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에스카네스 전기 - 다크 블러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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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카네스 전기 - 다크 블러드(1)
키프로스 산맥행 2일 째
그 동안 우리들은 서로 말을 놓게 되고 상당히 친해졌다. 무엇보다도 엘형제들은 나와
싸우는 걸 낙으로 삼고 살고 있다. 뭐 나도 수련하는 셈 치고 받아주고 있는데 얼마전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가이라스 왕국에는 아리따운 공주님이 계시지. 게다가 무남독녀 외동딸이라서
국왕 폐하의 애정이 대단하시지.'
'아아… 공주님이랑 결혼하면 얼마나 좋을까나?'
그러면서 그 둘은 갑자기 이리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이리나는 그들을 보더니 흠칫!
하고 놀라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하하… 엘형제는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데는 재주가
있는 사람들이군… 가만… 근데 왜 이리나를 쳐다보는 거지? 그리고 이리나의 저 반응은?!
설마! 이 둘중에 한 녀석을 좋아한단 말인가?!!
"엘슈! 오늘도 부탁한다!"
엘로드는 오늘도 여전히 대련을 부탁해왔고 평소처럼 난 받아들였다.
"얼마든지!"
난 엘피나스에게서 받은 '드워프제 미스릴 롱소드'를 차고 일어섰다. 미스릴을 겉에 코팅
한게 아니라 함유금속의 30%가 미스릴이다. 그리고 나머지 70%를 은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신성력까지 퍼붓는다면 언데드를 상대하는데 더할나위 없는 좋은 검이 될 것이다.
응? 근데 언데드가 뭐지? 나 참, 내가 노망이 들었나보다. 뭐 아무튼 좋은 검이다.
적당히 자리를 잡은 우리는 서로 대치해 섰고 다른 사람들은 원을 그려서 자리에 앉아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뭐 이제는 슬슬 검에도 익숙해 졌고 말이다.
스릉-
소름 끼치는 검날의 음이 울려퍼졌다. 우린 서로의 검에 마나를 서서히 주입했다.
엘로드의 검에서는 푸른 빛의 검기가, 나의 검에선 초록 빛의 검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난 예전의 마나를 다시 회복하고 예전의 몸상태를 되찾아 완벽하게 자연과 동화되어갔다.
왠지 이러면 편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 절대 잊고 싶지 않는 느낌이다. 검을 늘어뜨린채
난 빙긋 웃으며 말했다.
"와라!"
엘로드도 저 자세는 그 어떠한 방위의 공격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섣불리 다가서지
않고 기회를 노렸다. 서로의 눈이 빛났고 검이 움직였다. 검이 환영을 만들며 허공에서
맞부딪혔고 시큰한 느낌이 자리잡았다. 허리를 베어오는 엘로드의 검을 막은 난 엘로드의
공격을 역이용하여 빈 허리를 공격해 들어갔다. 하지만 엘로드는 째빨리 뒤로 물러서며
피해냈고 내 목을 노리고 베어왔다. 난 회전력을 이용해 재빨리 검을 쳐냈다. 그래…
이 느낌… 이 시큰한 느낌… 싫지는 않다. 이 소름끼칠 정도의 전율이 말이다.
"헤에, 역시 빈틈이 없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무슨 꿍꿍이가 있는것 같은데?"
엘로드는 한쪽 눈을 찡긋거리더니 허리에 손을 짚으며 말했다.
"후후… 사실은 그동안 내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냈다."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은걸?"
난 검을 서서히 들어올리며 내 얼굴 옆에 수직으로 세웠다. 왼손을 앞으로 뻗고 오른손을
뒤로 빼며 검을 역십자로 들어올리는 자세. 바로 검환(劍換)을 사용하기 위한 자세이다.
엘로드는 검을 크게 들어올리더니 말했다.
"간다!"
그리고 검을 내리쳤다. 나를 향해서가 아니라 뒤돌아 내리친 것이지만… 하지만 역시 엘로드였다.
뒤에서 벌써 오우거가 다가온줄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난 2연격을 날리려다 검을 도로 내렸다.
콰콰콰쾅-!
격렬한 폭음과 함께 희뿌연 먼지가 시야를 가렸고 엘피나스는 이미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검기를
만들어둔 상태였다. 피에나도 긴장한 채 로드를 쥐고 있었다. 곧 먼지가 걷히자 배 부분에 구멍이
뚫린 오우거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엘로드는 우리를 향해 V 표시를 하며 히죽 웃었지만 우린
그 오우거의 뒤에 버티고 있는 수 많은 오크와 오우거 무리를 보며 긴장을 피워야했다.
"크- 크으-"
"취- 취이-"
뭐지? 어째서 오크가 제대로 된 무기를 들고 저렇게 포진을 취한 채 있는 거지? 게다가
어떻게 오크가 이런 살기를 낼 수 있는거지? 우리들이야 아무 상관 없었지만 마법사도 검사도 아닌
에실리스나 이리나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피에나는 이리나를 진정시키기 바빴고 난
에실리스의 앞을 막아서며 정면의 몬스터들을 직시했다. 내 눈을 쳐다본 오크들을
자신들도 모르게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위험한 놈이다!' 라고…
하지만 오우거는 나를 보면서 숨을 몰아쉴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내심은 이랬다.
'크… 인간중에 어떻게 흄님과 맞먹는 살기를!'
그들은 정신적으로 이미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흄에게서 훈련받은 '다크 블러드'의 정예중
정예였다. 결코 이대로 물러설수는 없었다.
"크- 이… 인간! 어떻게… 이런… 살기를!"
오우거가 말 하는게 신기했지만 원래 저런 건지 살기에 말 하기 힘든지 뚝뚝 끊어서 말했다.
엘슈는 살짝 놀라며 말했다. 이미 배경지식은 엘 형제들과 피에나에게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오우거가 말도 잘하는군."
"크크크… 우리는…다크 블러드의… 정예중의 정예다. 말 정도 쯤이야"
오우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행들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다크 블러드라고? 마을을 몰살시킨
'어둠에 묻힌 자들'이란 말이냐?! 난 씨익 웃으며 한 걸음 내딛었다.
"그거 잘됐군."
그러자 몬스터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뒤로 한발짝 물러섰다. 내가 한 걸음 다가서면 그들은
한 걸음을 물러섰다.
"실은 내가 너희들한테 빚이 있거든? 그걸 여기서 약간이나마 풀어보고 싶단 말이야."
그리고 검을 옆으로 뻗은 이번엔 속으로가 아닌 말로 외쳤다. 숫자가 너무 밀려! 속전속결이다!
"오라! 뇌격과 우뢰여! 그리고 나에게 너의 힘을 빌려다오!"
나의 검에서 청푸른빛의 스파크인 스톰 검기가 일기 시작했다. 몬스터들은 뭔가 잘못됐다는걸 느끼고 무기를
들어올렸다. 모두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일진이 안좋군…'
하지만 엘슈는 이런 그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씨익 웃었다. 그리고 엘형자가 엘슈의 곁으로 다가왔다.
웃던 엘슈의 입술이 열렸다.
"간다!"
"헤이스트!"
우리는 바람과 동화되어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피에나가 걸어준 헤이스트 덕분에 소드 마스터의
위력이 배가 된 것이다. 피에나는 이리나와 에실리스곁에서 에로우계열과 미사일계열로 우리를 엄호해
주었다. - 마법들은 도감을 참조할 것. - 몬스터의 숫자는 약 200 속전속결로 끝내지 않으면 도리어
우리들의 마나가 바닥을 드러내 당할 위험이 있었다. - 나는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순식간에 몬스터의
시체가 늘어갔고 대지는 검붉은 피로 물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크윽… 뭐가 이렇게 많은 거야?!"
10분이 지나갔다.만약 이게 인간군사의 200이었다면 기사들을 만났어도 반수 이상은 죽었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어둠에 묻힌 자들 - 통칭 다크 블러드. 의 정예중의 정예였다. 스톰 검기를 소환하여
휘둘렀지만 한번에 잡는 숫자는 보통 하나. 많으면 둘을 동시에 잡을 정도였다. 빌어먹을… 장기전이라
검기를 더 이상 크게 만들 수 없어. 검강을 만들었다간 마나가 금방 바닥날 태세였다. 엘로드와 엘피나스
도 슬슬 지쳐갔고 피에나도 슬슬 범위계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파이어,윈드 서클 마법사였다.
주로 파이어볼에 윈드 볼을 더블 스펠로 더욱 파괴력을 강화시켰다. 마나의 소모가 걱정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이었다.
"크- 푸- 푸…"
몬스터의 숫자는 아직 70마리나 줄었지만 그리 준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엘로드와 엘피나스도 조금씩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제길…
휭-
오우거의 트윈 클럽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크윽… 빠… 빠르다! 제길! 되도록 쓰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것 밖에는!
"엘로드!엘피나스! 조금만 앞에서 버텨줘!"
그리고 환의 자세 - 앞에서 설명했듯이 왼손을 앞으로 뻗고 오른손을 머리 옆에서 뒤로 빼며 검을
역십자로 들어올리는 자세. 를 취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검이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엘로드와 엘피나스는 눈이 급격하게 커지며 외쳤다.
'대기를 떠도는 바람이여. 저 먼 하늘에 머무는 전격이여!'
"거… 검강!"
난 그들의 말을 신경쓰지 않고 서서히 전격을 끌어올렸다. 크윽… 적어도 이것들을 어느정도 날려버리려면
좀 더 모아야 해! 내 몸의 주변의 공기가 급격히 무거워지며 몸 주변에 푸른 빛의 스파크가 일기 시작했다.
'지금 나에게 그대들의 힘을 조금만 빌려주어'
몬스터들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는지 희생을 감수하고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힘들어 진건
엘로드와 엘피나스였다. 사방에서 달려드는 오우거떼를 막느라고 손이 바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엘슈! 빨리 해!"
"크윽! 제길!!"
콰아악-
엘로드가 오우거의 스파이크에 맞아 나가 떨어졌다. 옆에 우뚝 서있떤 나무를 그대로 박살낸 채 바닥을
굴렀다.
"엘로드!"
'내 앞을 막는 저들을 멸하라!'
땀이 흘러내리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왔다. 크윽… 단지 전격을 끌어오는데 이렇게까지 힘들다니… 내가
이렇게 약해졌단 말인가?!
"됐어! 모두 물러서!"
엘피나스는 바닥에 쓰러진 엘로드를 업은 채 뒤로 물러섰다. 난 씨익 웃었다. 제길… 이거 한번 쓰는데
왜 이리 힘든 거야! 온 힘을 팔에 주어 검을 치켜들었다
"잘 가거라."
오우거가 괴성을 지르며 달려왔다. 난 그들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푸른 스파크가 휘몰아치는 검을 말이다.
"간다! 테라 브레이크!"
우지지지직! 콰쾅! 콰콰쾅!!
"쿠에엑! 쿠와악!!"
"케엑! 쿠왁!!"
"쿠와와와와와왁!!"
순간 번쩍하고 세상이 환하게 비추어졌다. 그리고 남겨진 것은 무수히 남은 시체였다. 테라 브레이크…
그것은 천공의 기와 뇌전의 기를 모아 적절한 기를 압축시켜 일시에 폭발시키는 기술이다. 이것으로
이 전 차원의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죽였었지… 그 당시에는 이 테라 브레이크를 사용하기 위해
굳이 저 기운들을 모을 시동어를 외지 않아도 되었다. 그곳에는 남는게 마나였으니까, 하지만 여기서는
위력도 상당히 반감된 상태다가 마나까지 바닥나 지금 서있기도 상당히 힘들었다.
"헉… 헉……."
푹-
숨이 턱까지 차올라왔다. 간신히 검을 땅에 꽂아 서있었지만 지금 마나와 체력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남은 건 거의 다 죽어가는 오우거 2마리가 전부였다. 오우거들도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지 푸- 푸-
거리며 숨만 내쉬다가 엘슈를 바라보며 괴성을 지르며 달려왔다.
"쿠와아아악!!!"
하지만 그들이 휘두른 스파이크는 엘피나스가 휘두른 검에 의해 그들의 목을 잃는 것으로 힘을 잃고
바닥에 떨궈졌다. 난 숨을 내쉬며 엘피나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싱긋 웃었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이
도는 것 같다?
"엘슈!!"
"엘슈! 왜 그래!"
에실리스와 엘피나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새 들어서 쓰러지는 일도 되게 많네. 하지만 난 정신의
실을 꽉 잡고 버텼다.
풀썩-
분명히 콰당- 이라는 소리가 나야 하는데? 왜 이리 푹신하지? 내가 고개를 들자 이리나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괘… 괜찮아요?"
그녀답지 않게 호들갑거렸다. 이리나가 걱정 해주는 건 좋지만… 아 저건… 에실리스는 이마에
힘줄이 돋은 채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고 엘피나스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허둥댔다.
"아, 예. 괜… 찮아요."
편하다… 이게 여인의 품인가? 그녀에게서 좋은 향기가 풍겨나왔고 가슴도 상당히 크… 아… 이런,
실례의 말을… 아무튼 상당히 편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신세지고 있을 순 없으니 이제 일어서야겠어…
대충 설 정도의 체력은 회복한 난 검을 짚고 일어섰다. 그리고 검을 땅에서 뽑아내어 허리에 찼다.
순간 장내에 찬 공기가 돌았다. 왜… 왜 이러지?
"에… 엘슈……."
에실리스는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피에나는 뭔가 심각한 표정으로, 엘로드는 뻗었고… 엘피나스는
황당해하는 표정을 아직까지 지으며 날 쳐다보았다. 이… 이봐? 다들 왜 그래?
"그래! 가버려! 이 바보야!"
에실리스는 음속을 달리하는 스피드로 나에게 다가와 퍽퍽 때리기 시작했다. 우악! 아… 아파!!
내가 에실리스에게 얻어맞고 있을 때 피에나는 이리나를 뻥찐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설마… 공주님이? 아니야, 아닐거야.'
아니라고 부정하는 그녀였지만 여자의 직감이 그녀의 불길한 느낌을 더해주었다. 엘피나스는
엘슈를 바라보며 말헀다.
'고… 공주님이신데… 고… 고귀하신 공주…….'
아무래도 이 녀석은 공주에게 쇠뇌되었나보다. 아무튼 엄청나게 얻어터지는 사람은 놔두고
엘로드는 치료 안할 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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