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고수 사지절단사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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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복건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이야 어떻듯, 대 도시라는 것은 차별성을 찾을수 없는 단
한가지가 있는 법이다. 사람이 많다는.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다. 이제는 격언과도 같은 한마디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음식을 원하기 때문에 식당이 있다. 버는것보다 쓰기를 더 원하기 때문에 전당포와
사채업자가 판을 치며 건실한 가족의 행복보다는 쉽게 얻을수 있고 더욱 강렬한 쾌
락을 원하기 때문에 기루와 아편상이 떼돈을 번다.
사실 음지보다는 양지의 수요가 더 많은 편이고, 확실히 시장을 장악할수 있다면야
양지로 나가 장사하는 것이 좀더 많이, 좀더 확실히 벌수 있겠지만- 음지는 음지대
로 각종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음지의 과독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단점이 있다.
물론 양지에서 불법적인 수단이 쓰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음지의
상인들이 자신들의 사업활동을 남에게 쉽게 공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것도 물으러 온자가 관원이라면.
“몇번을 말해야 알겠습니까? 저희 마방은 절대 그런 손님을 모신적 없단 말입니다”
“아 이쪽도 다 알고 온거라니까. 임마 처녀가 애배는거 봤어? 오입질 안했는데 성병
옮는거 봤냐고!”
엽평은 소리를 내질렀다. 만화량의 수사는 난항에 부딪혀 있었다. 앞에 서있는 자는
흑살 유병곤. 황귀회(恍貴會)라는 소문 짜한 흑도 조직의 똘마니부터 부두목까지
올라온 이 업계의 입신출세라고 불러도 될만한 놈이다. 흑살이라는 별호가 붙을정
도로 죽인놈이 못해도 쉰은 될것이라는 놈이었지만 감히 관부의 취조실에서 날뛰
지는 못한다. 대신 그놈은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다.
황귀회는 산하에 복건 전체를 순회하는 마방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낮에 운행하는
거야 적지만, 밤이 되면... 볼수 있는 것은 오로지 황자가 적힌 마차들 뿐이다. 별로
건전하지 못한 야바위와 폭력과 아편이 돌았다는 소문이 있지만, 그놈들을 덮쳐서
때려잡아 봐야 별로 건질게 없어서 그냥 두고 보는것인데-
성문 밖의 검문소에서 유상진의 호패를 검사 한 것이 대략 유시(酉時:오후 7~8시) 말쯤.
그리고 근처의 호떡장사에게서 황귀회의 마차를 타더란 목격 제보가 들어와 있다.
황귀회에는 그날 그날 마차를 운행하는 마부 명단과 목적지 명부가 있을터니 유상진
이 타서 어디 갔는지만 알면 수사는 급진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황귀회도 필사적이었다. 좋은곳만 운행하는게 아니라 운행지에는 붉은 등을
킨 매음굴도 있고, 아편 냄새가 진동하는 아편굴도, 그리고 거기 갔던 자가 누구인지
대충 알고 있는 마부도 있다. 한번 이야기 하는거야 쉽지만, 이런 일로 자꾸 불러내
면 회의 입장이 불리해진다. 아니 회의 입장 보다도 유병곤 자신의 입장이 난처해
지는것이지다.
“좇도 니미랄. ...아 진짜 지쳐서 못해먹겠다.”
엽평이 취조실 의자에서 먼저 늘어졌다. 좀 지위 안되는 놈이면 두들겨 패서라도 입
을 열게 할수 있었고, 그게 엽평의 방식이었지만 이놈은 너무 높은 놈이었다. 두들겨
맞을때야 아무 말도 못하겠지만 지부대인에게 선을 댈수 있는 놈인 것이다. 이미 복
건으로 쫓겨온 입장에서는 신중함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때 만화량이 씨익 웃으며
앞으로 나섰다.
이바닥에서 구른 경력만 십수년이 넘는 유병곤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공포가 어렸다.
만화량은 입을 열었다.
“집에 예쁘장한 딸이 있는 것으로 아네만. 방년 열 네 살. 맞지?”
유병곤의 눈매의 공포가 분노로 바뀌었다. 고개를 숙이고 평정심을 찾느라 애쓰
더니 다시 고개를 들고 입매를 들어올렸다.
“집안의 가족 운운 하는건 너무 고전 아뇨? 당신은 조금 있다 이러겠지. 딸의 안녕
을 위해서 입을 열어라. 안그러면 딸의 안위를 보장할수 없다.”
“글쎄.”
“상대 조직이 그런 말을 하면 조금 겁이라도 먹었겠지만 만포두 당신이 조직이 있
소, 뻔히 죽을줄 아는데 일을 저지를 똘마니가 있소까? 꽤나 화가 났지만 그저 공
갈로밖에 안들리는데.”
“그것도 글쎄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겨우 그정도로 내 입지를 흔들것 같소? 맘대로
해보쇼. 해볼 능력이 있다면 이야기지만, 덥치거나 죽일수 있다면 해보쇼. 눈하나
깜짝 안할테니. 그리고 만포두 당신도 곱게 살아갈수는 없게 될거요.”
엽평이 눈을 부라리며 유병곤의 튀어나온 턱을 후려쳤다.
“이새끼가 어디서 말대답이냐?!”
우두둑- 소리가 나며 고개가 돌아갔지만 유병곤은 눈을 부릅뜨고 만화량을 노려
보았다. 살기로 사람을 죽일수 있다면 그가 정답이 될것이다. 그러나 만화량은 졸
린듯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 살포시 웃었다.
“글쎄 추리는 좋았지만 틀렸어. 그렇지. 나도 생각이 있는데 그런짓을 하겠나.”
“잘 생각했소.”
유병곤이 답하자 마자 만화량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 끝난게 아니다.
“대신 자네 두목에게 -유 부두목의 딸에게 진정한 사랑의 갈증을 느꼈다-며 청혼할
생각인데 어떤가?”
“!!”
“나도 황귀회의 부두목이라는 장인이 나쁘지 않고, 황귀회도 나라는 후원자가 발벗
고 뛰어주면 마방만이 아니라 다른 사업으로 확장도 쉬워질테니 얼마나 좋은가? 자
네들이 지부대인에게 선을 대어놓고 있는것을 알긴 알다만 돈 쳐들이고 가끔 눈감아
주는 그런 관계라면 솔직히 딸하나 주고 더 확실한 선을 잇는게 낫지- 아암. 그렇고 말고.”
이번에 말을 있지 못하는것은 엽평이었다. 멍하니 굳어있다 무언가 말을 하려는
그를 손을 휘둘러 제지하고 다시 만화량은 득의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회주가 그래도 생각이 있다면 이런 좋은 사위를 놓치려 들지는 않을거야. 자네의
입지도 더더욱 올라갈거고. 인간으로선 내가 봐도 내가 최악이긴 하지만 말일세.
자네도 알지않나?
내가 밤일을 좀 하는 편이긴 하지만 좀 취향이 변태쪽에 가깝거든. 자네 딸이 미색이라니
나야 하는게 더욱 흥분되기야 하겠지만 아직 어린딸이 나한테 견딜수 있을지는 잘 모
르겠네. 생각만 해도 짜릿하구만!“
“아...아니 내가 그런걸 요...용납 할리가”
“걱정말게. 고통은 없을거야. 소중한 남의 딸을 죽이기야 하겠는가. 내 입맛대로 다시 교
육시키는것 뿐이지. 아. 아버지로서는 딸의 원망을 듣기야 하겠군. 뭐 어떤가. 옛말에 출
가 외인이라니 그것을 참고 하게. 참으라고. 그냥 들어. 내 제안이 어떤가? 맘에 들지? 맘
에 들지?”
“이......”
무언가 하려고 하는듯 했지만, 할수 없다. 여기는 관부다. 무슨 일이 생기는 즉시 칼과
창을 든 관병들과 포쾌들이 들이닥치리라. 유병곤은 고개를 떨구었다.
“...말하겠소.”
만화량은 뒷짐을 진체 엽평에게 눈짓했다. 조서를 받으라는 것이지만, 엽평은 혼란스
러워 하고 있었다. 죄인도 아니고 증인을 심문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는것이었나? 우
직하게 범인을 물고 늘어지긴 하지만, 그것은 범죄자에게만 한정하던 엽평은 스스로
에게 화답했다. 아직은... 두고 보자.
7.
“유상진이 사지가 절단당해 죽었다고 하오.”
어두운 골방앞은 두터운 문으로 막혀 있었다. 소식을 전한 표정 없는 사내는 문앞에
서서 문을 열려 했지만 터져나온것은 비명과도 같은 절규였다.
“문열지 마-!”
“말씀하신대로 아무도 접근할수 없게 만들었고, 이 근처에 당신이 있다는것은
아무도 모르오. 그렇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치료는 해야 하지
않겠소.”
“....때문이야,”
“자 그럼,”
“...때문이라고---!”
다시 문에 손을 대자 처절한 외침이 터져나온다. 사내는 어깨를 한번 들어올리고
느릿 느릿 빠져나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어떤일이 철심장이라 불리우던
만검방 적전제자인 이병학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사내는 곧 사라졌다. 그리고 적막에 빠진 골방 안에서 희미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윤종은 때문이야...윤종은때문이야...”
복건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이야 어떻듯, 대 도시라는 것은 차별성을 찾을수 없는 단
한가지가 있는 법이다. 사람이 많다는.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다. 이제는 격언과도 같은 한마디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음식을 원하기 때문에 식당이 있다. 버는것보다 쓰기를 더 원하기 때문에 전당포와
사채업자가 판을 치며 건실한 가족의 행복보다는 쉽게 얻을수 있고 더욱 강렬한 쾌
락을 원하기 때문에 기루와 아편상이 떼돈을 번다.
사실 음지보다는 양지의 수요가 더 많은 편이고, 확실히 시장을 장악할수 있다면야
양지로 나가 장사하는 것이 좀더 많이, 좀더 확실히 벌수 있겠지만- 음지는 음지대
로 각종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음지의 과독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단점이 있다.
물론 양지에서 불법적인 수단이 쓰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음지의
상인들이 자신들의 사업활동을 남에게 쉽게 공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것도 물으러 온자가 관원이라면.
“몇번을 말해야 알겠습니까? 저희 마방은 절대 그런 손님을 모신적 없단 말입니다”
“아 이쪽도 다 알고 온거라니까. 임마 처녀가 애배는거 봤어? 오입질 안했는데 성병
옮는거 봤냐고!”
엽평은 소리를 내질렀다. 만화량의 수사는 난항에 부딪혀 있었다. 앞에 서있는 자는
흑살 유병곤. 황귀회(恍貴會)라는 소문 짜한 흑도 조직의 똘마니부터 부두목까지
올라온 이 업계의 입신출세라고 불러도 될만한 놈이다. 흑살이라는 별호가 붙을정
도로 죽인놈이 못해도 쉰은 될것이라는 놈이었지만 감히 관부의 취조실에서 날뛰
지는 못한다. 대신 그놈은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다.
황귀회는 산하에 복건 전체를 순회하는 마방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낮에 운행하는
거야 적지만, 밤이 되면... 볼수 있는 것은 오로지 황자가 적힌 마차들 뿐이다. 별로
건전하지 못한 야바위와 폭력과 아편이 돌았다는 소문이 있지만, 그놈들을 덮쳐서
때려잡아 봐야 별로 건질게 없어서 그냥 두고 보는것인데-
성문 밖의 검문소에서 유상진의 호패를 검사 한 것이 대략 유시(酉時:오후 7~8시) 말쯤.
그리고 근처의 호떡장사에게서 황귀회의 마차를 타더란 목격 제보가 들어와 있다.
황귀회에는 그날 그날 마차를 운행하는 마부 명단과 목적지 명부가 있을터니 유상진
이 타서 어디 갔는지만 알면 수사는 급진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황귀회도 필사적이었다. 좋은곳만 운행하는게 아니라 운행지에는 붉은 등을
킨 매음굴도 있고, 아편 냄새가 진동하는 아편굴도, 그리고 거기 갔던 자가 누구인지
대충 알고 있는 마부도 있다. 한번 이야기 하는거야 쉽지만, 이런 일로 자꾸 불러내
면 회의 입장이 불리해진다. 아니 회의 입장 보다도 유병곤 자신의 입장이 난처해
지는것이지다.
“좇도 니미랄. ...아 진짜 지쳐서 못해먹겠다.”
엽평이 취조실 의자에서 먼저 늘어졌다. 좀 지위 안되는 놈이면 두들겨 패서라도 입
을 열게 할수 있었고, 그게 엽평의 방식이었지만 이놈은 너무 높은 놈이었다. 두들겨
맞을때야 아무 말도 못하겠지만 지부대인에게 선을 댈수 있는 놈인 것이다. 이미 복
건으로 쫓겨온 입장에서는 신중함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때 만화량이 씨익 웃으며
앞으로 나섰다.
이바닥에서 구른 경력만 십수년이 넘는 유병곤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공포가 어렸다.
만화량은 입을 열었다.
“집에 예쁘장한 딸이 있는 것으로 아네만. 방년 열 네 살. 맞지?”
유병곤의 눈매의 공포가 분노로 바뀌었다. 고개를 숙이고 평정심을 찾느라 애쓰
더니 다시 고개를 들고 입매를 들어올렸다.
“집안의 가족 운운 하는건 너무 고전 아뇨? 당신은 조금 있다 이러겠지. 딸의 안녕
을 위해서 입을 열어라. 안그러면 딸의 안위를 보장할수 없다.”
“글쎄.”
“상대 조직이 그런 말을 하면 조금 겁이라도 먹었겠지만 만포두 당신이 조직이 있
소, 뻔히 죽을줄 아는데 일을 저지를 똘마니가 있소까? 꽤나 화가 났지만 그저 공
갈로밖에 안들리는데.”
“그것도 글쎄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겨우 그정도로 내 입지를 흔들것 같소? 맘대로
해보쇼. 해볼 능력이 있다면 이야기지만, 덥치거나 죽일수 있다면 해보쇼. 눈하나
깜짝 안할테니. 그리고 만포두 당신도 곱게 살아갈수는 없게 될거요.”
엽평이 눈을 부라리며 유병곤의 튀어나온 턱을 후려쳤다.
“이새끼가 어디서 말대답이냐?!”
우두둑- 소리가 나며 고개가 돌아갔지만 유병곤은 눈을 부릅뜨고 만화량을 노려
보았다. 살기로 사람을 죽일수 있다면 그가 정답이 될것이다. 그러나 만화량은 졸
린듯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 살포시 웃었다.
“글쎄 추리는 좋았지만 틀렸어. 그렇지. 나도 생각이 있는데 그런짓을 하겠나.”
“잘 생각했소.”
유병곤이 답하자 마자 만화량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 끝난게 아니다.
“대신 자네 두목에게 -유 부두목의 딸에게 진정한 사랑의 갈증을 느꼈다-며 청혼할
생각인데 어떤가?”
“!!”
“나도 황귀회의 부두목이라는 장인이 나쁘지 않고, 황귀회도 나라는 후원자가 발벗
고 뛰어주면 마방만이 아니라 다른 사업으로 확장도 쉬워질테니 얼마나 좋은가? 자
네들이 지부대인에게 선을 대어놓고 있는것을 알긴 알다만 돈 쳐들이고 가끔 눈감아
주는 그런 관계라면 솔직히 딸하나 주고 더 확실한 선을 잇는게 낫지- 아암. 그렇고 말고.”
이번에 말을 있지 못하는것은 엽평이었다. 멍하니 굳어있다 무언가 말을 하려는
그를 손을 휘둘러 제지하고 다시 만화량은 득의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회주가 그래도 생각이 있다면 이런 좋은 사위를 놓치려 들지는 않을거야. 자네의
입지도 더더욱 올라갈거고. 인간으로선 내가 봐도 내가 최악이긴 하지만 말일세.
자네도 알지않나?
내가 밤일을 좀 하는 편이긴 하지만 좀 취향이 변태쪽에 가깝거든. 자네 딸이 미색이라니
나야 하는게 더욱 흥분되기야 하겠지만 아직 어린딸이 나한테 견딜수 있을지는 잘 모
르겠네. 생각만 해도 짜릿하구만!“
“아...아니 내가 그런걸 요...용납 할리가”
“걱정말게. 고통은 없을거야. 소중한 남의 딸을 죽이기야 하겠는가. 내 입맛대로 다시 교
육시키는것 뿐이지. 아. 아버지로서는 딸의 원망을 듣기야 하겠군. 뭐 어떤가. 옛말에 출
가 외인이라니 그것을 참고 하게. 참으라고. 그냥 들어. 내 제안이 어떤가? 맘에 들지? 맘
에 들지?”
“이......”
무언가 하려고 하는듯 했지만, 할수 없다. 여기는 관부다. 무슨 일이 생기는 즉시 칼과
창을 든 관병들과 포쾌들이 들이닥치리라. 유병곤은 고개를 떨구었다.
“...말하겠소.”
만화량은 뒷짐을 진체 엽평에게 눈짓했다. 조서를 받으라는 것이지만, 엽평은 혼란스
러워 하고 있었다. 죄인도 아니고 증인을 심문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는것이었나? 우
직하게 범인을 물고 늘어지긴 하지만, 그것은 범죄자에게만 한정하던 엽평은 스스로
에게 화답했다. 아직은... 두고 보자.
7.
“유상진이 사지가 절단당해 죽었다고 하오.”
어두운 골방앞은 두터운 문으로 막혀 있었다. 소식을 전한 표정 없는 사내는 문앞에
서서 문을 열려 했지만 터져나온것은 비명과도 같은 절규였다.
“문열지 마-!”
“말씀하신대로 아무도 접근할수 없게 만들었고, 이 근처에 당신이 있다는것은
아무도 모르오. 그렇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치료는 해야 하지
않겠소.”
“....때문이야,”
“자 그럼,”
“...때문이라고---!”
다시 문에 손을 대자 처절한 외침이 터져나온다. 사내는 어깨를 한번 들어올리고
느릿 느릿 빠져나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어떤일이 철심장이라 불리우던
만검방 적전제자인 이병학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사내는 곧 사라졌다. 그리고 적막에 빠진 골방 안에서 희미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윤종은 때문이야...윤종은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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