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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기만 할 정도로 눈부시게 맑은 날.. 나무 그늘은 무척이나 시원했다. 언제나 생각해왔던 모든 것이 사라진 순간.. 나는 그렇게 부서져 왔다. 언제나 그렇게 부서져 온 것이다..

 완전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남겨진 명제. 그 누구도 이 이상을 발견하지는 못했던 세상의 진리. 완전을 추구하면서도 그 완전에 의해서 망가져 버리는 생명.. 그것은 인간이다. 아무리 해도 완전에 달하지 못하면서.. 결국은 망가져 버린다.

 "휘오오오~"

 바람이 들판을 쓸고 지나간다. 간만의 신선놀음 덕택일까? 의외로 쓸때없는 생각을 잔뜩 해버리고 말았다. 손목을 들어 시침을 살펴보니 약 1시 30분경.. 오늘도.. 가봐야지..

***

 "왔니? 료스케?"

 아스카의 밝은 목소리에 멍하니 응시한 후에 곧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위험해 이거..

 "이봐! 료.스.케. 불렀는데 대답도 없이 뭘 하자는 거야!"

 아아.. 역시나 귀를 붙잡힐 줄 알았다. 언제나 위험한 줄로 알면서도 항상 같은 행동을 반복해버린다. 난 어쩌면 더 이상 망가질 곳이 없는 인형일지도. 멍하니 아스카를 바라보았다. 지금 내 얼굴은 어떨까? 내 눈은? 아스카는 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잠깐 한숨을 내 쉰다.

 "료스케. 알았다구. 알았어.. 그냥 일해."

 아스카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자신의 자리에 돌아가 버렸다. 됐으니 어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일이라는 것은 간단하다. 코어를 만들어서 그것을 완전체의 몸 속에 넣는것, 간단히 말하자면, 인형 제작사 정도이랄까? 다만 난 제작쪽에는 관심이 없고, 그 인형이 살아 움직이도록.. 마법으로 가공한 코어를 몸속에 집어넣어준다. 코어라는 것은 일종의 가상 생명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쿠아르 비스 레이."

 시동키를 외치자 코어는 밝게 빛나 올랐다. 이제 완전체의 몸을 들어서 코어를 가져다 대었다.

 "파치직!"

 강렬한 반동에 코어를 땔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이번 인형은 힘이 강력했다. 아스카가 만든 인형은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너무강하다. 그래서 약간의 마력만 있다면 코어도 없이 그 인형은 살아서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코어가 없이는 그저 인형일 뿐, 나는 다시 코어를 가공하여 힘과의 충돌을 회피하도록 만들었다.

 "파치직! 슈릉!"

 잠깐의 스파크가 일었지만, 금새 완전체 안으로 코어는 녹아들어 간다. 인형에서 손을 때고, 나는 인형을 일으켜 세웠다. 천천히 관절을 움직이는 인형.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지도 않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인형의 머리를 붙잡았다. 코어가 완전체 안에서 그 활맥을 잡아가는 동안, 계약의 인장을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사람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프리스 케일룬 사이람.."

 다시한번 시동키를 외치자 인형의 몸속부터 밝은 빛이 퍼져나온다. 모든 작업은 끝났다. 코어는 완전히 활맥을 연결시켰고, 계약의 인장도 확실하게 가동되기 시작한다. 인형은 멀뚱히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생긋 웃으면서 말한다.

 "저의 주인님?"

 "아냐."

 "그러면 누구십니까?"

 "아무것도 아닌 사람. 아스카!"

 나의 외침에 아스카가 달려왔다. 완성된 인형을 보면서 아스카는 품에 껴안아 들고서는 "꺅! 꺅!"하는 행복한 비명소리를 연신 내뱉을 뿐이었다. 뭐.. 흥미없는 일이다. 그렇게 단정지어 버리고서는 몸을 일으켜 다시 밖으로 향했다.

 "료스케.."

 "왜? 일이 남았어?"

 "응. 아냐.. 편히 쉬어."

 아스카의 말을 뒤로한채 밖으로 나왔다. 푸른 하늘이 마음에 들지 않을 정도로 시리다. 정말이지 나 자신을 모르게 할 정도로 무책임하게 넓고, 높은 저 하늘이 싫다. 그래서 일까? 나의 손에서는 붉은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다. 그 때의 이 기운.. 너무도 끔찍했던 그 영상.. 그렇다면 이제..

 "휙휙!"

 손을 털어버려 붉은 기운을 없애버렸다. 지금은 아니다. 그 날은.. 그저 과거일 뿐이다. 과거를 아는 이상.. 현재를 되풀이 할 수는 없는것.. 그것이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직접 배운 두번째 명제이다.

 그러니까.. 손대지 말아라.. 완전한 것이 없는 이 엉터리 세상을..

 하늘위로 새들이 날아가고 있다. 왜지? 왜 이렇게 답답한 거지? 화가치밀어 오른다. 저 자유로운 모습.. 죽.이.고.싶.다. 손가락을 짐승의 발톱처럼 치켜세운다. 그리고 허공을 향해서 있는 힘껏 내지른다.

 "푸슝! 콰득!?"

 날아간 붉은 기운은 새를 떨어뜨렸다. 그렇다. 이것은 엉터리다. 지독할 정도로 부서지기 쉬운 세상.. 아아.. 더 이상 생각을 가열시키면, 난 또 다시 그때의 실수를 반복할 것이다. 이제 그만.. 쉬어야 할 때가..

***

 "료스케! 료.스.케.! 일어나 줘!"

 "무슨.."

 아스카의 억지반, 폭력반으로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마악 갈색 재킷을 끝으로 옷 맵시를 정리하는 동안 아스카는 방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정신사납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종시에는 나를 이끌고 질질질 끌고가 버렸다. 도착한 곳은 들판. 나는 아스카를 바라보았다. 아스카는 씩씩거리면서 나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너.. 말야. 도데체 무슨 짓을 하는거야?"

 "왜?"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슬픈눈을 하면서.. 그런 짓을 하는거야?"

 "아.. 그 일 말인가?"

 나의 무미건조한 말투에 더욱 화가 난듯이 아스카는 나의 뺨을 후려쳤다. 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를 흔든다. 나의 고개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아스카를 쳐다보고 있다. 아스카는..

 "너무 힘들어 하잖아."

 "그래. 너무 강한 힘을 지녀서 스스로 슬퍼하고 있어. 나의 주위는 너무도 잘 부서져 버리니까."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이번에는 몸을 돌려 아스카의 곁을 떠나가려했다. 그러나 아스카는 나의 팔을 붙잡고서 외쳤다. 바보같이 제 기능을 해주지 않는 귀마저도 잘 들을 정도로.. 그러면서도 부서질 것만 같은.. 그 단어를..

 "사랑하니까.. 그러니까 나를 봐주면 안될까?"

 사랑! 그래.. 그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말이던가.. 그 말에 속아서 지금까지 부서진 것은.. 웁!

 "쿨럭!"

 큭윽.. 가슴이 울렁거린다. 심장의 고동은 점점 빨라져간다. 하얗게 가열되어가는 머릿속.. 안돼! 어디론가 분출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저 여자아이는 어떨까?

 닥쳐! 그런 쪽으로 생각하는게 아냐!

 나는 빠르게 움직여 아스카를 지나 나무둔치를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와 함께 터져나오던 마력이 그 한점을 향해서 내달렸고, 그리고.. 이윽고 거대한 충격음과 함께 나무와 지면은 세로로 갈라져 버렸다. 그러고도 한참을 울리는 지면..

 "아스카. 봤지? 나는 이런 놈이야. 터무니 없이 강한 마력을 지닌 바보. 그래서 내 주위는 부서져버려. 나 역시 그것을 부정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만둬."

 스멀스멀 다시 피어오르는 극도의 증오를 억누른채 나는 몸을 돌려 뛰어가버린다. 그리고 뒤에 남은것은 주저앉아서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아스카..
 그 후로의 기억은 없다. 다만 정신을 차린 나는 다시 손을 휘젓는다. 떨어져 내리는 붉은 핏방울.. 그리고 눈 앞에 널부러진.. 시체.. 크큭.. 부서졌다. 또 부서졌다. 부서질 때마다 나의 존재감은 사라진다. 그럼으로써 위안을 얻고 싶은 것이다. 위안을.. 존재감이 없어짐을.. 그렇게나 증오했던 그 감각을.. 나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푸슝!?"

 바닥에 쳐바른 버터같은 하얀 뇌수를 향하여 강렬한 마력을 쏘아버린다. 밀집된 마력은 마찰을 일으키고 종시에는 넘치는 힘이 과도해져서 그 사이에 부대낀 물질을 산화, 혹은 이온화시키면서 사그라져 들어간다. 나는 다시 손을 거두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또.. 이런 짓을 저질렀다. 그래.. 나조차도 망가져 버린거야. 나의 힘 때문에... 너무도 힘들어서..

 부서져도 죽지 않아... 그것이 '나'라는 정교하고도 무서운 인형...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부숴지고 또 부숴뜨리는 것이다. 너희도 나처럼 되어버리는 것이다. 너희는 부숴지면 쉼이라는 깔끔한 결말을 맞이한다지? 그런데 나는 깔끔하지가 않아서.. 그래서 이꼴이니까.. 부숴버리는 것이다..

 "쿡.."

 입가를 비집고 음침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와함께 옷에 묻어있던 뇌수, 피, 살점등이 그대로 공중에서 분해되어버린다. 그리고 이 골목을 벗어난다. 아무리 그렇다지만, 그렇지만 이런 일이 들키는 것은 곤란하니까. 나라는 인형도 어느정도의 평안함을 요구할테니까.. 웃기지 않는가? 평온함 마저 요구하는 이런 정밀한 인형이란?

***

 "끔찍하군요. 또 무차별 살인이래요."

 "이런 사건이 일어날 줄이야. 저희 딸래미는 거리에 나오는 것마저도 공포스럽다나요?"

 가게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나의 잠은 깨어져 버렸다. 다시 옷을 입고서는 갈색 재킷을 걸치고 가게로 내려갔다. 가게에는 동네 아주머니와 그리고 아스카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아스카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다. 나는 손을 들면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

 그리고 나서는 가게 문밖을 나섰다. 뒤쪽에서 아스카가 "아.."하면서 나를 멈춰 세우려고 하였지만, 깔끔하게 무시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어제처럼 맑고 푸른하늘.. 큭! 또 다시 그 증오스러운 느낌.. 그래 존재감을 없애고 잎다는 이 느낌이.. 하지만 역시나 입밖에 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왜냐고? 그러면.. 그러면.. 부숴져버릴테니까..

 힘있는 자는 복이 있나니.. 세상을 지배할 것이요..

 그래.. 그날 그 악마가 지껄인 그 말이 생각난다. 정말 싸가지 없는 녀석이었지.. 끝까지 날 저주하면서 뒈져버렸으니까..

 "료스케.. 하아.. 하아.. 하아.."

 나의 어깨를 꽉 움켜잡는 손.. 여자의 손처럼 가늘고 깨끗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손이라고 느껴지는 단 하나의 감촉.. 그것은 아스카의 손이었다. 몸을 돌려 헐떡이는 아스카를 바라봤다. 울고있는 아스카.. 어째서 우는 것일까? 나라는 인형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저 액체.. 나는 가만히 아스카가 말할때까지 기다렸다.

 "료스케.. 너.. 너.."

 "내가? 무슨 볼일이지? 아스카.."

 여전히 차가운 말투였기 때문일까? 아스카는 그대로 멈춰버렸다. 나는 그냥 아스카를 바라볼 뿐이다. 녀석은 눈물을 흘리면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스스로조차도 잔인하다고 느낄정도로 아스카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말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마.. 아스카.. 이정도의 결박도 풀지 못하면서.. 나에게 충고 따위는.."

 "이.. 이.. 바보같은 녀석이!"

 "짜아악!?"

 아스카의 손바닥이 나의 뺨을 훑어버렸다. 나의 몸은 붕 떠올라 뒤로 넘어가고 있다. 풀었다.. 그 결박을.. 사람의 내부 장기까지도 굳혀버려 죽이려고 했던 그 결박을? 나는 뒤로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아스카는.. 아스카는 울고 있다. 조금전까지와는 달리.. 슬픔과.. 그리고 사랑이라는 불완전한 감정으로..

 "앞으로는.. 날 찾아오지 말아줘.. 료스케.."

 아스카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자신의 가게로 걸어가 버렸다. 난.. 난.. 웃었다. 그래.. 이렇게 부숴져버린 느낌이다. 또 다시 부숴진 것이다. 아주 능지처참하게.. 그러면서도 간결하게.. 하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게.. 또다시.. 부숴진 것이다.. 아아! 역시 세상은 완전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부숴졌던 것이다. 나의 입가에 물리운 미소.. 가열된다. 하지만 지금은 아냐.. 천천히 풀어가는거야.. 오랫만에 돌아온 멋진 선물.. 세상을 즐기라는 말이 있잖아? 그래.. 부숴지기 쉬운 것을 느끼는거야..

***

 "저벅저벅저벅..."

 인형이 걸어간다.

 "저벅저벅저벅..."

 정교한 인형이 걸어간다.

 "저벅저벅저벅..."

 정교한 살인 인형이 걸어간다.

 "저벅저벅저벅..."

 정교한 살인 인형이.. 걸어갈 뿐이다. 그곳을 향해서.. 그곳은 어둡다. 그러면서도 차갑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비명소리는 알맞게 메아리쳐준다. 그리고 깨어부수는 맛이 절절 흐르는 곳.. 아마도 나의 힘에는 가장 알맞은 곳이다. 자아~ 도착이군. 오늘도 시작이다. 나의.. 존재감을 지워줄 자를 찾아서 해체하는 작업은..

 "또각또각.."

 어라? 누가 이미와서 기다리고 있군. 그것도 활활 타오르는 갈색빛의 눈빛을 불태우면서.. 나의 자세는 점차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손바닥을 펴며 상대방을 향한다. 간만에 해보는 싸움이랄까? 상대는 약하지 않다. 그것은 이미 피부로 느끼고 있을 정도로 확실하다. 녀석은 확실하게.. 강.하.다.

 그러니까.. 부수면 된다.

 오랫만에 가열된 힘이 하나로 모아졌다. 이거이거 의외로 불타오르는 건가? 나 말야? 자아.. 이런 시간 까지 잠들지 않고 나에게 온 아이에겐.. 큰 선물이 필요하지..

 "휘이익!"

 나의 손은 이미 환하게 빛나며 상대의 가슴을 쓸어간다. 하지만 뜯어지는 감촉은 없다. 당연하다. 그리 간단할 것 같았으면 이런짓도 않한다. 이미 몸은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몸을 앞으로 쓸어내리며 발뒤꿈치로 상대의 가슴팍을 찍는다. 역시 허공을 휘두른다. 그리고 깨어지는 보도블럭.. 곧 상대의 빠른 주먹이 날아온다. 나는 손을 뻗어 상대에게 마력을 쏟는다. 이것이야 말로 공격과 방어의 합일.. 음? 이거야 원.. 너무 감상적이군..

 "투캉!?"

 간단하잖아? 저녀석 튕겨내는군.. 그렇지 그렇지.. 싸움이란 것은 이렇게 하는거야. 내가 이렇게 말이 많아지다니.. 너 정말 대단하구나.. 하지만 이제는 끝이야. 오늘 밤은 바쁘다구.. 이 마을을.. 부숴야하니까.. 알겠어?

 부숴지는 것은.. 부숴뜨린다.. 그것이 부숴지면서도 움직이는 정교한 인형의 명제..

 "아핫!?"

 "놀랐지?"

 나는 팔을 그대로 밀어올려 녀석의 내부 장기를 폭주시켰다. 그리고 끊쳐지는 장기의 소리를 들었다. 우후후.. 자 다음은 폐부를 향해서 왼손을 밀어넣는다. 횡경막을 요동시킨다. 앞으로 수십분간은 숨쉬기엔 더 없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그리고 목을 잡아 뜯어놓는다. 하지만 죽지는 않아. 고통스러울 정도만 뜯었어. 아프지? 아차차.. 사지 절단은 차차 해줄께... 그리고 척추에 손가락을 꽂아넣는다. 흐음..  이녀석의 척수는 어떤 냄새가 날까나?

 "푸화아아악!?"

 오호! 굉장히 귀여운 색과 냄새.. 너 여자였구나? 자아.. 천천히 해체를.. 우후후.. 좋아 좋아..

 "으득.. 으득.. 으득.."

 흐음.. 그러면 다음은 얼굴을.. 응? 뭐라고 말하고 있네? 뭐라고 하는거니? 나에게 말해줘.. 너의 그 가느다란 숨결을 느껴줄께.. 물론 마.지.막. 이겠지?

 "......"

 "료.. 스케.. 이 것.. 으로.. 끝내.. 줘.."

 그것이 뭐야? 넌 뭐야.. 넌.. 넌.. 그 아이가 아냐.. 넌.. 넌.. 그아이가 아닌데.. 어째서 그런 소릴 지껄이는 거야.. 응? 대답해.. 대답하라고.. 라면서 나의 몸은 빠르게 어딘가를 향해서 뛰었다. 뛴다.. 몸에는 피와 척수가 절절 흐르지만.. 뛰었다.. 그것이 아니기를 빌면서.. 그것이라면.. 그것이라면.. 나는.. 나는.. 도데체 무엇이란 말인가? 왜 이렇게 당황하는 것인가?

 부숴뜨리는 것은 당연하잖아?

 아냐! 그런것은 아냐! 난.. 부숴뜨리는.. 아냐! 부숴뜨리기 싫었어! 아니라고.. 나의 자의가...

 그것은 엄연한 거짓.. 알지?

 "쿠당탕!"

 가게문을 거칠게 잡아 뜯었다. 미력하게 흘러나오는 마력.. 바닥에 이제는 희미한 빛을 점점 잃어가는.. 육각형의 코어.. 그것은.. 붉은 액체 사이로 굴러가며.. 붉게.. 진홍빛으로 물들었다. 빛을 잃어가는 진홍빛.. 검붉은.. 그리고 종시에는 검어지는.. 그런 모습으로.. 변해갔다..

 코어를 집어들었다. 인공적인 생명.. 하지만.. 하지만 만들어 보이리라. 신이 허락한.. 그러면서도 용서받지 못할.. 이 저주에 가까운 힘으로 진정한 생명을.. 나의 모든 것을 받쳐서.. 만들어 보이리라.. 그것이 나의 힘의 진정한 가치라면..

 그래.. 나는.. 부숴졌다.. 그토록.. 원했던.. 부숴짐을..

 눈 앞이.. 흐릿하다.. 그 뒤는 어떻게 된 것일까? 그녀는? .. 아니.. 나는?
***

 "음..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고 할까요?"

 의사는 그렇게 말하고서 나가버렸다. 아무래도 안된다. 명령을 내려주지 않으면.. 왠지 심심하니까..

 그리고 일상생활은 시작되었다. 인형제작사.. 그것이 나의 일이다. 언제나 평범한 일상.. 그것은 왠지 즐거운 일상.. 가게문을 열고서 동네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오늘은 시작이다. 부숴짐도.. 부숴뜨림도 없는 일상이다.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 그것은 확실했다. 그렇지만 그만큼.. 완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엉터리만 같다. 하지만 그 엉터리 같은 세상에 즐거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완벽한 곳에는 즐거움이 나올리가 없으니까.. 사람은 정교한 인형이다. 너무도 정교해서 부숴져 버릴때도 있다. 그것은 필히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부숴질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이렇게 감싸줘야 하는 것이다.

 햇살은 밝다. 모든 것을 감싸주는 저 빛.. 음.. 감상적일까나?

 그리고 그 햇살 사이로.. 보이는 것은.. 맑은 하늘.. 그 넓음 속에서 존재감이 없어져간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것이다. 없어져 가는 와중에서.. 자신이 존재함을 느끼는 것이니까..

 가게 안으로 들어오자.. 의자에는 나의 사랑하는 존재가 앉아있다. 비록 명령을 내리지 않는 인형일지라도.. 그것은 존재한다. 그러니까 사랑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돌아올테니까..

***

 앞으로는 치유하게 해줘요...

 완전치 못하기에 완전하니까요...

 앞으로는 상처입게 해줘요...

 세상에 살았다는 즐거움을 알도록...

 앞으로는 사랑하게 해줘요...

 내가 당신을 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도록...


 비록 힘이 지배하는 세상일지라 하여도.. 살아간다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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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S.

피카씨가 참여하랍디다... 물론 연필이기에 심사평가엔 속하지 않는다죠.
앞으로 이벤트에 많이들좀 참가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안 그러면 이렇게 글수 채워넣게 된답니다...[왱알앵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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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탄태상™님의 댓글

잠수탄태상™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졌습니다. 저도 평가외로 한번 써볼까 생각중이지만. 공부때문에 단편 작의 갭이 긺으로 연필콘티까지는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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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토님의 댓글

긴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덕분에 첫작품을 쓴 저는 뒤로 점점점점 밀려 꼴등으로...(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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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류애님의 댓글

월류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중에 평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잔혹하군...
 그래도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잘 잡아진거 같은데
 콘테스트 쓸 시간이 생길까나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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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의볼레로님의 댓글

창공의볼레로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뭐어떻고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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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S.S.

11월 8일. 수정했습니다.
결말 전부분이 수정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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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神社務所님의 댓글

女神社務所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건 심사평가 없습니다... ㅎㅎ... 나중에 개인적으로(?) 1 : 1 면담이나 한번 하죠.. 흘흘.. 기로기로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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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s Shop님의 댓글

Ciel`s Shop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1 면담이라니..[중얼]

워얽.. 공포감이..[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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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애님의 댓글

령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면담의 압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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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사랑™님의 댓글

여신사랑™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심사평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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