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stem - 제 1장 Part.1 - Extrication > 소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소설

System - 제 1장 Part.1 - Extrication

페이지 정보

본문

매섭게 휘몰아치는 눈발이 굘(Gjoll:외침)의 다리를 세차게 뒤흔들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옮기던 소녀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난간에 팔

을 감았다. 비죽비죽 튀어나온 조그마한, 그러나 날카로운 얼음송곳이 소

녀의 팔에 긴 상처를 남겼다.



 다리의 흔들림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고, 그에 따라 얼음송곳들

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더더욱 세차게 소녀의 흰 살갗을 파고들었다.

영겁의 시간 동안 쌓인 눈에 뒤덮여 처음 축조되었을 때의 색깔을 찾아볼

수 없는 다리가, 조금씩 선홍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포기할 수 없어..."



 낮게 중얼거렸다.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했다. 소녀가 건너왔던 다리 저

편에서 아직도 '그 여자'와 싸우고 있을 가룸(Garum:경계가 되는 것)을

위해서라도 소녀는 계속 걸어야 했다. 그 옛날, 이 곳에 떨어지고 나서부

터 방금 전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었던, 다급한 가룸의 목소리가 아

직도 소녀의 머릿속에 울리고 있었다.



[흐베르겔니르의 샘으로 가십시오! 중간에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발걸음

을 늦추어서는 안 됩니다. 제가 바로 따라갈 테니까, 최대한 빨리!]



 장난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진지한 가룸에게 등을 떠밀리다시피 하

여 그녀의 저택, 엘류드니르(Eljuðnir: 비에 젖은 자)를 빠져나오기는 했

지만, 그때까지도 소녀는 도대체 왜 가룸이 그리도 다급한 목소리로 소녀

에게 피하라고 하는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를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굘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소녀는 알 수 있었다. 그 참혹한 현실

을...



-+-+-+-+-+-+-+-+-+-+-+-+-+-+-+-+-+-+-+-+-+-+-+



"크오오!"



 흡사 짐승의 외침과도 같은 기합과 함께 파이크와 핼버드가 공중에서 격

렬히 맞부딪혔다. 핼버드를 들고 있었던 백발의 여인이 얼굴을 살짝 찌푸

렸다. 중병(重兵: 무거운 병기)인 핼버드의 무게를 무시하기라도 한 듯이,

그녀는 이리 저리로 핼버드를 돌려 가며 잔상을 그려 가는 파이크를 모조

리 튕겨내고 있었다. 파이크를 든 근육질의 흑발 남성, 지옥의 수문장 가

룸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는 새에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시스템 급인가...'



 되튕겨나오는 파이크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힘으로 인해, 이미 몸은 그것

을 감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아스 신족의 발키리아(Valkyria: 전사자를 선택하는 자) 따위가!'



 그는 다시금 파이크를 내질렀다. 강맹한 힘에 의한 충격파가 여인의 백

발을 이리저리 휘날리게 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실체가 없는 원

령마저도 꿰뚫어 버린다는 가룸의 충격파도, 여인의 앞에서는 그저 '조금

센 바람'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수련을 쌓고, 서열을 높이기 위해서 그다지도 애

를 썼건만...그 결과가 결국 발키리아 따위에게 농락당할 정도라니...'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니블헤임 서열 16위의 '준 시스템급 OS'로서의

능력, 그가 지금까지 믿고 있었던 자신의 능력에 대한 마지막 자존심이,

한 아스 신족의 발키리아 여인의 손에 의해 무참히 부러져 나가고 있었다.



'결국 카드는 이것뿐인가...'



 그는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셨다. 그의 몸에서 분출되기 시작한 이질

적인 투기를 느끼었는지, 여인은 핼버드를 든 채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눈을 감기 전, 그는 서리에 가려 희미한 윤곽만이 남은 굘의 다리를 힐

끔 바라보았다. 지금쯤이라면 소녀는 다리 건너편에서 자신이 달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던진 '바로 따라가겠다'는

말, 그녀는 그것을 바보처럼 믿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옛날, '높은 곳'으

로부터 떨어졌을 때, 그녀를 처음 만났던 그 때부터 그녀의 성격은 그러

했었으니까.



"바보같은 분...그러나 가장 소중했던 분이셨습니다. 당신은."



 순백의, 그러나 칼날처럼 날카로운 털이 가룸의 몸을 휘감았다. 뼈가 우

드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가룸의 몸은 점점 더 인간의 형태를 잃어 가고

있었다. 동시에 가룸이 지니고 있던 기억...메모리들이, 산산이 부서져 눈

발의 형태로 휘날리기 시작했다.



-+-+-+-+-+-+-+-+-+-+-+-+-+-+-+-+-+-+-+-+-+-+-+



 적색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모든

것을 꿰뚫는 소녀의 눈에는,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흰색의 개-가

룸의 모습이 확연히 보이고 있었다. 그는, 그의 '진정한 힘'에 대하여 소

녀에게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다.




[제 힘? 더 이상 쓰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힘은 기억을 매개로 하는

힘...자칫 잘못하다가는 당신에 대한 기억을 잃고 맙니다. 저는...지금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습니다.]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말하던 가룸의 '폭주', 그는 이미 마지막을 예감하

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따라가리라 말하던 아까부터...



"거짓말...쟁이."



 일순, 커다란 포효 소리가 니블헤임을 울렸다.



-+-+-+-+-+-+-+-+-+-+-+-+-+-+-+-+-+-+-+-+-+-+-+



1.Pike: 17C말까지 사용되었던 보병창.

2.Halberd: 미늘창. 창과 도끼를 겸한 15~16C경의 무기.

 

댓글목록

profile_image

The Cross님의 댓글

The Cross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화에 등장하는 이름은 왠지모를 거부감이...[발음때문인가]

profile_image

다크엔젤님의 댓글

다크엔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흠...헬다트... 철컹~~ 클클클클....

profile_image

박현우님의 댓글

박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요즘 소설을 안읽어서그런가? -_-;;;; 무슨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는...특히 그 듣도모도 못한말들은 모얏!! -_-! (퍽퍽퍽 꾸에엑 -_-;)

Total 2,713건 84 페이지
소설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468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336 09-19
열람중 태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9-19
1466 블랙엔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9-19
1465 엑스피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9-17
1464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423 09-16
1463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362 09-16
1462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75 09-15
1461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383 09-15
1460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471 09-13
1459 천상의여신⅓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430 09-13
1458 신의보디가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9-13
1457 시르베이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9-12
1456 시르베이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9-12
1455 블랙엔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9-09
1454 신의보디가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09-09

검색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접속자 집계

오늘
840
어제
932
최대 (2005-03-19)
1,548
전체
782,359
네오의 오! 나의 여신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