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27.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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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타는 멍하니 한줌의 재를 바라보았다.
“이거 굉장하군 그 질긴 좀비를 한순간에 재로 만들어버리다니…”
미야타는 자신의 손에 들린 토기인형을 바라보았다. 그냥 일반 토기인형과는 외형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주술적으로 엄청난 위력을 지닌 물건이었다. 토기인형은 다시
희미한 빛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 푸른 불꽃을 한번 쓰면 다시 빛이 모여야
사용이 가능한 것 같았다….파앗…다시 인형에서 빛이 모이자 미야타는 이번에는
벽에 묶인 좀비를 향해서 인형을 겨냥했다.
“우…우리염!!”
파앗!!
“크아아아아아앙!!!”
이번에도 푸른 불꽃이 좀비를 휘감더니 그대로 한줌의 재로 만들어 버렸다. 미야타는
오싹함과…좀비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얻었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런데
갑자기…주위의 사물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응?”
어질…비틀…미야타는 현기증을 느끼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너무 무리했나?
미야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지끈지끈 거리는 두통이
머리를 괴롭혔다. 미야타는 주머니에서 진통제를 꺼내서 입에 털어넣었다.
두통은 잠시 가라앉았지만 이번에는 환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깃털같은게
휘날리는 것 같았다.
“제길…뭐야…이런 증상은 무슨 병이란 말이야…이런 증상은 도대체?”
미야타는 촌장의 집에서 나왔다. 주변이 계속 빛나보이는 환상은 잠시 주춤거리는 것
같았더니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나비떼가 자신의 주변에서 춤추는 것 같았다.
웬지 모를 오싹함이 등골을 탔다. 그리고 기억속에서 나타난 과거의 사건…
“제길…서둘러야겠군!!”
미야타는 정신없이 뛰기시작했다. 이 환상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촌장의 집에서 나오기 전에 촌장이 애용했던 권총을 발견하고 챙겨두었다. 그는
일단 사람을 만나야했다. 하지만 해일이 휩쓸고 간 섬에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힘들었다.
더구나 사람보다 훨씬 많은 좀비도 휩쓸렸다. 이제 이 섬에는 사람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제길…해일에 다들 휩쓸려버린 건가…아무도 없는건가…제발…누구라도좋아.
부탁이야…나 혼자만 남는 것은 싫다구!!”
얼마나 달렸을까? 숨이 찬 미야타는 계속 눈앞에서 어른어른 거리는 하얀 나비 같은 빛에
공포를 느꼈다. 점점 흐릿해지는 미야타의 눈에 뭔가가 잡혔다. 좀비인가? 인간인가? 만약
좀비라면 주머니에 있는 권총으로 쏘면 그만이었지만 지금 미야타의 상태로는 권총을
쓸지 의문이었다.
“…하하…아무도…못 믿겠어…난 누굴 믿으면 좋을까?”
“음? 이 목소리는…”
미야타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바로 자신의 친형인 케이신부였다.
간신히 눈의 초점을 잡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케이신부는 웬지 맛이 간 거 같았다.
“케이신부님? 케이신부님?! 절 알아보시겠습니까?”
미야타는 주머니속에서 권총을 만지작 거렸다. 만약 이미 케이신부가 좀비로 변했다면,
(미야타는 현재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계속 나비형상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다.)
주저없이 주머니속에서 권총을 꺼내서 발포할 생각이었다.
“미야타잖아…너도 날 속이고 있던거야? 너마저…날 속인거니? 미사와 마찬가지로?”
역시나, 미사수녀가 이 사건과 관련이 있던 건인가, 미야타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조치를 취하기에는 이미 환자는 죽어버렸다. 사후약방문이었다. 지끈! 다시 한번 두통이
머리속을 괴롭혔고, 미야타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다. 그러자 케이신부가 놀라면서
미야타의 어깨를 붙잡았다.
“미야타씨? 괜찮으신가요?”
“…아무래도 저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안 남은 것 같군요. 이걸 받아주십시오.”
그러면서 미야타는 케이신부에게 로쿠다좀비에게서 받은 토기인형 [우리염]을 건네주었다.케이신부가 멍한 표정으로 우리염을 잡았다. 역시나 희미한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 토기인형은 좀비를 재로 만들수 있는 고대유물 같은 겁니다. 빛이 다 모여서 환해지면
우리염이란 주문으로 푸른 불꽃을 발사합니다.”
“그래요? 그런데 이 토기인형은 어디서 나신…?”
“그걸 설명하기에는 너무 깁니다. 이야기가…”
지끈!!지끈!! 다시한번 두통이 머리를 엄습해왔다. 게다가 이제는 눈전체가 그 하얀나비들이
뒤덮고 있었다. 이제…한계인가. 미야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간신히
몸을 다시 일으킨 다음에 케이신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미안합니다. 케이신부님…아무래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군요.”
“미야타씨? 무슨 말입니까?”
케이신부가 의안한 표정으로 미야타를 바라보면서 말을 꺼냈다. 하지만 미야타는
그저 빙긋 웃으면서 말을 계속해나갔다.
“저는 그래도 죽어서 괴물이 되고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뒤를 부탁합니다.
괴물퇴치는…신부님의 몫입니다…그럼…안녕히…형님”
“미야타!! 동생!!”
탕!! 어느새 미야타는 주머니속의 권총을 꺼내서 자신의 머리를 향해서 방아쇠를
당겨버렸다. 케이신부는 갑작스런 사태에 경악했다. 미야타를 붙잡았지만 이미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렸다. 케이신부는 한숨을 쉰다음에 성호를 그었다.
“주여, 제 동생의 영혼을 부디 당신의 품으로…”
케이신부는 미야타의 손에 있는 권총을 떼어낸다음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심호흡을했다. 아까전만해도 목적을 잃어버린 망자처럼 움직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야타의 유언…그걸 지켜야 했다. 동생의 유언이었다.
“우리염!!!”
쿠하악!! 케이신부는 동생의 시신에게 푸른 불꽃을 쏘았다. 이대로 놔두면 미야타역시
좀비로 되살아날 것을 잘 아는 케이신부였기에…그의 두 눈에는 슬픔의 폭포수가
흘러내렸다.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고 있었다.
“편히 쉬어라…불쌍한 내 동생…너의 유언은 반드시 지켜주마…이 섬의 모든 좀비를..
없애버리겠어…”
그리고는 케이신부는 잠시 눈을 감더니 생각에 잠겼다. 비록 해일에 쓸리기는 했어도
아직 상당수의 좀비가 섬에 남아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일단, 좀비를 한 곳에 모아서
한번에 일망타진을 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토기인형 [우리염]으로 일일히 좀비를
찾아서 재로 만드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건 솔직히 무리였다. 문득 케이신부의 머리속에는
한가지 계획이 떠올랐다.
“좋아,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일단, 이 섬에 있는 좀비부터 쓸어버리자…그리고 생존자…
그래, 그 소년과 백발머리 청년, 그리고 아저씨를 찾자. 그럼 일단 그것부터 찾아야지
일단, 그 마을로 가자…”
그러면서 미야타는 하류다 마을이 아닌 다른 2군데의 마을을 향해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그의 얼굴은 다쿠오, 스다오, 타케우치와 같이 있었던 아침과는 180도 달랐다.
한편, 타케우치는 스다오와 다쿠오와 헤어진 다음에 빠르게 길을 찾아서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제대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안노가 행방불명된 것이 게속 자기책임이라는
중압감이 계속 마음과 육신을 지치게 하기 시작했다.
“제길…안노…미안하다…나 때문에….나 때문에…”
“우우우우…먹이…먹이…”
흠칫!! 타케우치가 놀라서 권총을 뽑아서 아직 빛이 비치지 않는 어둠쪽을 겨냥했다.
거기에서 나온 것은 아직 어린아이의 좀비였다. 타케우치는 그 어린아이 좀비가 아는
사람의 모습과 닮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 만약 자신이 아는 자가 좀비가
되어서 나타났다면 방아쇠를 쏘는게 망설였을 것이였다.
“케헤헤헤…먹이다…먹이다…먹이다..”
꼬마좀비는 뭔가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천천히 타케우치를 향해 다가오고있었다. 비릿한
피냄새가 자신의 앞에서 풍기는 것 같아서 속이 뒤집혀진 타케우치 좀비의 미간을 향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꺄아아아아악!!”
털썩…역시 좀비라고해도 어린아이였다. 맷집이 약해서 한방에 그대로 외마디 비명과 함께
나가떨어졌다. 죄책감에 머리가 무거워졌다. 순간 어지러움이 타케우치를 강타했다.
“윽…뭐지…갑자기 두통이”
털썩, 평소답지 않게 빈혈이라니…타케우치는 심호흡을 몇 번했다. 그리고는 다시 기합을
넣고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길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타케우치는 아직 건재되어있는
요새를 발견했다.
“역시나 정면돌파가 제일 나을려나…”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타케우치는 요새의 벽중에서 제일 약해보이는 판자부분을
발차기로 힘껏 차서 부서뜨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햇빛이 잘 비치지 않아서
캄캄했다. 그리고 이상한 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제길…아직 좀비들이 남아있었나…?”
“키익!! 키익!!”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타케우치앞에 개좀비 1마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리고 어둠을 이용해
타케우치에게 박치기를 시도했다. 퍼억!! 덕분에 타케우치는 멀리 나가떨어졌고 덕분에
손에 쥔 권총을 놓치고 말았다.
“아뿔싸!!!!!”
“크르르!! 먹는다 먹는다!”
타케우치는 떨어진 권총을 찾았다. 하지만 데굴데굴 굴러간 권총은 재수없게도 하수도로
퐁당!!하는 물소리를 내면서 가라앉고 말았다. 그 소린 타케우치에게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소리였다.
“젠장!! 내 유일한 무기가아!!!”
퍼억!! 타케우치가 다시 몸을 추스릴 사이도 없이 다시 개좀비가 박치기를 해왔다.
이번에도 엄청난 힘이었다.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크아악!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하지만 개좀비는 타케우치에게 그럴 시간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타케우치는 고통속에서도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거라면!!”
끼이익!! 타케우치는 옆에있는 파이프를 잡았뜯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개좀비를 향해서
힘껏 휘둘렀다. 빠각!! 우두둑!! 공중에 뜬 상태로 타케우치에게 다가온 개좀비는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쇠파이프를 맞고 우두둑!!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하아…권총대신 파이프인가…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리고 다시 주머니에서 손전등을 꺼냈다. 전지가 위태로웠는지 손전등빛도 그렇게
강렬하게 밝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역시나 미로 같은 요새였다.
약해보이는 부분은 파이프로 부셔가면서 길을 만들어나갔다. 어서 빨리 중심부를
찾아야겠다는 일념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나갔다…어느덧, 요새안에서 강을
발견한 타케우치였다. 목조다리가 있었지만 웬지 위태로워보였다.
“하는 수 없지 다른 길을 찾아볼까…”
“선생니임~!! 선생니임!!”
“!!!”
타케우치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서 눈을 돌렸다. 놀랍게도 안노가 기쁜 얼굴로
타케우치를 향해서 손을 흔들면서 달려오고있었다. 타케우치 역시 가슴속에서 반가움이
가득 밀려왔다. 앞뒤 생각하지도 않고 다리를 향해서 발을 뻗었다. 우지직!! 콰르릉!!
“앗? 으아아악!!!”
“선생니임!! 선생니이임!!”
“안노오!!!!!!!”
타케우치는 절규하면서 뭐라도 잡을려고 발버둥쳤지만 중력앞에서 무력할 뿐이었다.
그대로 불은 강에 빠지고 말았다. 헤엄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상당한 급류라서 무리였다.
그대로 하류로 떠내려가는 타케우치를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안노였다.
“선생니임!! 제바알…무사하세요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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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티가느라 분량이 조금 짧았네요...죄송~!!
“이거 굉장하군 그 질긴 좀비를 한순간에 재로 만들어버리다니…”
미야타는 자신의 손에 들린 토기인형을 바라보았다. 그냥 일반 토기인형과는 외형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주술적으로 엄청난 위력을 지닌 물건이었다. 토기인형은 다시
희미한 빛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 푸른 불꽃을 한번 쓰면 다시 빛이 모여야
사용이 가능한 것 같았다….파앗…다시 인형에서 빛이 모이자 미야타는 이번에는
벽에 묶인 좀비를 향해서 인형을 겨냥했다.
“우…우리염!!”
파앗!!
“크아아아아아앙!!!”
이번에도 푸른 불꽃이 좀비를 휘감더니 그대로 한줌의 재로 만들어 버렸다. 미야타는
오싹함과…좀비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얻었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런데
갑자기…주위의 사물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응?”
어질…비틀…미야타는 현기증을 느끼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너무 무리했나?
미야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지끈지끈 거리는 두통이
머리를 괴롭혔다. 미야타는 주머니에서 진통제를 꺼내서 입에 털어넣었다.
두통은 잠시 가라앉았지만 이번에는 환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깃털같은게
휘날리는 것 같았다.
“제길…뭐야…이런 증상은 무슨 병이란 말이야…이런 증상은 도대체?”
미야타는 촌장의 집에서 나왔다. 주변이 계속 빛나보이는 환상은 잠시 주춤거리는 것
같았더니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나비떼가 자신의 주변에서 춤추는 것 같았다.
웬지 모를 오싹함이 등골을 탔다. 그리고 기억속에서 나타난 과거의 사건…
“제길…서둘러야겠군!!”
미야타는 정신없이 뛰기시작했다. 이 환상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촌장의 집에서 나오기 전에 촌장이 애용했던 권총을 발견하고 챙겨두었다. 그는
일단 사람을 만나야했다. 하지만 해일이 휩쓸고 간 섬에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힘들었다.
더구나 사람보다 훨씬 많은 좀비도 휩쓸렸다. 이제 이 섬에는 사람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제길…해일에 다들 휩쓸려버린 건가…아무도 없는건가…제발…누구라도좋아.
부탁이야…나 혼자만 남는 것은 싫다구!!”
얼마나 달렸을까? 숨이 찬 미야타는 계속 눈앞에서 어른어른 거리는 하얀 나비 같은 빛에
공포를 느꼈다. 점점 흐릿해지는 미야타의 눈에 뭔가가 잡혔다. 좀비인가? 인간인가? 만약
좀비라면 주머니에 있는 권총으로 쏘면 그만이었지만 지금 미야타의 상태로는 권총을
쓸지 의문이었다.
“…하하…아무도…못 믿겠어…난 누굴 믿으면 좋을까?”
“음? 이 목소리는…”
미야타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바로 자신의 친형인 케이신부였다.
간신히 눈의 초점을 잡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케이신부는 웬지 맛이 간 거 같았다.
“케이신부님? 케이신부님?! 절 알아보시겠습니까?”
미야타는 주머니속에서 권총을 만지작 거렸다. 만약 이미 케이신부가 좀비로 변했다면,
(미야타는 현재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계속 나비형상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다.)
주저없이 주머니속에서 권총을 꺼내서 발포할 생각이었다.
“미야타잖아…너도 날 속이고 있던거야? 너마저…날 속인거니? 미사와 마찬가지로?”
역시나, 미사수녀가 이 사건과 관련이 있던 건인가, 미야타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조치를 취하기에는 이미 환자는 죽어버렸다. 사후약방문이었다. 지끈! 다시 한번 두통이
머리속을 괴롭혔고, 미야타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다. 그러자 케이신부가 놀라면서
미야타의 어깨를 붙잡았다.
“미야타씨? 괜찮으신가요?”
“…아무래도 저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안 남은 것 같군요. 이걸 받아주십시오.”
그러면서 미야타는 케이신부에게 로쿠다좀비에게서 받은 토기인형 [우리염]을 건네주었다.케이신부가 멍한 표정으로 우리염을 잡았다. 역시나 희미한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 토기인형은 좀비를 재로 만들수 있는 고대유물 같은 겁니다. 빛이 다 모여서 환해지면
우리염이란 주문으로 푸른 불꽃을 발사합니다.”
“그래요? 그런데 이 토기인형은 어디서 나신…?”
“그걸 설명하기에는 너무 깁니다. 이야기가…”
지끈!!지끈!! 다시한번 두통이 머리를 엄습해왔다. 게다가 이제는 눈전체가 그 하얀나비들이
뒤덮고 있었다. 이제…한계인가. 미야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간신히
몸을 다시 일으킨 다음에 케이신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미안합니다. 케이신부님…아무래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군요.”
“미야타씨? 무슨 말입니까?”
케이신부가 의안한 표정으로 미야타를 바라보면서 말을 꺼냈다. 하지만 미야타는
그저 빙긋 웃으면서 말을 계속해나갔다.
“저는 그래도 죽어서 괴물이 되고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뒤를 부탁합니다.
괴물퇴치는…신부님의 몫입니다…그럼…안녕히…형님”
“미야타!! 동생!!”
탕!! 어느새 미야타는 주머니속의 권총을 꺼내서 자신의 머리를 향해서 방아쇠를
당겨버렸다. 케이신부는 갑작스런 사태에 경악했다. 미야타를 붙잡았지만 이미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렸다. 케이신부는 한숨을 쉰다음에 성호를 그었다.
“주여, 제 동생의 영혼을 부디 당신의 품으로…”
케이신부는 미야타의 손에 있는 권총을 떼어낸다음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심호흡을했다. 아까전만해도 목적을 잃어버린 망자처럼 움직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야타의 유언…그걸 지켜야 했다. 동생의 유언이었다.
“우리염!!!”
쿠하악!! 케이신부는 동생의 시신에게 푸른 불꽃을 쏘았다. 이대로 놔두면 미야타역시
좀비로 되살아날 것을 잘 아는 케이신부였기에…그의 두 눈에는 슬픔의 폭포수가
흘러내렸다.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고 있었다.
“편히 쉬어라…불쌍한 내 동생…너의 유언은 반드시 지켜주마…이 섬의 모든 좀비를..
없애버리겠어…”
그리고는 케이신부는 잠시 눈을 감더니 생각에 잠겼다. 비록 해일에 쓸리기는 했어도
아직 상당수의 좀비가 섬에 남아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일단, 좀비를 한 곳에 모아서
한번에 일망타진을 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토기인형 [우리염]으로 일일히 좀비를
찾아서 재로 만드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건 솔직히 무리였다. 문득 케이신부의 머리속에는
한가지 계획이 떠올랐다.
“좋아,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일단, 이 섬에 있는 좀비부터 쓸어버리자…그리고 생존자…
그래, 그 소년과 백발머리 청년, 그리고 아저씨를 찾자. 그럼 일단 그것부터 찾아야지
일단, 그 마을로 가자…”
그러면서 미야타는 하류다 마을이 아닌 다른 2군데의 마을을 향해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그의 얼굴은 다쿠오, 스다오, 타케우치와 같이 있었던 아침과는 180도 달랐다.
한편, 타케우치는 스다오와 다쿠오와 헤어진 다음에 빠르게 길을 찾아서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제대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안노가 행방불명된 것이 게속 자기책임이라는
중압감이 계속 마음과 육신을 지치게 하기 시작했다.
“제길…안노…미안하다…나 때문에….나 때문에…”
“우우우우…먹이…먹이…”
흠칫!! 타케우치가 놀라서 권총을 뽑아서 아직 빛이 비치지 않는 어둠쪽을 겨냥했다.
거기에서 나온 것은 아직 어린아이의 좀비였다. 타케우치는 그 어린아이 좀비가 아는
사람의 모습과 닮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 만약 자신이 아는 자가 좀비가
되어서 나타났다면 방아쇠를 쏘는게 망설였을 것이였다.
“케헤헤헤…먹이다…먹이다…먹이다..”
꼬마좀비는 뭔가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천천히 타케우치를 향해 다가오고있었다. 비릿한
피냄새가 자신의 앞에서 풍기는 것 같아서 속이 뒤집혀진 타케우치 좀비의 미간을 향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꺄아아아아악!!”
털썩…역시 좀비라고해도 어린아이였다. 맷집이 약해서 한방에 그대로 외마디 비명과 함께
나가떨어졌다. 죄책감에 머리가 무거워졌다. 순간 어지러움이 타케우치를 강타했다.
“윽…뭐지…갑자기 두통이”
털썩, 평소답지 않게 빈혈이라니…타케우치는 심호흡을 몇 번했다. 그리고는 다시 기합을
넣고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길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타케우치는 아직 건재되어있는
요새를 발견했다.
“역시나 정면돌파가 제일 나을려나…”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타케우치는 요새의 벽중에서 제일 약해보이는 판자부분을
발차기로 힘껏 차서 부서뜨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햇빛이 잘 비치지 않아서
캄캄했다. 그리고 이상한 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제길…아직 좀비들이 남아있었나…?”
“키익!! 키익!!”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타케우치앞에 개좀비 1마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리고 어둠을 이용해
타케우치에게 박치기를 시도했다. 퍼억!! 덕분에 타케우치는 멀리 나가떨어졌고 덕분에
손에 쥔 권총을 놓치고 말았다.
“아뿔싸!!!!!”
“크르르!! 먹는다 먹는다!”
타케우치는 떨어진 권총을 찾았다. 하지만 데굴데굴 굴러간 권총은 재수없게도 하수도로
퐁당!!하는 물소리를 내면서 가라앉고 말았다. 그 소린 타케우치에게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소리였다.
“젠장!! 내 유일한 무기가아!!!”
퍼억!! 타케우치가 다시 몸을 추스릴 사이도 없이 다시 개좀비가 박치기를 해왔다.
이번에도 엄청난 힘이었다.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크아악!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하지만 개좀비는 타케우치에게 그럴 시간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타케우치는 고통속에서도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거라면!!”
끼이익!! 타케우치는 옆에있는 파이프를 잡았뜯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개좀비를 향해서
힘껏 휘둘렀다. 빠각!! 우두둑!! 공중에 뜬 상태로 타케우치에게 다가온 개좀비는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쇠파이프를 맞고 우두둑!!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하아…권총대신 파이프인가…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리고 다시 주머니에서 손전등을 꺼냈다. 전지가 위태로웠는지 손전등빛도 그렇게
강렬하게 밝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역시나 미로 같은 요새였다.
약해보이는 부분은 파이프로 부셔가면서 길을 만들어나갔다. 어서 빨리 중심부를
찾아야겠다는 일념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나갔다…어느덧, 요새안에서 강을
발견한 타케우치였다. 목조다리가 있었지만 웬지 위태로워보였다.
“하는 수 없지 다른 길을 찾아볼까…”
“선생니임~!! 선생니임!!”
“!!!”
타케우치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서 눈을 돌렸다. 놀랍게도 안노가 기쁜 얼굴로
타케우치를 향해서 손을 흔들면서 달려오고있었다. 타케우치 역시 가슴속에서 반가움이
가득 밀려왔다. 앞뒤 생각하지도 않고 다리를 향해서 발을 뻗었다. 우지직!! 콰르릉!!
“앗? 으아아악!!!”
“선생니임!! 선생니이임!!”
“안노오!!!!!!!”
타케우치는 절규하면서 뭐라도 잡을려고 발버둥쳤지만 중력앞에서 무력할 뿐이었다.
그대로 불은 강에 빠지고 말았다. 헤엄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상당한 급류라서 무리였다.
그대로 하류로 떠내려가는 타케우치를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안노였다.
“선생니임!! 제바알…무사하세요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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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티가느라 분량이 조금 짧았네요...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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