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아앗! 이건 나만의 이야기' - 모두의 벚꽃놀이와 자전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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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유. 마라 녀석. 벚꽃놀이(?)때라고 들뜨지 말라고 했을텐데...아주 들떠서
돌아다녔구나."
"마라님! 그게 아닙니다. 전 그게..."
“그게 아니라면 뭐? 혹시 내 명은 무시하고 멋대로 일 저질르기 위해
돌아 다닌거니?“
“읔.”
마라는 힐드의 날카로운 추궁에 뒤통수를 찔린 듯 눈만 껌뻑이며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힐드는 어리석은 부하를 도도한 눈빛을 한 채
올려다 본 뒤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내 주위에는 이런 바보들밖에 없는 걸까?
나이에 맞지 않는 기다란 은발을 양 갈래로 묶고, 수많은 장신구들로
몸을 치장한 귀여운 소녀는 닭다리를 뜯으며 나무 아래에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런 뒤 오늘도 멋지게 작전에 실패한
바보 같은 부하를 지켜보며 피식 웃었다.
“마라. 이럴 때 하는 고사성어가 있던데...Bad Idea?였나~”
“힐드님. 그건 고사성어가 아니라 영어인데요. -_-”
“넌 잠자코 있어.”
으읔~
힐드는 그녀의 말에 토를 다는 부하를 힘껏 때려눕힌 뒤 나무에
몸을 기댄 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케이이치의 음악을 눈요기 삼으며
치킨을 씹던 그녀는 기다란 술병 속의 청주를 병째 쭈욱 들이켰다.
“캬! 역시 청주가 최고야. 인간 녀석들 참 대단해.
어떻게 마법이나, 뛰어난 기술력도 없이 이런 맛 좋은 것들을 대량
생산해낼까? 후훗.“
또 한 번 술병을 들고 벌컥벌컥 투명한 액체들 들이켠 힐드는
나무 아래에서 시끌벅적 떠들며 많이 마시는 양 거만 떨며 취한 취객들의
한심한 추태를 보며 혀를 찼다.
나와 내 딸 앞에서는 건방도 못 떨 것들이 겨우 청주 몇잔 마시고
기분 좋다고 떠들어?
“시끄럽다. 입들 다물어.”
갑자기 힐드의 눈빛이 검게 물들더니 주위에 몰려 있던
취객들은 일제히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어 버렸다.
대마계장이란 계급에 걸맞게 힐드의 능력은 굉장하였다. 그런 무시무시한
마술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은 공포에 몸을 떨 만도 하건만 힘을 정확히
조절한 힐드 덕택에 인간들은 왠지 조용히 지내야만 할 것 같다고
판단하고 술과 안주만 해치워갔다.
마술이 성공했음을 확인한 힐드는 명령(?)에 잘 따르는 인간들을
나무위에서 내려다보며 드러누운 채 거만한 비웃음을 지었다.
‘가소롭군. 어떻게 저런 하찮은 것들이 우리 마족이나, 신들보다 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걸까?‘
힐드는 신기한 동물을 내려다보듯 하다가 자신이 다스리는
마계가 이곳보다 더 발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물론 기술력이나, 건축양식, 문화등은 자신들이 더욱 발달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인간들만큼 탁월한 우수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기술력의 경우 최근에는 인간들에게 따라잡히고 있었다.
그녀는 불쾌함에 주위에 있는 인간들을 모조리 태풍으로 쓸어버리고 싶었으나
이 세계에 혼란을 주어선 안 된다는 규칙 아닌 규칙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
지나가던 여자의 스커트를 들추거나, 취객을 호수로 날려버리는 정도의
장난기 가득한 법술만을 시전 했다.
다행히 뛰어난 힘만큼 조용히 행동하는 그녀를 눈치 채지 못한 케이일행은
알지 못했다. 심지어 그녀가 사랑하는 은발의 딸도...
물론 한명은 예외였다.
‘안녕하세요.’
화사한 미소를 지은 채 벚꽃 잎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이쪽을 향해
고개를 까딱 숙이는 베르단디. 힐드는 이젠 놀랍지도 않다는 듯, 미리 예상했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피식 웃으며 답례했다. 베르단디가 마음속으로
의도를 전하기라도 하듯 이곳으로 내려와 같이 놀자고 전했지만 힐드는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며 손사래를 저었다.
“에이~이게 뭐야. 케이? 내 혼신을 다해 부른 97.4 점보다 더 낮은 94라니?”
“에이. 그건 울드나 비상식적으로 너무 잘 부르는 거라고.”
“뭐야?! 내가 비상식적이면 다른 여신들은?”
“으읔. 그, 그런 의미가 아니라...”
힐드는 자신이 하는 하등한 인간들과는 많이 다른, 아니 천계의 사람들로
착각할 법한 남자 ‘케이이치’를 바라본 뒤 그를 데리고 노닥거리는 울드를
보며 기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가장 소중이 여기는 보물과도 같은 딸이
모든 마물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굉장히 짠 점수(??)를 주는 가라오케를
대신해 그를 데리고 비하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힐드는 이를 씨익 드러내고 웃으며 마치 자신이 노래점수 100점을 맞은 양
기뻐했다.
“옳지 우리 딸 잘한다!!”
.......세상을 파멸의 나락으로 떨칠 수 있는 마왕일지라도
자식 앞에서는 팔불출보다 더한 구불출이 되나보다...
힐드는 속으로 피식 웃으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힘내렴. 우리 딸.”
뭐...나는 없지만 그의 배다른 자식들인 스쿨드와 베르단디도 있고,
남다른 인간 ‘케이’도 있을 테니 문제는 없겠지? 힐드는 마이크를 사이에
두고 울드와 신경전을 벌이는 마족 여자와, 그녀 옆에서 바보처럼
너털웃음을 짓다가 페이오스의 가슴과 팔 사이에 끼어 헤드락을
당하는 불쌍한 이반(?)을 보라색 눈동자에 담은 뒤 돌아섰다.
피슝. 쨍그랑.
‘뭐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옆구리에 끼고 있던 청주병이 깨졌다.
갑작스런 소동에 당황한 힐드는 깨진 유리조각들을 한번 바라본 뒤
그것이 무언가의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체불명의 공격으로 건방지게 자신을 위협한 간이 부은 자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네놈!”
분노를 담은 목소리를 내뱉은 힐드는 한적한 공터에 서서 제복차림에
누더기같은 것을 두른 남자를 발견했다. 제법 커다란 장소였기에
벚꽃 관광객들이 몰릴 법도 하건만. 마술이나, 최면이라도 걸어 놓았는지
공터에는 사람의 목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힐드가 아는 그 남자는 천계에 간 이후로 절대로 고급 마술이나, 법술에
의존하는 자가 아니었으니 뭔가 다른 흉계를 꾸몄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힐드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힐드가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리자 남자도지지 않겠다는 듯 그녀가
서있는 나무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코읏음을 쳤다.
손에 든 무언가에 힘을 더욱 세게 쥐었다.
‘네놈이었냐? 얼치기 혁명가씨!’
‘네 부하를 통해 분명히 케이이치님과, 베르단디님 앞에 존재를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지내라고 했을 텐데?
마계장이 되었다고 내가 두려워 할 거라고 생각했나?
그리고 내가 없는 동안, 안나가 찾아온 동안에 한번 쳐들어오셨던 모양이더군
힐드?‘
아아~ 안나와 싸운다는 핑계를 대고 울드 보러 갔던 그때 그 저녁?
힐드는 코웃음을 친 뒤 살기 띈 시선을 남자에게 돌려보냈다.
남자가 살짝 어깨를 움츠렸지만 절대 지지 않겠다는 듯 무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 잘 알기라도 하듯
굉장히 기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상대방을 종이조각으로 찢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기쁨에...
‘지금 떠나면 죄는 묻지 않겠다. 당장 꺼져!’
‘나한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러나? 자칭 혁명가씨! 건방지게 마계장을
아주 우습게 보는군! 그리고...그런 장난감으로 날 쓰러뜨릴 수 있나? 가소로워.‘
‘시험당해 보고 싶나? 내 토카레프는 망설임이 없다.’
‘그건 내 법술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네놈의 그 싸구려 권총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나?‘
묠니르...제복과 누더기 사이로 러시아산 권총을 교묘히 숨긴 남자.
힐드는 약간의 마술을 이용해 그 남자의 권총에 검은색 소음기와 길다란 붉은
점을 내뿜는 레이져사이트[조준기]가 달려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먼거리에서
권총을 자신의 가슴을 향해 정확히 조준한다는 것은 뛰어난 사실임을 인정했지만
자신의 법술이 더 강하다는데 에는 변함이 없었다.
저런 조그만 것으로 마신에게 대항하겠다는 미친놈(?)을 보며 비웃음을
지은 힐드.
그러다 다음 곡을 부르겠다며 마이크를 붕붕 휘두르며
가라오케기계를 위협하는(?) 울드의 얼굴이 보였다.
‘할 수 없지. 이런 곳에서 소란 피워서 울드나, 베르단디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싫어. 좋아! 가지.‘
힐드는 썩 달갑지 못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남자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누가 오는지 확인한 뒤
서둘러 권총을 가슴팍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뒤돌아 사무적인 태도로 베르단디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 버렸다.
붉은 머리의 남자가 철수하는 모습을 훑어보던 힐드는
팔짱을 낀채 나무에 기댔다.
“그 대신 마계의 지배자에게 그런 하등한 무기를 함부로
겨눈 대가는 3배로 치르게 해주지. 묠니르 흐흐흐...“
온 세상을 얼려버릴 것만 같은 싸늘한 냉기를 풀풀 풍기는 미소...
힐드는 대마계장의 권위와 무서움을 어떤 식으로 체험시켜 줄지를 상상하며
살기와 냉기로 가득한 미소를 거두고, 기절시킨 마라를 어깨에 들쳐맨 뒤
사라져버렸다.
돌아다녔구나."
"마라님! 그게 아닙니다. 전 그게..."
“그게 아니라면 뭐? 혹시 내 명은 무시하고 멋대로 일 저질르기 위해
돌아 다닌거니?“
“읔.”
마라는 힐드의 날카로운 추궁에 뒤통수를 찔린 듯 눈만 껌뻑이며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힐드는 어리석은 부하를 도도한 눈빛을 한 채
올려다 본 뒤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내 주위에는 이런 바보들밖에 없는 걸까?
나이에 맞지 않는 기다란 은발을 양 갈래로 묶고, 수많은 장신구들로
몸을 치장한 귀여운 소녀는 닭다리를 뜯으며 나무 아래에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런 뒤 오늘도 멋지게 작전에 실패한
바보 같은 부하를 지켜보며 피식 웃었다.
“마라. 이럴 때 하는 고사성어가 있던데...Bad Idea?였나~”
“힐드님. 그건 고사성어가 아니라 영어인데요. -_-”
“넌 잠자코 있어.”
으읔~
힐드는 그녀의 말에 토를 다는 부하를 힘껏 때려눕힌 뒤 나무에
몸을 기댄 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케이이치의 음악을 눈요기 삼으며
치킨을 씹던 그녀는 기다란 술병 속의 청주를 병째 쭈욱 들이켰다.
“캬! 역시 청주가 최고야. 인간 녀석들 참 대단해.
어떻게 마법이나, 뛰어난 기술력도 없이 이런 맛 좋은 것들을 대량
생산해낼까? 후훗.“
또 한 번 술병을 들고 벌컥벌컥 투명한 액체들 들이켠 힐드는
나무 아래에서 시끌벅적 떠들며 많이 마시는 양 거만 떨며 취한 취객들의
한심한 추태를 보며 혀를 찼다.
나와 내 딸 앞에서는 건방도 못 떨 것들이 겨우 청주 몇잔 마시고
기분 좋다고 떠들어?
“시끄럽다. 입들 다물어.”
갑자기 힐드의 눈빛이 검게 물들더니 주위에 몰려 있던
취객들은 일제히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어 버렸다.
대마계장이란 계급에 걸맞게 힐드의 능력은 굉장하였다. 그런 무시무시한
마술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은 공포에 몸을 떨 만도 하건만 힘을 정확히
조절한 힐드 덕택에 인간들은 왠지 조용히 지내야만 할 것 같다고
판단하고 술과 안주만 해치워갔다.
마술이 성공했음을 확인한 힐드는 명령(?)에 잘 따르는 인간들을
나무위에서 내려다보며 드러누운 채 거만한 비웃음을 지었다.
‘가소롭군. 어떻게 저런 하찮은 것들이 우리 마족이나, 신들보다 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걸까?‘
힐드는 신기한 동물을 내려다보듯 하다가 자신이 다스리는
마계가 이곳보다 더 발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물론 기술력이나, 건축양식, 문화등은 자신들이 더욱 발달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인간들만큼 탁월한 우수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기술력의 경우 최근에는 인간들에게 따라잡히고 있었다.
그녀는 불쾌함에 주위에 있는 인간들을 모조리 태풍으로 쓸어버리고 싶었으나
이 세계에 혼란을 주어선 안 된다는 규칙 아닌 규칙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
지나가던 여자의 스커트를 들추거나, 취객을 호수로 날려버리는 정도의
장난기 가득한 법술만을 시전 했다.
다행히 뛰어난 힘만큼 조용히 행동하는 그녀를 눈치 채지 못한 케이일행은
알지 못했다. 심지어 그녀가 사랑하는 은발의 딸도...
물론 한명은 예외였다.
‘안녕하세요.’
화사한 미소를 지은 채 벚꽃 잎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이쪽을 향해
고개를 까딱 숙이는 베르단디. 힐드는 이젠 놀랍지도 않다는 듯, 미리 예상했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피식 웃으며 답례했다. 베르단디가 마음속으로
의도를 전하기라도 하듯 이곳으로 내려와 같이 놀자고 전했지만 힐드는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며 손사래를 저었다.
“에이~이게 뭐야. 케이? 내 혼신을 다해 부른 97.4 점보다 더 낮은 94라니?”
“에이. 그건 울드나 비상식적으로 너무 잘 부르는 거라고.”
“뭐야?! 내가 비상식적이면 다른 여신들은?”
“으읔. 그, 그런 의미가 아니라...”
힐드는 자신이 하는 하등한 인간들과는 많이 다른, 아니 천계의 사람들로
착각할 법한 남자 ‘케이이치’를 바라본 뒤 그를 데리고 노닥거리는 울드를
보며 기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가장 소중이 여기는 보물과도 같은 딸이
모든 마물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굉장히 짠 점수(??)를 주는 가라오케를
대신해 그를 데리고 비하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힐드는 이를 씨익 드러내고 웃으며 마치 자신이 노래점수 100점을 맞은 양
기뻐했다.
“옳지 우리 딸 잘한다!!”
.......세상을 파멸의 나락으로 떨칠 수 있는 마왕일지라도
자식 앞에서는 팔불출보다 더한 구불출이 되나보다...
힐드는 속으로 피식 웃으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힘내렴. 우리 딸.”
뭐...나는 없지만 그의 배다른 자식들인 스쿨드와 베르단디도 있고,
남다른 인간 ‘케이’도 있을 테니 문제는 없겠지? 힐드는 마이크를 사이에
두고 울드와 신경전을 벌이는 마족 여자와, 그녀 옆에서 바보처럼
너털웃음을 짓다가 페이오스의 가슴과 팔 사이에 끼어 헤드락을
당하는 불쌍한 이반(?)을 보라색 눈동자에 담은 뒤 돌아섰다.
피슝. 쨍그랑.
‘뭐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옆구리에 끼고 있던 청주병이 깨졌다.
갑작스런 소동에 당황한 힐드는 깨진 유리조각들을 한번 바라본 뒤
그것이 무언가의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체불명의 공격으로 건방지게 자신을 위협한 간이 부은 자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네놈!”
분노를 담은 목소리를 내뱉은 힐드는 한적한 공터에 서서 제복차림에
누더기같은 것을 두른 남자를 발견했다. 제법 커다란 장소였기에
벚꽃 관광객들이 몰릴 법도 하건만. 마술이나, 최면이라도 걸어 놓았는지
공터에는 사람의 목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힐드가 아는 그 남자는 천계에 간 이후로 절대로 고급 마술이나, 법술에
의존하는 자가 아니었으니 뭔가 다른 흉계를 꾸몄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힐드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힐드가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리자 남자도지지 않겠다는 듯 그녀가
서있는 나무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코읏음을 쳤다.
손에 든 무언가에 힘을 더욱 세게 쥐었다.
‘네놈이었냐? 얼치기 혁명가씨!’
‘네 부하를 통해 분명히 케이이치님과, 베르단디님 앞에 존재를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지내라고 했을 텐데?
마계장이 되었다고 내가 두려워 할 거라고 생각했나?
그리고 내가 없는 동안, 안나가 찾아온 동안에 한번 쳐들어오셨던 모양이더군
힐드?‘
아아~ 안나와 싸운다는 핑계를 대고 울드 보러 갔던 그때 그 저녁?
힐드는 코웃음을 친 뒤 살기 띈 시선을 남자에게 돌려보냈다.
남자가 살짝 어깨를 움츠렸지만 절대 지지 않겠다는 듯 무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 잘 알기라도 하듯
굉장히 기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상대방을 종이조각으로 찢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기쁨에...
‘지금 떠나면 죄는 묻지 않겠다. 당장 꺼져!’
‘나한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러나? 자칭 혁명가씨! 건방지게 마계장을
아주 우습게 보는군! 그리고...그런 장난감으로 날 쓰러뜨릴 수 있나? 가소로워.‘
‘시험당해 보고 싶나? 내 토카레프는 망설임이 없다.’
‘그건 내 법술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네놈의 그 싸구려 권총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나?‘
묠니르...제복과 누더기 사이로 러시아산 권총을 교묘히 숨긴 남자.
힐드는 약간의 마술을 이용해 그 남자의 권총에 검은색 소음기와 길다란 붉은
점을 내뿜는 레이져사이트[조준기]가 달려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먼거리에서
권총을 자신의 가슴을 향해 정확히 조준한다는 것은 뛰어난 사실임을 인정했지만
자신의 법술이 더 강하다는데 에는 변함이 없었다.
저런 조그만 것으로 마신에게 대항하겠다는 미친놈(?)을 보며 비웃음을
지은 힐드.
그러다 다음 곡을 부르겠다며 마이크를 붕붕 휘두르며
가라오케기계를 위협하는(?) 울드의 얼굴이 보였다.
‘할 수 없지. 이런 곳에서 소란 피워서 울드나, 베르단디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싫어. 좋아! 가지.‘
힐드는 썩 달갑지 못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남자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누가 오는지 확인한 뒤
서둘러 권총을 가슴팍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뒤돌아 사무적인 태도로 베르단디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 버렸다.
붉은 머리의 남자가 철수하는 모습을 훑어보던 힐드는
팔짱을 낀채 나무에 기댔다.
“그 대신 마계의 지배자에게 그런 하등한 무기를 함부로
겨눈 대가는 3배로 치르게 해주지. 묠니르 흐흐흐...“
온 세상을 얼려버릴 것만 같은 싸늘한 냉기를 풀풀 풍기는 미소...
힐드는 대마계장의 권위와 무서움을 어떤 식으로 체험시켜 줄지를 상상하며
살기와 냉기로 가득한 미소를 거두고, 기절시킨 마라를 어깨에 들쳐맨 뒤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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