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에스카네스 전기 Episode 1 - 불타는 하델 마을
페이지 정보
본문
Episode 1 - 이야기의 시작
에스카네스 전기 - 불타는 하델마을
사라라락
가는 자연의 음이 몸을 훑고 지나갔다. 벌써 여기 온 지가 한달이 지났다. 그 동안 이곳 에
스카네스대륙의 공용어를 아주 열심히 익혔다. - 머리가 나쁜 관계로. 그 덕분에 어느정도의 의사소
통은 가능했다.단지 어려운 말들을 쓰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음… 아! 그리고 내 에테르가 약 1/5 정도는
돌아왔다.그나마 이곳은 에테르(마나)가 충만한 곳이라 자연히 쌓이는 양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아마 빠른 속도로에테르가 쌓일 것이다. 지금의 내가 있는 곳은 마을이 훤히 보이는 언덕 위의 나무 한 그루
가 만들어주는 그늘에 누워있다. 자연의 바람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갔고 옅은 그늘은 나에게 편안함을 선사해
주었다. 바람과 번개를 다루는 나에게는 숲은 어찌보면 굉장히 가까운 사이라 볼 수도 있었다. 마을이 훤히 보
이는 언덕, 그 언덕에 버티어 그늘을 만드는 한 그루의 나무… 정말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정말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가 잠시라도 쉴 틈 없는 전쟁터의 바닥에 있던 블레이더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갑자기 옛날 생
각이 나지 쓴웃음이 나왔다. 예전엔 잠을 잘 때도 그리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거의 잠도 자지 않았고 자도 굉
장히 얕은 잠이었다. 게다가 싸이언(블레이더의 필수인 작은 '막대기' - 이정도면 뭔지 알겠죠?)은 항상 손에 쥐
고 다녔다. 그렇다고 여기 와서 퍼질러진것은 아니다. 항시 검술수련을 하고 있으며 잠도 그리 깊은 잠은 자지
않았다. - 뭐 깊은잠이 그렇게 필요한건 아니지만…. 그렇지만 역시 풀어지긴 한것 같다… 그 이유는……
"엘슈~!!"
…… 라고 하며 달려오는 한 은발의 소녀 때문이 아닐까… 그녀는 잽싸게 달려오다니 갑자
기 허공을 향해 날아… 아니 뛰어오르는게 아닌가? 어? 어? 난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다가 그녀가 하려는 행동
을 알아채고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뒤에는 나무가 떡 하니 있었고 피했다간 머리와 나무가 직격… 헉……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녀는 나에게 육탄돌격(?)을 감행해 왔다.
와락
나도 얼떨결에 그녀를 안아버렸고 그녀는 헤헤 거리며 실없이 웃어보였다.
"헤헤! 역시 여기 있었구나."
그대로 품으로 파고드는 에실리스… 어휴… 무슨 애도 아니고… 난 에실리스를 적당히 떨어
뜨려 놓으며 말했다.
"무…무슨 일이야?"
난 얼굴이 화끈거려 옆으로 살짝 돌리면서 말했다. 그러나 에실리스는 나를 향해 손가락질
하며 말했다.
"앗! 얼굴이 빨개졌다!!"
"아… 아니얏!!"
순간 덜컥하는 느낌에 난 나도 모르게 소리지르고 말았다. 그렇지만 에실리스는 그 소리에
조용하기는 커녕 오히려 히죽히죽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애완동물 쳐다보듯 쳐다보았다.
내… 내가 애완 동물이야?
"음… 아… 아무튼 무슨 일이야?"
"말이나 좀 떨지 말고 말하지."
또다시 이죽이죽 웃으며 말하는 에실리스. 난 그 말을 무시하며 가만히 침묵했다.
"……."
"어휴 알았어. 빨리 밥 먹으러 내려오래. 오늘 아침도 안먹었잖아."
"알았어. 알았어."
난 바지를 털며 일어섰다. 난 몸안의 에테르가 자연스럽게 내 몸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주
고 있기 때문에 1달 정도는 밥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그렇다고 배고픔을 못 느끼는건 아니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밥을 먹어주고 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는게
에실리스는 날 쳐다보더니 머리 위로 커다란 ? 하나를 떠올리는 거였다.
헉… 뭐… 뭐냐?
"저기… 엘슈. 전부터 물어보고 싶은게 있었는데……."
" 응? 뭔데?"
왠지… 불길한데…
"그 막대기는 대체 뭐 하는 용도에 쓰는 거야?"
"응? 아, 이거? 이건 말이지…"
그녀는 내 허리에 메여진 싸이언(자료는 설정집 참고)을 보고 말하는 거였다. 난 싸이언을
꺼내들고 적당한 크기의 검기를만들어냈다. 약 1.5M 가량의 검기. 녹빛으로 환하게 빛나는 썬더 검기였다.
- 색깔별로 따라 검기의 능력이 달라진다. 하지만 이건 엘슈의 시대의 사람들의 특성이고 이 판타지
세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엘슈는 썬더 검기와 스톰 검기를일으킬수 있다. - 작은 스파크가 일면서 일어나는
녹빛의 검기를 에실리스는 황홀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난 씩 웃고 검기를 없앴다. 지금 상태로는 검기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걸로도 상당히 힘이 들었다. 저번에 실험해봤을때는 검기를4시간 가량 사용하고 나서 탈진해버렸다.
지금 상태로는 마스터 기식은 커녕 엘리트 기식도 상당히 쓰기 버거울 정도였다.
영황검은 최소 소환인 10개조차도 소환하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헤에… 멋있다. 어떻게 한 거야?"
"응? 다 방법이 있지. 자 밥먹으러 가자~!"
난 그러면서 쌩~ 하고 뛰어내려갔다. 잠시 멍하니 있던 에실리스는 곧 머리위로 땀방울이
휘날리더니 내 뒤를 쫓아오며 소리쳤다.
"가… 같이가~! 흐아앙~!!"
갑작스레 터지는 울음에 다시 돌아와야 하는 나였다. 난 에실리스에게 "착하지! 뚝~!!"을 말
하며 그녀를 달래며 마을로내려갔다. 하지만 보기 못했다. 숲속에서 빛나는 한 쌍의 눈동자를…….
곧 마을에 도착한 나는 에실리스가 의외로 얌전히 있자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지만 그건
나의 오판이었다. 그 이유인 즉…….
"할아버지! 엘슈가 녹색깔 빛을 일으킨다! 정말 예쁘고 환상적이었어!! 분명 소드 마스터 일
거야!!!"
에실리스의 할아버지 리하인 할아버지는 잠시 에실리스의 말을 듣더니 갑자기 나에게로 쏜
살같이 달려오는 것이었다. 그리곤 눈을 반짝 빛내며 말했다.
"자… 자네! 소드 마스터 였던 건가!!"
"에… 예? 소… 소드 마스터요? 그게…"
할아버지는 내가 말을 끊는 곳에서 반짝 오로라 - 짱구에서 많이 봤죠?~_~ - 를 내뿜었다.
하… 하하… 그게 아닌데…….
"뭔데요?"
쿠당탕- 우당탕- 쿠웅-
마을의 사람들은 나를 보더니 대부분이 엎어지며 흙바람을 만들었다. 그리고 엎어지지 않은
사람들은 날 '이런 무식한 녀석을 봤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뭐… 뭐지?
"소드 마스터를 모르다니! 이런 무식한 녀석! 내가 설명해주겠다! 에헴!!
우선 검(劍)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지. 엘슈! 넌 검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네? 검이요?"
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니? 그게 무슨… 아! 그 소리였나?
"검이란…
상대를 죽이기 위한 살인의 도구."
여기서 마을 사람들의 표정이 변했다.
"내가 죽지 않기 위해서 상대를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나를 지키기 위한 방패이자 나를 죽
이는 양날의 검."
그러자 리하인 할아버지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내 말을 끝으로 리하인 할아버지의 입에서는 말이 없었다.
아무래도 뭔가를 말하려 한 듯 하지만 내 말에 막힌 듯하다.
할아버지는 나를 무심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아니… 하지만 할아버지의 눈에는 이미수 많
은 전쟁터를 겪은 그런
눈빛의 느낌이 전해져왔다. 수 많은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자에게 느낄수 있는 풍기… 그런
것이 할아버지에게서 느껴졌다.
처음부터 느꼈지만 역시 단순한 나무꾼은 아닌 듯했다.
"그런…가? 흠… 그렇군."
할아버지의 표정이 그렇게 풀어지지 않으며 뭔가 눌리는듯한 압도적인 패도가 느껴졌다. 난
여기에 한마디를 더 넣었다.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방패. 약자를 지키기 위한 굳건한 성벽이 바로
검(劍)입니다."
이 말에서 할아버지의 표정이 풀어졌다. 그리곤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런게 바로 검이라는 거지. 약자를 지키는 굳건한 성벽이 되는 검. 바로 그것이 바
로 활검(活劍)이지."
"그렇죠."
나와 할아버지는 한번 웃었다. 역시 보통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아까 보여는 앞도적인 패
도… 역시 단순한 나무꾼은 아니었다. 우리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에실리스가 웃으며 등장했다.
"오… 오늘은 루셀리엠 - 사람들이 즐겨먹는 포도주 비슷한 술을 담글때 쓰는 과일. 술을
담가도 좋으며 생것으로 먹어도
맛과 향이 좋다. - 을 따왔으니까 모두 함께 먹어요!"
에실리스가 분위기 전환에 앞섰으며 그런 그녀의 행동에 다들 표정이 풀어지며 미소를 띄었
다. 그렇게… 밤은 깊어갔다.
스스슥-
평화로운 하델 마을 밖 숲속에서부터 들려오는 풀잎소리. 그리고 그 위로 검은 인영들이 모
습이 달빛에 드러났다. 그 숫자가 점점 불어나며 100여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맨 앞에 선
인영이 한 마디를 나직히 외쳤다.
"쓸어라."
그 말을 끝으로 수 많은 인영들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마을의 한 농부인 데헨씨는 오늘도 여전히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다른 사람과 농담을 섞어
가며 술을 마시는 모습이 영락없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와 술을 마시던
2명의 사내의 눈빛이 갑자기 빛났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술집의 주인인 아우리 씨도 4 자루의 검을 들고 그들의 옆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잠시 후 술집의 정문으로
10여명의 인영이 들어섰다. 전신을 칠흙같은 검은 천을 두른 채 푸른 안광만이 보이는… 마
치 살인귀(殺人貴)와 같았다.
"너희들은 뭐냐?! 어째서 이 마을에 들어온 거지? 멜 씨는 어찌 했나?"
4명의 농부는 한 자루씩 검을 움켜쥐며 외쳤고 그 중 누군가가 말했다.
"멜? 아, 마을의 입구에서 알짱거리던 그 노인 말인가? 꽤 실력이 있었지만 우리가 죽여줬
지. '그 고문법' 을 써서 말이야.
킬킬킬!"
컬컬한 목소리가 들리며 비웃는듯한 웃음이 그의 마무리를 장식했고 그의 웃음이 채 끊기기
도 전에 청명한 음이 쏟아져 나왔다.
창- 촤앙-!
4개의 은빛 검신을 한 껏 드러내는 롱 소드가 4명의 농부에게 들려져 있었으며 그들은 천천
히 자세를 취했다. 왕국의 정식 검법의 자세!
"응? 오호! 여기서도 왕국의 검법을 익힌 자가 있었나?"
"나! 왕실의 근위대 아우리! 악마들을 처단하기 위해 다시 검을 들었다!"
"나! 왕실의 근위대 데헨! 악마들을 처단하기 위해 다시 검을 들었다!"
다른 두 명도 그와 비슷하게 말한 채 검을 겨누고 있었고 10명의 괴인들은 푸른 안광을 빛
내며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왕실 근위대라… 심심하진 않겠군… 다 죽어라!"
그리고 14개의 검이 격돌했다. 4명의 농부는 결코 이전의 농부가 아니었다. 비록 녹슨 실력
이긴 했지만 그들은 왕국을 수호했던 근위 기사! 왕실의 최정예진 근위대의 기사들이다.
그들이 호락호락할 리는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나도 오랜 시간 검을 놓고 있었다.
그 오랜 시간 놓았던 공백이 지금 서서히 드러났다. 천천히 숨이 가빠져오고 팔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으며 괴인중 4명이 쓰러졌지만 아직 6명이 남아있다. 비록 아직큰 부상은 없었지만
이 4명들은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느꼈다.
'예전보다 몸이 무겁다! 게다가 이들은…!'
그것이었다. 너무나도 움직여주지 않은 몸. 근육이 한껏 뭉쳐있었고 풀어주지 않은 근육들은
경련을 일으켰다. 게다가 너무나도 녹슬어버린 실력.
그리고 그것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다. 10개의 검이 다시 격돌했고 술집에선 또 다시 비명이
이어졌다.
엘슈는 왠지 모르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온 몸을 엄습해오고 있었고
달빛은 자신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듯했다. 착각이겠지 하며 눈을 살며시 감았다. 조용히
잠으로 빠지려던 난 번쩍 눈을 떴다. 느껴지는 살기의 위협! 3자리 숫자가 넘어가며 정확한
숫자는 148명! 재빨리 SI 원자 슈트 - 완전 복구되었다. -를 착용하고 싸이언을 소환했다.
느낌은 마을의 지척까지 다가왔고 난 재빨리 에실리스를 깨우러 나갔다.
하지만 리하인 할아버지와 에실리스는 이미 나와 있었다. 역시… 할아버지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어.
"아! 엘슈군. 역시 자네도 느꼈나보군. 잘 듣게. 자네는 에실리스를 데리고 이곳의 남쪽에 있
는 수도로 가주게!수도에 가서 나 '리하인 제스커트' 의 이름을 대면 국왕 폐하를 알현할수 있을 것이네.
국왕 폐하께 '어둠에 묻힍 자들'이 움직였다고 전해주게!"
"예? 하… 하지만……."
"어서!"
리하인 제스커트 할아버지… 아니 리하인 할아버지와 눈빛을 주고받은 난 문을 박차며 밖으
로 뛰어나갔다. 이미 마을 주변에 깔린 살기들은 하나 둘 씩 에테르의 기를 없애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다 죽은 건가?
"어서 가게!"
"예? 하… 하지만!"
"나도 시간 벌이일 뿐이네! 어서 가게!"
저정도의 에테르를 가진 사람이 시간 벌이일 뿐이라고?
"하… 할아버지!"
에실리스의 눈에 눈물이 고였고 곧 리하인 할아버지의 품에 안겼다.
"에실리스! 어서!"
"싫어요! 안 가요!!"
에실리스는 싫다고 울부짖었고 그녀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는지 하나 둘씩 인기척이 느껴
져왔다. 큭… 기척은 약 100명. 그래도 많이 줄은건가…. 피하기는… 젠장! 늦었다!
이미 주변으로 둘러싼 그들의 안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푸르게 빛나는 안광들… 제길!
실력들이 상당하다!
"찾았다! 에실리스 제스커트! 아티펙트 에리쿠사를 가지고 있는 소녀다! 죽여라!!"
검은 천을 두른 사내가 외쳤고 사방에서 그와 같은 복장을 한 괴인들이 다가왔다. 할아버지
는 허공에 하얀 빛무더기를 만들고 계셨고 난 천천히 그들앞에 걸어갔다. 순간 그들이 움찔했다.
느껴지는 위압감 때문이다. 그러나 이걸 무시한 채 1명이 달려들었다. 허공에서 빠르게
찌른 검이 금새라도 내 목을 벨 듯이 스쳐 지났다.
하지만 내 목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대신…
푸칵-!
그의 목이 잘려버렸다. 검과 함께… 그리고 내 싸이언엔 이미 2.5m 정도 길이의 검기가 형
성되어 있었다.
"거… 검기!"
"최상급의 소드 마스터!"
사방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녹빛의 썬더 검기에서 스파크게 일렁였고 할아버지 또한 허공
에서 불덩이와 번개를 소환해 한명씩 처치하고 있었다. 난 씩 웃어주고 땅을 박차올랐다.
우선 한놈!
츠컥-!
그대로 목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도륙전이 시작되었다. 순간 3m 이상 늘어난 나의 검기엔
인정이란 없었다. 모든 것을 베어버리며 허공에 피를 뿌렸고 대지에는 피의 축복을 선사했다. 찰나의 시간동
안 이미 10여 명의 시체가 바닥을 뒹굴었고 나의 눈은 야수의 눈처럼 어둠속에서 빛났다. 예전 블레이더때의 감
각이 돌아온다. 그래… 이 느낌이었어! 또 다시 사방에서 협공… 하지만 그건 이미 무의미하게 되어버렸다.
투신의 춤!
나를 노리던 검들은 주인은 이미 모두 목이 날아간 상태로 바닥을 뒹굴었고 투신의 춤… 말
그대로 괴인들의 무리속에서 난 들판을 가로지르듯 한명 한명 베어나가며 그들의 피를 보았다.
역시 붉은색이다.
"겨우 이정도 실력으로 깝쳤나?"
난 에실리스의 곁으로 물러섰다. 그리고 또다시 기식을 운용했다. 전격의 힘이여!
뇌룡강림(雷龍降臨)!
"받아랏!! 번개의 신의 강림이다!!"
나의 외침과 함께 검엔 청색의 스파크가 그들을 향해 터졌고 스파크는 한 마리의 용의 모습
으로 변했다. 그들은 용의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외치기 시작했다.
"서… 선더 드… 드래곤!!"
"모… 모두 도망쳐라!!!"
그들은 뒤로 물러섰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이미 뇌룡의 힘이 그들을 훑고 지나갔고 그들
은 전신을 마비당한체 그대로 시체가 되어 바닥을 뒹굴었다. 뒤를 향해 바라보았다. 에실리스와
리하인 할아버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고 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 가… "
할아버지와 에실리스에게 "…죠!" 라고 말을 하려 했지만 할아버지와 에실리스의 주변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나는 재빨리 그들의 곁으로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푸욱-!
할아버지의 가슴께를 뚫는 피빛이 감도는 검이 보였고 나와 에실리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검이 뽑혀져 나옴과 함께 할아버지의 복부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역류하는 기운은 그대로
입을 통해 토해져나왔다. 할아버지는 에실리스에게 한번 웃어주었다. 그리고 눈물이 흐르는
나에게는 고개를 한 번 숙이고는… 대지의 품으로 돌아갔다.
"할아버지!!!!!"
또 한번 에실리스의 비명이 터져나왔고 난 에실리스의 앞을 막아서며 할아버지를 벤 녀석을
보았다. 전신을 검은 후드를 두른 채 한 자루의 붉은 빛이 도는 검을 들고 있었다. 이 자의
느낌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대단하군. 내 부하의 5할을 전멸시키다니,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너희들은 여기서…"
츄쥬쥭-
그리고 주변에서 100여명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까의 그 놈들과 똑같은 복장을 한 녀석들이
었다. 그리고 검은 후드의 입에서 차가운 한마디가 터져나왔다.
"죽어줘야겠다!!"
그리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난 내 오감에 그의 움직임을 맡기며 사방을 향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정확히 123 대 2 … 아니 123 대 1이었다. 에실리스는 전혀 싸우는 방법을 몰랐고
오히려 내 짐이 될 뿐이었다. 나 혼자라면 이 상황을 돌파하겠지만 그녀가 있는 상황이라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정신없이 막던 난 어디선가 날아온 한 자루의 검에 옆구리를 내주게
되었고 빙그르르 돌아 피하려 했지만 절반 가까이 꿰뚫린 허리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내리기
시작했다.
"크윽…."
"에… 엘슈! 괘… 괜찮아?"
"큭… 괘… 괜찮아……."
옆구리를 한 손으로 움켜쥐며 검들을 막아내던 난 이 상태로는 안되겠다고 싶어 검기를 더욱
강하게 일으켰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흠?! 최상급의 소드 마스터였나? 흠… 그렇다면 나도 보여줘야겠군. 흐압!"
기합과 함께 그의 검에서 붉은 빛의 검기가 선명하게 보였다. 저건… 완벽의 검기. 검사인가?!
"크크큭… 재밌어지겠군. 네 녀석이 정말 소드 마스터라면 저 많은 부하들의 희생이 이해가 간다.
다들 물러서라! 너희들로 상대할 녀석이 아니다! 크크큭"
복면을 두르고 전신을 검은 천을 두른 자들이 하나 둘 씩 물러섰고 그가 후드를 벗어던졌다. 보라빛
의 머리칼이 가슴께까지 내려왔고 눈동자 역시 보라색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탐욕으로 번들거렸고
왠지 모를 오싹하고 역겨운 기운에 싸이언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난 한 마디 해줬다.
"왠지 변태를 보는 듯한 느낌이군…."
하지만 그는 변태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었고 에실리스는 얼굴이
붉어진 채 있었다. 난 검기를 허공에 휘두른 채 씩 웃었다.
"자! 2 라운드를 시작하셔야지!"
"그래야겠지!"
그리고 서로 움직이려 할때…
"잠깐!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뭔가? 말해 봐."
"지금 이건 나의 온 힘이 아니다. 너희들이 에실리스를 건드리지 않는 다는 전제하에
난 온 힘을 발휘할 것이다. 내가 이긴다면 에실리스와 나를 건드리지 않는 다에 수락하겠나?"
"흠… '다크 블러드'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저… 하지만……."
"입 닥쳐라! 크크크… 내 이런 촌구석에 온게 불만이었는데 오라는 이유가 있었군. 크크크."
뒤에서 한 녀석이 그를 제지하려 했지만 그는 오히려 노도같이 화를 내며 나를 노려보았다.
"2차전 시작이다!"
"물론이다!"
난 속으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강하긴 했지만 아직 나보다는 하수였다. 옆구리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것도 슬슬 멎어가고 있었고 슈츠도 다시 복구되었다. - 소드 오러에서도 왠만해선
찢어지지 않는 슈츠가 이리도 간단히 찢어지다니… 저들이 필히 에테르 강기를 검에 모을수 있는
실력자들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도망치는 것만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간닷!"
"오너라!"
파카앙-!
검강와 검기가 격돌하였고 주위의 공기는 급격하게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난 씩 웃었다. 그는 나의
웃음에 "뭐지?" 하고 말했지만 이미 늦었다.
"받아랏! 나의 비기 무형참황검 23수!"
순간 나의 검기는 백색의 검강이 되었고 23개의 연한 검강이 뭉치며 강기가 되었다. 검강은 순식간에
그의 검기를 베며 그의 목을 베었다. 아니, 베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 끝에 감각이 오지 않았다.
저건… 설마 허상?!
"느려∼!"
"이런, 당했…!"
퍼컥-
강렬한 발길질이 복부에 터졌고 그와 동시에 옆구리의 상처에서 피가 토해져나왔다. 슈츠 덕분에 내장이
터져나오는 것만은 막을 수 있었지만 최소의 충격만으로도 이 정도라니…
"쿨럭!"
입을 통해 피가 역류해 토해져 나왔고 싸이언은 이미 내 손을 떠나 저 멀리서 뒹굴고 있었다. 내가
옆구리의 상처를 감사며 다시 일어서려는 순간 이미 턱을 향해 다시 한번 발길질이 작렬했다. 대략
3바퀴 정도 뒹군 것 같은데… 제… 제길… 내가 4명의 마스터의 시험에서도 이런 일이 없었고
헬 블레이드 마스터와 싸울 때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이 무식한 강함은 대체 뭐야?
"쿨… 쿨럭! 푸하악!!"
입을 통해 피가 또 토악질해 나왔지만 간신히 삼킨 뒤 그를 노려보았다. 그는 뭘 꼬나보냐는 듯이
쳐다보았다. 에실리스는 이미 그들에게… 이… 이런…….
"에실리스!!"
에실리스의 옷가지는 이미 걸레로 변해 있었다. 그녀가 걸린 목걸이마저 뺏긴 채 그들에게 희롱당하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새끼! 에실리스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잖아!"
"크크크… 그런데 말이야… 이 년이 너무 귀엽지 않아?"
지랄하고 있네. 씨발 새끼. 내가 여기와서 되도록 이런 욕은 하고 싶지 않았다… 만…… 끓어오른다.
진짜로… 말이야.
지금의 난… 끌어오르는 이 분노는… 이미 감정을 조절하는 것 쯤은 간단한 내가… 어째서 이 정도의
감정을 절제를 못하는 거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순간… 내 눈이 잠시 변 한것 같다…….
이 감정에 충실해 지고 싶으니까 말이다!
"돌아와라! 싸이오닉 이레이져 언티메이트!"
내가 손을 뻗자 착 하고 잡힌 감촉에 1.5m 가량의 검기가 형성되었다. 그는 내 검기를 보더니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 정도 검기로 뭘 어쩌겠다는 거냐? 이미 다 죽어가는 주제……."
하지만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눈에서는 내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뒤돌아 보고 있었
을 때는 이미 광란의 현장이었다. 빛나는 은빛의 검광이 그 무엇에도 사정을 두지 않고 그녀의 반경
20M 이내의 그 어떠한 것이라도 사정없이 베고 넘겼다. 이미 30이라는 숫자가 대지를 뒹굴었고
겁을 절대 먹지 않는다는 그들 마저 공포에 질려있었다. 이것으로 그들은 3번째… 이제 그들은 절대로
공포를 가지지 않는다는 '어둠에 묻힌 자들'이 되지 않은 게 되어 버린 것이다.
"에실리스……."
난 피에 절은 망토로 그녀를 살며시 감쌌고 주변을 향해 쳐다보았다. 그들은 잠시 움찔하는 기색이
있었다. 난 그녀를 조용히 안은 채 한 걸음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그들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났고
잠시 뒤 난 피식 웃으며 뒤를 향해 검을 한 차례 뿌렸다. 6개의 허초가 그를 향해 날아들었고
그는 일일이 쳐 내며 막았을 때, 그는 이미 10여명을 이미 도륙한 채 자리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는 바닥에 검을 꽂으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런 공포는 처음이었다.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
이었지만 공포를 느꼈다. 그가 말이다! 마스터에게서도 느끼지 않았던 공포가!!
"빌어먹을… 임무 미완이다. 철수다."
그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서서히 어둠에 물들었다. 그렇게 그 누구도 모르게 한 개의 마을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졌다.
몸이 무겁다… 쉴 만한 곳을 찾아야….
엘슈는 현재 탈진 직전이었다. 옆구리는 멎음과 터짐을 반복하며 그의 시력을 계속하여 건드렸고
정신을 두들겼다. 하지만 엘슈는 쓰러질수 없었다. 여기서 쓰러지면 당하고 만다! 피할만할 곳을
찾아야한다. 대략 10분을 뛰어다닌 엘슈는 다행히 외진 동굴을 발견했다. 하늘에서는 비까지 쏟아
지기 시작해 그는 선택의 여지없이 동굴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뛰어들자마자 방어 시스템 3단계
- 최대 5단계까지. - 를 가동시켰다. 그리고 슈츠 수리모드에 들어갔고 에실리스를 망토로 감싸 바닥에
눕혔다. 서서히 떨어져가는 체온이었다. 피에 절은 천은 그리 쉽게 찢어지지 않으며 쉽게 차가워진다.
지금으로선 불을 피울 수도 없고 슈츠는 걸레가 되어 보온 장치도 쓸 수 없었다. 그는 살며시 그녀를
안았다. 차가워진 그녀의 몸이 느껴졌고 엘슈는 옆구리에 통증을 느끼며 그대로 정신의 실을 놓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