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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망국의 마공작 - 프롤로그_ 지켜진 신념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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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샨 대륙력 1407년, 세상에 현존하는 모든 역사가들의 눈을 뒤집힐 만한 사건이 이 해에 일어났다. 대륙 최고의 병력을 자랑하던 유시아 제국과 아샨 대륙의 5대 현자들이 모두 모여있는 루마니아 왕국, 이 두 국가는 자그만치 5백여년의 세월동안 상대국경에 한발짝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힘의 균형이 팽팽했다. 하지만 그 기나긴 역사도 막을 내리는 듯, 루마니아 왕국의 실세나 다름없는 5대 현자들의 내분으로 단 3일만에 루마니아 왕국의 수도가 제압당한다. 역사가들은 이 사건을 ‘아샨 대륙의 혁명’ 이라 이름붙였고 5대 현자의 내분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3년이 지난 지금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샨 대륙의 혁명이라 불리는 이 전쟁에서 5대 현자 중 2명은 목숨을 잃고 또 다른 2명은 드래곤 산맥에 은거, 마지막 1명은 유시아 제국에 투항했다. 유시아 황제는 은거하는 현자들의 필요성을 느끼고 친히 드래곤 산맥으로 향하지만 드래곤 산맥을 수호하는 실버 드래곤 ‘아리니안 칼 세자른’ 에게 통행을 금지 당한다. 어쩔 수 없이 유시아 황제는 드래곤 산맥을 등 뒤로 한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가는데…
  유시아 황제는 몰랐다. 실버 드래곤 아리니안 칼 세자른이 자신과 주위의 병사들을 향해 비웃음끼가 가득한 조소를 흘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네 그거 들었나?”

 톤이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는 모닥불에 장작을 집어넣고 있는 한 청년에게로 향했다.

 “물론, 아리니안님이 들려주시더군. 멍청한 유시아 황제 녀석이 우릴 찾으러 이 산  맥에 왔다지?”

 눈 앞으로 흘러내리는 자신의 긴 갈색머리를 손으로 넘기며 대답을 하는 그는 순간 인기척에 눈을 부릅뜨며 허리춤에 달려있던 단검을 뽑았다.

 “누구냐!”

 “…죽고 싶나?”

 어두은 안개 속에서 스르르 모습을 드러내는 한 여인이 있었다.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긴 은빛 생머리, 바람에 의해 찰랑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죄송합니다. 아리니안님”

 그는 그녀를 향해 깊이 머리를 숙였다. 그러자 그녀는 따분한 표정을 지으며 근처의 나무에 기대어 앉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인간들 중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너희들인데…”

 “모두다…모두다 당신 때문입니다! 당신이 그 녀석에게 힘만 줬다면…”

 또 다시 톤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수한 외모의 청년, 그는 장신이었다. 근처의 나무와도 엇비슷해 보이는 키지만 근육덩어리가 아닌 매우 날렵한 체형을 하고 있었다. 좀 전과는 달리 증오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은 그를 아리니안이 쏘아보며 말했다.

 “나를 탓하고 싶은 것인가. 얼마든지 나를 탓해도 좋다. 나는 그 녀석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주지 않았다. 분명 내가 창조신의 명령을 거스르면서 그 녀석에게 힘을 줬다면 분명 그 녀석은 죽지 않았겠지.”

 “……”

 “너희들은 아느냐! 그 녀석이 70여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그 성을 이틀이나 지키고 있을 때 나는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그 녀석이 검에 찔려 숨이 끊어질 때까지도 치료 마법도 걸어줄 수 없었던 나의 마음을 아느냐!”

 -주르륵
 그녀의 눈가에서 한 줄기의 이슬이 볼을 타고 내려갔다.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고 말을 이었다.

 “너희들이 하루만 일찍, 더도 아닌 하루만 일찍 오게 해달라고 창조신께 기도했었다. 하지만 창조신은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지. 너희들은 하루 늦게 도착해버렸고 그 녀석은… 죽었지.”





 “와아아아-!”

 태양이 드래곤 산맥을 반쯤 넘어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을 때 성 꼭대기에 올라서서 그 밑의 개미 떼를 보는 사람이 있었다.

 ‘훗, 마지막인가. 이틀이나 버틴 게 놀라울 정도군. 지금의 우리군은 70명이 고작이  다. 기사급이라곤 해도 수만이나 되는 군사를 이기기는 불가능할터… 이왕 죽을    거 명예롭게 죽어봐야겠군.’

 “모든 병사들은 들어라. 이제는 성벽 위에서의 방어도 힘들 것이다. 성벽 위에서    화살을 맞아 개죽음을 당하겠는가! 아니면 나와 함께 성문을 열고 그들을 향해 마  지막 발버둥을 칠 것인가! 모든 것은 그대들의 선택에 달렸다.”

 그 때 부장급으로 보이는 기사가 무릎을 꿇으며 단호함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는 루마니아 왕국의 기사들입니다. 국왕 폐하가 안 계신 지금은 저희 주군은  공작님이십니다. 저희 70명의 기사들은 마공작 이안 쥬피르님의 어느 명령이라도  따르겠습니다!”

 그 순간 이안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비록 자신과 다른 현자들의 내분으로 왕국의 멸망 위기까지 놓여있었지만 그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충성을 하는 70명의 기사들이 한없이 고마웠다.

 “아까 전보를 받았었다. 구원 오던 군대들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행군을 멈추  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희도 알고 있겠지만 이제 이 요새에는 우리뿐이다. 이 요  새가 무너지만 왕국은 멸망의 길 뿐이다. 우리는 이 곳에서 뼈를 묻어야 할 것이  다!”

 그는 마지막 말을 크게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70명의 기사들도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일어섰다.

 -철커덕철커덕
 그들은 향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뼈를 묻기 위한 장소로… 자신들의 마지막 신념을 지키기 위한 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성문 앞에 도착한 결사대는 조용히 검을 뽑아 들었다.

 -채앵!

 “전군 돌격!”

 앞에 있던 이안이 검을 뽑아들며 외쳤다. 그와 동시에 성문이 열렸고 수만의 군사가 쏟아져 나오는 곳으로 결사대는 몸을 던졌다. 마공작 이안 쥬피르와 기사 70명은 수만의 군사에게는 패할 수 밖에 없었지만 자신들의 신념을 지킬 수 있었다는 사실에 미소를 어리며 소리없이 숨을 거두었다.





 아리니안은 그 때의 일을 생각하다 온 몸의 전율이 흐르는 듯 했다.

 ‘언젠가는 빌어먹을 유시아 제국을 멸하고 말리라. 배반한 그 계집도 처참하게 찢  어죽일테다.’

 그녀는 다짐 또 다짐하며 어두운 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느 곳보다 많은 별들이 반짝였던 이 곳이었지만 유난히 오늘만은 모든 별들이 탁하게 보이는 아리니안이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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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님의 댓글

이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훗.. 그냥 막상 써보고 싶길래 써봤습니다.. 헤헷..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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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엔젤님의 댓글

다크엔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흠...나쁘지는 않군요... 제 소설도 많이 봐주시고 리플을 부탁드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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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사랑™님의 댓글

여신사랑™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훔... 나쁘지 않다라... 제가 보기엔 좋다. 라고 생각되는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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