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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고수 사지절단사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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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체를 유기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여 일일이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그저 인적 드문길에 파묻는것부터, 잘게 토막을 쳐 강물의 푸르름을 느끼게 해줄수도 있고, 독한놈들은 인육을 발라내어 만두속에 섞고 뼈는 고아 해장국을 끓인다던가 그정도 까지 할 자신이 없는놈들은 그냥 개먹이로 주기도 한다.

차마 그정도까지 하지는 않더라도, 강호에서 칼부림이 나서 죽는 인물중 상당수는 어찌됬든 실종이나 병사 처리되기 마련이다. 세인들이 누가 누구에게 칼침맞아 뒤졌다...라던지 어느놈이 어느놈 죽였다고 다 알더라도 관부에게는 서로 입을 맞추기로 불문율이 협의 되어있는 것이다. 

관부는 살인을 용납할수 없으니까.

아무리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살인을 민간인이 저지르는걸 보고 있을수는 없다. 사실 관부는 피지배민에게 동반자라기 보다는 억압자에 가까운 쪽이고,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살인은 지배하고 억눌러야 할 대상이 폭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일이 그렇게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지라 가끔 시체들이 발견되기도 한다만, 그래도 대부분 멀고 사람이 드문곳이나, 살인정도는 별것도 아니게 된 빈민가에서나 발견된다. 그정도라면 포쾌 한두명이 가서 애꿎은놈 몇 잡아가던가, 칼맞아 죽은 놈을 병으로 죽었다고 처리하는정도로 수습이 된다.

관부는 살인을 용납할수 없지만, 관인이 곧 관부인가?

만화량은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점에서 이번에 일을 벌인놈은 단단히 미친놈이었다. 물론 소문내기는 좋을 것이다. 명문 정파중 하나라는 화산파의 17대 정식제자로서, 그중에서도 기대주로 손꼽히고 있던 유상진이 팔다리를 모두 잘린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것도 관아 바로 앞에서. 그 관아 앞에서 덕분에 온중원에 퍼지고도 남으리라.

일단 관부는 도저히 이번 일에 손을 뗄수 없게 되었다. 화산파도 자체 조사를 벌인답시고 17대와 18대 제자들을 파견할수 없어졌다. 어쨌든 관부에서 모른척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화산파가 할수있는 것은 철저한 조사를 관에 요구하는 것 밖에 없다. 화산파가 큰 위치를 차지하는 무림맹도 압력을 가해 올것이고, 복건 성주도, 담당 지부대인도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만화량의 상관인 장 추관(推官) 그러니까 장경 추관도 진급이 걸리게 된 상황이니 가만 있지는 않을것이고.

“...그래서 내게 맡기는건가.”

“예! 만포두님의 신묘막측한 추리력과 과감한 행동력이 아니라면 누가 감히 이 사건을 해결하겠습니까!”

엽평은 상기된 얼굴이었다. 만화량은 피식 웃었다. 해결하지 못하면 책임은 전부 그가 떠맡게 될 것이었다. 결국 관직을 쫓겨나던지, 더 재수 없으면 옥에 갇히기도 할것이고. 이미 술과 여자가 없으면 살아갈수 없게된 몸으로 관직을 벗어나면 어떻게 살지 막막했다. 살기 위해서 해결한다...라. 그가 처음 포쾌가 되었을때,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갈수 없더라도- 정말 오랜만에 전력투구 해야 하는 사건이 된 것이다.

만화량은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엽평을 바라보았다.

“이제 포쾌가 된지 몇 년 되었나. 특별히 맡았던 사건은 있고?”

“예! 1년이 약간 넘습니다. 진주에서 포쾌생활을 하다 진주 언가의 제자를 체포하여 이곳으로 전출되었죠”

“...바보군.”

무림인은 관부는 두려워 하지만 하잘 것 없는 하급 관인보다는 강하다. 그점이 관인들을 절망하게 만드는 원인이었고 무림인이 위세를 부리는 원인이다. 만화량은 쓰게 웃었다. 만화량의 엽평에게서 서류를 받아 엽평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엽평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만화량은 입을 열었다.

“이번 사건, 너도 맡아라. 나랑 같이 해야겠다.”




4.

써억, 써억.


침묵속에서 뼈를 가르는 소리만 기이하게 울려퍼진다. 잘려나간 팔다리가 두서없이 널려있고, 은은한 피비린내는 광기의 소산이다.

[그]는 그리고 거기 있었다. 사태는 얼추 그가 의도한데로 되었다. 한명의 죽음으로 네명한테는 큰 경고가 되었을 것이고, 또 한명이 죽고 나면 나머지 녀석들은 더 이상 배신하겠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한명이 어디있는지는 이미 알았다.

멍청한 것들이었다. 힘이란 것의 본질을 알지 못했던 철없는 것들. 오늘밤 그놈이 죽고나면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살려달라 할 것이다. [그]는 미소를 머금었다. 잘려나간 팔을 커다란 항아리 속에, 아니 그 안에 담긴 술속에 담가넣으며.






5.



“그러니까 죽은 것이 관부 앞은 아냐. 그렇다고 보기에는 혈흔이 너무 적지.”

깐깐한 검시관인 최노인이 입을 열었다. 죽은후 시체에 나타나는 점인 시반등을 고려해 볼때 죽은 시각은 오늘 새벽쯤. 격심한 운동량을 가지고 있으나 검등을 사용하여 격투를 벌인 것은 아니었다.

“칼 한대 맞은 것 빼고는 이상할 정도로 상처가 없으니까 말이야. 팔다리 절단면도 너무 깨끗해.”

“....뭐 그게 말이 됩니까?”

엽평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가 아는 상식으로는 절대 그런일이 있을수 없었다. 고고한 두 무인이 한수에 서로의 멱을 따는 것은 그야말로 무협지에나 나올 이야기인 것이었다. 죽은 놈이 엄청 하수라면 몰라도, 구대문파중 하나인 화산파 적전 제자라며?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야 나도 모르지. 구대문파 장문인쯤 되는놈이 죽였나...”

“독살의 가능성은 없소?”

만화량이 입을 열자 최노인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은침도 찔러봤고, 개한테 먹여도 봤고, 약도 뿌려봤는데 반응이 없어. 나왔다면 자네에게 진작 말했겠지.”

혹시나 했던 엽평의 얼굴이 구겨졌다. 누가 뭘 어떻게 했는지 하나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란 건가. 그러나 만화량은 달랐다. 묵묵히 생각하던 그는 슬슬 걸어가 피해자의 유류품이 있는데로 갔다. 최노인이 따라가자 그는 피해자가 허리에 찬 검을 가리켰다.

“손잡이에 소금기가 있는지 좀 봐주쇼.”

아, 그런수도 있었구나! 엽평의 머릿속이 환해졌다. 긴장을 했건 운동을 했건, 유상진이 상대에게 대항하려고 했었다면, 다량의 땀이 묻었을 것이다. 최노인은 주의깊게 손잡이를 살피고, 그리고 만화량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없네, 약간 남아있긴 하지만, 최소한 싸움을 하기 위해서 죽기전에 잡았던게 아냐.”

만화량은 입매를 조금 들어올렸다. 그렇다면 다음은 유상진이 “왜” 이 복건에 왔느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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