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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둠속에 있다.
우리는 어둠속에서 자문한다.

'왜 우리가 어둠속에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눈을 뜬다.
눈을 뜬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하늘 그리고 한개의 점
그 점은 점차로 커지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새 그렇다 저 점은 새. 그것도 독수리.
그것을 깨달은 순간 우리는 독수리를 시야에서 잃는다.

대신 보이는 것은 시가지에서 높이 솟은 아파트.
아파트의 크기로 보아 꽤 높은 장소에서 날고 있다.

전체적인 시내의 모습은 한적하다.
자동차 한 대, 사람 한 명의 그림자도 비춰지지 않는다.

'날고있다고?'

그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우리가 보는 것은 독수리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임을

우리는 팔, 아니 날개를 천천히 움직여 본다.
날개의 각도가 틀어진 탓에 균형이 무너져 간다.
서서히 하지만 꾸준히 우리는 지상으로 내려간다.

한 아파트 단지의 북쪽의 가로수
우리는 그곳에 내려앉는다.


그곳은 단지내에서 가장 소외된 장소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린 존재들의 집합소
[쓰래기장]
그래, 우리는 그렇게 부르고있다.

그 군체의 정상
그곳에 한 모니터가 삐딱하니 위치하고 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태고부터 있었듯이.....
종말까지 있을듯이.....

그것에 끌리는 우리는 그것을 유심히 관찰한다.

우리는 갑자기 놀란다.

그것의 화면에
화상이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파를 잡지 못했을때 보이는 노이즈.
모니터는 그 잡음으로 이뤄진 화면을을 계속적으로 보낸다.

우리는 순간 의문이 든다.

'쓰래기장 한 가운데의 모니터가 저절로 전원이 켜져, 화면을 보낼수 있는가?'

우리는 모니터로 날아가 뒷 부분의 콘센트를 확인한다.
없다.
전선이 잘려져 나가고 없다.

우리는 혼란에 쌓인다.
그 때 모니터가 가볍게 진동한다.
우리는 방금까지 앉아있던 나무의 가지로 돌아간다.

모니터의 화면이 달라지고 있다.
뭔가 말하려 하는 듯이
노이즈 섞인 화면은 여전하지만
간혹, 흑백의 영상에서 제대로된 영상까지 나타난다.
얼핏보이는 것으 사람으로 추정되는 실루엣.
그것도 사람의 앞 쪽 얼굴부분.

그는 웃고 있다.
뭔가 기대하는 듯이

화면의 노이즈는 점점 줄어가고
컬러화면이 나타나는 시간이 늘어난다.
마침내, 모니터는 컬러화면만 내보내고 있다.

우리는 그를 주시한다.
그가 반응 한다.
그는 핸드폰을 들어 그의 귀로 가져간다.
하지만 소리는 전해지지 않는다.

갑자기 모니터가 진동한다.
당황한 걸까?

곧 남자가 말을한다.

[여보세요]

모니터는 해결책을 찾은 듯 하다.
화면의 배경.
어둠만이 채워진 공간에 자막이 떠오른다.

----------------------------------------------------------------------------------
"여보세요?"

난 전화 너머로 묻는다.
전화 너머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제는 아들의 14번째 생일이었다.
반년 전부터, 선물로 신작 게임기기를 사달라고 야단이었다.
출시일은 아마 어제였을 것이다.

"아, 글쎄 잘 타일러 보라니까......"

생일선물로 사주려 했지만 출시일이라 그런지 줄은 상가 입구까지 늘어서 있었다.
몇 시간 줄서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옆 가게에서 적당한 게임기기를 사줬더니
오늘 아침엔 내 차가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갈 정도로 화를 냈다.

"그것보다 나 오늘 과장 승진 했거든? 뭐라도 좀 준비해봐? 응?"

그렇다. 2년동안 매달려온 신 상품 개발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완료됨에 따라
나는 입사 12년 만에 과장으로 승진하게 된거다.

중학교 사회 교사인 아내와 결혼하고,
지금은 고등학교 2년생인 딸과 그 동생으로 올해로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슬하에 뒀다.

"미연이도 오늘은 집에 좀 오라고 하고 현준이는 자기가 알아서 해봐..."

나는 핸드폰을 끊으며, 차에 올랐다.
차를 달려 집에 도착하자, 아내의 차가 안보인다.

"장이라도 보러 갔나...."

혼자 중얼거리며 나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다.
현관에는 운동화 한 켤레만이 자리하고 있다.
현관에 앉아 구두끈을 풀며 난 내가 집에 돌아왔음을 알렸다.

"강현준! 아빠 왔다! 이젠 얼굴도 안보는 거냐?"

등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발자국 소리가 내 등뒤에까지 다다랐을 때
난 왼편의 쓰래기통에서 상자를 발견했다.
그것은 내가 어제 아들에게 생일 선물로 준 것.
나는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몸을 뒤로 돌렸다.

"이 자식, 이제는 아버지가 아버...지.....로........안..........."

그 뒤로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배쪽에서 차가운 느낌이 든 것 같았다.
그리고 거칠게 몰려오는 뜨거움.
잠시 후 난 그것이, 이번 결혼기념일 아내에게 사준 식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를 찌른것은 나의 아들

"어......째.........서.........."

갑자기 졸립다.
시야가 점점 어두워간다.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더 이상 아무것도 색가하고 싶지않다.
흐려지는 감각에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
영상이 끝났다.
모니터는 다시 침묵한다.

하려는 말은 다 끝난 것일까?

단순히 보여주는 것만이 대화수단이며
단순히 보여주는 것만을 하지 못하고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 태어난 그것은
다시 침묵했다.

그것은 처음처럼
그 장소에 녹아들었다.

우리는 시야가 어두워지는 것을 느꼇다.

우리가 한 가지를 말할 수 있다면,
그 어둠 속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우리에겐 그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한다.

우리는 어둠속에서 태어났다.
우리는 처음부터 어둠이었다.
우리는 단지 우리가 어둠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뿐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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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下雪景님의 댓글

月下雪景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아... 드디어 저질러 버리는 군요......
뭐 1번 글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며....

추신1. 시엘....당신의 연필은 언젠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추신2. 시엘....전 무신론자입니다. 고로, 당신의 적이지요[뭐, 아득한 옛날에만 해당하겠지만 말이에요]
추신3. 그래도 시엘....당신이 얼마나 힘든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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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pi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고// 이것은.. 연필 콘테스트가 아니며.... ㅡㅡ

아무튼...

평가는 나중에.. 머엉..

시엘 씨의 라이벌..?? 응..? 머엉..

현재형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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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꾸웅.. 이분이나 저분이나.. 왜 하나 같이들 퇴마 목록에 관심들을..
그냥 적어본 것인데.. 의외로 인기가 좋아져 버리니까..
저도 모르게 진지해져만 가고 있잖...[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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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pi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퇴마 목록... 전 관심없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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