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모래(3)
페이지 정보
본문
평소와는다르게 잠에서 일찍일어난 나는 아침도 밥과 국 두가지종류로만
때우던것과도 다르게 이것저것 엄마가 요리하는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듣고 배운
실력으로 맛은없겠지만 이것저것 만들어서 TV를보며 아침을 먹고있었다.
내가 이렇게 하고있는게 학생인가? 다른사람들이보면 당연히 아니라고하겠지만...
아침먹는동안은 할일도없으니 TV채널이나 돌려가며 밥을 입속에 집어넣는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라고 할수있다.
아,생각해보니 어제 일이 문득 생각났다. 준성이녀석... 준성이녀석은
별로 겁이안나지만 준성이엄마가 조금 걱정된다. 무서운것은아니지만
오늘 학교에와서 난장판을 벌이고 나한테 설교할것을 생각하니 오금이
저려온다. 교육부에서 일하는 엄마의 아들이 사립학교의 양아치라....
참 재미있는 집안이다. 어쨌거나 오늘일만 해결되면 앞으로 남은
내 중3생활이 편안해지니 실수없이 처리하는게 최고다. 하지만 모든일은
나혼자 할수없는것. 방금 충전이 다된 핸드폰을 열고 우진이에게 전화를걸었다.
[뚜루루루루...뚜루루루....]
"여보세요?"
"우진. 나다 현묵."
"아침부터 뭔데그래? 할애기있으면 학교에서 하자구. 그럼 끊는다."
"기다려!!"
"뭔데?"
"어제 준성이때문에 그래."
"뭐.. 개네 엄마?"
"족집게네.. 오늘 일만 잘넘어가면 문제가 없단말이야. 그러니까 나좀 도와주라."
"간단한거면 해줄게."
"오늘 방송반애들한테 돈 조금만먹여서 준성이네엄마가 반으로 들어오는 동시에
해영이가 MP3에 녹음했던거있잖아 그거하고 저번에 전교돌아다니면서
준성이가 애들한테 얼마나 뜯었나 녹음했던거있지? 내가 핸드폰으로 신호보내면 그때
바로 틀어. 이번에 나 도와주면 끝나고 피자한판 무조건 간다. 그리고 니가 방송부애들한테
먹인 약값도 내가 주고."
"그정도면 도와줄게."
"땡큐~"
우진이와의 협상이끝나고 예일이와 해영이 명환이를 비롯한 나와 꽤 친분이 두터운녀석들에게
전화를 한통씩해서 나를 도와줄것을 부탁했다. 우진이녀석과는 다르게 이녀석들은 천성이
착한지 전부 무료로 도와주겠단다. 이런게 바로 친구인데말이야... 우진이녀석은 돈독만
잔뜩들어서... 어? 전화하다보니 벌써 학교갈시간이네? 오늘 학교에서 장난판이일어날것을
각오하고! 긴장의끈을 풀지말자.
학교에 도착하자 반으로 들어가기전에 잠깐 3학년8반에 들렀을때 역시나... 준성이놈은
반에없고 그녀석을 쫓아다니던.. 그러니까 어제 나한테 총으로 신나게 맞았던놈들만
있다. 그런데 이녀석들... 날 보자마자 하던애기멈추고 무슨 괴물이라도 본거마냥
잔뜩 겁먹어서 자기 자리로 되돌아간다. 그럴것까지는 없는데... 그게 그렇게 아픈가?
반에 들어갔더니 우진이가 나를 기다리고있었는지 내자리에 앉아 다리를 내 책상위에 올려놓고있었다.
나쁜녀석...
"얼래? 너 내자리앉아서 뭐하냐?"
"알려주려고."
"뭐가?"
"방송반애들한테 약 다 쳐놨다고. 근데 예일이나 해영이같은애들한테는 뭐하러 애기했냐?
둘이서 해결해도 될것을."
"방송실로 들어가는 사람을 막아야할거아냐. 방송실하고 교무실하고 같이 붙어있으니까
방송반애들이 갑자기 다나오면은 선생들도 궁금해할거고 너혼자 방송실들어가면 거기
왜들어가냐며 너 혼낼거아냐? 그러니까 니가 방송실들어가자마자 친구들이 방송실을
막아버리는거지. 어쨌거나 내가 좀 친한애들한테는 다 애기해놨으니까 준성이네 엄마가
우리반으로 들어오는대로 너희가 방송실을 잠~깐 장악하면 그만이야."
"알았어. 그런데 개네엄마가 반으로 올까?"
"지가 여기로 안오면 어디로 올건데?"
"앗.. 담임왔다."
교실문이 열리는소리가 나며 담임선생이들어왔다. 그런데 표정이 어째 뭔가 아니다. 약간 긴장
돼있는것같기도하고... 평소에 대충이던 선생이 저러면 내가 더불안하다 대체 뭔일일까?
"선생님~ 얼굴이 왜그래요? 벌레라도 씹은표정을지으시고서는."
"별거 아냐. 그러면 알려줄것만 알려주고 바로 나갈게. 1교시끝나고나서 학교건물 바로 옆에있는
대강당있지? 거기로 모두 집합해라. 그럼 전달사항 끝. 나 간다~
별거 아니라는데 표정이 왜저러지? 한참이나 생각하던중에 담임이 지나가면서 나에게 귓속말을했다.
"준성이네엄마오셨다.게다가 아버지까지 갑자기 교무실로 들이닥치더니 너 당장 퇴학시키지않으면
이 학교를 문닫아버리라고 소리질러대길래 우선은 니애기도 들어보자고 내가 말해서 1교시끝나고 대강당에서
애기할 기회가 있으니까 그때 니가 하고싶은말을 해봐."
헉? 아빠? 엄마는 그렇다쳐도 아빠가 학교에는 왜오는거야? 오늘은 평일인데.. 직장을 안나갈리가....
어쨌거나 큰일났네.. 으으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아무런 소리도 귀에 들어오지않던 1교시가 끝났고 전교생 모두가 대강당으로 향했다.
아...일이 엄청커졌네...
대강당에 들어서자 좌석이 모두 배치되어있었고 모두들 친한친구들끼리앉아서 이야기를 하고있었고
우진이와 친구들을 봤을때에는 대강당에 없었다. 빠른녀석들... 제발 나를 도와다오~
강당의 웅성거림이 계속되자 수학선생이나와서 아이들을 진정시키고나서 선생들이 우리들을 둘러쌓았다.
보나마나 애기하는애들을 잡아내려하는거겠지...
강당 한 구석에는 교장,교감밑 학생부장까지 와있었다. 아.. 진짜 제대로 걸렸네..
잠시후에 강당위로 꽤 나이있어보이는 여자가 올라왔다. 교장선생님도아니고... 역시나 준성이네엄마
약간뒤에앉아있는 남자는 분명히 아빠겠지? 하여튼 그여자가 올라오자 준성이네엄마는 단도직입적으로 바로
말했다.
"홍익중학교 여러분! 수업중에 본의아닌일을 만들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일하고있는 사람으로서,
또한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이번일을 절대로 그냥 넘어갈수가없기에 수업중에 여러분들을 이곳에 초청했습니다.
어제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홍익중학교3학년8반에 제 아들이며,재학중인 박준성군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지금 집에서 앓아누워있습니다. 지금 제 아이는, 어제있던 충격으로인해서 등교거부반응을 나타내고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제 박준성군을 폭행한 학생이 임현묵군이라는것을 알게되었고 저는 그 학생에게 퇴학을요청하는바입니다!"
전교생 모두가 술렁거렸고 3학년에서 나를 아는녀석들은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그리고 그들이 나를 쳐다보자 전교생
모두,선생들까지 나만을 쳐다보았다. 아...이런 따가운시선들... 빨리 이 위기를 모면해야한다. 그리고 이 위기를
모면하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난다음 교탁으로 향하자 교탁앞에 바로 갈때까지 그들의 시선은 나만을바라보고있었다.
교탁에 다가서자 준성이의어머니가 나를 원망하는눈으로 쳐다보았고 조금 뒤에 앉아있는 준성이의아버지는
주먹을쥐고 나를 죽일듯이 쳐다보고있었다. 이거 은근히 무섭다. 잘못말했다가는 여기서 뼈도 못추리겠는데?
우선은.. 마이크를잡고 크게 말했다
"좋아요! 알았어요! 내가 바로 어제 박준성하고 그 꼬붕들 그렇게 만들어놓은게 접니다."
내말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날 노려보고있던 준성이의 아빠가 나한테 다가오더니 내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퍽'
엄청아프다...그런데 여기서 끝이아니라 정신을 차릴때쯤에는 그의발이 내몸을 밀어 넘어뜨렸다.
우씨..교복까지 신발자국이 찍혀서 엄청 더러워졌다. 담임선생이 그를 붙잡아 데려가지않았으면 난 아마시체였을거다.
"야이새끼야. 니가 뭔데 우리 아들을 그딴식으로 만들어놔? 너 부모가 누구냐? 니네 부모가 누군데 이따위로
가정교육을 시켜놨냐?"
턱을 어루만지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턱 엄청 아프다.. 그나저나 준성이네아빠 진짜 준성이하고똑같다.
앞뒤안가리고 열받으면 주먹부터날리는... 저런 성격으로 어떻게 성공했을까? 턱을 어루만지며
교탁에 섰을때에는 학생들 모두가 놀라서 입을 다물줄몰랐다.
"선생님 잠깐만요 준성이아버지 그냥 여기있게 해주세요. 제 변명을 들어주셔야죠. 그냥 저만 안때리게 해주시면되요."
여기 700명이나되는 학생들이보고있으니까요. 어쨌거나 저는 제 변명을 계속하겠습니다.
제 변명은 지금 강당에있는 스피커가 대신 해줄겁니다."
나는 핸드폰을 열어 우진이에게 전화했다.
"현묵이냐?"
"당연하지. 방송해라."
"오케이"
잠시후 스피커에서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렸다.
"야이 씨발새꺄. 누가 그따위돈주랬어? 너 지금 나 일부러 엿먹일라고한거지? 너 일루와봐. 너 오늘죽었어."
"아직 소년원 안들어갔냐? 위조지폐사용하다가 적발시에는 징역으로 알고있는데... 너희 부모님이 돈깨나 퍼부으셨겠다?"
'후우웅.'
나는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올때에 나오는 소리들을 모두 설명했다
[이거는 준성이가 각목을 휘두르는소리입니다.]
'핑'
[이거는 제가 방어도구를꺼내는소리구요]
"나 말썽피우고 싶지 않거든? 할려면 계속해. 니눈에다가 총알을 꽂아줄테니까 16살되서부터 장님되면 안되잖아. 응?"
"쏠라면 쏴봐 씨발놈아. 멀쩡한사람 장님만들어놓고 니가 멀쩡할거같아?"
"야! 이새끼 쫄았어. 조져!"
"니가 나를 걸레로만들든 병신으로만들든 상관은없지만 니가 지금 한말 '나를 공격했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그렇게되면 니들이 먼저 나를 때렸으니까 나는 정당방위로 니들 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미친놈..."
'핑,핑,핑'
[이소리는 제가 준성이친구들을 쏘는 소리입니다]
"으아악! 그만해! 잘못했어! 다시는 이런짓안할테니까 제발 살려줘!"
"쩝.. 정말 귀찮다 니들도 강한놈앞에선 이렇게 비열해지니... 빨랑 꺼져."
"준성아~ 이걸 어쩌냐? 니 똘마니라는애들이 대장남겨두고 모두 도망가버렸네?
책임은 대장한테 있다는걸까?? 어쨌든 모든 책임은 대장이 지는거겠지?
옛날 군대에서는 병사들은 살려두고 사령관만 처형했다고 하던데~ 똑같이 해볼까?"
"미친새끼."
"그게 죽기전 마지막 할말이야? 그러면 이제 내가 말할게. 군대에서는 총살형을할때에
뒤통수에다가 총알을 박아준데. 내가 똑같이 해줄게."
"얼마든지 쏴봐라 그따위 애들 장난감총. 어쨌든 니가 날 쏘든 말든 내일 아침에 우리엄마가 학교에와서
너를 당장 퇴학시킬테니까 그런줄알어."
'핑'
[이거는 제가 준성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쏜겁니다]
장내는 몹시나 술렁거렸고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또한 이것을 믿을수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저게 우리 아들일리가없어! 저거는 합성으로도 가능한거라고! 다른증거 대봐! 난 저딴거 안믿어!"
준성이아버지나 어머니 모두 도저히 못믿겠다는듯이 말한다.. 사실인데... 내가 뭐라고 말하려는순간
또한번 스피커가 시끄러워지더니 또다시 방송이나왔다. 해영이목소리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들은 홍익중학교에서 일어나고있는 일들을 인터뷰하기위해 전교생들을 취재하고있습니다.
먼저 3학년6반에 재학중인 임현묵군의짝 혜진양의 말씀을 들어보시겠습니다. 혜진양? 지금까지 3년동안
준성이에게 얼마나 빼앗기셨죠?"
"10만원정도는 됐을거에요..."
"감사합니다~"
"자, 이번엔 1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에게 물어보겠습니다. 3학년에 박준성이라는 학생을 아세요?"
"알고있어요. 그 형한테올해동안 저한테 돈 7만원 뺏어갔어요. 제친구들도 그랬구요."
"감사합니다~"
"얼마나 빼앗기셨죠?"
"5만원이요"
"3만원이요"
"9만원이요"
모든 방송이 끝날때쯤에는 한번 더 해영이가 나왔다.
"지금까지 준성군이 3년동안 빼앗은돈이 총 합산해서 2700여만원이라는 엄청난돈을 학생들에게 갈취해왔습니다.
이것으로 저 정해영과 수고해준 예일이와 명환이 그외 친구여러분들께 수고의 박수 부탁드리구요.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답해주신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리며 이것으로 기자 정해영의 리포트도 끝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훗..해영이녀석.... 엄청 철저하게 해놨나보다. 그런데 2700만원?? 정말 엄청난돈이다.
천만단위의 돈을 갈취했으면...도저히 학교에서 끝날일은 아닌것같다. 나는 그들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못했으며 준성이의어머니는 주저앉아 울고있었다. 하긴 당연히 그래야지. 교육부에서 한자리 꿰차고
앉은엄마의 아들이 학교에서 2700여만원이나 뜯은 성적을 가지고있는 아들을 가지고있었다는게 못믿겨졌을테니까. 그의 아버지는
고개를 숙인채 들지도 못했다. 후우....퇴학은 면했다..
진정을하지못해 어쩔줄을몰라하는 준성이의 부모님이 선생님들에 의해서
밖으로 나가게되자 교장선생님이 강당에 올라서서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에.... 홍익중학교에서 이러한 금품갈취의 행위등이 있었다는것이
안타까울따름이고 저희 선생들도 이러한 범죄를 미리 알지못하고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것에대해 상당히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있습니다.
해서.... 지금 방송에서 나온것처럼 빼앗겼던 돈들은 준성군부모님께
받아놓을테니 학생부실에와서 한사람씩 다시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박준성의문제는 학교에서 따로 지도를 할테니 이일에대해서는
다른말씀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이상입니다."
우진이녀석이 언제 강당으로 왔는지 박수를 쳐주었고 이어 전교생 모두가 박수를 쳐주었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이 조금 아프다. 나쁜녀석이지만 친구를 내손으로 학창시절을죽였다는점과 친구만 죽을줄알았는데 그의 집안이 단 오늘 강당에서의 시간,
45분만에 모두 박살이났으니말이다.
내가 담임선생을 쳐다보았을때에는 그는 어이없다는듯이 쳐다보며 슬그머니 엄지손가락을 올려주었다.
다른선생들도 어이없다는듯이 교무실로 들어갔고 2교시가 끝나는 빅벤소리가 들리자 전교생 모두가 각자의 반으로
돌아갔다. 웬지 이럴때에는 학교를 땡땡이치고 밖으로나가서 오늘의 승리를 자축하고싶지만... 그러고 싶지만...
학생이기에..학생이기에.... 모든것은 6교시가 끝나야 가능한일... 6교시가 왜이리도 기다려지냐.. 평소에는
죽을것같았는데 웬지 기다려진다.
때우던것과도 다르게 이것저것 엄마가 요리하는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듣고 배운
실력으로 맛은없겠지만 이것저것 만들어서 TV를보며 아침을 먹고있었다.
내가 이렇게 하고있는게 학생인가? 다른사람들이보면 당연히 아니라고하겠지만...
아침먹는동안은 할일도없으니 TV채널이나 돌려가며 밥을 입속에 집어넣는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라고 할수있다.
아,생각해보니 어제 일이 문득 생각났다. 준성이녀석... 준성이녀석은
별로 겁이안나지만 준성이엄마가 조금 걱정된다. 무서운것은아니지만
오늘 학교에와서 난장판을 벌이고 나한테 설교할것을 생각하니 오금이
저려온다. 교육부에서 일하는 엄마의 아들이 사립학교의 양아치라....
참 재미있는 집안이다. 어쨌거나 오늘일만 해결되면 앞으로 남은
내 중3생활이 편안해지니 실수없이 처리하는게 최고다. 하지만 모든일은
나혼자 할수없는것. 방금 충전이 다된 핸드폰을 열고 우진이에게 전화를걸었다.
[뚜루루루루...뚜루루루....]
"여보세요?"
"우진. 나다 현묵."
"아침부터 뭔데그래? 할애기있으면 학교에서 하자구. 그럼 끊는다."
"기다려!!"
"뭔데?"
"어제 준성이때문에 그래."
"뭐.. 개네 엄마?"
"족집게네.. 오늘 일만 잘넘어가면 문제가 없단말이야. 그러니까 나좀 도와주라."
"간단한거면 해줄게."
"오늘 방송반애들한테 돈 조금만먹여서 준성이네엄마가 반으로 들어오는 동시에
해영이가 MP3에 녹음했던거있잖아 그거하고 저번에 전교돌아다니면서
준성이가 애들한테 얼마나 뜯었나 녹음했던거있지? 내가 핸드폰으로 신호보내면 그때
바로 틀어. 이번에 나 도와주면 끝나고 피자한판 무조건 간다. 그리고 니가 방송부애들한테
먹인 약값도 내가 주고."
"그정도면 도와줄게."
"땡큐~"
우진이와의 협상이끝나고 예일이와 해영이 명환이를 비롯한 나와 꽤 친분이 두터운녀석들에게
전화를 한통씩해서 나를 도와줄것을 부탁했다. 우진이녀석과는 다르게 이녀석들은 천성이
착한지 전부 무료로 도와주겠단다. 이런게 바로 친구인데말이야... 우진이녀석은 돈독만
잔뜩들어서... 어? 전화하다보니 벌써 학교갈시간이네? 오늘 학교에서 장난판이일어날것을
각오하고! 긴장의끈을 풀지말자.
학교에 도착하자 반으로 들어가기전에 잠깐 3학년8반에 들렀을때 역시나... 준성이놈은
반에없고 그녀석을 쫓아다니던.. 그러니까 어제 나한테 총으로 신나게 맞았던놈들만
있다. 그런데 이녀석들... 날 보자마자 하던애기멈추고 무슨 괴물이라도 본거마냥
잔뜩 겁먹어서 자기 자리로 되돌아간다. 그럴것까지는 없는데... 그게 그렇게 아픈가?
반에 들어갔더니 우진이가 나를 기다리고있었는지 내자리에 앉아 다리를 내 책상위에 올려놓고있었다.
나쁜녀석...
"얼래? 너 내자리앉아서 뭐하냐?"
"알려주려고."
"뭐가?"
"방송반애들한테 약 다 쳐놨다고. 근데 예일이나 해영이같은애들한테는 뭐하러 애기했냐?
둘이서 해결해도 될것을."
"방송실로 들어가는 사람을 막아야할거아냐. 방송실하고 교무실하고 같이 붙어있으니까
방송반애들이 갑자기 다나오면은 선생들도 궁금해할거고 너혼자 방송실들어가면 거기
왜들어가냐며 너 혼낼거아냐? 그러니까 니가 방송실들어가자마자 친구들이 방송실을
막아버리는거지. 어쨌거나 내가 좀 친한애들한테는 다 애기해놨으니까 준성이네 엄마가
우리반으로 들어오는대로 너희가 방송실을 잠~깐 장악하면 그만이야."
"알았어. 그런데 개네엄마가 반으로 올까?"
"지가 여기로 안오면 어디로 올건데?"
"앗.. 담임왔다."
교실문이 열리는소리가 나며 담임선생이들어왔다. 그런데 표정이 어째 뭔가 아니다. 약간 긴장
돼있는것같기도하고... 평소에 대충이던 선생이 저러면 내가 더불안하다 대체 뭔일일까?
"선생님~ 얼굴이 왜그래요? 벌레라도 씹은표정을지으시고서는."
"별거 아냐. 그러면 알려줄것만 알려주고 바로 나갈게. 1교시끝나고나서 학교건물 바로 옆에있는
대강당있지? 거기로 모두 집합해라. 그럼 전달사항 끝. 나 간다~
별거 아니라는데 표정이 왜저러지? 한참이나 생각하던중에 담임이 지나가면서 나에게 귓속말을했다.
"준성이네엄마오셨다.게다가 아버지까지 갑자기 교무실로 들이닥치더니 너 당장 퇴학시키지않으면
이 학교를 문닫아버리라고 소리질러대길래 우선은 니애기도 들어보자고 내가 말해서 1교시끝나고 대강당에서
애기할 기회가 있으니까 그때 니가 하고싶은말을 해봐."
헉? 아빠? 엄마는 그렇다쳐도 아빠가 학교에는 왜오는거야? 오늘은 평일인데.. 직장을 안나갈리가....
어쨌거나 큰일났네.. 으으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아무런 소리도 귀에 들어오지않던 1교시가 끝났고 전교생 모두가 대강당으로 향했다.
아...일이 엄청커졌네...
대강당에 들어서자 좌석이 모두 배치되어있었고 모두들 친한친구들끼리앉아서 이야기를 하고있었고
우진이와 친구들을 봤을때에는 대강당에 없었다. 빠른녀석들... 제발 나를 도와다오~
강당의 웅성거림이 계속되자 수학선생이나와서 아이들을 진정시키고나서 선생들이 우리들을 둘러쌓았다.
보나마나 애기하는애들을 잡아내려하는거겠지...
강당 한 구석에는 교장,교감밑 학생부장까지 와있었다. 아.. 진짜 제대로 걸렸네..
잠시후에 강당위로 꽤 나이있어보이는 여자가 올라왔다. 교장선생님도아니고... 역시나 준성이네엄마
약간뒤에앉아있는 남자는 분명히 아빠겠지? 하여튼 그여자가 올라오자 준성이네엄마는 단도직입적으로 바로
말했다.
"홍익중학교 여러분! 수업중에 본의아닌일을 만들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일하고있는 사람으로서,
또한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이번일을 절대로 그냥 넘어갈수가없기에 수업중에 여러분들을 이곳에 초청했습니다.
어제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홍익중학교3학년8반에 제 아들이며,재학중인 박준성군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지금 집에서 앓아누워있습니다. 지금 제 아이는, 어제있던 충격으로인해서 등교거부반응을 나타내고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제 박준성군을 폭행한 학생이 임현묵군이라는것을 알게되었고 저는 그 학생에게 퇴학을요청하는바입니다!"
전교생 모두가 술렁거렸고 3학년에서 나를 아는녀석들은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그리고 그들이 나를 쳐다보자 전교생
모두,선생들까지 나만을 쳐다보았다. 아...이런 따가운시선들... 빨리 이 위기를 모면해야한다. 그리고 이 위기를
모면하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난다음 교탁으로 향하자 교탁앞에 바로 갈때까지 그들의 시선은 나만을바라보고있었다.
교탁에 다가서자 준성이의어머니가 나를 원망하는눈으로 쳐다보았고 조금 뒤에 앉아있는 준성이의아버지는
주먹을쥐고 나를 죽일듯이 쳐다보고있었다. 이거 은근히 무섭다. 잘못말했다가는 여기서 뼈도 못추리겠는데?
우선은.. 마이크를잡고 크게 말했다
"좋아요! 알았어요! 내가 바로 어제 박준성하고 그 꼬붕들 그렇게 만들어놓은게 접니다."
내말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날 노려보고있던 준성이의 아빠가 나한테 다가오더니 내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퍽'
엄청아프다...그런데 여기서 끝이아니라 정신을 차릴때쯤에는 그의발이 내몸을 밀어 넘어뜨렸다.
우씨..교복까지 신발자국이 찍혀서 엄청 더러워졌다. 담임선생이 그를 붙잡아 데려가지않았으면 난 아마시체였을거다.
"야이새끼야. 니가 뭔데 우리 아들을 그딴식으로 만들어놔? 너 부모가 누구냐? 니네 부모가 누군데 이따위로
가정교육을 시켜놨냐?"
턱을 어루만지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턱 엄청 아프다.. 그나저나 준성이네아빠 진짜 준성이하고똑같다.
앞뒤안가리고 열받으면 주먹부터날리는... 저런 성격으로 어떻게 성공했을까? 턱을 어루만지며
교탁에 섰을때에는 학생들 모두가 놀라서 입을 다물줄몰랐다.
"선생님 잠깐만요 준성이아버지 그냥 여기있게 해주세요. 제 변명을 들어주셔야죠. 그냥 저만 안때리게 해주시면되요."
여기 700명이나되는 학생들이보고있으니까요. 어쨌거나 저는 제 변명을 계속하겠습니다.
제 변명은 지금 강당에있는 스피커가 대신 해줄겁니다."
나는 핸드폰을 열어 우진이에게 전화했다.
"현묵이냐?"
"당연하지. 방송해라."
"오케이"
잠시후 스피커에서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렸다.
"야이 씨발새꺄. 누가 그따위돈주랬어? 너 지금 나 일부러 엿먹일라고한거지? 너 일루와봐. 너 오늘죽었어."
"아직 소년원 안들어갔냐? 위조지폐사용하다가 적발시에는 징역으로 알고있는데... 너희 부모님이 돈깨나 퍼부으셨겠다?"
'후우웅.'
나는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올때에 나오는 소리들을 모두 설명했다
[이거는 준성이가 각목을 휘두르는소리입니다.]
'핑'
[이거는 제가 방어도구를꺼내는소리구요]
"나 말썽피우고 싶지 않거든? 할려면 계속해. 니눈에다가 총알을 꽂아줄테니까 16살되서부터 장님되면 안되잖아. 응?"
"쏠라면 쏴봐 씨발놈아. 멀쩡한사람 장님만들어놓고 니가 멀쩡할거같아?"
"야! 이새끼 쫄았어. 조져!"
"니가 나를 걸레로만들든 병신으로만들든 상관은없지만 니가 지금 한말 '나를 공격했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그렇게되면 니들이 먼저 나를 때렸으니까 나는 정당방위로 니들 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미친놈..."
'핑,핑,핑'
[이소리는 제가 준성이친구들을 쏘는 소리입니다]
"으아악! 그만해! 잘못했어! 다시는 이런짓안할테니까 제발 살려줘!"
"쩝.. 정말 귀찮다 니들도 강한놈앞에선 이렇게 비열해지니... 빨랑 꺼져."
"준성아~ 이걸 어쩌냐? 니 똘마니라는애들이 대장남겨두고 모두 도망가버렸네?
책임은 대장한테 있다는걸까?? 어쨌든 모든 책임은 대장이 지는거겠지?
옛날 군대에서는 병사들은 살려두고 사령관만 처형했다고 하던데~ 똑같이 해볼까?"
"미친새끼."
"그게 죽기전 마지막 할말이야? 그러면 이제 내가 말할게. 군대에서는 총살형을할때에
뒤통수에다가 총알을 박아준데. 내가 똑같이 해줄게."
"얼마든지 쏴봐라 그따위 애들 장난감총. 어쨌든 니가 날 쏘든 말든 내일 아침에 우리엄마가 학교에와서
너를 당장 퇴학시킬테니까 그런줄알어."
'핑'
[이거는 제가 준성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쏜겁니다]
장내는 몹시나 술렁거렸고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또한 이것을 믿을수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저게 우리 아들일리가없어! 저거는 합성으로도 가능한거라고! 다른증거 대봐! 난 저딴거 안믿어!"
준성이아버지나 어머니 모두 도저히 못믿겠다는듯이 말한다.. 사실인데... 내가 뭐라고 말하려는순간
또한번 스피커가 시끄러워지더니 또다시 방송이나왔다. 해영이목소리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들은 홍익중학교에서 일어나고있는 일들을 인터뷰하기위해 전교생들을 취재하고있습니다.
먼저 3학년6반에 재학중인 임현묵군의짝 혜진양의 말씀을 들어보시겠습니다. 혜진양? 지금까지 3년동안
준성이에게 얼마나 빼앗기셨죠?"
"10만원정도는 됐을거에요..."
"감사합니다~"
"자, 이번엔 1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에게 물어보겠습니다. 3학년에 박준성이라는 학생을 아세요?"
"알고있어요. 그 형한테올해동안 저한테 돈 7만원 뺏어갔어요. 제친구들도 그랬구요."
"감사합니다~"
"얼마나 빼앗기셨죠?"
"5만원이요"
"3만원이요"
"9만원이요"
모든 방송이 끝날때쯤에는 한번 더 해영이가 나왔다.
"지금까지 준성군이 3년동안 빼앗은돈이 총 합산해서 2700여만원이라는 엄청난돈을 학생들에게 갈취해왔습니다.
이것으로 저 정해영과 수고해준 예일이와 명환이 그외 친구여러분들께 수고의 박수 부탁드리구요.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답해주신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리며 이것으로 기자 정해영의 리포트도 끝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훗..해영이녀석.... 엄청 철저하게 해놨나보다. 그런데 2700만원?? 정말 엄청난돈이다.
천만단위의 돈을 갈취했으면...도저히 학교에서 끝날일은 아닌것같다. 나는 그들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못했으며 준성이의어머니는 주저앉아 울고있었다. 하긴 당연히 그래야지. 교육부에서 한자리 꿰차고
앉은엄마의 아들이 학교에서 2700여만원이나 뜯은 성적을 가지고있는 아들을 가지고있었다는게 못믿겨졌을테니까. 그의 아버지는
고개를 숙인채 들지도 못했다. 후우....퇴학은 면했다..
진정을하지못해 어쩔줄을몰라하는 준성이의 부모님이 선생님들에 의해서
밖으로 나가게되자 교장선생님이 강당에 올라서서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에.... 홍익중학교에서 이러한 금품갈취의 행위등이 있었다는것이
안타까울따름이고 저희 선생들도 이러한 범죄를 미리 알지못하고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것에대해 상당히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있습니다.
해서.... 지금 방송에서 나온것처럼 빼앗겼던 돈들은 준성군부모님께
받아놓을테니 학생부실에와서 한사람씩 다시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박준성의문제는 학교에서 따로 지도를 할테니 이일에대해서는
다른말씀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이상입니다."
우진이녀석이 언제 강당으로 왔는지 박수를 쳐주었고 이어 전교생 모두가 박수를 쳐주었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이 조금 아프다. 나쁜녀석이지만 친구를 내손으로 학창시절을죽였다는점과 친구만 죽을줄알았는데 그의 집안이 단 오늘 강당에서의 시간,
45분만에 모두 박살이났으니말이다.
내가 담임선생을 쳐다보았을때에는 그는 어이없다는듯이 쳐다보며 슬그머니 엄지손가락을 올려주었다.
다른선생들도 어이없다는듯이 교무실로 들어갔고 2교시가 끝나는 빅벤소리가 들리자 전교생 모두가 각자의 반으로
돌아갔다. 웬지 이럴때에는 학교를 땡땡이치고 밖으로나가서 오늘의 승리를 자축하고싶지만... 그러고 싶지만...
학생이기에..학생이기에.... 모든것은 6교시가 끝나야 가능한일... 6교시가 왜이리도 기다려지냐.. 평소에는
죽을것같았는데 웬지 기다려진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