서 깨어 났다.
내가 있던곳은 추위를 피해 누웠던
동굴 속 안이었다.
천을 말은 창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흥분됬던 기분..
진정 되질 않는다..
빵 하고 터질 것 같았다.
난 창을 집어 들고 천을 풀었다.
푸른 빛깔..
창은 울부짖고 있었다..
날 움직여라..
날 휘둘러라..
날.. 폭발시켜라...!!
권율의 어깨에 총알이 박혔다..
"큭...!! 이런 젠장...!!
좋다구!! 해보자 이거여!!"
권율은 아직 미완이지만 불을 이용한
폭뢰격을 폭발 시켰다..
화악!!
왜군의 깃대들이 순식간에 불타고
권율 주변의 왜군의 몸은 이미 새까맣게
타올라 잿더미로 변했다..
탕!!
"......!"
권율의 팔뚝의 근육을 총알이강타했다..
손이 꼭 끊어진듯 흐느적거리며 풀렸다.
"큭.. 나도.. 여기까지인가...?"
권율은 반응하지 않는 손을 움직이려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타당!!
허벅지로 총알이 또 관통했다..
무릎이 툭하고 떨어졌다..
권율은 더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왜구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마구잡이로 들려들었다..
모든걸 체념하고 권율은 눈을 감았다..
솨악...!!!
깡마르고 건조한 창의 소리..
그래.. 이소리..!!
이건..
이것은...
권율은 눈을 떳다..
자신의 눈앞에서 한정없이 날아갔다..
푸른색의 쐐기가...!!
어마어마했다..
쐐기는 관통력을 지니고 왜군을 계속해서 뚫어 댔다.
권율은 주위를 살폈다.
쐐기의 출발점은... 그래 돌아왔구나..
가장 필요했던 사람...
"하악.. 하악... 아저씨, 너무 늦진않았나요...?"
가장 필요했던 그가..
뼛 속 깊은 전사가 돌아왔다.
"뭐, 뭐야..? 괴물인건가..?!"
신나게 다가오던 왜구들은 협의 쐐기를 보고 쉽게 다가 오질못했다.
그보다 권율은 놀랐다.
이토록 자유로이 쐐기를 구사하다니..
더욱 놀라운건 여유로운 협의 웃음이었다.
협은 힘겹게 짜내는 쐐기가 아니라
정말 편안하게.. 손쉽게 쐐기를 발산했다.
"자, 어서 오너라 왜놈들아!!!"
이 기백...!!
왜놈들의 머리에서도 깊은 인상..!!
이 중압감은 자신들이 더 잘 기억했다.
그렇다..
협이 발산해내는 기백은
왜군 자신들도 모를리없는
가토 키요마사의 기백이었다..
순간이었지만..
작은 체구의 협이 그들의 눈엔
거구의 가토로 보였다.
협은 맘속으로 중얼거렸다.
'가토장군... 당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과 칼을 마주했다는게 자랑스럽네요..'
"가, 가토 장군님이다..!!"
"가토님이야...!!!"
왜구들은 꼭 헛것을 본것 처럼 기겁했다..
협은 웃음을 지을 정도로 여유를 보이며
쐐기를 어렵지 않게 방출했다.
"돌아왔구만...!!"
누군가 공중에서 빠르게 내려오며
큰 도끼를 사정없이 꽂아내렸다.
팡..!!
난 한손으로 창을 들어 공격을 받아쳐냈다.
튕겨져나가 자세를 잡는 이는..
바로 우기다 였다.
".... 이봐.. 정말 강해졌군.. 뭘한거지?"
우기다는 약간은 당황한 빛을 보이며 말했다.
너무나 여유로운 나였다..
나도 이 들뜬 기분을 어찌 할 수 없었다.
콧노래가 흥얼 거려질 정도로..
너무 여유로왔다.
"덤벼..^^"
난 웃음을 띄고 말했다.
우기다는 도끼로 강하게 땅을 쳐냈다.
자신 주변으로
손도끼가 생겨 났고
빠르고 날카롭게 내게 날아왔다.
화악!!
"........!!"
우기다는 식은 땀이 등줄기를 탔다.
이럴수가..
자신의 공격이 아무렇지 않게
자신에게 되 받아쳐 날아왔다.
"후..~ 위험하지만.. 어렵지 않는 기술이군요..^^"
"마, 말도 안돼... 나에 만월도끼가.."
우기다는 또다시 도끼로 땅을 내리 쳤다.
이번엔 좀 다른 기운이..?
난 여유로움을 조금 감추었다.
"이야!!!"
우기다는 소리를 지르며 만월도끼를 뽑아냈다..
".......!!"
놀라웠다..
이건.. 붉은 빛을 띈
이게 만월 도끼의 짐 모습인가...?
도끼는 도끼의 형상으로 여러개의 붉은 쐐기가 날아왔다.
조금은 당황 했지만..
여유는 크게 잃지 않았다.
퉁퉁!!
아직 무언가가 부족한 듯..
만월 도끼는 나의 쐐기에 쉽게 흩어졌다.
우기다는 방금 전 공격이 꽤 사력을 쏟은 듯..
벌써 땀에 흠뻑젖었다.
난 웃음을 계속 띄며 입을 열었다.
"우기다 장군.. 당신은 이 군대를 이끄는 사람이죠?^^"
".......? 그렇다."
우기다는 잔뜩 긴장하여 입을 열었다.
사악!!
"........!!"
"군대를 물르시오.."
난 웃는 얼굴을 지우고
냉혹하게 우기다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우기다는 순간 협의 살기에
움츠려 들었다..
이 중압감.. 이 공포..
연협, 그는 이미 엄청난 괴수로 변해있었다.
자신의 필살 기술도 쉽게 막아 낼 줄은...
왠지.. 죽음에 대한 공포가 드리워 졌다.
다리가 후들 거렸다.
도끼를 꼭 놓칠 것 같았다.
"퇴, 퇴각...!"
우기다는 퇴각을 외치고
거의 이겨가던 전투에서 패배하였다.
왜군이 중강진에서 퇴각하고
난 창을 내리고 권율을 일으켰다.
권율의 눈은 감동을 받는 듯 눈..
"협아.. 너 진짜로 협이 맞는겨?"
난 어깨에 창을 걸치며 말했다.
"내가 창을 되집기엔 아직 늦지 않았나 봐요..^^"
도쿠가와의 진영에선 축제의 분위기가 들끓었다.
장수들은 하나, 둘 모이면서
자신의 승전을 자랑했고 술잔을 기울였다.
그때 한 병사가 큰소리로 외쳤다.
"우기다 장군님이 오십니다!"
도쿠가와는 장군들의 술을 따라 주다
우기다를 보았다.
우기다의 표정은 딱딱히 굳어있었다.
"하하하, 우기다. 돌아왔군! 아마도 자네가
조선의 마지막을 처리했겠지? 하하하하!
수고 많았네..!"
도쿠가와는 우기다의 어깨를 툭 쳤다.
".........!!!"
샥!!
우기다는 도쿠가와를 도끼로 후렸다.
도쿠가와는 빠르게 피해냈다.
모든 장군들이 칼에 손을 올렸다.
스릉 하는 칼이 마찰되는 소리들이 남발했다.
연회장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우기다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졌다.."
"이런 무례한 놈 같으니라고!!!"
주변의 장수들이 우기다의 목을 향해
칼을 들이댔다.
깡!!
"........!!"
우기다는 강하게 칼을 도끼로 내리쳤다.
칼은 공중에 파편을 튀기며 산산조각났다.
곧이어 도끼로 박살이난 머리도
공중에 날았다.
"이 자식이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우기다의 도끼엔 피가 똑똑 떨어졌다.
왜군의 장수들은 말은 하지만
우기다의 실력에 무서워 다가가질 못했다.
"......."
도쿠가와는 술잔을 기울이며 말없이 지켜보았다.
우기다는 고개를 들어 도쿠가와를 한번 바라보았다.
도쿠가와는 웃고 있었다.
"쳇.. 나중에 다시 한번 군대좀 내주십쇼.."
우기다는 그렇게 말하곤 어깨에 도끼를 얹고
연회장을 나가 버렸다.
"천왕폐하! 어찌 저런 녀석을 선봉장으로 뽑으신겁니까?!
차라리 제가 더욱 잘 해냈겠습니다...!"
주변에 있던 고니시가 일어나 화를 내었다.
고니시 유키나가...
고니시는 중군의 장수로써
가토가 있다면 고니시가 있다고 할 정도의 장수였다.
가토는 완력..
고니시는 기술..
둘은 서로 검술에 있어 라이벌 상대로 여기고 서로를 견제했던 이들이었다.
이 둘의 균형을 깨뜨릴뻔한건 연협이었다.
고니시는 연협을 죽여 라이벌로써 동료로써
가토에게 조금의 공양을 바랬는데..
도쿠가와는 그를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우기다에게 선봉장을 맡겼다.
고니시는 항상 그점을 불만으로 여겼었다.
이유야 어쨌껀
지금의 고니시에게 있어서는
우기다가 자신의 경쟁상대로 여겨졌다.
"됬다."
도쿠가와는 신경쓰지도 않으면서 말했다.
고니시는 더 말을 하려 했지만
그냥 돌아서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 버렸다.
도쿠가와도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언제나 처럼 세이쇼오가 그의 옆에 있었다.
도쿠가와의 행동은 세이쇼오도 이해 할 수 없었다.
"폐하, 지금 일은 우기다를 장군 직에서 제명을 하셔도 마땅한것 아니십니까..?"
"분명.. 우기다의 행동은 잘못 된 것이다."
"....?"
"하지만 내가 그를 남겨둔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나?"
"... 그 야성의 폭발을 기대하고 계시는 겁니까..?"
도쿠가와는 고개를 끄덕 였다.
"분명.. 우기다는 다시 한번 연협과 맞붙게 될 것이다.
그 둘은 서로 1승 1패의 전적을 남긴 것이야.."
맞는 말이다.
그들은 예전 고니시와 가토 처럼
희대의 경쟁상대였다.
세이쇼오는 말했다.
"그렇다면 고니시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고니시 역시 연협과 싸워 보겠지..
하지만 고니시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한.......!!"
갑자기 도쿠가와가 가슴을 잡으며 쓰러졌다.
세이쇼오가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큭.. 그 날... 연장군의 쐐기가 이때 까지 피해를 줄줄이야.. 후후.."
4년 전..
협의 아버지 연정은 도쿠가와에게
마지막 혼을 담은 쐐기창을 발산했다..
도쿠가와는 그 쐐기를 갈라냈다.
아니.. 살짝 비껴가게 밖에 못했다.
도쿠가와의 쐐기는 연정의 가슴 싶숙히 박혔지만
연정 쐐기 역시 도쿠가와의 가슴을 얕게 박혔다.
그후 도쿠가와는 죽을 고비를 몇번 넘기고
겨우 목숨만 건진 것이었다.
"괜찮으십니까?"
세이쇼오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다.. 하아.. 그때 그 쐐기를 맞을 줄이야...
하긴... 그건.. 쐐기의 치명적인 약점이었으니..."
"......?"
세이쇼오는 어리둥절했다.
쐐기에게는 약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쐐기에게 약점이 있다.....?
도쿠가와는 몸을 일으켜 숙소로 돌아 갔다.
저녁 밤의 달빛은 유난히 환했다.
-중강진의 조선군..-
조선군은 협의 등장으로 다시 원기를 회복한 듯했다.
하지만.. 조선의 피해는 막심했다.
병력의 3/2를 잃었고 장수들도 열 손가락안에 들 정도였다.
김시민 장군의 소재는 아예 알 수도 없었다.
그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었다.
유성룡이 초조하게 앉아있었다..
나 역시 한번도 뵙지 못했지만
김시민 장군에게 무슨일있으려나 걱정 되었다.
"흠.. 이거 참.. 김시민 장군이 어찌 된건지 걱정이 되오.."
"김시민 장군이 돌아오셨습니다!!"
모든 장수들이 일어났다.
나는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깊은 밤의 어둠을 지나..
촛불의 빛을 받아..
김시민 장군이 내 눈앞에 다가왔다..
유성룡이 안심되는듯 말했다.
"휴.. 걱정했네, 김시민 장군.."
"아.. 죄송합니다..^^;
적들이 꽤나 많이 달려들어서... .....?"
김시민 장군이 날 바라보았다.
난 왠지 바짝 긴장되었다..
그 어느때 보다..
심장이 계속 벌렁 거려
멈출 줄 몰랐다..
김시민 장군이 내게 서서히 걸어왔다.
난 꼭 심장이 멈춰서서 죽을 것 같았다..
내눈에.. 내 앞에..
김시민 장군님이 계시다니..
"이 아이 입니까?"
"이 아이 입니까..?"
김시민 장군이 내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곤 몸의 여러군델 더듬었다.
"......?"
"음.. 역시 그의 아들 답군..
근육이 붙은게 마치 쐐기를 쓰기위해 태어난 것 같구나."
김시민 아저씨의 말에 잠시
아버지와의 지난 추억을 떠올려 보았다....
"협이라고 했나? 그래.. 아마도 네 아버진 널
나에게 맡긴 것 같구나.. 따라오너라.."
김시민 아저씨의 눈빛이 바뀌었다.
난 김시민 장군님에게 이끌려
숲속의 넓은 풀밭으로 데려갔다.
둥그렇게 나무와 수풀이 에워싸여있었고
멀리로는 회색 빛의 큰 절벽이 솟아 있었다.
멋진 배경이었다.
"너의 쐐기창을 완성 시켜주겠다."
"........? 장군님, 저의 쐐기는 완성 됫습니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됬어요."
협은 김시민에게 말했다.
그러자 김시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얘야.. 쐐기는 그렇게 남발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란다."
"네..? 그럼...?"
난 어리둥절 했다.
"쐐기는 한방의 기술이다."
"한방의... 기술?"
김시민 아저씨는 자신의 창을 꼬옥 쥐었다.
"잘보거라.."
위잉..
김시민 아저씨의 주변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창은 점점 파랗게 달궈졌다.
나뭇잎이 싸악 쓸려 가는 소리가
그 장면을 더욱 인상 깊게 그려 냈다.
샥!!
창에서 푸른 빛깔의 창날이 날아갔다.
저 멀리까지 날아가 나무를 말끔히 동강 냈다.
잘려진 나무는 뒤늦게 잘린걸 알아차린양
꿍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그래.. 쐐기..
하지만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었다.
"이게 정상적 쐐기찌르기 겠구나.."
정상적?
"쐐기는 말이다...
절대적인 것이다.
사용하면.. 상대는 죽는다.
그저 그것뿐인게 쐐기다."
절대적.. 사용하게되면..
상대는 어느 이유로 던가
죽게된다는 것인가..?
"쐐기를 사용할때..
쐐기의 기를 온몸으로 받아라..
이때 기가 역류하게되면
너는 영영 창을 집을 수 없다."
".......!!"
응규 스님의 증상이.. 이것이었나...?
그 격렬한 손의 떨림..
잊지 않고 있었다.
"어떠냐..? 해볼테냐...?"
난 주저 않고 말했다.
"하겠습니다."
김시민 장군은 맘에 든다는 듯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다시 표정이 굳어졌다.
다시 창을 찌를 자세를 잡았다.
"네 말대로.. 쐐기는 연발의 기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쐐기는 다르다.."
김시민은 다시 창을 되집었다.
자세를 약간 낮추고 창을 수평으로 들어올렸다.
사락..
"......!!"
김시민의 주변 기가 이상했다..
서늘하고 차가운기는 맞긴한데..
이건 마치..
이렇게 차가운건..
"이 쐐기는 말이다.."
기가 너무 차갑다..
너무 차가워 손발이 떨리는 듯했다..
뭐지? 바람도 불지 않는데...
순간..
김시민의 온몸이 파랗게 변해겠다.
날카로운 굉음이 귓가를 찔러대며
그 음정을 올려갔다.
무서우리 만큼 차가운 기..
매서운 굉음...
평범한 쐐기와는 확실히 달랐다.
모든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탁!
김시민이 옆으로 선 채로 앞쪽 몸을 들어올려
발과 함께 꼭 창을 던지듯 내리쳤다.
콰광!!!
"아.....!!"
김시민 장군의 몸이 꼭 물처럼.. 흩어졌다..
그리고 빠르게..
정말.. 빠르게 몸전체가 날아갔다..!!
약 1리쯤 꼭 튕겨나가듯 튕겨져 갔다..
멈춰선 장군의 모습은 출발할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저 먼거리를 순식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게.. 궁극 쐐기찌르기가 되겠구나.."
김시민은 창을 내려 놓으며 땀을 닦아냈다.
"아.... "
입이 얼얼 했다..
이게.. 이게 궁극 쐐기란 건가?
쐐기와 함께 몸도 같아가는...!!
굉장하다..
소름이 쫙 끼치는 듯한 기술이었다..
"그럼.. 해볼까..?"
두근두근...
팔이 미칠 지경이었다..
빨리 움직여주지 않으면 폭발할것 같아..!!
"다시 말하지만... 기가 역류한다면.. 네 팔의 근육들은
모조리다 끊어져 약하게는 손의 경련이나 목의 꺽임으로 끝나지만..
강하게는 사망 할수 있다는 걸 명심해라.."
"아...."
하지만..
물러 설수 없다..
하고 말겟어..
강해지겠어..
난 창을 수평으로 들고 말했다.
"이렇게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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